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인천관광공사 최재근 사장 - 인천에 8대 ‘불가사의’ 한번 만들어 볼까요?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2.1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래비

ㅣ 글 정은주 기자
ㅣ사진 Travie photographer 신성식

문득 이런 궁금증이 인다면, ‘국내에 자장면이 처음 소개된 곳은?’, ‘쫄면의 원조는?’, ‘우리나라 최초의 성냥 공장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질문들, 하지만 답은 하나다. 어딘지 궁금하다면 이분께 여쭤 보시라. 바로 인천관광공사 최재근 사장이다.

“인천은 근대문화의 발상지인 곳이죠. 최초의 서양식 공원도, 집도, 최초의 교회도, 호텔도 모두 인천에 있답니다. 개항 시기에 외국인들이 많이 오가던 지역인 만큼 근대문화유산 1호들이 가장 많이 남은 곳이죠.” 

한번 물꼬가 터진 인천에 대한 이야기는 이내 인천 변천사로 이어진다. “산업 도시로 가장 먼저 명성을 떨친 곳이 바로 인천이거든요. 국내로 들어오는 대부분 물류들이 인천을 통해 들어오면서 서울의 배후 산업도시 역할을 톡톡히 해왔었죠. 1965년 한일회담 이후 부산항에 밀려 잠시 쇠퇴하긴 했지만 90년대부터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옛 지위를 다시 회복하고 있어요. 현재 항구와 공항을 모두 겸비한 명실상부한 동북아 허브 도시로서 발돋움하고 있는 시점이죠.” 

막힘없이 술술 풀어내는 그를 보며 혹시 인천 토박이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건 아니다. “저도 이곳에 부임해 오면서 공부 많이 했지요. 헌데 인천이라는 지역이 알면 알수록 참 매력적인 곳이더군요. 인천관광공사가 설립된지 이제 1년 조금 넘었는데 그간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참 많은 곳을 새로 발견하고 감탄해했어요. 동북아 허브 도시로서 물류와 비즈니스에 이어 이제 관광 산업을 좀더 탄탄히 해나갈 시점에 아마도 인천이 가지고 있는 매력들을 십분 활용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봅니다.”

섬, 섬, 섬들의 향연

ⓒ트래비

“인천은 관광 도시로서도 매력이 가득한 곳이죠.” 본격적인 인천 탐험 시간. 그는 지도에 점점히 박혀 있는 섬들을 하나하나 훑어 가며 매혹적인 인천 관광을 소개하기 시작한다. 인천에 속한 가장 큰 섬인 강화도를 시점으로 백령도와 대청도, 자월도, 덕적도 등 그가 가보지 않은 곳은 없어 보인다. 그중에는 기자도 꼭 가보고 싶은 섬들이 여럿 끼어 있었다. 그 좋은 곳들을 모두 다녀왔다니, 슬몃 부러운 마음이 인다.

“많은 이들이 ‘섬에 대한 환타지’를 갖고 있잖아요. 이를 충족시키기에 인천은 무척 좋은 조건을 가진 곳이죠. 섬들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예전에 섬에서 하룻밤을 보낸 적이 있는데, 밤바다 산책을 나섰다 하늘을 올려다본 적이 있었어요. 별들이 셀 수 없을 만큼 총총히 떠 있는데 진짜 가슴으로 막 쏟아질 것만 같은 그 설레는 마음이란. 손때 묻지 않은 맑고 청정한 자연 속에 있으니 생각도 맑아지고 번뇌도 사르르 사라지는 것 같더라구요.” 

많은 섬들 중에서도 강화도는 관광공사 부임 이전에도 여러 번 다녀왔을 정도로 그에게 사랑받는 섬 가운데 하나다. 그에게 강화도는 ‘지붕 없는 박물관’과도 같다. “섬이죠, 바다 있죠, 갯벌 있죠, 이곳엔 없는 게 없어요. 고대 역사문화의 발상지로서 곳곳에 널려진 유적지들도 상당하죠. 그것뿐인가요. 강화도 특산품인 순무는 얼마나 부드럽고 달콤한지. 

강화도에서 나는 사자발쑥도 빼놓을 수 없구요, 임금님께 진상했다는 화문석이며….” 그의 강화도 예찬은 끊일 줄 모른다. 얼마나 재미나게 이야기하는지 듣고 있는 와중에도 ‘당장 강화도에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마구 솟아났으니 말이다. 내친 김에 강화도에 가면 꼭 가봐야 할 곳들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강화도에 들른다면 전등사는 꼭 가봐야 하고. 그곳에 가면 처마를 떠받들고 있는 원숭이 조각상이 있거든요. 조각가가 작업하는 동안 마누라가 도망을 쳤는데 그 분풀이로 마누라를 본딴 원숭이 조각상을 만들어 평생 동안 처마를 이고 살라고 했다네요. 얽힌 이야기가 더 재밌죠. 이 밖에도 병인양요 때 쓰였던 광성포도 한번 봐야 하고, 어휴 가볼 곳이 너무 많은데요?”

원래도 여행을 무척이나 좋아하기에 또 혼자 떠나는 여행에서 참 자유를 만끽한다는 그는 “여행은 사람이 발견한 것 중 가장 쉬우면서도 재밌고 싫증나지 않는 것”이라며 오히려 기자를 일깨워 준다. “여행을 가서도 늘 먹던 대로만 먹고, 하던 대로만 하고 놀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새로운 체험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여행 자체에 몰입하면서 즐길때 여행의 참 의미가 있는 법이죠.” 생애 한번은 북한 쪽 개마고원 땅을 밟고 남미 칠레와 페루를 돌며 원시부족 사람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문화에 젖어 보고 싶다는 그에게서 소박하면서도 때묻지 않은 순수한 여행자의 모습이 겹쳐져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인천, 8대 ‘불가사의’ 만들기

최근 인천 관광 20선 코스를 발표한 인천관광공사는 이를 토대로 올해 관광 도시 인천을 적극적으로 알려 나갈 계획이다. “인천 섬들은 저마다 서로 다른 특색들을 지니고 있어서 관광 자원으로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답니다. 섬들은 물론 인천이라는 도시가 가진 장점들을 한껏 활용해 가야죠.”  

한국관광공사에 몸담고 있던 시절부터 관광이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산업’이며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라고 누누이 강조해 온 그는 결국 ‘마케팅 전략’이 중요한다고 새삼 강조한다. 그가 들려 준 이야기 한 토막. “7대 불가사의란 말 아세요? 7대 불가사의를 관광 분야에 빗대서 모 매체에서 만든 용어인데, 이를테면 이런 거예요. 유명한 태국 수산시장이 실상은 우리네 재래시장만큼도 안 되더라, 로렐라이 언덕이며 인어공주며 오줌싸개 동상이며 막상 가서 보면 생각한 것과 많이 다르더라는 거죠. 결국 예쁘게 꾸며진 이미지들과 이에 대한 동경들이 빚어낸 환상들이 관광 산업으로 연결되는 거죠.” 어떤 ‘이미지’를 심어 주느냐에 따라 같은 것을 갖고 있더라도 큰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이다. 인터뷰를 끝내며 “인천에 계시는 동안 8대 불가사의 하나 만드시는 건 어때요?”하며 진담 섞인 농담을 건네 보았다. 그의 대답이 유쾌하기만 하다. “하하, 그것 좋죠. 어디 인천에 ‘8대 불가사의’ 한번 만들어 볼까요?”  

ㅣ 글 정은주 기자
ㅣ사진 Travie photographer 신성식



-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 저작권자 ⓒ트래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