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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배우 심현주 - Dancing QueenSinging Queen Musical Queen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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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워커힐

무대 위 그녀는 눈부시다. 무대 위 그녀는 행복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행복하고, 일상에 찌들어 있는 사람들에게 꿈을 주는 일을 하고 있어 행복하다. 자신의 꿈을 이루고 만인의 꿈을 이뤄 주는 일을 하고 있어 행복한 그녀, 뮤지컬 배우 심현주.

글  김수진 기자 

트래비와 특별한 인연을 가진 뮤지컬 배우 심현주를 인터뷰하러 가는 길, 괜히 신이 난다. 지난해 ‘도전자유여행 런던편’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심현주를, ‘Invitation’ 코너의 주인공으로 인터뷰하게 됐으니 이 정도면 정말 특별한 인연 아닌가? 현재 뮤지컬 하이라이트 쇼 <서브웨이> 주인공으로 활약 중인 심현주를 만나 그녀의 뮤지컬 인생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모범생 그녀, 음악에 ‘필’ 꽂히다

외고를 다니며 ‘공부 잘 하던 모범생’으로 살아가던 그녀가 갑자기 재즈 가수가 되겠다는 선언을 했을 때 부모님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 언론계에서 일하겠다는 꿈을 키우던 그녀가 갑자기 꿈을 바꾸게 된 계기는 무얼까? “고등학교 때 공부할 때마다 늘 귀에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었는데 그러면서 점점 음악에 빠져들게 됐어요. 공부가 ‘주’고 음악이 ‘부’였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음악이 ‘주’가 되어 버렸죠. 음악을 들으면 끓어 오르는 피를 참을 수가 없었던 거죠.”

그렇게 음악, 특히 재즈에 ‘필’이 꽂힌 심현주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뉴욕으로 재즈 공부를 하러 가겠다는 결심을 했고 처음에는 부모님의 심한 반대에 부딪쳤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아무의 도움도 받지 않고 네 스스로 모든 것을 준비해서 갈 수 있다면 보내 주겠다’는 약속을 했고 심현주는 그때부터 혼자 모든 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당당히 부모님의 허락을 얻어냈다. “부모님께서는 제가 설마 혼자 모든 준비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혼자 준비를 완벽히 해내자 ‘그 정도면 그 먼 땅에 가서도 혼자 잘 살아갈 수 있겠구나’라고 믿으셨던 것 같아요.”

그렇게 미국으로 건너가 1년은 영어 공부를 하고 4년 동안 음악을 공부했다. 완전히 낯선 곳에서 적응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토록 원하던 재즈를 공부할 수 있다는 하나만으로 그녀는 행복했다. 직접 재즈 바들을 찾아다니며 무대에 서서 노래를 하고 학교 서클에서 친구들과 함께 뮤지컬에 도전하기도 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니까 하루하루 그저 행복할 수밖에 없었죠.”

세상을 배우다 <키스 미 케이트>

미국에서 공부를 마친 그녀는 한국에서 본인의 꿈을 펼치기 위해 귀국했다. 그리고 꿈에 부풀어 재즈 바들을 찾아 다녔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가 않았다. 한국의 재즈 시장이란 게 미국에 비해 열악하기 그지없었고 그런 냉혹한 현실은 이름 있는 유명 재즈 가수들에게조차 마찬가지였다. 그런 속에서 완전 신인인 심현주가 설 자리는 더더욱 좁았다. 

그러던 중 그녀는 <키스 미 케이트>라는 뮤지컬 공개 오디션 소식을 접했다. “제 생애 첫 뮤지컬 오디션이었어요. 당시 전 미국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됐고 어렸기에 자신감이 넘쳐났죠. ‘나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넘쳐 오디션을 치르고 며칠 후 합격 통지를 받았죠. ‘역시’라고 생각하며 공연장에 갔다가 제가 맡은 배역을 듣고는 큰 실망에 빠졌죠. 무대 2층에서 노래하는 코러스였어요. 그것도 제일 끝자리에 서는 코러스….”

그때 그녀는 세상이 자기 생각처럼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땐 지나치게 자신감이 충만해 있었던 것 같아요. 어찌 생각하면 건방질 정도였죠.”

준비된 그녀, 기회를 잡다 <브로드웨이 42번가>



그렇게 현실의 벽을 실감한 그녀는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뮤지컬, 연극 등 다른 작품에도 출연하며 더 실력을 키우던 그녀는 우연히 거리에 붙어 있는 <브로드웨이 42번가> 공개 오디션 포스터를 보고는 ‘이건 나를 위한 기회’라는 생각을 했다. 이미 미국에서 공부할 때 몇 차례 봤던 작품이고 미국에서 탭댄스도 배웠던 그녀 아닌가. 

그 어느 때보다 자신 있게 오디션 장으로 향했다. 공연 내용도 알고 탭댄스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오디션에서 자신 있게 자신의 기량을 100% 선보였다. 오디션을 치르고 나서 ‘됐다’라는 생각을 했던 심현주. 물론 그녀는 합격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그녀에게 주어진 배역은 코러스였다. 그래도 나아진 점이라면 대사가 한두 마디는 있는 코러스였다. “이 작품에는 윤석화씨, 양희경씨, 전수경씨, 황정민씨, 김미혜씨, 박해미씨 등 쟁쟁한 분들이 대거 출연했죠. 그나마 대사 한두 마디 있는 역을 맡아 그분들이 대사 연습하는 방에서 함께 연습도 해볼 수 있었어요. 정말 열심히 했어요. 열심히 하다 보면 제게도 기회가 오리라 생각했죠.”

그녀의 말이 맞았다. 열심히 하던 그녀에게 드디어 기회가 왔다. 당시 도로시 역을 맡고 있던 박해미씨가 빠지면서 급하게 그 역을 맡을 사람이 필요했다. 심현주는 그날 일을 어제 일처럼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이 금요일이었어요. 밤 12시쯤 전화를 받았어요. ‘내일 4시 공연에 도로시 역을 해보겠냐’는 전화였어요.” 망설일 만도 한데 그녀는 “네,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그녀에게는 만 하루의 시간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흔쾌히 그런 제안을 받아들였을까 싶은데 그녀는 “언젠가는 제게도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하고 대사를 거의 다 외우고 있었어요. 워낙 장기간 공연을 했기 때문에 배우의 동선도 거의 다 외우고 있었죠”라고 설명한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오고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이 바로 딱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처음 무대에서 혼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그 순간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뒤에서 연기할 때는 몰랐는데 앞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니깐 앞이 하나도 보이질 않더라고요. 코러스로 뒤에 섰을 때랑은 그 공기가 다르더라고요.” 그렇게 그녀는 성공적으로 첫 무대를 마쳤고 지방 공연까지 합쳐 총 5~6개월 동안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도로시 역을 맡아 열연했다. 

“저 같은 경우는 운이 좋아서 일찍 기회를 잡은 편이에요. 그래서 늘 감사하고 있어요. 특히 그때 제가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해준 박해미씨에게 너무 감사했어요. 그때 박해미씨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고 직접 공연에 와서 제 무대를 보고 조언도 해주고 했답니다. 그게 인연이 돼 지금까지도 친하게 지내고 있죠.”

ⓒ 사진 워커힐 / 뮤지컬 하이라잍 쇼 <서브웨이> 중의 한 장면



마음 속 꿈을 펼치다 <서브웨이>


그리고 지금, 그녀는 워커힐 무대에서 런던 웨스트엔드 배우들과 함께 그토록 해보고 싶던 <맘마미아>, <시카고>, <위 윌 락 유> 등의 주인공이 되어 끼를 발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뮤지컬 하이라이트 쇼 형태의 <서브웨이> 주인공을 맡아 영국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무대를 빛내고 있다. 

“제가 참 운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죠? <트래비>를 통해 런던에 다녀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렇게 런던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서게 됐잖아요. <서브웨이> 오디션 공고를 보고는 ‘나를 위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죠. <트래비>와 함께 런던 여행을 갔을 때 그곳에서 많은 뮤지컬을 봤죠. 그리고 <시카고>를 공연하는 극장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나중에 꼭 해봐야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결국 이렇게 하게 됐잖아요. 그때 봤던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 런던 지하철 등이 그대로 표현돼 있는 무대에서 연기하는 기분이란, 정말 황홀해요.”

“재즈 가수, 심현주 기대해 주세요” 

그녀는 요즈음 너무나 행복해서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걱정될 정도란다. 남들보다 운이 좋아서 좋은 기회를 잡았다는 그녀는 누가 보더라도 그런 기회를 잡을 만한 준비가 돼 있고 행복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공연으로 바쁜 요즈음도 매일 아침 재즈댄스 학원에 다니며 연습하고 다른 공연들을 보러 다닌다는 그녀. “다른 공연들을 봄으로써 또 자극을 받고 더 열심히 하게 되요”라고 말한다. 기회가 되면 <지킬 앤 하이드>의 여주인공 루시 역을 해보고 싶다는 심현주는 폭발적인 발성과 노래를 보여 주는 이 역할을 통해 색다른 끼를 보여 주고 싶단다.

“하지만 제 궁극의 꿈은 다시 처음의 꿈처럼 재즈 가수가 되는 거예요. 뮤지컬이나 다른 무대를 통해 더 실력을 쌓아 마흔 살이 넘어서는 멋진 재즈 가수로 살아가고 싶어요. 재즈는 연륜이 쌓여야 더 멋있는 기운을 뿜어내는 것 같아요. 10년 후 쯤, 멋진 밴드와 함께 깊이 있는 재즈를 들려 주는 섹시한 재즈 가수, 심현주의 모습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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