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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ㅣ교토ㅣ나라ㅣ미에 - 1 오사카 교토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3.05 00:00
  • 수정 2022.11.2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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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오사카, 교토, 나라, 미에는 가깝지만 전혀 다른 개성을 지닌 도시다. 오사카에는 현대 도시의 매력이, 교토에는 옛 도시의 매력이 넘쳐난다. 교토가 화려한 옛 도시라면 나라는 단아하고 소박한 옛 도시다. ‘모든 여행의 시작점’이라는 미에는 또 어떤가. 2007년 1월부터 선보이는 킨테츠 레일 패스로 도시의 다양한 개성을 즐겨 본다. 

글·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취재협조  킨키 니혼 츠 리스트 059-227-5516

 

 

 

 

 

 


ⓒ트래비

1. 도톤보리로 나서면 각종 간판들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그 중 급부상 중인 할인매장 돈키호테 도톤보리점 간판
2. 고쿠라쿠 쇼우텐카이 5층에 자리한 히코마 샤신칸. 옛 분위기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다

 

 


호텔에 짐을 부리고 도톤보리로 나서니 사위가 어둑어둑하다. 네온사인의 불빛에 낮보다 환한 도톤보리도 매력적이지만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오사카로 오기 전날, 서울에는 폭설이 내렸다. ‘우리 동네는 따뜻해서 첫눈 구경을 못했다’는 하소연을 하늘이 들은 거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내린 눈은 새벽까지 서울을 하얗게 뒤덮었다. 인천공항도 마찬가지. 비행기의 언 날개를 녹이느라 살수차가 동원됐고, 급기야 2시간이 넘게 좁은 기내에 꼼짝없이 갇히고 말았다. 말이 씨가 됐으니 입이 화근이다. 

주린 배를 움켜잡고 찾은 곳은 츠루톤탄(06-6211-0021) 우동 전문점. 냉면이 우동인 것만 빼면 인천 화평동의 냉면집을 떠올리게 한다. 한마디로 우동 그릇이 세숫대야만하다. 맛은 만족, 양은 대만족.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도톤보리로 나선다. 

신사이바시 쇼핑도 좋지만 도톤보리에 서면 우선 눈이 즐겁다. 형형색색 발광하는 네온사인을 감상하는 재미에 독특한 간판들까지. 구이다오레는 창업자의 얼굴을 본 따 만든 북 치는 피에로 인형이 음식보다 유명한 음식점이다. 북 치는 피에로만 봐도 ‘이 집이 그 집이구나’ 할 정도다. 때마다 얼굴을 바꾸는 글리코 간판도 도톤보리를 대표한다. 최근에는 할인매장인 돈키호테 도톤보리점의 간판도 급부상 중이다. 돈키호테 바로 앞에는 강을 낀 정갈한 산책로가 마련돼 있어 천천히 걸으며 오사카를 느끼기에도 그만이다. 

에도의 옛 거리를 재현해 오사카 명물 가게들을 한곳에 모아 놓은 도톤보리 고쿠라쿠 쇼우텐카이(11:00~23:00, 마지막 주문 22:00)는 눈과 입을 만족시킨다. 유카타를 입은 종업원들의 호객행위에 어안이 벙벙해 들어서면 과거로의 여행은 시작된다. 입장료는 어른 315엔, 어린이 210엔. 입장료를 내면 나눠주는 카드를 이용해 먹고 논 다음, 나올 때 카드를 쓴 만큼 돈을 내면 된다. 
 

5층에 자리한 나카세는 고베의 나가타에서 오랜 세월 계란 빵인 아카시야키를 만들어 온 집이다. 1995년 고베 대지진 당시 가게가 불타 휴업했다가 9년이 지난 후에 이곳에 다시 개업했다. 지금은 손자인 오오타니 마사야가 가게를 운영한다. 같은 층의 히코마 샤신칸도 재미있다. 상점가를 배경으로 옛 분위기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으로 1925년의 날짜를 사진에 박아 준다. 타코야키도 놓치기가 아쉽다. 지우하치반은 7층에 자리한 타코야키 전문점.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타코야키가 6개에 315엔, 10개에 525엔이다. 

짧은 시간, 무조건 많이 보려는 욕심에 우메다로 향한다. 일본어라고는 ‘도조, 나마비루 구다사이(생맥주 주세요)’밖에 모르는 터라 신사이바시 역에서 우메다 역까지 가는 길도 험난하다. 우메다 역에서도 걷고 또 걸어 도착한 곳은 우메다 스카이 빌딩(06-6440-3855, www.skybldg.co.jp). 연말연시를 맞아 1층에서는 공연이 한창이다. 공연 감상도 잠시. 밤 10시30분에 문을 닫는 전망대로 서둘러 오른다. 여기까지 와서 전망대에 오르지 않으면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다. 점점이 불을 밝힌 오사카의 건물들과 강을 따라 이어지는 다리, 손톱만큼 작아진 오사카성까지. 우메다 스카이 빌딩에는 입장료 700엔의 몇 배에 해당하는 기막힌 전망이 기다리고 있다. 전망대는 건물 옥상에 360도로 둥글게 이어져 있어 오사카를 한눈에 담게 한다.

 

 

 

 

 

 


ⓒ트래비

1. 무대식 본당으로 유명한 기요미즈데라. 이 본당 무대에서 뛰어내려 죽는 이들이 많다고
2. 기요미즈데라를 찾은 방문객들
3. 사랑의 신을 모신 엔무스비 신사. 코이오라나비라는 사랑점을 볼 수 있다.

 

 

교토(京都). 이름에 역사가 묻어나는 도시다. 1,000년 가량 수도의 역할을 한 도시답게 교토에는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교토를 찾기 전에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볼 것인지 미리 계획해야 한다. 

교토 역에서 206번 시영버스를 타고 기요미즈미치, 100번 시영버스를 타고 고조자카에서 내리면 기요미즈데라에 닿는다. 기요미즈데라(075-551-1234, 06:00~18:00, 입장료/ 300엔)는 무대 식으로 지어진 본당 건물로 유명한 사찰이다. 일본에는 ‘무대에서 뛰어내릴 각오로 열심히 하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말이 있다. 무대? 여기서 말하는 무대는 스테이지가 아니라 무대 식으로 지어진 기요미즈데라의 본당 건물을 의미한다. 이곳 본당은 절벽 위 11m 높이에 못 하나 사용하지 않은 139개의 나무 기둥으로 세워졌다. 

사찰 건물이야 못을 사용하지 않는 게 정석이지만 이러한 이유로 기요미즈데라는 새로이 선정하는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후보로 올랐다고 한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소원을 이루려는 많은 이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본당의 무대에서 뛰어내렸다는 거다. 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겠지만 이곳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한 높이에 자리했다. 죽음을 각오하는 굳은 의지라. 의지가 하늘에 닿고, 하늘이 그들을 헤아려서인지 실제로 죽은 이들은 20% 정도에 그쳤다. 요즘은 사정이 다르다. 죽고자, 자살을 목적으로, 본당 무대에서 뛰어내리는 이들이 많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 죽는다. 

본당 무대를 돌아 길을 이으면 계단으로 오르는 신사가 보인다. 엔무스비. 사랑의 신을 모신 신사다. 이 신사에서는 코이오라나비라는 사랑 점을 볼 수 있다. 신사 앞에는 두 개의 돌이 놓여져 있다. 눈을 감고 한쪽 돌에서 출발해 맞은편 돌에 무사히 닿으면 사랑이 이뤄진다고 한다. 사랑을 이뤄 준다는 부적도 곳곳에서 살 수 있으니 그야말로 사랑이 가득한 곳이다. 

기요미즈데라의 또 하나의 명물은 오타와 산에서 흘러내리는 약수다. 기요미즈데라(淸水寺)라는 사찰의 이름도 여기에서 태어났다. 언젠가부터 세 줄기로 흘러내리기 시작한 약수는 각각 지혜와 인연, 건강을 의미하게 됐다. 단, 세 개를 모두 욕심내면 한 가지도 이루기가 힘들다고 하니 적당히 타협해야겠다. 
 


ⓒ트래비

1. 기요미즈데라를 찾은 방문객들
2. 엔무스비 신사에서는 눈 감고 걷기, 눈을 감고 한쪽 돌에서 맞은편 돌까지 무사히 닿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3. 엔무스비 신사에서 파는 '사랑을 이뤄준다는 부적'


운이 좋다면 교토의 상징이라고도 하는 마이꼬상을 만날 수 있다. 약 300년 전, 절의 참배자에게 차를 대접하는 다급녀는 마이꼬상의 유래라 할 수 있다. 차가 술이 되면서 그녀들은 춤과 노래를 선보이게 됐고 지금의 마이꼬상이 됐다. 마이꼬상으로 5~6년간 연마를 하게 되면 비로소 게이꼬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사실 기요미즈데라에서 볼 수 있는 마이꼬상은 진짜 마이꼬상이 아니다. 기요미즈데라에서 고다이지로 가는 길에 자리한 니넨자카에는 마이꼬상의 화장과 의상, 장식 등을 해주는 가게가 있다. 가짜라고는 하지만 마이꼬상으로 꾸미는 데만 워낙 어마어마한 가격이 드는지라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그녀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다. 

다음 목적지는 고다이지. 기요미즈데라에서 걸어서 산넨자카, 니넨자카, 이세베코지, 네네노미치 등 골목을 지나면 고다이지다. 산넨자카, 니넨자카는 상가들이 모인 골목이다. 팥, 차, 고구마 등 집집마다 다양한 재료로 자신들만의 먹거리를 만들어 파니 선물용으로 구입하기에도 그만이다. 여러 골목 중 가장 볼 만한 곳은 전통적인 목조 건축물들이 자리한 이세베코지다. 고샅 구석구석 나무 향이 가득하다. 고다이지 입구에 자리한 교-라쿠이치 네네도 가볼 만한 상가다. 교토의 오래된 14곳의 점포를 모아놓은 곳으로 기념품을 구입하기에 좋다. 

고다이지(075-561-9966, www.kodaiji.com, 09:00~17:00, 입장료/ 500엔)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내인 네네가 남편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은 절이다. 이름은 절이지만 고다이지의 하이라이트는 정갈하게 꾸며 놓은 정원이다. 나라의 사적, 명승으로 지정된 이곳의 정원은 모모야마 시대의 대표 정원으로 이름이 높다. 단지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기운이 충만하니 이곳의 정원은 명성 그대로라 하겠다. 예약을 한다면 다도를 배울 수도 있다. 다도를 배우고 나면 가사테이, 시구레테이 등 초라해만 보이던 옛 다실도 고개를 끄덕이며 보게 된다. 시구레테이는 당시 유일하게 2층으로 지어진 다실이었다. 

기요미즈데라와 고다이지 주변만 봐도 하루가 훌쩍 지나가 버린다. 부지런히 걷는다면 교토의 니시키 시장이나 데라마키 등도 가볼 수 있다. 데라(절)와 마키(거리)가 합쳐져 이름 지어진 데라마키는 중간중간에 절이나 신사가 자리한 쇼핑 거리다. 역 주변에 머문다면 교토 타워(075-361-3210, 09:00~21:00, 입장료/ 770엔)나 교토역 빌딩(075-361-4401)에 올라 교토의 도시적인 면모를 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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