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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ㅣ교토ㅣ나라ㅣ미에 - 2 나라 & 미에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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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1. 나라공원 일대의 사슴들. 나라공원 주변의 사슴들은 사람들과 친하다. 몇 년 전부터 날을 잡아,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뿔을 잘라준다.
2. 다이부쓰덴 뒷편 조용한 돌길을 따라가면 만날 수 있는 니가쓰도. 그 곳에 서면 나라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3.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도다이지.
4. 가스가타이샤의 등. 8월이면 1,000여개의 등과 2,000여개의 석등이 모두 불을 밝혀 장관을 이룬다

710년 헤이조쿄라는 도읍이 조성돼 74년 동안 수도의 임무를 맡았던 나라. 천년고도 교토가 화려하다면 74년 역사의 나라는 단아하다. 도다이지와 호류지로 대표되는 나라의 볼거리도, 나라마치에 대한 주민들의 자긍심도 그래서 소박하다면 소박하다. 

나라의 대표 볼거리는 도다이지와 호류지다. 하루라는 짧은 일정으로 나라 여정을 꾸린다면 둘 중의 한 지역만 선택하는 게 옳다. 킨테츠 레일 패스로 나라를 방문한다면 선택은 도다이지. 나라 역에서 걸어서 4~5시간 정도면 도다이지와 나라공원 일대의 볼거리를 섭렵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거리를 유유히 활보하는 사슴이다. 겨울. 뿔을 잘라내고 털갈이를 하는 시커먼 사슴을 보고 미천한 본인은 이렇게 말했다. “소다”. 녹지가 많은 나라공원 일대에서 살아가는 사슴은 사람들과 친하다. 먹을 것을 주면 구름처럼 몰려들고 가방에 빵이라도 넣어 다니면 귀찮을 정도로 쫓아다닌다. 사정이 이러하니 사슴의 상징이라 할 만한 뿔도 사람들에게는 위협이 돼 몇 년 전부터는 날을 잡아 사슴 뿔을 모두 잘라 버린다. 녹용이 쌓일 테지만 먹지는 않는다고 한다. 

나라 역에서 고다이지로 가는 길에는 고후쿠지(0742-22-7755)가 자리했다. 50.8m의 높이로 우뚝 솟은 고후쿠지의 오층탑은 일본에서 두번째로 높은 목탑이다. 나라현청에서 47m의 고도 제한을 하고 있으니 고후쿠지 오층탑은 나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기도 하다. 

고후쿠지가 높이를 자랑한다면 도다이지(0742-22-5511, www.todaiji.or.jp, 09:00~16:30, 다이부쓰덴 입장료/ 500엔)는 규모를 자랑한다. 일단 도다이지의 다이부쓰덴은 세계 최대 규모의 목조 건축물이다. 다이부쓰덴 안에 자리한 비로자나불은 그 높이만 15m고, 대좌의 높이까지 더하면 18m다. 손가락 길이만 1m고 귀 길이만 2.5m니 말 다했다. 도다이지 다이부쓰덴으로 가려면 난다이몬을 지나야 한다. 난다이몬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은 어른 3명이 손에 손을 잡고 감싸도 모자랄 만큼 크다. 더 놀라운 건 기둥 하나가 한 그루의 나무라는 사실. 이런 기둥이 18개나 된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난다이몬 안에 모셔진 거대한 금강역사상 두 분도 불과 69일 만에 만든 거라고 한다. 

규모가 크다고 정교함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난다이몬에서 다이부쓰덴으로 이어지는 길을 잘 보면, 가운데를 기준으로 다른 색의 돌이 세 줄로 깔린 것을 보게 된다. 실크로드를 통해 불교가 전파된 것을 상징하는 의미로 가운데는 인도의 돌, 옆에는 중국의 돌, 그 옆에는 한국의 돌을 가져다 깔았다. 다이부쓰덴의 창문도 그냥 단 게 아니다. 창문을 열면 비로자나불의 얼굴이 보이도록 계산해 위치를 맞췄다. 창문은 1월1일, 8월15일 등 특별한 날에 열어 온 백성이 비로자나불의 자비를 누리도록 했다. 

다이부쓰덴 안, 비로자나불 오른쪽에 자리한 구멍이 뚫린 기둥과 다이부쓰덴 앞에 무서운 얼굴을 하고 앉은 빈두루존자상은 재미있다. 기둥의 구멍을 통과하면 1년간 병을 앓지 않고, 빈두루존자상을 만진 손으로 몸의 아픈 곳을 만지면 병이 낫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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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다이지 다이부쓰덴의 비로자나불 오른쪽에 자리하고 있는 구멍 뚫린 기둥.
2. 미가와리자루가 주렁주렁 걸린 나라마치의 한 두부집
3. 도다이지 다이부쓰덴의 비로자나불 오른쪽에 자리하고 있는 구멍 뚫린 기둥. 이 기둥의 구멍을 통과하면 1년간 무병하다고.



다이부쓰덴 뒷편의 조용한 돌길을 따라 가면 나라가 한눈에 조망되는 니가쓰도와 종루로 이어진다. 오후의 햇살을 머금은 숲 속에서 사슴들은 나른한 한때를 즐긴다. 

언덕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20분 가량 걸으면 가스가타이샤라는 신사에 이른다. 8~12세기에 절대권력을 지녔던 귀족 가문인 후지와라가에서 세운 곳으로 1,000여 개의 등과 2,000여 개의 석등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8월, 등이 모두 불을 켜는 시기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신사 앞마당에는 자라나는 수령 600년의 등나무와 지붕을 뚫은 형상으로 우뚝 선 수령 800년의 삼나무도 볼거리다. 

나라공원 일대를 둘러본 후에는 마을 전체가 박물관이라고 할 만한 나라마치로 향하자. 나라마치는 ‘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이라는 뜻. 미가와리자루가 주렁주렁 걸린 나라마치를 거닐면 단아하면서도 소박한 나라의 진정한 매력에 취한다. 미가와리자루는 ‘내 몸을 대신하는 원숭이’라는 의미다. 700년. 역병이 창궐했을 무렵, 강코지의 스님이 빌며 소원하자 청면(청색 얼굴의)금강이 나타나 역병을 물리쳐 준다. 그해가 바로 경신년(庚申年)이다. 이때부터 나라 사람들에게 원숭이는 재난을 막아 주는 상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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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세만의 부부바위. 메오토이와에 자리잡고 있는 신사. 여행의 신을 모신다. 
2. 일본의 3대 신궁으로 불리는 이세진구의 입구

미에. 참으로 생소한 도시다. 오사카, 교토, 나라는 가도 미에를 찾는 이들은 흔치 않다. 적어도 한국인들은 그렇다. 하지만 일본에서 미에의 이세는 ‘모든 여정의 시작점’이라 알려져 있다. 이세만의 부부 바위인 메오토이와에는 여행의 신을 모신 신사가 있을 정도다. 부부 바위 가운데로 해가 뜨는 6~7월이나 한 해가 시작되는 날에 일본인들은 메오토이와를 찾아 여행의 안전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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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 해에만도 400만명의 방문객이 몰리는 이세진구 풍경
2. 도바 수족관의 듀공과 펠리칸


미에의 이세 역에서 시작한 여정은 이세진구에서 출발한다. 이세진구는 도쿄의 메이지진구, 오이타의 우사진구와 더불어 일본의 3대 신궁으로 불리는 곳. 정궁인 외궁과 내궁, 14개의 별궁과 24개의 말사 등 총 125개의 사를 거느린 거대한 신궁으로 한 해에만 400만 명, 새해에만 50만 명의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이스즈 강의 다리를 건너 내궁에 접어들면 울울창창 하늘로 솟은 나무들이 나타난다. 고개를 90도로 젖혀야만 끝을 드러내는 나무들은 대개 800년간 육성된 것이다. 이 길, 걷는 것만으로도 건강이 깃든다. 길 중간에는 무녀들이 미래의 안녕을 기원해 주는 신당이 자리했다. 미래의 안녕도 돈으로 살 수 있는지. 5,000엔~1만엔을 내면 기원만, 1만5,000엔~50만엔을 내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기원을 해준다고 한다. 

신을 모신 본당은 길 끝에 자리했다. 이세진구의 가장 큰 특징은 20년에 한 번씩 본당의 위치를 바꾸는 거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양식으로 건물을 지어 건물의 수명이 20년밖에 되지 않아서다. 벌써 1,300년 전부터 시작된 목재 나르기 행사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마침 올해가 본당을 지은 지 20년이 되는 해라 5월5일~6월3일에 목재 나르기 행사가 열린다. 원래 이 행사는 이세 출신자만 참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전국에서 신청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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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키모토 진주섬은 미키모토 고키치가 세계 최초로 진주 양식에 성공한 섬이다 
2. 미키모토 진주로 장식한 왕관
3. 이세진구 앞에 자리잡은 오카게 요코초의 아까후쿠에서 파는 팥 앙금 떡


이세진구 앞에 자리한 오카게 요코초(www.okageyokocho.co.jp)는 에도시대를 재현해 만든 마을이다. 팥 앙금을 뭉친 듯한 떡을 만드는 아까후쿠(0596-22-2154, www.akafuku.com)의 본점이 오카게 요코초의 입구에 자리했다. 아까후쿠는 1707년에 창업,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가게. 백일, 돌 등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재앙을 쫓는 의미로 이 떡을 선물한다. 3개 280엔, 8개 700엔, 12개 1,000엔, 20개 1,700엔. 그 밖에 찹쌀떡과 유사한 카미요 모찌나, 꽁치, 기념품 등을 파는 가게가 많다. 

도바 역 주변에는 미키모토 진주섬과 도바 수족관이 있다. 미키모토 진주섬(0599-25-2028, 입장료/ 어른 1,500엔, 어린이 750엔)은 미키모토 고키치씨가 세계 최초로 진주 양식을 성공한 섬이다. 양식을 하는 진주도 50% 가량은 태풍 등으로 소실되고, 남은 50% 중 5% 가량만 보석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하니 비싼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보석으로 사용되지 못하는 진주는 대부분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된다고 한다. 이러한 지식은 진주 박물관에서 얻을 수 있다. 진주 박물관 외에 섬에는 미키모토 고키치 기념관, 해녀 작업 실연 장소, 쇼핑 센터 등이 있다. 도바 수족관(0599-25-2555, www.aquarium.co.jp, 입장료/ 어른 2,400엔, 어린이 1,200엔)의 눈에 띄는 볼거리로는 듀공이 있다. 듀공은 젖을 먹이는 모습이 사람과 닮아 인어라 불리기도 한다.

*2007년 2월28일 기준, 100엔은 약 797엔.

'3,500엔으로 끝낸다~' 킨테츠 패스 Q&A

일본 배낭여행의 필수품 중의 필수품이 JR패스다. 살인적인 일본의 교통비에 대항해 저렴한 요금으로 승부하는 JR패스~ 몇 번만 타면 본전은 뽑고도 남는다는 JR패스~ 사랑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오사카, 교토, 나라, 미에를 잇는 여정을 계획한다면 JR패스는 잠시 잊는 게 좋겠다. 일본의 사철인 킨테츠에서는 2007년 1월부터 저렴하고 또 저렴하다는 JR패스보다 더 저렴한 킨테츠 레일 패스를 선보였다. 요금은 5일 기준 단돈 3,500엔. 미에 도바 역 왕복을 기준으로 오사카 7,100엔, 나고야 5,900엔, 나라 6,900엔, 교토 7,560엔이니 어디든 한 번만 왕복해도 본전은 뽑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JR 간사이 패스와 비교해도 싸다. 오사카와 교토, 나라 등지를 잇는 JR 간사이 패스는 4일 기준 6,000엔이다. 

ㅁ누가 살 수 있나?     A한국인 여행자라면 누구나 킨테츠 레일 패스를 살 수 있다. 이는 여행자임을 증명하는 여권의 단기체제 스탬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뜻이다. 연수나 유학의 목적으로 일본으로 가는 경우에 패스를 산다면 돈만 날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ㅁ얼마인가?     A어른은 3,500엔, 어린이는 1,750엔이다. 유효기간은 5일. 5일 동안에는 킨테츠 전 노선을 횟수에 관계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특급 교환권은 3장이 포함된다. 

ㅁ어디에서 사나?     AJR패스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특정 여행사에서 구입하면 된다. 일본에서는 판매하지 않으니 반드시 한국에서 준비해야 한다. 한국의 여행사에서 주는 건 기차표가 아니라 교환증이다. 일본 입국 후, 교환증과 단기체제 스탬프가 찍힌 여권을 소지하고 일본의 킨키 일본 투어리스트 지점을 방문하면 패스로 교환해 준다. 지점은 오사카 난바 역과 우에혼마치 역, 킨테츠 교토 역, 나라 킨테츠 빌딩, 나고야 킨테츠 빌딩에 자리했다. 미에 도바 역 내의 지점에서는 패스를 교환할 수 없다. 

ㅁ어떻게 이용하나?
     A처음으로 이용하는 승차 역의 개찰구에서 날짜 날인을 받으면 패스의 사용이 시작된다. 일반 표는 우리나라의 지하철 개찰구와 같은 자동 개찰구를 통과하지만 킨테츠 레일 패스는 이곳을 통과할 수 없다. 승무원이 있는 개찰구를 이용해 표를 보여 주고 들어가야 한다. 

ㅁ특급권은 어떻게 이용하나?     A킨테츠의 특급 열차는 모든 좌석이 지정석이다. 특급권을 이용하려면 예약이 필수. 특별급행교환권이라고 기재된 표에 승차 구간과 시간을 기입한 후 킨테츠 역 특급권 판매 창구나 킨키 일본 투어리스트 지점에서 예약하면 된다. 판매 창구 등지를 알리는 이정표에는 한국어 표기가 잘돼 있어 일본어를 몰라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ㅁ주의할 점은?     A패스로 교환하기 전이라면 500엔의 수수료를 내고 환불이 가능하지만 패스로 바꾼 후라면 사정이 다르다. 천재지변이 일어나고 철도 회사가 파업해도 환불은 되지 않는다. 재발행도 마찬가지다. 패스로 바꾼 후에는 물론 교환증도 재발행이 되지 않으니 분실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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