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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 포항으로 떠나는 맛과 멋 여행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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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한반도 최동단인 호미곶을 품고 있는 포항은 맛과 멋을 모두 품은 독특한 공간이다.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들이 모두 물러간 지금도 호미곶은 늘 같은 모습으로
여행자들을 반갑게 맞는다. 호미곶을 넘어 오면 포근하고도 아늑한 어머니와도 같은
포항의 진산 내연산으로 통한다. 그 안에 오롯히 자리한 고찰 보경사는 여행자들이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작은 쉼터가 되어 주고, 끊임없이 흐르는 계곡수는 멋진 비경들을 펼쳐내 보여 준다.
겨울의 끝자락에 선 2월의 마지막 주, 여행자들의 발걸음은 포항으로 향한다.
 

글·사진  정은주 기자  
취재협조 경상북도 관광산업과
www.gb.go.kr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 포항 호미곶


ⓒ트래비

1. 과메기를 말리고 있는 모습
2. 호미곶 광장에 있는 전국 최대의 가마솥
3. 호미곶 등대  

포항에 간다면 이곳을 빼놓을 수 없다. 한반도에서 가장 해가 먼저 뜨는 곳으로 유명한 이곳, 일찍이 고산자 김정호 선생이 대동여지도를 만들면서 이곳을 일곱 번이나 답사한 끝에 우리나라의 가장 동쪽임을 확인한 곳이다. 16세기 조선 명종 때 풍수지리학자인 격암 남사고 선생은 ‘우리나라 지형상 호랑이 꼬리에 해당한다’고 기술하며 천하의 명당이라 격찬하기도 했다. 지금도 매년 1월1일 새해만 되면 가장 먼저 일출을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곳, 바로 포항 호미곶이다. 

2000년 새천년 한민족해맞이축전 개최 장소로 마련된 호미곶 해맞이 광장은 해마다 새해만 되면 만여 평이 넘는 부지가 수십만 인파들로 발 디딜 틈도 없이 꽉 메워진다. 꼭 새해 일출을 봐야 할 것이 아니라면 오히려 이날을 피해서 가는 게 더 나을 법도 하다. 넓은 부지에는 연오랑 세오녀상, 햇빛 채화기, 공연장, 성화대 등이 마련되어 있으며 축제에 사용되는 전국 최대의 가마솥도 볼 수 있다. 새해 때마다 이 가마솥에서 떡국을 만들어 축제 관람객들에게 모두 돌린다고 하니 해맞이 후 맛보는 떡국 한 그릇에 한 해 복을 다 받은 듯 마음마저 풍성해질 것 같다. 

호미곶에 가면 커다란 손가락 조형물을 만나게 되는데, 그 유명한 ‘상생의 손’이다. 오른손은 바다쪽에, 왼손은 육지쪽에 서로 마주보고 세워져 있는 상생의 손은 호미곶을 대표하는 관광 아이콘이다. 특히 손가락 사이로 태양이 떠오르는 모습은 호미곶 광장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장관이다. 비록 일출 때만큼은 못하지만 저녁 어스름이 깔릴 무렵의 한가로운 풍경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 물이 빠지면 손가락 가까이까지도 다가갈 수 있다. 

호미곶 광장 끄트머리쪽에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등대인 호미곶 등대가 있다. 1908년 12월 첫 점등한 이 등대는 경상북도 지방문화재 제34호로 지정된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등대 각 층의 천장마다 대한제국 황실을 표상하는 오얏꽃 문양이 조각되어 있으며 계단은 철재 주물로 108단이 설치되어 있다. 늘씬하게 뻗어난 새하얀 외관이 여행자들의 낭만을 부추기는 호미곶의 또 하나의 명물이다. 호미곶을 4~5월경에 방문한다면 광장 진입로에 조성된 노란 유채꽃밭이 화사한 봄의 풍경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등대는 다 모여라” 국립등대박물관

호미곶 등대 부근에는 등대에 관한 모든 것을 집약해 놓은 국립등대박물관이 자리해 있다. 우리나라에 이런 박물관도 있었나 싶지만, 안에 들어서면 규모나 전시 수준에 놀라게 된다. 국내 유일한 등대 전문 박물관답게 등대의 역사와 역할들을 여러 조형물들을 통해 알기 쉽게 풀이해 놓았으며 실제 등대의 시설과 장비들도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또 등대원 생활관에서는 등대원의 숙소와 사무실, 등대원이 사용했던 유물들도 전시해 놓았다. 야외 전시관에는 항로 표지와 등대 모형들이 조각품처럼 놓여져 있다. 또 수상 전시관은 선박이 영일만을 운항하는 전경과 울릉도, 독도를 모형으로 만들어 아이들도 쉽게 등대의 역할을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호미곶에 간다면 국립등대박물관은 꼭 한번 들러봐야 할 곳이다. 

◑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설날, 추석 당일 및 매주 월요일 휴관)
◑ 관람료   700원, 단체 500원(20인 이상)
◑ 찾아가는 길   포항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좌석버스 200, 200-1번을 타고 구룡포에 내린 후 대보행 시내버스를 타고 박물관에서 하차. 
◑ 문의   054-284-4857/ www.lighthouse-museum.or.kr


포항의 진산 내연산 국립공원 


ⓒ트래비

1. 내연산 폭포
2. 내연산 입구


항구 도시이지만 포항은 다른 한쪽으로는 푸른 산을 끼고 있어, 산과 바다 모두를 아우르고 있는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포항의 진산인 내연산을 비롯해 비학산, 운제산 등 신록의 푸르름까지 두루 만끽할 수 있다.

산자락 아래 보경사를 품고 있는 내연산은 군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사계절 아기자기한 풍광들을 펼쳐내 보이는 곳이다. 특히 내연산 ‘12폭포’가 유명한데, 20리가 넘는 계곡을 따라가다 보면 12개의 폭포와 크고 작은 소, 담 등을 만나게 된다. 내연산 최대의 폭포로 일컬어지는 연산 폭포를 비롯해 상생 폭포, 은 폭포, 삼보 폭포, 실폭포 등 12개 폭포마다 다른 풍광들이 산을 오르는 즐거움을 더해 준다. 밑바닥까지 훤히 비칠 정도로 맑은 계곡수는 한겨울철에도 마르지 않고 폭포 줄기를 계속 만들어 낸다. 

내연산 등산로 입구에는 신라 진평왕 25년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는 보경사가 자리해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사찰이 품고 있는 그윽함과 내연산 연봉에 둘러싸인 아늑한 기운이 이곳에 처음 발을 들인 낯선 이방인들조차 포근하게 품어 주는 기분이다. 햇살이 따스하게 비추이는 경내로 들어서자 어느새 마음까지 편안해지고 만다. 내연사에 오른다면 보경사에 꼭 한번 발을 들이고 가시라 권하고 싶다. 보경사에는 보물급 문화재들로 원진국사비(보물 제252호), 원진국사부도(보물 제430호)가 자리해 있으며 5층 석탑과 적광전, 숙종대왕친필각판 등 소중한 문화재들을 만나볼 수 있다.

국내 최대의 어시장 죽도시장


ⓒ트래비

1. 죽도 시장의 갖가지 어류들
2. 판매되고 있는 고기들
3. 커다란 문어


언제, 어느 때 방문해도 항상 활기 넘치는 곳, 동해안 최대의 상설 시장인 죽도 어시장은 국내 최대 어시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규모도 클 뿐더러 취급 품목의 다양함을 자랑한다. 포항 중심지인 오거리에서 동쪽으로 500m 지점에 형성되어 있는 죽도시장은 바로 길 건너편으로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포구가 자리해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곳에서 매일 신선한 횟감들이 공급되는 셈이다. 

시장에서 살 수 있는 어류들은 무척이나 다양하다. 각종 횟감들을 비롯해 전복, 문어, 대게 등 바닥에 늘어선 좌판마다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생선들이 펄떡여댄다. 이 중에서도 과메기는 죽도시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산품. 부산이나 울산 등 몇몇 지역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고래 고기 또한 죽도시장에서 맛볼 수 있다. 

수산물 위판장 내에는 횟집 200여 개가 밀집된 회 타운이 조성되어 있어 신선한 회를 저렴하고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이것저것 생선들을 바구니에 담아 고르면 즉석에서 회를 떠 주며 매운탕까지도 맛나게 끓여 준다. 원조 물회도 맛볼 수 있으니 꼭 한번 맛보고 갈 일이다.

포항의 맛, 맛,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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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맛’ 하면 역시 과메기가 첫손에 꼽힌다. 포항 명물인 과메기는 갓 잡은 신선한 꽁치를 영하 10℃의 냉동 상태로 두었다 겨울철 바깥에 내다 걸어 놓고 얼렸다 녹였다를 거듭해 말린 것. 최근 고단백 영양 식품으로 각광받으며 전국구 음식으로 높은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겨울철이면 포항 어디서나 꽁치를 내다 놓고 말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혹시나 비릿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면 염려 붙들어 매시라. 제대로 건조된 과메기는 오히려 쫄깃하게 씹히는 게 고소하기까지 하다. 과메기를 제대로 먹으려면 우선 배추와 김, 미역쌈에 과메기를 양념장에 찍어 올리고 그 위에 마늘과 고추, 쫑쫑 썬 쪽파와 된장쌈장을 듬뿍 얹어야 한다. 한입에 쏘옥 넣으면, 알싸하면서도 고소하고 쫀득쫀득한 맛이 ‘역시’란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과메기와 함께 포항에 오면 맛봐야 할 또 다른 음식은 고래 고기. 고래 고기의 원조를 울산이라고 하지만, 최근에는 포항에서 더 많이 유통되고 있다고. 고래 고기는 주로 수육으로 요리해 먹는데 부위별로 모두 맛이 다르다. 바다 생물이긴 하지만 포유류에 속하는 만큼 고래 고기는 맛과 육질이 육류에 가깝다. 수육도 먹을 만하지만 찌개로 먹으면 얼큰하고도 구수한 게 입맛을 더욱 당기게 한다. 과메기는 한 접시에 2만원, 고래 찌개는 3만원 정도. 

포항 근교 맛 투어


ⓒ트래비

1. 청송 달기약수
3. 영덕 대게 잡이
2,4. 영덕 어촌 민속 박물관

쫄깃한 맛이 일품인 영덕 대게

‘동해안의 맛’ 하면 영덕 대게를 빼놓을 수 없다. 포항에 ‘과메기’가 있다면 영덕에는 ‘대게’가 있다는 말씀. 동해안을 끼고 포항과 맞닿아 있는 영덕은 겨울철부터 초여름까지 대게가 잡히는 전국적으로 이름난 고장이다. 특히 영덕 강구항은 영덕 대게의 집결지로 항구 일대에만 100여 곳의 대게 요리집이 들어서 있다. 

영덕 대게는 특히 육질이 쫄깃하고 맛이 담백 고소해 예부터 궁중에 진상된 음식이다. 주로 쪄서 먹는데 긴 다리 안에 오동통하게 꽉 들어차 있는 속살을 쏙쏙 빼 먹는 재미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몸통의 내장도 버릴 게 없다. 양념을 곁들여 슥슥 밥을 비벼 먹으면 꿀맛이 따로 없을 정도. 대게는 워낙에 비싸기로 유명해 현지에서도 가격이 그닥 만만치는 않지만 시중에서보다 훨씬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은 당연지사. 영덕에 가면 대게만큼은 꼭 먹어 보고 와야 한다.

톡 쏘는 맛이 손꼽히는 청송 달기 약수

주왕산국립공원을 가운데 두고 영덕과 이어진 청송은 경상북도에서도 청정 지역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주왕산국립공원은 주산지를 품고 있는 청송 관광의 핵심 포인트.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주 촬영지로, 주왕산을 찾은 관광객들이라면 반드시 거쳐가는 명소로 꼽힌다. 작고 아담한 호수 안에 잠긴 왕버드나무의 자태가 무척이나 신비롭고 아름다운 곳이다. 

청송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달기 약수탕이다. 상탕, 중탕, 하탕, 신탕, 옥탕 등 총 10여 개의 약수터가 있는 달기 약수탕은 가뭄이 들어도 물이 마르지 않고 추워도 얼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탄산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톡 쏘는 맛이 처음 접하는 이들이라면 조금 놀랄 수도 있다. 하지만 위장병에 특효라고 하니 약효를 기대한다면 꾹 참고 마셔야 할 수밖에. 

무엇보다 이 약수로 푹 고아낸 백숙 맛이 별미다. 달기 약수터 주변에는 약수를 이용해 요리하는 음식점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야들야들하게 고아져 나오는 백숙이 일품이다. 청송 달기 약수 백숙, 옆사람 것을 탐하게 만들 만큼 맛있다.  
삼사해상공원 & 어촌민속박물관

강구항 맞은편에 있는 삼사해상공원은 새해 해맞이 축제가 개최되는 장소로 8만여 평의 부지에 폭포, 분수대, 놀이 시설들이 갖춰져 있으며 동해 바다 해안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자연 전망대가 여행자들의 발길을 끈다. 더구나 공원 주변에는 태마랜드 등 휴식 공간과 호텔을 비롯한 숙박시설과 음식점들이 가지런히 들어서 있어 하룻밤 묵어 가기에도 좋다. 

삼사해상공원은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로도 이름난 곳. 지금은 발길이 뜸하긴 하지만 예전에는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로 늘 붐볐던 곳이다. 공원 내에는 최근 문을 연 어촌민속박물관도 자리해 있다. 지방에 있는 박물관이라고 쉽사리 지나치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곳이다. 야외에 세워진 커다란 대게 조형물도 재미나며 박물관 내부에 알차게 꾸며진 내용들이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라면 꼭 들렀다 가기를 추천한다. 아이들 체험 학습에 딱 좋은 곳이다. 옛 어촌 지역의 생활상들을 비롯해 현대의 어로 활동들과 선박들, 영덕 대게를 잡는 과정 등 교육 활동에 도움이 될 만한 전시물들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꾸며져 있다. 어른들이 둘러보기에도 흥미로운 것들이 많다. 

◑ 관람료   어른 1,500원, 어린이 800원. www.yd.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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