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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이색 시장 엿보기 - 시장에서 만나는 아날로그식 즐거움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2.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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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시장에 왜 가십니까?’ 먹을거리와 생필품을 장만을 위해? 심심해서? 추억 때문에? 그 이유는 각각 다르지만 국가와 지역을 막론하고 서민들 삶의 활기가 넘치는 곳이 시장이다. 사람들은 이제 경제적인 기능 이외의 또 다른 무엇을 시장에서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혹여 그곳에서 설명하기 힘든 가슴 뭉클함을 느껴 보진 않았는지. 자, 우문에 현답 하나씩 들고 세상 이곳저곳으로 시장 구경 한번 떠나 보자.

이집트 카이로 ‘한 하릴리 수크’



바가지 상술도 600년 역사다 

‘한 하릴리에서 구할 수 없는 물건은 없다!’ 고대와 중세, 현대가 명확한 모형을 가지고 이리저리 부딪히는 도시.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는 14세기 말에 형성된 최대의 수크(시장), '한 하릴리 (Khaan il-Khalili)‘가 있다. 후세인 광장 쪽에 위치한 이 시장은 카이로 관광명소 중 하나로 구경만으로도 하루해가 짧다. 물건들에 혹해서 흥정이라도 할 손이면 두 눈도 모자라 귀까지 크게 떠야한다. 아랍상인들의 피를 물려받은 한 하릴리 상인들의 화려한 비즈니스 전략에 말리면 여차해서 10배 바가지 정도는 우습다. 그러나 흥정에 재미를 붙인다면 질 좋고 멋진 이집트 물품을 싸게 구입할 수도 있다. 

한 하릴리는 마치 잘 짜여진 미로같다. 좁은 골목으로 이어지는 시장 내부에 들어찬 상점을 면밀히 둘러보려면 시장의 입구선정이 일단 중요하다. 몇 군데의 입구가 있는데 관광객들이 흔히 이용하는 카페촌 입구가 길 찾기도 쉽고 구경거리도 괜찮다. 노천카페가 죽 늘어서 있는 사이에서 입구로 들어서면 좁은 골목 좌우로 빽빽이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이집트 전통문양을 새긴 구리 세공 접시. 식기, 보석, 가죽세공품. 코란을 새긴 패널, 알라바스타(조각에 이용되는 돌)제품, 향신료, 시샤, 향수 등 각종 물품에서 눈을 뗄 수 없을 지경이다. 

잠시 역사를 더듬어보자. '카릴리 왕자의 여관'이라는 뜻을 가진 카이로의 ‘한 하릴리 수크’는 말 그대로 카릴리 왕자가 건설한 여관이었다. 부유한 페르시아 상인들을 비롯해서 무역상들의 비즈니스호텔 격이었던 이곳은 당시 동서 무역로의 거점이자 휴식처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곳을 중심으로 자연히 시장이 형성되고 이후 여관의 이름은 지역을 뜻하는 고유명사처럼 굳어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후 1517년 오스만 투르크 제국에 의해 이집트가 정복되면서 이스탄불의 발전을 위해 카이로의 상인들을 이스탄불로 보내면서부터 시장은 점차 옛 명성을 잃고 규모가 급격히 축소되어 갔다. 현재의 ‘한 하릴리’는 아쉽게도 그 잔재가 남아있는 곳이다.

오! 시장 골목에 카페가? 150년의 전통 ‘엘 피샤이’

한 하릴리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 바로 카페다. 그 가운데 입구에서부터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다 보면 유독 사람들로 북적대는 카페를 만나게 되는데 그곳이 바로 15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유명한 '엘 피샤이(El Fishawy)'라는 카페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고풍스러움이 실내외 곳곳에 묻어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느긋하게 ‘시샤(shisha 물담배)’를 피우면서 이집트식 홍차인 ‘샤이(shai 차에 박하잎을 띄운 홍차)’를 느긋하게 즐긴다. 특히, 엘 피샤이는 '나집 마흐프즈(이집트 소설가, <우리동네아이들>로 1988년 노벨문학상 수상)'가 자주 들러 차를 마시며 작품을 구상하던 곳으로도 유명한데, 시장 골목 한가운데 문학가를 기리며 전통이 살아있는 이런 카페가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놀랍고 낭만적이다. 굴곡심한 아랍 노랫가락이 익숙할 무렵에는 이미 시장의 하루가 아쉽다. 흥정? 제대로 한번 붙고 싶다면 꼭 한 하릴리로 가보라.

☆ Episode로 보는 TIP
“Made in china 아니라니까요!” 

요리조리 물건을 살피는 나를 향해 상점 주인이 한마디 던진다. 유서 깊은 한 하릴리 수크도 밀려드는 중국 수입품의 공세에 온전하지 못하다. 예를 들어 전설적인 이집트의 여왕 네페르티티의 두상은 예술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닌다. 품위있게 다문 입술과 이지적인 콧날에 무엇보다 매섭고도 커다란 눈매가 돋보인다. 그러나, 중국산은 이 전설적인 여왕의 눈을 성형시켜 버렸다. 더 찢어지고 비스듬하게...... 오호 통재라. 7배 이상 차이나는 가격이니 얼굴은 둘째 치고 일단 가격에 혹해 살 수도 있다. 제발, 찢어진 눈이 섹시해 보여도 그것은 정녕 네페르티티가 아니니 부디 독자들이여. 여왕을 무덤에서 일으키지 말자.

말레 수산시장

사람도 생선도 펄펄 살아 뛴다, 


ⓒ트래비

아, 몰디브!약 1200개의 산호섬으로 이루어진 스리랑카 남서쪽의 군도 몰디브.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이곳을 대표하는 명사는 흔히 낭만, 낙원, 허니문, 꿈으로 대변되는 다소 추상적이거나 비현실성을 가진 단어들이다. 몰디브에서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다이빙을 즐기고 수상방갈로에서 인도양의 멋진 노을을 바라보며 와인 잔에 어른거리는 연인의 눈을 바라보는 것. 어찌 모든 이들의 소망이 아니랴. 아, 몰디브 몰디브...... . 그곳은 어감만으로도 충분히 낭만적이다. 그러나 몰디브에는 안단테의 낭만만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곳의 수산시장에는 활기와 생동감이 알레그로로 넘치고 있다. 왠지 몰디브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정말 그럴까. 

세계에서 가장 작은 수도라는 몰디브의 말레. 몰디브 전체 인구의 30%, 약 이만 이천여 명이 이곳에 모여 있다. 정부기관을 비롯한 모든 주요기관이 몰려있는데, 생각과는 달리 상당히 현대적으로도 발달한 곳이다. 가장 상업적인 곳은 말레 섬의 북쪽인데, 이곳의 부두에는 현대식으로 개조한 전통배 ‘도니(Dhoni)'가 생선, 채소, 과일, 건축자재 등을 분주히 실어 나르며 다른 섬들과 수도를 연결하고 있다. 수산시장은 바로 이곳 북쪽의 중심 재래시장 한 블럭 옆에 위치하고 있다.

말레 시장에는 여자들이 없다

말레 수산시장에서 볼 수 있는 생선은 다양하지만 주종은 참치다. 갓 잡은 싱싱한 생선들이 도로를 가로질러 낚시꾼들과 상인들에 의해 시장 안으로 날라져 바닥에 펼쳐진다. 수산시장은 노천이 아니라 타일 바닥이 깔린 실내에서 열리는데 흰 빛의 타일이 시끌벅적해질 무렵에는 생선의 피로 물들어 아예 불그스름하다. 매일 철저히 청소하고 소독하여 위생 관리되는 말레의 수산시장은 몰디브에서 가장 싱싱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곳이다. 

비릿한 냄새가 온 몸에 확 덮쳐온다. 얼핏 봐도 장정만한 크기의 참치는 순식간에 노련한 칼질에 의해 뼈만 박물관의 표본처럼 앙상히 남는다. 일렬로 늘어선 상인들의 눈빛과 칼질은 진지하다 못해 숙연할 지경이다. 전 인구가 무슬림인 몰디브에서는 특히 이슬람의 전통성이 강해서 말레의 상가들도 하루 다섯 번인 기도시간에는 가게 문을 닫고 사원으로 향한다. 이슬람 전통에 따라 여자들은 거의 집에 머물고 남자들이 생계를 책임지는 지라 이곳 시장에서는 여자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남자들이 생선을 나르며, 남자들이 생선을 팔고, 남자들이 생선을 사간다. 그들이야 당연한 일상이지만 여행객에게는 신기할 뿐이다. 날카로운 상어의 이빨은 후에 목걸이나 장신구로 만들어져 판매되는데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노련한 칼질과 생계를 위한 치열한 거래 가운데서도 검고 깊게 파인 주름살 아래로 낯선 이방인을 향한 환한 웃음이 있다. 아, 그 누가 말레에 낭만이 없다 했는가. 

☆ Episode로 보는 TIP 
"따라오지 마!”

수도 말레에는 기념품가게들이 많이 있는데, 관광객들에게 일명 삐끼들이 붙는 경우가 많다. 수산시장을 찾고 있을 때 친절히 위치를 가르쳐 주던 몰디브 총각(?). 한참을 구경하고 나니 어, 이상하다. 반대편에서 실실 웃음을 보내는 저 남자는 누구? 한바퀴 돌아 재래시장을 보니 거기서도 저기쯤에서 웃음을 보내는 남자.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인데? 헉! 처음부터 계획적이었다. 급기야 때 아닌 숨바꼭질까지 벌였지만 말레의 도로망을 훤히 꿰뚫고 있는 그를 피할 수 없어 결국 패배를 인정하고 기념품 가게로 들어갔다. 방법은 두 가지다. 잘 따돌리거나 순순히 따라가거나. 구경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으니 후자가 나을 수도 있겠다. 대단한 삐끼. 그의 직업관에 찬사를 보낸다. 

태국 크라비 무슬림 시장

그들만의 수줍고 따뜻한 풍경


ⓒ트래비

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크라비라고 말하겠다. 대자연의 경건함이 살아 있는 곳. 많이 이들에게 아직 알려지지 않아 원시미를 간직하고 있는 곳. 크라비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간혹 이곳에서 태국 현지민들이 여는 시장을 찾거나 노점들을 무심코 들르곤 하지만, 무슬림 시장이 선다는 사실을 잘 모를 것이다. 관광객 보다는 현지민들이 많이 모이는 노파라타라비치 입구의 뒤편에는 토요일 그리고 일요일에 흥미로운 장이 선다.
오후 1시에서 9시까지 열리는 이 장은 무슬림들에 의해 형성된 시장이다. 이곳에는 약 500가구의 무슬림들이 동네를 이루며 살고 있는데, 대부분 불교도인 이곳에서 소수의 무슬림들이 모여 그들만의 종교문화를 지켜가고 있다. 노천에 천막을 친 가게들이 늘어선 이곳은 도로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오며가며 도로에 차를 대고 물건을 사거나 허기를 채우는 주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시끌벅적하기보다는 다정하고 따뜻한 느낌의 이 시장에는 그저 부지런히 사는 무슬림들의 순박한 모습이 흐뭇하다.

로컬 닭요리의 진수를 보여주마

이곳에는 특히 곡식과 과일이외에도 생선이나 야자수 등의 먹을거리들이 풍성한데 그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것은 닭요리이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무슬림들은 닭을 이용한 음식을 많이 먹는데 볶음에서부터 튀김, 양념을 입힌 닭 등 군침을 돌게 하는 요리가 얼핏 봐도 10여 가지는 되겠다. 인기메뉴는 양념한 닭살을 즉석에서 꼬치에 끼워 구워내는 꼬치구이. 매콤하고 달콤한 닭을 구워내는 아저씨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이곳 무슬림 시장 상인들은 수줍다. 이방인과 마주치면 호기심을 내비치며 얼른 아래로 눈을 내리거나 얼굴을 돌린다. 물건이나 음식을 사면 친절하지만 관광객을 의식한 가식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노련한 상인들의 소란스런 입담과는 거리가 먼 수줍고 따스한 시장. 실로 오랜만에 흐뭇하다.


☆ Episode로 보는 TIP
언니, 너무 들이댄다!

커다란 눈을 가진 예쁜 모습들에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다 보면 상대방을 생각지 않고 찍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익숙지 않은 커다란 카메라를 들이대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코앞에서 찍다보면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짓는 이들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이방인의 욕심이란. 이곳 무슬림들은 유난히 수줍음이 많은지라 실례를 무릅쓰고까지 렌즈를 들이대지는 말아야겠다. 기어코 찍고 싶다? 자금이 허락되는 한 초 망원렌즈를 준비하고 말고는 선택사항이다.

태국 후아힌 야시장

한낮의 열기보다 뜨겁다.


ⓒ트래비

태국의 낮은 뜨겁다. 그러나, 낮의 열기보다 더 뜨거운 밤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야시장이다. 지치고 들뜬 낮의 열기와 달리 밤의 열기는 왠지 피곤하지 않다. 태국에는 많은 야시장들이 서지만, 왕실 휴양지라고 알려져 있는 후아힌의 야시장은 다소 차분하면서도 독특한 볼거리들을 여행객에게 선사해준다. 해도 지고 선선한 저녁 무렵이면 후아힌 시외버스 정류장 맞은편에는 오후 5시 경부터 장이 선다. 매일 밤 11시까지 열리는 이 시장은 힐튼 호텔 사거리와 인접해 있어 호텔 투숙객들이나 유럽인들이 많이 찾는다. 공예품, 옷, 신발, 악세사리, 가방, 장신구에서부터 없는 것 빼곤 다 있다. 

야시장의 재미라면 단연 먹을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출출한 밤, 슬며시 시장으로 들어서면 일단 맛있는 냄새에 걸음이 빨라지기 마련이다. 다양한 먹을거리가 코를 자극하며 형형색색으로 손님을 유혹한다. 우리 돈 500원이면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볶음 국수요리 팟타이에서부터 시원한 로컬맥주까지 그리고, 노천 식당에서부터 실내에 좌석을 갖춘 레스토랑까지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이동 칵테일 전문 바도 있다. 각종 칵테일을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데, 나름대로 노천에 걸터앉아 먹어보는 칵테일도 꽤 낭만적이다. 야시장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입맛에 맞춘 음식들이 있다니 과연 태국은 태국이다. 

야시장의 스타, 밤을 밝히다


어느 시장에나 명물이 한사람씩은 있기 마련이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다. 후아힌 야시장에도 소문난 명물이 한 분 계셨다. 화사한 화장, 주황색 원피스에 초록 앞치마, 단정히 빗어 넘긴 올림머리, 그 위로 얹은 태국식 밀짚모자, 하얀 앞치마를 두르고 연신 미소를 띄며 손님을 맞이하는 이사람. 딱 보기에도 심상치 않다. 야시장 중심의 사거리에 자리한 야자수와 양념을 파는 노점상 아줌마. 한잔에 우리 돈 300원에 못 미치는 야자수가 맛이 예사롭지 않다. 동동 띄운 얼음에다 신선한 맛. 딱 이다. 알고 보니 이 분 TV 출연까지 한 유명 인사였다. 멋진 패션과 아름답고 청결한 가게운영으로 상금까지 탄 이 아줌마는 5년째 이 자리를 지키는 후아힌 야시장의 명물이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기분 좋게 만드는 사람. 야자수 한잔에도 정성을 다하고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은 과연 프로! 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멋진 사람이 그 자리에 있어 돌아와도 그리운 추억이 되는 곳. 사람 때문에 시장이 이렇게그리울 수도 있다는 사실. 참 새삼스럽다.

태국 담넌싸두악 수상시장

운하를 따라 흐르는 정취


ⓒ트래비

물 위에 뜬 시장이라니. 신기하고 운치 있지 않은가.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남서쪽으로 80km, 라차부리 지역에는 방콕 근교에서 최대의 볼거리를 자랑하는 ‘담넌싸두악 수상시장(Damnoen Saduak Floating Market)’이 있다. 과거 물의 도시라고 불리울 만큼 수로망이 발달했던 방콕은 근대에 육상교통이 발달하면서부터 수로망이 쇠퇴하였다. 그 후 태국 정보가 관광객 유치와 문화보호 정책으로 담넌싸두악 운하를 재개발한 것이 바로 현재의 수상시장이라고 한다. 

오전 6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열리는 수상시장은 물 위에 형성된 시장이라는 독특한 유명세를 타고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장소인데 오전 6시에서 9시 사이가 가장 붐비는 시간이다. 부지런한 시장 사람들은 아침 일찍부터 생선, 과일, 식료품, 육류, 공예품 등을 가득 배에 싣고 운하를 오간다. 운하를 따라 양쪽으로 물위에 잡화를 파는 상점들이 죽 늘어서 있고 그 사이의 물길을 따라 끊임없이 삼판이 오간다.

시장의 활기는 배 위에서 느껴야 제 맛

태국어로 ‘삼판’이라고 불리는 작은 배를 타보는 것은 멋진 체험이다. 노를 저으며 흔들 흔들 물길을 오가면서 좀 더 가까이서 그들의 삶을 접해보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다. 물길을 지나면서 마주 오는 상인들의 배와 인사도 살며시 나누어보고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구경하고 살 수도 있다. 배 위에서 맛보는 음식은 맛을 떠나 색다른 분위기가 있다. 신선한 야자수, 쌀국수, 과일 등 각종 먹을거리를 실은 배가 오면 배가 고프지 않아도 괜히 한번쯤은 먹고 싶어진다. 배위에서 바나나 튀김을 쉴새 없이 튀겨내는 할머니는 장대 끝에 그릇을 매달아 튀긴 바나나를 다리나 운하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사람들은 거기에 다시 돈을 넣어 전달하는데, 수상시장에서만이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물론 코코넛 가루를 묻힌 바나나튀김 맛도 일품이다. 

약 40분의 운하 구경이 끝나면 수상시장 위의 다리에 올라가 멋진 정경을 내려다보는 맛이 또 그만이다. 한눈에 전체 물줄기가 보이는 이 다리는 사진촬영의 포인트가 종종 되기도 한다. 한참을 내려다보면 물줄기 아래로 무언가가 깊이 흐르고 있다. 말과 생김새는 달라도 우리네 시장과 다를 바 없이 가슴을 파고드는 것. 담넌싸두악 운하를 따라 흐르는 것은 시장만이 아니더라...... 

☆ Episode로 보는 TIP 
“600바트? 500바트? 좋아. 300바트!”

입구에서부터 조르는 일명 삐끼 아줌마의 공세. 시장관광을 위한 수상보트를 빌리기 위한 길목에서부터 흥정이 시작된다. 알면서 넘어가주면 다행이나, 모르면서 덮어쓰면 낭패다. 주차장 길목이 아니라 수상시장 바로 앞에서 흥정하면 1인당 100바트, 운 좋으면 70바트 까지도 흥정이 가능하다. 둘째가라면 서러운 한국사람 급한 성미에 덮석 끌려가지 말고 찬찬히 흥정하시길.

글, 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ggomzanga@naver.com
말레 수산시장 사진./ Photographer 신성식
후아힌 야시장 사진./ 이세미. 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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