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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맷하시겠습니까?”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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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하고 있던 컴퓨터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어제 아침, 출근하여 일상적인 업무를 보던 중 약간의 장애가 발생, 성급한 마음에 재부팅한 결과, 완전히 하드가 망가지고 만 것입니다. 순간 미리 준비하고 있던 몇몇 원고와 보관하고 있던 자료들이 머릿속을 휙휙 스치고 지나가고, 내 컴퓨터 안에 복닥거리며 보관 중이던 목록들이 머릿속에서 뒤섞여 무엇 무엇이 곤란을 일으킬지 어떨지 막막해지고야 말았습니다. 평소에는 무사태평, 잘 진행되던 일들도 마감 전에는 눈치라도 챈 듯이 문제를 일으키곤 한다고 ‘쯧쯧’거리며 하는 말들을 들어 보니 이번 마감 액땜은 내 차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복구가 될지 안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제일 먼저 한 일은 빨리 포기하는 일이었습니다. 실제로 내 컴퓨터 속에 켜켜이 쌓여 있는 파일들은 과연 어떤 소용 가치가 있어 그곳에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오랫동안 눈길을 받지 못한 것들도 많습니다. 물론 애타게 아쉬운 파일들도 몇몇 섞여 있기는 하지만 빨리 마음을 비우는 것만이 살 길임을 본능적으로 느끼게 되더군요. 더불어 막막한 컴퓨터 화면에 무심히 떠오른 “포맷하시겠습니까?”가 다양한 각도로 새로운 권유를 건네 옵니다. 매사에 마음을 비우라고,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에둘러 말해 옵니다.

이번 호 트래비는 2월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07 내나라여행박람회에 맞춰 국내여행특집을 마련했습니다. 감의 고장 청도의 은은한 감빛 이야기와 봄 여행을 부추기는 여행지 7선, 체험과 볼거리가 가득한 축제들도 소개합니다. 해외 여행지로는 지중해의 주요 관광지로 자리잡고 있는 아프리카의 진주, 튀니지가 소개됩니다. 또한 관광공사에서 추천하는 2월에 가볼 만한 국내 여행지와 사람 사는 즐거움이 가득한 세계의 시장 5곳도 읽을 거리로 다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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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가 고장나는 바람에 얻은 즐거움도 꽤 있습니다. 평소에 정리해야지 하고 벼르던 책상 정리를 마쳤구요, 빈 컴퓨터 찾아 기웃거리다가 아프리카 출장 간 신중숙 기자의 자리에서 일하는 즐거움도 잠시 누렸습니다. 출장 갈 때만큼은 그래도 봐 줄 만큼 정리되곤 하는 신기자의 책상 위에서 거의 곡예하듯 마우스를 움직여야 했던 체험은 꽤 희귀한 경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출장 떠나던 신기자의 뒷모습이 떠오르면서 나의 비움과 상관 없이 꽉꽉 채워 올 그녀의 기자 수첩과 카메라가 기대를 부풀립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제일 큰 수확은 늘 마감 직전까지 고심하는 칼럼 거리를 얻은 일입니다.

2007년 2월7일 편집장 한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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