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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나비효과 - 강한 전자음의 비트가 심장을 간질이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2.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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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빛 어지러운 조명과 자욱한 무대의 안개가 어우러진 대학로의 한 라이브 공연장. 젊은 청중들의 환호와 열기를 앞에 두고 나비효과가 무대 위로 오른다. 때로는 강하고, 때로는 어지러운 일렉트로닉사운드는 머리를 휘젓고 심장박동수를 빠르게 한다. 음악을 100%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도, 그렇지 못한 사람도 일단 이 공간 안에서는 무조건 ‘혼연일체’. 연이어 귓전을 때리는 강렬한 음악과, 세 멤버가 자아내는 강렬한 아우라는 어느새 무대와 객석을 하나로 잇는 다리가 된다.

ㅣ 글 오경연 기자
ㅣ 사진 Travie photographer 김선경

록 그룹 '나비효과'는 시나위 출신의 보컬 김바다와 기타를 담당하는 최기호, 드럼을 담당하는 이호영 세 멤버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록 그룹이니까, 아마도 멤버들은 그들만의 세계에 푹 빠져 있는, 까다로운 성격의 소유자일 거야’라는 기자의 선입견은, 힘든 공연을 마무리하자마자 무대에서 내려온 그들의 활기찬 모습에 여지없이 깨져 버렸다. 진이 쪽 빠질 법도 하건만, 팬들과 함께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하면서 마치 친한 친구를 대하듯이 한다. 이런 그들의 ‘호감 가는’ 태도는 인터뷰 자리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연신 웃음이 터져 나오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내내 이어졌다.

그룹이름, 절대! 영화제목 따라한 거 아니라니깐요~

가장 궁금했던, 록 그룹의 이미지로는 다소 난해한(?) 그룹명에 대해서부터 물어 보았다. 기자는 순수하게 카오스 이론의 ‘나비효과’를 연상하고 던진 질문이었건만, 김바다는 으레껏 쏟아졌던 동명 영화와 연관된 질문으로 예상했던 듯 손사래부터 친다. “영화 <나비효과>가 나온 게 2004년이었잖아요? 그런데 우리 그룹은 2003년에 결성됐거든요. 절대로 ‘표절’이 아니라구요~” 그룹 이름을 나비효과라고 명명했던 이유는, 단지 ‘작은 변화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가 마음에 들어서였다고.

올해 안으로 ‘화끈한’ 새 앨범 들고 컴백합니다

사실 2월3일에 ‘맛보기’로 관람했던 그들의 공연은, 근 몇달 만에 나비효과가 무대에 선 것이었다. ‘공연’을 ‘숨쉬기’처럼 일상으로 생각한다는 그들의 모토를 감안해 볼 때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한창 3집 작업 중이거든요. 아무래도 새 앨범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에는 집중력이 분산되지 않도록, 가능한 공연 스케줄을 잡지 않아요.” 최기호의 설명이다. 나비효과 멤버 모두가 작사, 작곡 등 곡 작업 전반에 참여하고 있으니 그럴 법도 하다. 이호영은 “어휴, 오랜만에 무대에 올랐더니 확실히 호흡부터 다르더라고”라며 쉰 목소리를 연신 내뱉는다. 타이틀곡 ‘첫사랑’으로 대변되던 대중적인 1집의 색채는, 무려 2차례의 작업을 통해 어렵게 탄생한(앨범 제작 과정 중에서, 나비효과는 한때 완성됐던 음반 전체를 폐기하고 전부 새로운 곡으로 교체해 2집을 발표했던 에피소드가 있다) 2집에서 보다 ‘나비효과다운’ 록의 색깔을 지니게 됐다. 아마 3집도 2집의 계보를 잇는, 강한 록의 색깔을 지니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기약은 없지만, 늦어도 올해 안으로는 새로운 3집을 선보일 수 있으리라는 것이 나비효과 멤버들의 ‘약속’. 물론 3집이 나오고부터는 ‘숨쉬듯이’ 생활의 일부가 되어 버린 라이브 공연 스케줄도 꽉 채워질 예정이다.

함께 여행 가고 싶은 곳? 런던! 딱 우리 취향이거든요

‘여행’이란 단어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정말 좋아하죠”, “틈만 나면 가고 싶다니까”라는 감상(?)이 번갈아 튀어나온다. 각 멤버들이 다녀왔던 인상적인 여행지를 묻자, 김바다는 단연 신혼여행으로 다녀왔던 몰디브 섬, 그리고 영국 런던을 1순위로 꼽는다. 골프를 치는 최기호는 주로 국내 골프장과 태국 등 동남아의 해외골프장으로 운동 겸 여행을 종종 떠나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이호영이 꼽은 ‘베스트 여행지’는 일본, 중국 등 비교적 근거리에 집중돼 있다. 

멤버들 모두가 비정기적이고 잦은 공연 스케줄 탓에 그닥 여행을 자주 다니지는 못하는 편이다. 하지만 지방과 해외로 가끔 공연을 다닐 때 그들의 여정은 어느새 ‘여행’으로 돌변한다고. “중국 천진으로 공연을 갔던 적이 있었어요. 사실 스케줄 때문에 술을 마시거나 밤늦게 놀아서는 안 되는데, 몰래 빠져 나와서 술도 실컷 마시고 재미있게 보냈었던 기억이 아직까지 생생해요.” 또 강화도 석모도로 멤버 워크숍을 떠나, 골프여행을 즐겼던 적도 있다. 멤버가 함께 가고 싶은 여행지를 물었더니 이구동성 ‘런던!’을 외친다. 런던을 선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안개가 자욱하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꾸물꾸물한’ 분위기가, 자신들의 선호도와 딱 맞는다나? “아~ 칙칙한 날씨 좋아요. 딱 내 스타일이야!”라며 연신 추임새를 넣는 최기호의 유머에 킥킥거리는 웃음을 참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나비효과의 ‘색채’가 묻어나는, 우리만의 길을 가련다

늦어도 올해 안으로는 3집을 선보인다니, 자연스레 이후 활동 방향에도 관심이 쏠렸다. 예나 지금이나 나비효과의 활동에는 ‘룰’이 존재한다. “사실 방송활동은 라이브 무대 외에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에요. 우리의 컨셉트와 맞지도 않고…. 그저 꾸준히 무대 위에 서고, 공연을 하는 것이 록 그룹의 사명 아니겠어요?” 하도 ‘숨쉬듯이’라는 표현을 듣다 보니, 그들이 이제껏 해온 공연 횟수가 궁금해졌다. 총 몇 회의 공연을 했냐는 우문(愚問)에, 멤버들은 서로를 쳐다보면서 “그걸 어찌 셀 수가 있나~”, “많게는 한 달에 30번 넘게, 하루에 3번까지도 한 적이 있어요”라며 현답(賢答)을 제시한다. 감질나게 짧았던 이번 ‘맛보기’ 공연이, 새로운 곡과 함께 보다 긴 호흡으로 이어질 공연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마치 숨을 쉬듯이 말이다.

ㅣ 글 오경연 기자
ㅣ 사진 Travie photographer 김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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