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칼럼 - 떼쓰는 아이와 줄다리기에서 이기는 법
김태훈 칼럼 - 떼쓰는 아이와 줄다리기에서 이기는 법
  • 트래비
  • 승인 2006.01.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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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지나 백화점 등 길거리에서 보면 엄마와 아이가 장난감이나 과자 때문에 실랑이를 벌이고 마침내 이 때문에 엄마는 소리소리 지르고 아이는 분을 이기지 못해서 바닥에 벌렁 누워 심하게 우는 광경을 종종 보게 된다. 아이의 돌출 행동 때문에 몹시 당황한 엄마는 이런 위급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아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이런 행동을 할 때 엄마 입장에서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당장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가 있으니 되었다고 하겠으나 장기적으로 볼 때는 현명한 행동이 되지 못한다.

아이의 이러한 행동을 분노 발작이라고 하는데 두려움이 불안과 짝을 이루듯이 분노 발작은 심한 좌절 상태에서 일어난다. 감성적으로 예민한 아이들은 분노 발작을 자주 일으킨다. 이런 상태는 감정적으로는 끊어진 퓨즈 같아서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도리어 압도당한 상태가 되어 스스로도 어찌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분노 발작은 아이들이 스스로 예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좌절과 감정적인 압박에 의해 만들어지고 그 상황을 통해서 분노와 좌절을 방출하는 것이다.  

분노 발작을 일으키면 아이들은 펄펄 뛰거나 온몸을 던져 몸부림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지칠 때까지 계속 소리를 지르거나 얼굴이 파래지도록 숨을 쉬지 않아 기절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벽에 머리나 몸을 부딪혀 몸을 다치는 경우까지 있다.


아이가 공공장소에서 이런 행동을 하면 부모는 매우 당황하여 어떻게든 이런 상황을 모면하려고 아이를 야단치거나 설득하려고 한다. 그러나 아이는 이미 분노에 압도되어 이런 것이 통하지 않고 또 이런 상황이 부모의 감정을 자극하게 되어 부모 스스로 심하게 화가 난 상태에서 아이에게 매까지 들게 된다.

아이의 분노 발작에 대해서 화를 내는 것은 그 상태를 더 지속시킬 뿐이며 따라서 이럴 때는 아이의 분노 발작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한다. 아이가 진정되지 않았을 때는 힘으로 아이를 압박하지 말고 아이 보호를 위해 다치기 쉬운 물건을 제거하고 아이가 진정될 때까지 참으면서 기다려야 한다.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가 안전하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아이가 분노 발작이 끝나고 조그만 소리로 울기 시작할 때 조용히 말을 시키면서 아이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좋다.

공공장소에서 사탕을 얻기 위해서나 놀이공원에서 기구를 한번 더 타게 해달라고 조르면서 아이들이 일으키는 분노 발작은 어른들을 당황하게 하고 이를 피하기 위해서 어른들은 무심결에 긍정적인 보상을 준다. 아이들이 이를 통해서 어떻게 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획득할 수 있는지 배우게 된다.

이는 분노 발작은 아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부모가 분노 발작을 일으키는 횟수나 강도를 줄일 수도 있고 반대로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집에서 안 그러던 아이가 공공장소에서 유난히 떼를 쓴다면 이는 아이가 분노 발작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획득하는 방법을 습득하게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만약 아이가 공공장소에서 이런 행동을 보인다면 한번쯤 굳게 마음을 먹고 주변에서 무어라고 하든 아이 스스로 진정될 때까지 참고 기다려 보는 것이 아이를 위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 김태훈 선생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교수, 경기도 광주 정신보건센터장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사랑샘터 정신과의원 원장으로 진료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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