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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배낭여행가 1호 김현·조동현 - 대한민국 ‘부부 배낭여행가’ 1호를 소개합니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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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부 배낭여행가’ 1호를 소개합니다!


ⓒ트래비

대한민국 ‘부부 배낭여행가’ 1호. 이들 부부 앞에 붙은 호칭이 거창하다고 여겨지는가? 글쎄, 이들 부부를 만나 보면 그러한 마음은 아이스크림 녹듯 사르르 사라지고 만다. 18년간 부부가 함께 손 붙잡고 돌아다닌 나라만 170여 개국. 그간 모아 온 자료들만 서재를 꽉꽉 채우고도 남는다. 마음까지 따뜻해졌던 이들 부부와의 즐거운 데이트.   

글·사진  정은주 기자

국내 ‘부부 배낭여행가’ 1호로 꼽히는 김현, 조동현씨 부부. 이들 부부와의 만남은 3개월 전 이사를 왔다는 수유역 부근 아파트에서 이루어졌다. 초인종을 누르자 김씨 내외가 현관까지 나와 반갑게 기자를 맞는다.

“오느라 힘드시진 않았어요? ” 하며 기자를 따스하게 맞아 주는 김씨 부부. 환영 인사와 함께 부인이 칵테일을 만들어 내온다. “아내가 예전부터 칵테일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손님들이 오면 이렇게 직접 만들어 내오기도 한답니다. 어때요, 맛은 괜찮나요?”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 칵테일이라. 괜한 선입견으로 내심 놀라하고 있는데, 와인이 곁들여진 점심까지. 로맨틱한 식사 와 집안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수많은 기념품들은 이들 부부가 걸어온 ‘부부 배낭여행가’로서의 삶을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다.

18년간 부부가 함께 170여 개국 돌아

ⓒ트래비

 “예전에 부부가 함께 해외 여행을 다니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혹시 아세요?” 김현씨가 갑자기 기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전혀 금시초문인 이야기. “그런 시절이 있었나요?” 하고 되묻자, “1989년부터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되면서 부부도 함께 출국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 전에는 부부가 함께 해외여행을 나가는 것이 금지되었었거든요. 저희 부부가 함께 배낭여행을 다니게 된 것도 그때부터죠”라며 설명해 준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니, 미처 몰랐던 사실에 기자도 놀랄 뿐이다. 해외여행 자유화가 막 시작된 1989년도부터 부부가 함께 배낭여행을 다녔으니, 이만하면 ‘부부 배낭여행가’1호라는 호칭을 붙여도 전혀 어색할 것이 없지 않은가. 

그간 부부가 함께 다닌 나라만 170여 개국, 세계 구석구석 안 가본 곳이 없다. 알래스카를 가서는 알콜중독자로 전락한 에스키모들의 삶을 보고 안타까워하고, 북유럽 지역을 방문해서는 발레나 자수 같은 실내 활동들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등을 몸소 느껴보기도 했다. 이뿐인가. 루마니아, 멕시코, 쿠바, 모로코, 포르투갈 등 여행 기자들도 한번 가기 어려운 여행지들까지 두루 섭렵한 이력이 대단하다. 더욱 대단한 건 어디든 부부가 함께였다는 것. 지금이야 부부가 여행을 떠나는 것이 그다지 특별한 것이 못 되지만 어디 당시만 해도 그러했겠는가. 더구나 94년도부터 부부 모두 본업에서 명예퇴직하고 본격적인 ‘배낭여행’을 시작했으니, ‘대단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입에서 흘러 나온다.  

우리 부부 제 2의 인생은 ‘여행가’

“제가 KBS 라디오 부국장을 하고 있을 때였어요. 예전부터 제2의 인생은 ‘여행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전에도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고 여행 관련 클럽이나 모임에서 활동하면서 ‘여행’쪽에 관심을 두고는 있었죠. 그러다 94년에 은퇴를 하고 본격적으로 ‘배낭여행’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당시에 아내는 서울여상 교감직을 맡고 있었는데, 제가 함께 가자고 꼬셔내었죠. 하하. 아내가 흔쾌히 ‘그러겠다’며 따라나선 게 벌써 20여 년이 되어 가네요.”  아무리 잉꼬부부라지만 매번 함께 여행을 다니다 보면 가끔 다툼도 있지 않을까. “사실 그런 질문 많이 받거든요. 함께 다니면서 싸우지는 않느냐, 어렵지는 않느냐면서 많이들 물어 보죠. 하지만 저희는 절대 싸우는 법이 없어요. 평소에도 워낙 대화를 자주 하는 데다 ‘여행’이라는 같은 목표, 취미를 가지고 있다 보니 오히려 토론할 거리들이 더 많아졌죠.” 김현씨는 무엇보다 “배우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닌 상대방이 어떤 볼거리를 좋아하고 어떤 먹거리들을 맛있어하는지 늘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거듭 조언하는 그. 이들 부부가 제시하는 부부 배낭여행 십계명에는 부부가 여행시 필요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이들처럼 부부 배낭여행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꼭 읽어 보고 되새겨 보아야 할 것들이다. 


ⓒ트래비

두 부부의 집은 여행 박물관?!

부부가 여행을 다니면서 함께 집필한 여행 서적만 여러권 모아 온 자료들만 해도 내용과 분량면에서 그야말로 ‘엄청나다.’ 서재 양쪽 벽면을 빽빽이 채운 여행 관련 책자들과 파일, 여행 노트들이 이들 부부가 걸어온 ‘여행길’을 대변해주고 있다. 여행 책자만 1,600여 권, 오래 전부터 스크랩해 온 신문 기사와 각종 자료들을 모은 파일들이 4만여 개에 이른다. 두 부부가 직접 기록한 여행 노트도 120여 개. 어떻게나 꼼꼼하게, 가지런하게 정리를 해놓았는지 그 세심함에 입이 쩍 벌어질 정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여행을 시작하면서부터 빠짐없이 기록해 온 녹화, 녹음 테이프들과 슬라이드 사진들,  2,000여 점의 기념품들이 여행 박물관을 떠올리게 할 정도이다. “은퇴하기 15년 전부터 주욱 모아 온 자료들이죠. 자료들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언제든 기증할 생각입니다. 관광공사 같은 곳에서 나서 주면 더욱 좋지요.”

부부가 함께여서 더욱 행복한 인생

이전부터 숱하게 라디오, TV 프로에 출연하고 모 매체에 3년 넘게 여행 칼럼을 기고하는 등 ‘부부 배낭여행가’1호 로서 톡톡히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그들. 이 같은 유명세는 이들 부부가 꾸준히 여행을 다닐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기도 했다. 관광청 등에서 부부를 초청해 여행을 다닐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그 취재 기록을 방송이나 라디오를 통해 소개하면서 여비를 절감했다. 하지만 이도 부부의 꼼꼼함과 부지런함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 현재 이들은 KBS 라디오와 평화방송에서 여행 관련 고정 코너를 맡아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여행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다.

여행을 하면서 얻은 소중한 추억들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은 게 두 부부의 마음이다. 부부의 이름 끝자를 딴 ‘2Hyuns’ travel club’을 만든 것도 바로 이런 취지. 김씨 부부와 함께 하고자 하는 이들이 모인 ‘2Hyuns’ travel club’은 1년에 몇 차례씩 세계 각지로 여행을 떠난다. 올해는 일본 오키나와와 동유럽, 이스라엘 성지 순례 등을 다녀올 계획이다. 김씨 내외는 “좀더 젊었을 때에는 오지 같은 곳도 가고 그랬는데, 이제 기력이 떨어지는지 그런 곳은 가기가 힘들어요” 하며 아쉬운 마음을 내비치기도 한다. 내년 고희에 접어드는 김현씨는 방송인으로, 신앙인으로, 또 여행가로서 살아온 칠십 인생을 한 권의 책으로 펴낼 계획이다. 

“우리와 다른 문화를 접하고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 인생을 더욱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게 여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더구나 부부가 함께 같은 길을 걸어갈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합니까. 이런 좋은 시간들, 기회들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하며 살고 있죠.” 

오늘도 두 부부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길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이들 부부의 모습은 어쩌면 많은 이들이 꿈꾸는 ‘인생의 로망’일런지도 모른다.

★ 부부 배낭여행십계명

1. 배우자를 최대한 편안하고 기쁘게 해주도록 노력하라.
2. 여행 기간의 10배에 해당하는 준비 기간을 가져라.
3. 여행 준비는 부부가 나눠서 하라.
4.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치밀한 일정을 짜라.
5. 경제적 여행을 계획하라.
6. 숙식은 되도록 친구나 친지의 집에서 해결하라(단 잠자리만 부탁하고 여행 안내 등 다른 부담은 절대 주지 말라. 그리고 그들이 우리나라에 오면 꼭 보답하라).
7. 가장 싼 비행기표를 구하라(최소 3개 회사 이상을 비교하라).
8. 다양한 교통편을 이용하라.
9. 맛있고 멋있는 음식점에서 한번은 식사를 하라.
10. 여행의 멋을 연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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