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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② 제주를 걷다 ㅣ 추천 트레킹 코스 4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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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한라산을 등반한 경험이 있거나 7~8시간에 달하는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가벼운 오름 트레킹을 권한다. 제주에는 오름뿐 아니라 성산일출봉, 산굼부리 등 작은 한라산이라 일컬을 만한 트레킹 코스가 산재해 있다. 대체로 1시간 정도면 왕복이 가능해 노인과 어린이에게도 무리가 없다.

글·사진  Travie writer 서동철
취재협조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02-3789-8861
 


ⓒ트래비

1. 백롬담으로 향하는 나무계단 아래로 제주의 풍경이 펼쳐진다
2. 어승생의 정상. 두마리 까마귀의 뒤로 한라산이 보인다 
3. 어승생악의 표지판.
4. 어승생의 명물, 토치카

1어승생오름       임금님이 타던 어승마가 난 곳이라 하여 ‘어승생’이라는 이름을 얻었다는 이 오름은 제주의 수많은 오름들 가운데 가장 크고 높은 산체를 자랑한다. 한라산과 바로 인접해 있는 까닭에 해발 1,169m에 이르는 정상에 오르면 백록담이 손에 잡힐 듯이 가깝게 느껴진다. 

한라산 어리목코스 입구의 한라산관리사무소 뒤쪽에서부터 트레킹은 시작된다. 새벽녘 어스름한 달빛을 받은 숲속의 눈밭은 형광등처럼 은은한 빛을 발해 발밑을 밝힌다. 한 30~40분 정도 숲길을 걸었을까. 어느새 숲이 끝나면서 초지가 모습을 드러내고, 유연한 곡선을 자랑하며 수평선까지 이어지는 제주의 풍경이 눈에 담긴다. 

한라산 오른쪽으로는 절물오름, 바농오름이 봉긋봉긋 솟아올라와 있고, 왼편으로는 만세동산, 민대가리오름, 위세오름 등이 아득하게 바라다보인다. 백록담을 등지고 서면 남짓은오름, 민오름, 사라봉과 별도봉 등이 곳곳에서 눈길을 잡아 이끌고, 제주항을 비롯한 제주시의 아득한 풍광이 펼쳐진다. 

어승생오름 정상에는 볼거리가 하나 더 있다. 일제시대 일본군들이 지어 놓은 콘크리트 토치카가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는 것. 제주의 전망이 한눈에 들어올 만큼 전망이 좋으니 토치카를 세우기에는 최적의 조건이었던 셈이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미군이 이 토치카를 폭파하려고 했으나 워낙 견고해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고 한다. 

사실 어승생오름은 큰 산체만큼이나 다른 제주의 오름들에 비해 오르기가 다소 힘겨울 수 있다. 새별오름, 다랑쉬오름 등 간편한 복장과 장비만으로도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오름들이 제주에 즐비하니 자신의 여행일정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트래비

1. 성산일출봉의 전망대 
2. 성산일출봉, 갈지자로 모양을 바꾸어 정상으로 향하는 계단길


2 성산일출봉       제주를 감싸듯이 해안가를 빙 두르고 있는 12번 일주도로를 따라 차를 달리다 보면 눈길을 거둘 수 없게 하는 봉우리가 나타난다. 제주의 아름다운 경치를 꼽는 ‘영주 10경’ 가운데 제 1경인 성산일출봉이다. 섬의 동쪽 끝 해안가에 바짝 다가서 불쑥 솟아오른 봉우리는 기이한 느낌을 준다. 

해발 182m에 달하는 성산일출봉은 본래 독립된 화산섬이었다고 한다. 약 10만 년 전 바다 속에서 수중 폭발한 화산체로, 시간이 흐르면서 신양해수욕장 인근의 육지 부분과 일출봉 사이에 모래와 자갈이 쌓이면서 본섬과 연결돼 현재의 모습을 이루었다고 전해진다. 


계단을 따라 오르다 보면 구멍이 뻥 뚫린 바위를 하나 만나게 된다. 귀신이 인간을 다스리던 태고적에 한라산신이 이곳에 군사를 풀어 진을 쳤으나 군사가 부족해 옥황상제에게 원군을 요청했다. 이에 옥황상제가 음의 정기를 내려 남자를 많이 낳게 하였으니, 그 정기가 고인 곳이 바로 이 처녀바위라고 한다. 경사가 급해지면서 계단은 갈지자로 모양을 바꾸어 정상을 향해 간다. 우뚝하게 서서 제주를 바라보고 있는 세 개의 장군바위를 거치면서 성산일출봉은 고도를 높여 가고 길목에서 다리쉼을 하며 돌아보는 풍경은 여느 오름 못지않다. 

봉우리 정상은 과연 작은 백록담이라 할 만큼 움푹 꺼진 분화구가 지름 600m에 8만여 평의 면적에 펼쳐진다. 분화구 가장자리는 마치 공룡 등에 난 뿔처럼 뾰족뾰족하고 광활한 억새밭이 장관을 이룬다. 나무로 마련된 전망대에서 분화구를 한참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 한가운데로 뜀박질을 해 달려가고 싶을 만큼 눈길을 빨아들인다. 

입장료는 일반 2,000원, 청소년·군경·어린이 1,000원이며, 노인은 무료다. 관람시간은 동절기에는 새벽 5시부터 저녁 9시까지, 하절기에는 새벽 4시부터 저녁 10시까지다. 064-783-0959

■ 유채꽃밭에서 한 컷 어때?

제주의 유채꽃은 3, 4월에 만개해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지만 올해 겨울의 따뜻한 날씨 탓인지 철 모르는 노란 꽃들을 벌써 꽃잎을 활짝 펼쳤다. 제주도 곳곳을 돌아보다 보면 길가 가로수 밑에까지 이미 유채꽃이 만발해 있어 봄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유채꽃이라고 한다면 성산일출봉 진입로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샛노란 꽃밭이다. 이곳은 관광객들을 위해 개인이 사유지에 유채꽃밭을 만든 것으로 사진촬영을 위해서는 1,000원의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가없이 펼쳐진 꽃밭을 보면 그 돈이 아까울 리 없다. 밭주인들은 꽃밭 곳곳에 돌하르방을 비롯해 물허벅을 진 아낙네 조각, 하트 모양의 포토존 등을 설치해 놓았으니 사진 한 장 찍지 않고는 그냥 지나칠 수 없다. 

3 산굼부리       천연기념물 제263호인 산굼부리 역시 한라산의 분화구를 옮겨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외부 둘레는 총 2,070m에 달하고, 수직을 이루는 높이가 약 130m에 이른다. 기생화산인 오름과는 달리 움푹 파인 형상을 하고 있는데, 이는 용암이나 화산재의 분출 없이 폭발이 일어나 그곳에 있던 봉우리를 통째로 날려 버린 결과라고 한다. 이러한 화산을 마르(Maar)라고 부르며, 한국에는 산굼부리가 유일하고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사례로 알려져 있다. 

공원처럼 잘 정돈된 산굼부리를 오르는 길은 트레킹이라 부르기에는 멋쩍을 정도로 산책에 가깝지만, 30만 평방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분화구에 자생하고 있는 식생과 광활한 억새밭은 트레킹의 묘미를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북쪽 벼랑은 난대지역에 해당해 붉가시나무, 후박나무, 구실잣밤나무 등의 상록활엽수군이 형성돼 있고, 그 아래쪽에는 금새우란과 같은 희귀식물과 함께 자금우, 겨울딸기 등이 분포돼 있다. 햇볕이 잘 들지 않는 남쪽 벼랑에는 상수리나무, 졸창나무, 산딸나무 등 온대 수림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야산초지에 햇빛을 받아 은백색으로 넘실거리는 억새밭은 산굼부리의 분화구 버금가는 장면을 연출한다. 장동건과 고소영이 주연을 맡은 영화 <연풍연가>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진 이곳 억새밭은 멀리 제주의 오름과 하늘을 배경 삼아 바람에 흔들리며 방문객들을 매료시킨다. 

일반 3,000원, 청소년·군경·어린이 1,500원이다. 관람 시간은 3월1일부터 7월14일, 9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이며, 7월15일부터 8월31일까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동절기인 11월1일부터 2월28일까지는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064-783-9900


ⓒ트래비

1. '산책'에 가까운 산굼부리 트래킹 코스
2. 산굼부리의 정상
3. 은백색으로 넘실거리는 억새밭 풍경

4 산방산       오랜 옛날 한 사냥꾼이 한라산을 올랐다. 사슴을 찾아 헤매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날따라 한 마리의 사슴도 만날 수가 없었다. 결국 정상까지 오르게 됐는데 드디어 사슴 한 마리를 발견한 사냥꾼, 급한 마음에 바로 활을 치켜들었는데 아뿔싸 공교롭게도 뾰족한 화살 끝이 옥황상제의 엉덩이를 건들게 됐단다. 

이에 화가 난 옥황상제는 한라산 봉우리를 뽑아 제주도 서쪽으로 내던져 버렸다. 그것이 날아와 박힌 것이 바로 산방산이고, 한라산의 파인 자리는 백록담이라는 믿지 못할 이야기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산방산은 실제로 거대한 용암덩어리인 데다, 그 모양이 사방팔방 어디에서 바라보나 종 모양을 하고 있어 산방산을 뽑아 그대로 백록담에 엎어두면 꼭 들어맞는다고 한다.

입구 왼쪽으로는 산방사가, 오른쪽에는 보문사 적멸보궁이라는 두 개의 사찰이 있는데, 이 두 사찰 사이로 나 있는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길이 약 10m의 천연석굴로 이어진다. 너비와 높이가 약 5m에 이르는 굴 내에 불상이 안치되어 있어 산방굴사라고 불리고 있다. 천장 암벽에서 떨어져 내린 물방울이 오랜 세월을 거쳐 아래쪽에 샘을 이루고 있는 것도 독특한 풍경이다.

이곳 산방굴사에 오르면 소나무 가지 사이로 용머리해안과 형제섬, 그리고 남쪽 바다 건너 가파도와 마라도까지 이어지는 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산 정상 부근에는 후박나무, 구실잣밤나무, 까마귀쪽나무, 생달나무 등 상록수림이 울창하고, 선회양목 등의 희귀식물이 암벽에 자생하고 있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 받고 있는 곳이다. 

입장료는 일반 2,500원, 청소년·군경·어린이 1,500원이며, 노인은 무료이다. 관람시간은 동절기에는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하절기에는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이다. 064-710-6657

■ 제주의 밤을 더욱 달콤하게


ⓒ트래비

누가 제주도의 밤을 심심하다 했는가. 제주의 낮이 평화롭고 유연한 땅과 초목으로 여행객들을 매료시킨다면, 제주의 밤은 은은한 불빛을 밝혀 신비스러움을 자아낸다. 이에 밤을 잊은 그대에게 제주의 아름다운 밤에 가볼만한 곳을 소개한다.

★ 용연     용두암에서 동쪽으로 약 200m 정도 거리에 있는 작은 호수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물결과 깊은 물빛은 낮에 방문해도 볼 만하지만 화려하면서도 잔잔한 조명이 수면 아래로 물그림자를 드리우는 밤이 제격이다. 예로부터 용이 놀던 곳이라 하여 용연(龍淵)이란 이름을 얻은 이 호수는 밤이면 높이 7~8m에 이르는 기암계곡에 짙은 그림자가 입체감을 더하고, 거뭇한 물빛 속에서는 금방이라도 용 한 마리가 승천할 것 같은 기묘한 분위기를 전해 준다. 

용연에 자리한 다리는 오색 빛깔로 치장하고 방문객들을 물길 저편으로 건너 주고, 다리를 지나 오른편으로 꺾어 들어가면 연한 주홍빛으로 고즈넉한 느낌을 주는 산책로가 어둠을 밝히면서 발걸음을 인도한다. 

★ 제주러브랜드     제주에는 성(性)을 테마로 한 관광지들이 몇몇 있지만 제주러브랜드만큼은 밤에 둘러보아야 진미(?)를 맛볼 수 있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리얼리티가 살아 있는 조각들이 조명을 받아 뚜렷한 윤곽선을 그리고 있다. 남녀의 다양한 성행위 장면이 묘사돼 있고, 엉덩이와 다리만을 드러낸 채 물속에 거꾸로 박혀 있는 등 에로틱한 분위기가 널찍한 야외 공원에 넘쳐흐른다. 이외에도 신음소리가 들리는 자동차, 화장실 엿보기, 고개 숙인 남성 시리즈 조각상 등 웃음을 자아내는 전시물들로 성에 대한 생각을 즐겁고 유쾌하게 만들어준다. 

유리 돔으로 된 실내전시관에서는 다채로운 기획전이 시기에 따라 열리고 있으며, 2관은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 즉 성인용품 전시관으로 이런저런 흥미로운 남녀의 자위기구 등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성인만 입장이 가능하며, 입장료는 7,000원이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밤 12시까지. www.jejuloveland.com

글·사진  Travie writer 서동철
취재협조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02-3789-8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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