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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북부탐험 3 아키타 Festival 투어 ② 나현이네 가족의 ‘특별한’ 유끼 마쯔리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3.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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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아키타의 겨울 하면 역시 ‘유끼 마쯔리(눈 축제)’를 빼놓을 수 없다. 눈으로 만든 조각들이 빼곡히 세워지고 거대한 종이 풍선을 날리며, 작고 아담한 눈집 들이 즐비한 …. 아키타의 유끼 마쯔리는 끝도 없는 즐거움의 연속이다. 

아키타까지 와서 유끼 마쯔리를 안 보고 가면 섭섭한 일이다. 나현이네 가족도 저녁 식사 후 다자와코 스키장에서 펼쳐지는 축제에 참석하기 위해 부지런히 길을 나섰다. 처음 구경나선 일본 눈 축제에 대한 기대로 가족들은 온통 마음이 부풀어 있다. 호텔에서 스키장까지 잠깐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도 길 양 옆으로 둥근 담처럼 쌓인 눈더미를 보고 “눈 쌓인 것 좀 봐!”하며 두 남매는 연신 탄성을 내지른다. 재밌게도 눈더미 안 사각형 모양으로 빈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촛불을 켜 둔 아이디어가 센스 만점이다. 은은하게 퍼지는 불빛이 길을 밝히는 작은 호롱불 같기만하다.

아키타현에 온 걸 “환영합니다!”


ⓒ트래비

3.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불꽃놀이. 화려하고도 환상적인 불꽃들이 한없이 이어진다.
4. 눈 무더기에 별 모양으로 구멍을 내고 그 안에 촛불을 켜둔 아이디어가 센스 만점이다
5.6 일본 주전부리에 푹 빠진 종현이 
7. 흥겨운 공연 무대

얼마 안 되어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축제장 입구에 도착!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축제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열기에 설레이기는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매한가지다. “종현아, 여기 이 조각들 좀 봐라. 재미나게 생겼네.” 아빠는 두 남매와 얼음 조각 탐험에 나섰고, 엄마는 처음 보는 일본 민속 춤 공연에 푹 빠져 버렸다. 귓가에 들리는 그대로 ‘돈돈 빵빵~’을 반복적으로 외쳐대는 이곳 민요에 맞춰 살포시, 때로는 현란한 동작들을 선보이는 무용수들의 춤이 이색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겨낸다. 

그뿐인가. 사진 속에서만 보던 이글루처럼 만들어 놓은 눈집인 가마쿠라도 흥미롭기만 하다. 게다가 어디선가 솔솔 풍겨나는 맛있는 음식 내음은 종현이의 발걸음을 유혹한다. 어느 틈엔가 축제장 한쪽에 마련된 포장마차 앞에 서서 군침을 삼키고 있다. “이야, 맛있겠다. 아빠, 나 저 꼬치구이 먹을래~” 한 입, 두 입…. 꼬치 한 개가 순식간에 뼈대만 남기고 사라지나 싶더니 어느새 벌써 두 개째를 입에 넣고 있는 종현이. 일본식 주전부리들이 종현이 입맛에 딱 맞는 모양이다. 버터를 녹여 넣은 감자 구이까지 맛본 후에야 입가에 만족스런 웃음을 띄운다. 

어느새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가미후센아게(종이풍선 날리기)’ 시간이 되었다. 거대한 종이풍선들이 하나, 둘씩 밤하늘로 띄워 보내지고 많은 이들의 소망이 담긴 종이풍선은 밤하늘을 밝히며 둥실둥실 잘도 떠 간다. 처음 보는 풍경이 신기한지 종현이는 “저기, 저기! 아직도 떠 있단 말이야. 와, 진짜 잘 날아간다”며 꽤나 즐거워한다. 

마지막 가미후센아게 시간. 이번엔 나현이네 가족도 모두 동참하기로 했다. “어머나, 이거 우리 이름이잖아?” 부풀어 오른 풍선을 올려보니 한글로 가족들 이름과 ‘아키타에 잘 오셨습니다’라는 문구가 커다랗게 써 있다. 알고 보니 아키타현에서 마련한 깜짝 선물. 안 그래도 신나하던 종현이는 자기 이름이 적힌 풍선을 보자 더욱 흥이 돋는지 “아빠, 여기 꼭 잡아야 돼요”, “엄마도 꽉 잡고” 하며 여기저기 훈수를 놓는다. 가족들의 꿈과 소망을 가득 담은 종이풍선은 크게 부풀어 오르며 밤하늘을 유랑하기 시작한다. 매일 오늘만같이 행복하고 또 행복하기를. 종이풍선은 아마도 가족들 마음속에서 끝없이 떠다니며 언제까지나 샘솟는 희망을 만들어 낼 터이다.

“축제 속으로 빠져 봅시다~”


ⓒ트래비

1. 2007년 행운아, 활활 타올라라!  히보리 가마쿠라

“아빠, 저것 좀 봐. 우와, 대단하다!” 종현이가 가리킨 곳을 보니 사람들이 불이 붙은 가마니를 커다란 원을 그리며 돌리고 있었다. 활활 타오르는 불이 띠를 이루면서 볼 만한 장관을 이룬다. 우리나라 쥐불놀이와 흡사한 ‘히부리 가마쿠라’는 장작개비나 솔방울을 채운 깡통 대신 가마니를 이용한다는 점이 좀 다르다. 

축제 관계자가 나현이네 가족을 부르더니 한번 도전해 보라고 권유한다. “아, 난 못하겠어. 무섭단 말야”, “나도 좀 겁나는데….” 처음 해보는 이라면 조금 겁날 법도 하다. 결국 용감한(?) 종현이 아빠가 나선다. 머리 수건과 윗 저고리를 갖춰 입고 첫 도전에 나선 아빠! 새끼줄을 꼭 붙들고 불붙은 가마니를 돌리기 시작한다. 가마니에 붙은 불은 한번씩 돌릴 때마다 활활 잘도 타오른다. “오오~” 예사롭지 않은 솜씨에 구경하던 이들 모두 박수 갈채를 보낸다. 가마니가 끝까지 잘 타오르면 그해 여러 가지 좋은 행운들이 따른다는데, 나현이네 올해 운수대통하겠네~

2. 축제장에 물개가 나타났다!

어디선가 나타난 물개 한 마리. 축제를 한층 더 즐겁게 만드는 물개 캐릭터와 함께 아빠와 나현이가 나란히 기념 사진을 남겼다. 나현이보다 더 즐거워하는 아빠를 보니, 혹시 물개 분장을 직접 해보고 싶었던 거 아니셨나요~

3. 여기가 북극인가요?!  가마쿠라

축제장 한 켠에 이글루처럼 둥근 눈집이 나현이 눈에 띄었다. “엄마, 우리 저기 들어가 보자~” 작고 아담한 눈집에 나현이네 네 식구가 들어가니 그만 꽉 차 버렸다. 기념 사진 한 컷! 헌데 여기가 북극도 아니고, 도대체 이 눈 집은 무어란 말인가? 

바로 눈 축제 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가마쿠라’다. 눈 무더기에 구멍을 뚫어 만든 ‘가마쿠라’는 4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요코테시의 정월대보름 행사로 물 부족에 시달리던 지역민들이 물을 기원하며 시작된 것. 눈 속에 굴(가마)을 파서 신좌(쿠라)를 모신 것이 이름의 유래이다. 원래는 가마쿠라 안에서 아이들이 떡을 굽거나 길 가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며 먹을 거리들을 대접하는데, 눈 쌓인 밤거리를 밝히는 가마쿠라는 몽환적이면서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메인사진) 종이풍선, 불에 안 타나요?  가미후센아게

납작한 종이풍선을 열기구 마냥 안쪽을 가스불로 따뜻하게 덥히면 어느새 크게 부풀어 올라 이름 그대로 ‘종이풍선’이 된다. 진짜 종이로 만들긴 하지만 쉽게 찢어지거나 불이 붙거나 하지는 않는다. 대신 풍선이 완벽히 부풀어 오를때 까지 찢어지거나 날아가지 않도록 모두 힘을 합쳐 가장자리를 꼭 붙들고 있어야 한다. 보통 축제때 쓰이는 종이풍선에는 일본 미인도나 전통 사무라이 그림들을 그려 넣지만 만화 캐릭터 같은 재미난 그림들을 그린 종이풍선들도 종종 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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