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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네요!”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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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네요!”

설도 지나고 갑자기 몰아닥친 꽃샘 추위에 두루두루 편안하신지 어머니께 오랜만에 안부 인사 겸 전화를 넣었는데 늘 바쁘신 우리 어머니는 역시 집에 안 계시네요. 세월이 좋아 제주도 어디쯤에서 맛난 점심을 들고 계신 어머니와 통화가 되었습니다. 살짝 흥분된 어머니의 목소리가 여행지에서 좋은 동행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심이 분명해 보였습니다만. 아무 말씀 없으셨음에도 불구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 슬쩍 스쳐 지나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자식들을 다 대동하고 왁자지껄 여행가기가 늘 어머니의 바람인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두 출가해 자신들의 생활에 몰두해 있는 자식들로서는 여행 이야기가 나올 때만 그뿐, 흐지부지 다른 급한 일상에 매달려 허덕거려 온 것이 사실입니다.

어머니와 함께했던 최근 여행이라야 지난 여름 급조했던 ‘네 모녀 부산 해운대행 급(急) 떠남’이 마지막이네요. 그나마 모두 함께하지도 못한 데다가 바쁜 척하기 선수인 저는, 또 하룻밤 만에 혼자 올라오는 잘난 척을 감행하기까지 했답니다. 더불어 좋은 음식 앞에 놓고 말도 안 되는 빵 쪼가리만 붙들고 앉아, 어머니를 속상하게 만들기도 했구요. 참, 입장이 바뀌어서나 알게 되는 이 영원한 몰이해의 상황은, 사실 머릿속으로는 정리가 잘 되는 뻔한 일들입니다. 그리고 돌아서면 나 또한 그대로 되받을 일임을 잘 알고 있기도 하구요. 해운대 밤바다, 양손에 신발들을 벗어 들고 밀려오는 파도에 소리치며 즐거워했던 그 순간에 얼핏 눈 안 가득 들어오던 어머니의 웃음 가득한 얼굴이 지금도 또렷합니다.

이번 호에는 총 4개 지역에 걸쳐 진행되었던 일본북부탐험 중 세 번째 아키타 편으로 마쯔리를 비롯해 특별한 추억 만들기에 성공한 나현이네 가족의 아키타 체험기가 소개됩니다. 더불어 16번째 도시탐험으로는 그간의 도시탐험과 살짝 차별화해서 홍콩 중에서도 소호 거리를 집중 조명합니다. 국내 스토리는 최근 <환상의 커플>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남해가 그 주인공입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는 상투적인 말에 기대서라도 올 해는 꼭 어머니 모시고 왁자지껄, 정신 쏘옥 빠지는 가족여행 한번 다녀오려고 합니다.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어머니가 활짝 웃으셨는지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자세히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07년 3월14일 트래비 편집장 한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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