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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입맛을 달래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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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골목에 들어서면 인간은 편안함을 느낀다. 일본의 유명한 라멘 가게들도 일부러 이런 좁은 골목 마케팅을 이용한다. 종로 1가 교보문고 뒷문에서부터 시작되는 피맛골은 특히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 주로 고갈비를 파는 집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고갈비가 아닌 다른 것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집 두 곳을 소개한다.

글·사진   박정배 (음식 칼럼니스트) 

종로 1가 교보문고 뒤와 종로 3가의 좁은 뒷길을 ‘피맛골’이라고 부른다. 유래는 종로 대로변 양반들의 행차를 피해 가기 위한 통로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피마(避馬)가 원래 뜻이다. 정식 길이 아니었기에 길은 좁다. 서울이 새로 생긴 도시가 아니라  600년이 넘은 도시라는 것을 이런 좁은 골목을 다니다 보면 알 수 있다. 

피맛골에 들어서면 직선으로 몇 십 미터 이어진 길이 나온다. 대개 피맛골 하면 이 길이 전부인지 알지만 중간에 안쪽으로 들어가는 골목이 하나 더 나온다. 이곳에는 여러 가지 음식들을 파는 다양한 음식점들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다.
 
그중에 청진식당(02-732-8038)이 있다.  이곳의 주 메뉴는 돼지불백과 오징어 볶음이 주 메뉴이다. 가격대비 양과 질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 집은 예나 지금이나 주머니 가벼운 사람들에게는 해방구이다. 그렇다고 맛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북한식 돼지불백은 가볍고 달다. 20년 전 대학 동창 집에 놀러 가서 이북이 고향이신 친구의 어머님이 해주신 북한식 돼지불백을 처음 먹어 봤는데 그 맛과 거의 같다. 그리고 푸짐하다. 돼지와 오징어 볶음을 같이 시켜서 같이 먹는 게 이 집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전통적인 방식이다. 

돼지불백이 먼저 나오는데 거의 익을 무렵이면 익혀진 오징어 볶음이 나온다. 이 둘을 철판에 같이 올려 놓고 먹으면 된다. 소주 블랙홀이라고 할 만큼 소주가 술술 들어간다. 많은 양을 다 먹고 나서 밥을 비벼 먹기도 한다. 저렴하고 맛있으니 사람들로 붐비는 것은 당연한 일. 저녁이면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이 집에서 든든하게 배를 채운 사람들이 2차로 가기에는 역시 꼬치 집만한 집이 없다. 피맛골 입구에 자리한 ‘참새집(02-738-6664)’은 참새가 방앗간 그냥 못 지나가듯 피해 갈 수 없다. 이름처럼 지금은 보기도 귀해진 참새를 파는 집이다. 지금도 팔긴 하는데 매우 귀해서 없는 날이 더 많다.  참새 말고도 맛있는 꼬치들도 즐비하다. 참새와 가장 비슷한 메추리도 있다. 고수들은 메추리 구이를 뼈째로 먹는데 고소하고 단맛이 제법이다.  쫄깃하되 질기지 않은 가이바시라도 이 집의 인기 메뉴이다.  꼬치는  양념이나 불의 세기 조절이 중요한데 이 집, 만만치 않은 조리 실력을 지니고 있다. 기본 찬으로 나오는 무나 두부찌개도 괜찮은 편이다. 복어 꼬리를 데운 청주에 넣어 먹는 히레사케도 가격에 비해 나쁘지 않다는 평이다. 

피맛골에는 이 밖에도 열차집(02-734-2849), 생선구이로 유명한 대림식당(02-730-1665), 5,000원짜리 한정식집 남도식당(02-734-0719)이나 생태찌개로 유명한 또순이집(02-733-5830)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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