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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년 설날, 독자 여러분께 세배 드립니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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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무진 결심들을 마음속에 품고 시작한 2007년도 이제 한 달 보름이 흘렀습니다. 야무지게 다잡았던 마음들이 서서히 주저앉으려 하는 이즈음 그린 듯이 설날이 자리하고 있어 ‘다시 시작하지 뭐!’ 하며 게으름 피우는 마음에 슬쩍 장단이라도 쳐 주는 것 같습니다.

트래비 86호 설날특집 합본호는 설날을 맞아 서울의 전통한옥지구인 ‘북촌’의 풍경을 담아 보았습니다. 그 골목골목마다에서 맛보는 푸근한 정취조차 언젠가는 누구도 체험치 못한 희귀한 감정으로 남고 말 것이라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끼면서 북촌의 구석구석, 명소들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더불어 설날 조상님께 술 한잔 올리는 기분으로 특별기획 비스트로로 전통주를 만드는 술도가 편을 싣습니다. 그 밖에도 호주 골드코스트 매직 밀리언스 카니발과 미국 오리건 주 현지 스케치, 발렌타인데이 특집 기사도 설날특집 합본호를 채우고 있는 볼 만한 기사들입니다.

증면에, 다양한 기사 준비에 다른 호와 비교해서 200퍼센트 힘을 쏟아 붓는 와중에도 나름대로 설날을 코앞에 둔 기대감에 마감을 향해 달려가는 트래비 팀의 발걸음이 비교적 가볍게 느껴집니다. 짧은 연휴에 무슨 큰 계획을 세울 수 있을까마는 ‘귀향’이 주는 근원적인 충만함은 알 수 없는 위로와 격려가 되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을 만나고, 형제 자매를 만나고, 오랜 친구들도 만나고, 무엇보다 익숙한 공기를 들이켜고, 익숙한 방바닥 위를 하루 종일 뒹굴거릴 수 있겠지요.

서울 토박이로 한번도 귀향에 마음 부풀었던 적이 없던 저로서는 애써 어릴 적 설날 풍경들을 떠올리며 귀향의 들뜬 마음을 느껴 보려 합니다. 설 전날이면 분주하게 종종걸음 치던 어머니와 집안 여자들의 분주함, 고소한 기름 냄새와 커다란 채반 가득 칭칭 똬리를 튼 가래떡을 한없이 썰어 대던 칼도마 소리, 얼마나 받게 될지 모를, 그 용도도 다양했던 세뱃돈, 무엇보다 오랜만에 시끌시끌 친척들로 그득했던 그 푸근함, 어떻게 하면 친척 어른들에게 조금이라도 잘난 내 모습을 보여 줄까 들썩거리던 어린 초조함 등등. 거기에 모든 행사가 다 끝나고 사람들이 쑥 빠져나가고 나서 엄습하던 그 무시무시했던 적막감이 한 세트인 양 따라붙습니다. 설날이 끝나고 길 나서던 고모의 가방을 몰래 숨겨 놓았던 그 감칠맛 나던 허전함도 이제 가물가물 멀어져만 가니, 가는 시간이 무섭기만 합니다. 

독자 여러분, 넘치는 사랑에 늘 감사드리며 다시 한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07년 2월14일 트래비 편집장 한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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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7.5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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