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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의 방콕 탐험 2-크루즈 타고 아유타야에서 방콕까지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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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래비


“뽀족한 붉은 탑이 파란 하늘을 찌르고 있었네”

차오프라야 강이 좀더 자세히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태국 최고의 역사 유적지로 꼽히는 아유타야(Ayutthaya)로의 데이 투어 프로그램이다. 오전 7시30분 시작되는 투어 일정은 오전 내내 아유타야를 돌아보고 오후 배를 이용해 방콕으로 귀환하는 것이니 태국의 역사와 차오프라야 강의 이야기, 방콕의 이모저모를 돌아보기엔 안성맞춤이었다.


졸린 눈을 비비고 부랴부랴 단체버스가 세워진 곳으로 이동했다. 차오프라야 강변에 위치한 쉐라톤 오키드 호텔 뒤편이다. 7시45분, 다국적 여행자들이 모두 버스에 오르자 출발한 버스는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린다.


닉네임이 ‘매니(Manni)´라는 영어 가이드는 쉬지 않고 방콕을 설명한다. 방콕은 차오프라야 강 동쪽으로 도시가 넓어져 10여 년 전만해도 인구 500여 만 명이었던 도시가 지금은 1,200만 명에 이르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방콕에서 제일 높은 바이욕타워와 열대과일의 왕 두리안과 주말이면 대규모 장이 서는 것으로 유명한 짜투짝 마켓에 대해서도 한마디하고 곳곳에 공사가 중단돼 방치된 곳을 지나면서는 가볍게 정부시책을 비판하기도 한다. 도심을 벗어나 초록의 교외로 빠져 나간다. 야유타야로 향하는 길가에는 각종 과일 농장들이 있다. 쉬운 영어로 적당히 농담을 섞어 설명하는 매니의 수다가 유쾌하다. 그렇게 1시간쯤 달려 방콕에서 북쪽으로 72km 정도 떨어져 있다는 중세 도시 아유타야에 도착했다.

 

 

아유타야, 태국 최고 역사 유적지

 

 ⓒ 트래비

 

아유타야는 태국 최고의 역사 유적지로 꼽히는 도시다. 1350년 우똥(U-Thong) 왕이 이곳에 새 왕조를 세웠다. 태국의 역사는 크게 4대 왕조로 나눌 수 있는데 수코타이왕조에 이어 14세기 말에서부터 18세기 말(1767년)까지 약 417년간 야유타야 왕조(씨암 왕국)가 형성됐고 그 중심도시가 바로 아유타야다. 이후 태국 왕조는 돈부리를 거쳐 현재 방콕 왕조로 이어져 왔다. 그러니 아유타야로의 여행은 차오프라야 강의 과거를 찾아 떠나는 여행인 셈이다.


첫 번째 방문지는 방파인 여름 궁전(Bang Pa In Summer Palace)이다. 아유타야 남쪽에 위치하고 있어 버스 투어시 가장 먼저 들르는 곳이다. 17세기 중반 세워진 이곳은 태국식에 유럽과 중국 양식이 혼재된 왕의 별궁이다. 호수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태국식 정자를 보는 것이 여름 궁전 관광의 백미. 매일 오전와 오후 2차례 관광객들을 위한 공연도 있다. 이곳을 입장할 때도 왕궁처럼 옷차림에 제한을 두고 있다. 민소매 셔츠나 짧은 반바지 등은 삼갈 것. 별도로 살롱을 가져가 임시방편으로 가리고 다녀도 된다. 왕이 여전히 이 별궁을 사용하지만 바빠서 자주 못 온단다.


 
수백 년 된 돌무덤 사이를 누비다 


 ⓒ 트래비

아유타야는 마치 섬 아유타야는 마치 섬 같은 도시다. 차오프라야 강과 함께 롭부리 강, 파삭 강이 도시를 둘러싸고 있다. 외부 침입을 막기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이곳에는 다양한 사원과 불상, 왕궁터 등이 들어서 있다. 1991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정했다. 


그중 가장 규모가 크고 많은 유적들이 남아있는 프라 씨 산펫(Wat Phra si Sanphet) 사원과 차이 왓타나람 사원(Wat Chai Watthnaram)을 둘러봤다. 14세기에 지어진 프라 씨 산펫 사원은 왕궁 안에 있는 왕실 전용 사원으로 세 개의 커다란 탑이 그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 탑에는 야유타야 역대 왕 중 3명의 유골이 들어있다. 미얀마 군과의 치열한 전쟁과 약탈의 흔적이 사원 곳곳에 남아있다. 목이 잘린 불상이 그대로 방치돼 있으며 사원 옆 왕궁은 그 터만 남아있을 뿐 건물 흔적 등은 찾을 수 없다.


날씨가 청명하다. 붉은 탑과 어우러진 하늘이 너무나도 예쁘다.
차이 왓타나람 사원은 1630년 쁘라쌋텅 왕에 의해 건립됐으며 아유타야 유적 중 복원이 가장 잘된 사원으로 꼽힌다. 가운데 커다른 탑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탑이 서 있고 각 탑은 석가의 일생을 나타내고 있다. 마치 앙코르왓하고 모양이 비슷해 작은 앙코르왓으로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마침 주말이어서인지 많은 학생들이 이곳을 찾았다. 그 또래의 재잘거림은 한국이나 별다를 바 없다. 궁전 밖 노점에서 한국 가수 비의 대형 브로마이드를 발견했다. 이곳도 한류 열풍을 피해갈 수 없는 듯.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반갑다. 방콕 시내에서는 그룹 신화의 대형 입간판 광고도 봤다. 태국 학생들이 한국 사람들을 보더니 먼저 사진찍자며 아우성이다. 


이 밖에 아유타야에서는 대형 와불이 있는 로까야쑤타 사원(Wat Lokayasutha), 미얀마 양식의 탑인 황금산 탑, 땅에 떨어진 불상 머리가 인상적인 마하탓 사원(Wat Mahathat)과 랏부라나 사원(Wat Ratchaburana) 등을 돌아볼 수 있다. 봄, 가을엔 관광객들이 요청하면 저녁에 화려한 조명과 댄스 퍼포먼스를 결합한 사운드 앤 라이트 쇼가 펼쳐지기도 한다. 

 

 

유유자적, 크루즈에 오르다

 

 ⓒ 트래비

 

아유타야 관광을 마치고 이제 크루즈에 올랐다. 뷔페식 점심식사가 차려져 있다. 동서양 퓨전 음식들과 각종 음료가 제공된다. 아유타야를 떠난 배는 파뚬따니(Pathumthani), 논따부리(Nonthaburi) 지방을 거쳐 방콕에 이른다. 방콕까지 약 3시간 소요 예상. 


식사를 마치고는 하나둘씩 여행객들은 갑판에 나와 자리를 잡는다. 커피나 차, 음료수를 들고 함께 온 일행들과 대화도 나누고 강변 풍경을 보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그야말로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강은 이곳 사람들에게 삶의 터전이자 신앙이기도 하다. 울긋불긋한 크고 작은 규모의 사원들이 있고 사람들이 저마다 자기의 터를 가꿔 가고 있다.


약 2시간 반이 넘어 방콕 시내로 들어서자 사람들이 술렁인다. 꽃시장, 해군본부, 라마8세 다리, 고급호텔, 왕궁, 새벽사원, 중국사원, 레스토랑 등을 지난다. 강물을 힘차게 가르며 달리는 롱테일 보트 등도 신난다.


황톳빛 물이 햇살에 반짝이니 황금빛이다. 강은 그렇게 역사와 사람을 이어오고 있었다.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미래를 이어간다. 오후 4시30분, 차오프라야 강의 과거로의 여행은 막을 내렸다.

 

☆ 트래비의 방콕 탐험 다른 글 보기                                    

 

1. 방콕 여행 1번지 차오프라야 강 다시보기

2. 크루즈 타고 아유타야에서 방콕까지
3. 방콕에서 특별한 날을 보내는 네 가지 방법
4. 삶과 애환, 재미를 담은 야시장 돌아보기
5. 화보로 보는 방콕 그리고 여행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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