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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리건 - “서부개척자들이 오리건에 멈춘 까닭은”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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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자연은 사람, 도시, 그리고 문화를 만든다.’미국의 서부개척시대, 서쪽으로 서쪽으로 끝없이 가던 개척자들이 마지막으로 발길을 멈춘 곳. 풍요로운 숲, 웅장한 산맥, 강과 바다, 아름다운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곳. 영화 ‘7인의 신부’의 무대. 자연 속에 자리잡은 미국의 33번째 주 오리건(Oregon). 그리고 미국의 다른 도시에서는 찾기 어려운 여유로움이 흐르는 오리건 주의 대표도시가 바로 포틀랜드(Portland)다. 

l 글·사진  한정훈 기자   취재협조  포틀랜드관광청 www.travelportland.com
l 오리건관광청 www.traveloregon.com   노스웨스트항공02-732-1700

크리스마스 트리는 전나무를 사용한다. 오리건주에 전나무가 얼마나 많을까?오리건주의 나무만 팔아도 미국이 10년간 먹고 살 수 있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도심에서 가까운 교외에 나가 조금만 산속으로 들어가도 마치 원시림 속 깊은 숲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잔디도 유명하다. 한국의 올림픽 스타디움의 잔디도 이곳에서 수출한 것이라고 한다.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면 길가에 깔린 산딸기가 잡초 취급을 받고 있다. 산속에서는 송이도 난다. 물론 이 곳의 자연자원이 처음부터 풍요로웠던 이유도 있지만 이를 보존하고 유지하려는 주민들의 노력도 각별했다. 콜라 캔 하나에도 환경보증금이 붙고 소유한 대지에 나무를 심으면 세금을 1/3까지 감면해 주는 등 정책적인 노력도 한몫했다. 포틀랜드는 미국에서 자전거 길이 가장 많은 도시이기도 하다.


ⓒ트래비

1. 포틀랜드에서 강과 다리를 빼놓을 수가 없다. 강 위에 설치된 유서 깊은 9개의 다리는 대부분 선박이 지나갈 수 있도록 설계된 개폐식 다리로 각각 개성이 넘친다. 
2. 번사이드 (Burnside) 브릿지 밑에는 주말마다 새터데이 마켓이 열린다.
3. 포트랜드는 LA 다음으로 큰 장미축제가 열리는 장미의 도시이기도 하다. '인터내셔널 로즈 텟트 가든'에는 모든 종류의 장미가 다 있다.

장미와 브릿지의 도시 ‘포틀랜드’

포틀랜드하면 강과 다리를 빼놓을 수가 없다. 250만년 된 컬럼비아 강은 캐나다 록키산맥에서부터 태평양 바다까지 유유히 흐른다. 포틀랜드 도심을 흐르는 컬럼비아 강의 지류인 월라메트(Willamette)강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다. 바다와 인접해 있고 수심이 깊은 강을 둔 덕분에 포틀랜드는 태평양 전쟁 때 조선정비소로 큰 역할을 했다. 강 위에 설치된 유서 깊은 9개의 다리는 대부분 선박이 지나갈 수 있도록 설계된 개폐식 다리로 각각 개성이 넘친다. 그중 가장 명물은 호손(Hawthorne) 브릿지로 다리 중간의 한 섹션이 통째로 올려지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 옆의 번사이드(Burnside) 브릿지 밑에는 주말마다 새터데이 마켓(Saturday market)이 열린다. 강가에는 주말을 맞아 조깅과 산책 그리고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도심의 여유를 즐기고 번사이드 브리지에 열리는 새터데이 마켓에서 개성이 넘치는 상품들을 구경한다. 각종 수공예품, 그림, 사진, 인테리어소품부터 먹거리까지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시내에서는 맥스(MAX)라고 불리는 전차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둘러보기에 편리하다.

포틀랜드는 LA 다음으로 큰 장미축제가 열리는 장미의 도시이기도 하다. 포틀랜드에 자리한 ‘인터내셔널 로즈 테스트 가든’에는 모든 종류의 장미가 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에는 자원봉사를 하는 시민들이 틈틈이 나와 취미로 장미 농사를 짓고 품종개량을 한다. 매년 컨테스트를 열어 우량품종은 별도의 재배지에 전시하고 있다. 이곳엔 장미 정원뿐만 아니라 동물원, 재패니스가든, 세계산림박물관, 하이킹 코스 등이 광대한 면적에 걸쳐 조성되어 있어 포틀랜드 시민들의 휴식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포틀랜드시는 매년 졸업반 여고생을 대상으로 장미의 여왕을 뽑는데.  학업, 미모, 사회봉사활동 등을 고려해 여왕으로 뽑힌 여학생은 자신의 이름을 로즈가든 한편에 새길 수 있는 명예스런 기회를 갖게 된다.

시내의 중심인 파이오니어 광장(Pioneer square)에는 점심시간이나 주말에 각종 공연들이 열린다. 빌딩 숲 가운데 있는 광장은 소리울림이 좋다. 덕분에 예전에 한국의 사물놀이패가 이곳에서 공연을 했을 때 그 가공할 음향에 시내가 한바탕 뒤집어졌다고 한다. 광장 한편에는 관광객을 위한 안내센터가 있는데 관광, 교통정보와 함께 20분짜리 관광안내영화도 상영하고 있다. 광장 위쪽엔 우산을 들고 있는 한 신사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포틀랜드는 6~9월을 제외한 나머지 8개월간은 비가 자주 내려 비의 도시를 상징해 만들어진 동상인데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즐겨 찍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개성 있는 거리를 꼽자면 포틀랜드시 북서쪽에 위치한 노브 힐(Nob Hill)과 펄 디스트릭트(Pearl District)를 추천할 수 있다. 노브 힐은 편안한 이웃동네 같은 분위기에 길 양쪽으로 나지막한 건물들이 펼쳐져 있는데 각자 개성 있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선사한다. 이곳엔 카페와 레스토랑부터 각종 액세서리와 만물상, 뮤직숍 등 다양한 가게가 많아 아이쇼핑만으로도 즐거운 곳이다. 여피족들이 저녁에 자주 모이는 펄 디스트릭트엔 제법 이름있는 고급 레스토랑들과 품격 있는 갤러리들이 모여 있다. 주말에 멋진 데이트를 꿈꾸는 젊은 남녀들을 보고 싶다면 다운타운에 위치한 US타워가 제격이다. 오리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이 건물의 전망대 바에선 스시 등 아시안 푸드까지 준비된 가벼운 안주거리와 맥주 등을 즐길 수 있다. 탁 트인 시내전경은 기본이고 젊은 남녀들의 들뜬 분위기도 엿볼 수 있어 재밌다. 


ⓒ트래비

1. 후드산 정상에는 오래된 목조건물 별장인 팀버라인 롯지가 방문객들에게 인기다
2. 시내에서는 맥스 (MAX)라고 불리는 전차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둘러보기에 편리하다. 
3. 철갑상어와 연어양식장
4. 파이오니어 광장에서는 점심시간이나 주말에 각종 공연들이 열린다.

대자연과 와인의 오리건

오리건주의 숨겨진 매력 중 하나가 와인이다. 포틀랜드시에서 조금만 나가면 자부심 있는 와이너리(포도주 양조장) 몇 곳을 만나 볼 수 있다. 오리건의 대표적인 와인용 포도 품종인 피노 누와(Pinot Noir)를 재배하는 와이너리 ‘도메인 세린느(Domaine Serene)’는 1989년에 소규모로 시작됐다. 다행히 오리건의 기후와 토질이 포도 재배에 맞고 소량 생산으로 클럽회원들에게만 판매하며 품질 개선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오늘날 나름대로 사랑받는 와이너리가 되었다. 이곳에선 엄선된 오크통에서 와인을 숙성시키고 1년 이상 사용한 오크통은 정확한 와인 숙성을 위해 재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탄닌이 적어 강하진 않지만 특유의 아름다운 빛깔에 과일향이 풍부한 오리건의 피노 누와가 전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리스트에 오르게 될 날도 그리 멀지는 않은 것 같다.

유명한 산이야 서북미의 레이니어산, 세인트 헬렌도 있지만 오리건에서는 365일 내내 눈이 녹지 않는 해발 3,500m의 후드산이 스키어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눈 쌓인 깊은 산악지대에서 한인들의 실종사고가 잇달아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던 바로 그 산이다. 후드산을 올라가다 보면 더 이상 나무들이 자라지 못하는 팀버라인(수목 한계선)이 흥미롭다. 높은 고산지대의 기후와 과거 화산의 흔적이 자연적인 수목 경계선을 만들었다고 한다. 산 정상에는 오래된 목조건물 별장인 팀버라인 롯지가 하나의 상징처럼 자리하고 있다. 소박하지만 우직한 통나무 특유의 인테리어는 자연스러운 세월의 때와 함께 로맨틱한 분위기를 내고 있어 방문객들에게 인기다. 루즈벨트 대통령 시절, 관광과 고용창출을 위해 몇 가지 국책사업을 펼쳤는데 후드산 위의 별장도 그 당시 세워진 것이다. 별장 주변에서 공연을 준비하며 즐거워하는 가족합창단을 바라보고 있다 보니 마치 알프스 자락의 한 마을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내려오는 길에는 반드시 현지 브루어리에서 후드산의 명물 맥주를 맛볼 것!

오리건주에서 컬럼비아 강을 거슬러 차를 몰고 가면 강을 따라 연출되는 절경이 주마간산의 진수를 보여 준다. 포틀랜드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시닉 뷰 포인트는 이곳의 환상적인 전망을 한눈에 보여 주는 곳이다. 카메라 앵글을 들이대기엔 대자연의 그림이 너무 웅대해 안타까운 곳이기도 하다. 어린이가 있다면 근처의 양어장을 데려 가면 좋을 듯. 수명이 100년이라는 초대형 철갑상어가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와키나 폭포와 멀티노마 폭포가 유명하다. 특히 높이 189m에 달하는 멀티노마 폭포는 미국에서도 2번째로 크다. 깊은 숲, 맑은 물 그리고 끝없이 쏟아지는 폭포 소리는 오리건 여행의 긴 잔향으로 남는다.


ⓒ트래비

1. 높이 189m에 달하는 멀티노마 폭포는 미국에서도 2번째로 크다. 
2,3. 오리건주의 숨겨진 매력 중 하나가 와인이다. 포틀랜드시에서 조금만 나가면 자부심 있는 와이너리를 만나볼 수 있다.



■ ‘숀 에구사’의 가이드     


이번 출장을 위해 운전부터 가이드까지 모든 스케줄의 총지휘를 맡은 오리건 관광청의 숀 에구사. 그는 특유의 여유와 자상한 배려 그리고 수준 있는 유머감각으로 빡빡한 일정을 즐겁게 이끌어 줬다. 아름다운 아내와 그를 쏙 빼닮은 아들 덕분에 부러움을 샀던 그가 안내한 포틀랜드 여행의 몇 가지 포인트를 엿보자.

★아침 커피는 필수
     처음에는 미국의 손님대접이 익숙하지 않았다. 전날 마신 술로 까칠한 속에 새벽부터 한 사발의 커피를 권하는 숀의 친절은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아침 계속됐다. 하지만 나중에는 갓 볶은 걸죽한 커피의 중독성에 빠져 들어 자발적으로 모닝커피의 추종자가 돼 버렸다. 맛을 들이고 나면 그 구수함은 한국의 해장국과 비길 만하다. 숀의 단골집 중 하나인 Urban Grind Coffee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다. “Coffee should be Black as Night, Hot as Hell, Strong as Love!”

★맥주의 도시
     오리건에는 자체적으로 맥주를 만들어내는 브루어리가 많으며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자부할 만하다. 오리건에서 유명한 위드 미르라는 브랜드의 맥주는 필터링 안한 생맥주로 깊은 맛이 일품이다. 하루의 여정을 마치고 동네 브루어리 창가에서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마시는 한잔의 맥주는 이국땅의 일상을 엿보는 여행자의 특권을 충족시켜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현지식이 물린다면     양식이 지겹게 느껴져도 걱정은 없다. 포틀랜드에도 한식당은 있다. 순두부가 특기인 ‘호순이네’와 갈비 등 구이요리가 자랑인 ‘비원’을 찾으면 된다. 우리 입맛에 잘 맞는 월남쌀국수 식당이나 스시, 캘리포니아롤 등을 파는 한국식 일식당도 적지 않다.

골프 파라다이스‘오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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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이프웨이 클래식 2006이 열린 컬럼비아 에지 워터 골프장
2. 세이프웨이 클래식 프로암 대회에 참가한 한국의 김영선수
 

포틀랜드는 미국에서도 알아주는 골프파라다이스다. 특히 2005년에 이곳에서 열린 LPGA 세이프웨이클래식 대회는 우승을 거머쥔 강수연 선수를 비롯해 장정, 박희정, 김주미, 임성아 등 한국 선수들이 1위부터 5위까지의 스코어보드를 장식해 한국 팬들의 머릿속에 유쾌한 기억을 남긴 곳이기도 하다.

세이프웨이클래식이 열린 컬럼비아 에지 워터 골프장은 그림같이 아름다운 코스를 자랑한다. 수백년 된 전나무 숲과 꽃, 예쁜 연못은 마치 깊은 숲 속  산책로를 걷는 기분이다. 페어웨이나 그린의 상태도 최상급이다. 그린은 매우 빠르기로 유명한데 대회 때가 되면 그린의 속도는 평소의 2배까지 업그레이드된다. 대회장 옆에 위치한 리버사이드 골프클럽 역시 그린의 빠르기는 만만치 않다. 

후드산 가는 길에 들러볼 수 있는 인디언 크릭 골프장은 개울물이 졸졸 흐르는 자연친화적인 코스로 시골 분위기가 물씬 풍기지만 그린 스피드만큼은 양보가 없다. 난이도에 따라 상, 중, 하의 세 코스가 있다.

직접 플레이를 해보지 못해 아쉽지만 오리건주에는 유명한 코스들이 많다. 한국계 킴벌리 김이 US여자아마추어골프에서 최연소 우승을 기록한 펌프킨 리지 골프장, 챔피언스(시니어) 대회가 열리는 리저브 골프장, 그리고 커티스컵으로 유명한 밴던듄스 골프장 등 오리건은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골프 천국이다. 

■ 나이키 직원 매장은 70% 할인!!

포틀랜드에는 인텔과 나이키 본사가 있다. 만약 현지에 적당한 인맥이 있다면 ‘빽’을 써서라도 나이키 직원 전용 매장(Nike Employee Store)에 들어가 볼 것. 일종의 허가증이 필요한데 들어만 가면 최신 제품들을 시중가의 30% 정도의 가격으로 살 수 있다. 기자가 95달러를 주고 산 최신 모델 골프 슈즈는 나중에 시중보다 싸다는 면세점에서 확인한 결과 290달러였다. 꼭 직원 매장이 아니라도 시 외곽에 위치한 나이키나 아디다스 아울렛에 가면 신제품이 적어서 그렇지 가격대는 매우 저렴하다. 만약 당신이 진짜 쇼핑광이라면 조심하라. 신발은 한 켤레만 사도 여행 가방이 가득 찬다.


l 글·사진  한정훈 기자   취재협조  포틀랜드관광청 www.travelportland.com
l 오리건관광청 www.traveloregon.com   노스웨스트항공02-732-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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