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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동북지방 스키여행 - 봄 스키 타다가 별미에 빠지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3.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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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글·사진  박정배
취재협조  일본국제관광진흥기구(JNTO)
서울사무소 02-777-8601
www.welcometojapan.or.kr

스노보더들에게 최고 인기 아르츠 반다이 스키장 


ⓒ트래비

1, 2. 아르츠 반다이 스키장 풍경

후쿠시마 현은 화산지대와 호수, 늪, 고원, 하천, 해안 등이 고루 발달한 곳으로 현 전체의 12%가 국립공원 등 각종 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그중에서도 후쿠시마의 상징인 반다이산(1,819m) 주변이 가장 유명하다. 1888년 반다이산의 화산 분출로 인해 생긴 40여 개의 호수군이 산과 어울려 깨끗하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런 자연의 혜택은 자연스럽게 천혜의 스키장 조건을 충족시켜 준다. 

그중 최대의 스키장은 29개의 코스로 이루어진 아르츠반다이 스키장이다. 반다이산, 네코마가타케, 마야타케 등 3개의 산자락에 걸쳐 펼쳐진 슬로프는 다양하고 광활하다. 총 활주거리 30km의 아르츠반다이는 프리스타일러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특히 스노보더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런 탓에 높이 6m, 길이 120m의 초대형 슈퍼파이프와 작은 하프파이프 2개에 각종 키커들을 완비하고 있다. 2006년 니폰 오픈(NIPPON OPEN) 등의 대회가 열리기도 했을 정도다. 슬로프의 질도 상급이지만 내려오면서 펼쳐지는 광활한 반다이산의 설경도 놓칠 수 없는 재미이다. 

※ 0242-74-5000 www.alts.jp, 코스 29개, 리프트 11기, 12월 초~4월 초 개장, 야간 스키 가능, 각 세트당 렌탈비 3,000엔, 후쿠시마 공항에서 차로 110분 거리에 위치.

그리고 맛 집

여관식당‘산죠’와 따뜻한 ‘메밀소바’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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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아르츠 반다이 스키장 주변에 자리한 식당, 산죠
3. 반다이 산의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그란데코 스키장


아르츠 반다이 스키장 주변 이나와시로 호수(猪苗代湖) 근처에는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의학자 노구치 히데오의 생가가 있다. 일본 1,000엔 지폐의 등장 인물로 이 지역 출신이다. 그리고 ‘세계의 그라스관’이라는 유리공예전시관이 있다. 5,000만 엔에 이르는 작품을 비롯해서 다양한 유리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유리로 유명한 홋카이도의 오타루보다 풍부한 제품들을 구비하고 있다. 그리고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 산죠(三城)가 있다.

산죠를 찾은 날, 눈이 많이 내렸다. 검은색의 고색 창연한 목조 건물은 눈 속에서 고고해 보였다. 슈겐(祝言)이라는 이 집의 대표 음식은 찬 눈보라 속에 고요함을 갖춘 이 집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따뜻한 메밀소바와 모찌(떡)가 주 음식이다. <우동 한 그릇>이라는 소설 속의 우동은 우동이 아니라 소바다. 바로 겨울에 먹는 따듯한 소바이자 12월31일 한 해를 정리하기 위해 먹는 시식 음식이다. 산죠의 소바도 마찬가지 기원을 지니고 있다. 음식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농촌의 결혼식 때 먹던 축하 음식이었다. 한국에서 결혼식 날 국수를 먹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국수는 중국도 마찬가지인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음식이다. 일본인들은 특히 따뜻한 소바를 참 좋아한다. 겨울에 제 맛이 나는 음식이기도 하다. 메밀 속과 껍질을 조금씩 섞은 면은 투박하게 입에서 툭툭 끊어진다. 그렇다고 푸석하지는 않다. 

뜨거운 국물에서도 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국물은 간장을 베이스로 해서 약간 단 맛이 나면서도 고명들 때문에 야채의 쓴맛도 함께 우러난다. 쯔케모노로 나온 다꾸앙의 시원함과 밸런스가 잘 맞는다. 함께 나오는 모찌 역시 전통음식이다. 팥과 떡 모찌가 나오는데 역시 결혼식의 시식으로 유명한 음식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사리, 밤, 메추리 알, 닭 가슴살, 지단에 간장으로 간을 한 덮밥이 나온다. 깔끔하고 정갈한 상차림이다. 소박한 일본의 농촌요리라는 이 집의 슬로건이 참 잘 맞는 음식이다. 스키를 타기 전 혹은 타고난 후 먹어도 조금도 부담이 안 가는 그런 음식이다. 

※ 0242-65-2828 homepage3.nifty.com/sanjyou/, 노구치기념관 옆에 위치.

부드럽고 푹신한 설질 이나와시로 스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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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959년에 오픈한 이나와시로 스키장
2. 야채와 옥수수로 고명을 얹어 낸 기타카타 라면


호텔 리스테르 이나와시로와 이나와시로 스키장은 2009년 FIS 프리스타일 월드챔피언십이 열리는 경기장이다. 호텔 리스테르는 아름답다. 유럽풍으로 지은 실내도 그렇고 밤이면 눈 밭에 장식한 전구들이 별처럼 빛나고, 아침에는 작은 스키장의 아기자기한 모습이 편안한 곳이다. 

이곳과 더불어 프리스타일 월드챔피언십이 열리는 이나와시로 스키장은 1959년 오픈한 일대에서 가장 오래된 스키장이다. 시설이 조금 부족한 면이 있지만 설질은 최상급이다. 같이 동행한 스키 전문가들도 이곳의 설질을 최고로 쳤다. 
파우더 같이 부드러운 설질은 넘어져도 몸에 충격이 전해지지 않을 정도다. 크게 두 개의 스키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다른 곳이 따라갈 수 없는 여러 가지 특징과 시설들을 지니고 있는 것도 이곳만의 특징이다. 우선 슬로프의 폭이 최대 150m에 이른다. 지금 만들어지는 스키장의 슬로프는 자연보호 때문에 40m를 넘지 못하게 법으로 정해져 있다. 넓은 폭은 경사와 상관없이 보더들이나 스키어들이 자신의 기량을 맘껏 뽐낼 수 있는 조건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스키장 내에 있는 스노파크 역시 수준급이다. 키키나 레일 등이 부드러운 눈 속에 있는 탓으로 프리스타일의 스키, 스노보더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그리고 부드러운 눈 위에 서면 아름다운 아나와시로 호수가 한눈에 펼쳐진다. 초보자나 상급자, 어린이나 노인, 보더나 스키어 모두를 만족시키는 스키장은 많이 않다. 유일한 단점은 처음 리프트를 타기 위해 30m 정도를 올라가야 한다는 점뿐이다. 

※ 이나와시로 스키장   0242-62-3800 www.inawashiro-ski.com, 코스 16개, 리프트 18기, 12월 중순~3월 말 개장/ 호텔 리스테르   0242-66-2233 www.lisrel-hotels.com

그리고 맛 집

국물이 끝내주는 기타카타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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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란데코 스키 리조트 입구 
2.최상급 파우더 설질을 자랑하는 그란데코 스키장
3. 반다이산의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그란데코 스키장
4. 쿠누기다이라 온천호텔의 가이세키 요리

이나와시로 스키장 리조트 앞에는 기타카타 라면이라는 간판이 붙은 조그만 라면 집이 하나 있다. 오래된 스키장에서나 볼 수 있는 휘귀한 라면 집이다.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기타카타 라면을 취급하는 집이다. 

ⓒ트래비 / 가이세키 요리
기타카타 라면은 소유(간장)를 기본으로 한 육수를 낸다. 거기에 넓고 납작한 면이 특징이다. 이 집의 라면 역시 가게 이름처럼 전통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거기에 야채와 옥수수로 고명을 얹은 것 역시 독특하다. 기존의 일본 라면보다 상대적으로 덜 느끼하고 덜 짠 맛이다. 일본에 있는 한국인들도 이구동성으로 일본 라면 중에서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라면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맞는 말 같다. 라면은 추운 지방에서 더욱 발달한 편인데 추위를 이기는 방법으로 기름기와 소금기가 필수 성분이기 때문이다. 적은 돈으로 영양을 보충할 수 있어서 삿포로 같은 곳이 중요 라면의 발상지가 된 것이다. 하여튼 다른 일본 라면에 비해 경쾌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라면과 잘 구워진 교자는 스키를 타느라 떨어진 체력과 체온을 보충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따뜻한 국물의 라면은 맛도 맛이지만 그 분위기만으로도 기분 좋게 배부르다. 스키장에서 음주 스키는 금물이지만 입 안에 퍼지는 맥주의 밀도까지 부드러운 산토리 생맥주 한잔과 최상의 궁합을 선물한다. 경쾌한 기타카타 라면에는 부드러운 산토리가 최고임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 이나와시로 스키장 슬로프 내 리프트 앞에 위치

반다이산 그란데코 스키장 과 온천여관 쿠누기다이라


ⓒ트래비

1.2, 에보시 스키장
3. 에보시 스키장 내 레스토랑의 별미 돈가스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그란데코 스키장이다. 반다이산의 멋진 풍광을 보면서 내려오는 편안한 코스들로 이뤄져 있고 초급자도 상당히 높은 곳에서부터 스키나 보드를 즐길 수 있도록 경사면이 잘 정비돼 있다. 최저 높이가 1,000m에 이를 정도로 고원 지대에 위치해 있어 설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일명 파우더 스노로 설질 역시 최상급이다. 6명이 타고 오르는 ‘파노라마 곤돌라’를 타고 반다이산과 슬로프를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겨울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운행하는 곤돌라도 계절마다 자연의 경관을 맛볼 수 있는 것으로 사람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프리스타일의 보더들을 위해서 파크 아이템을 여럿 갖추고 있기도 한 곳이다. 

한편으로는 모글 슬로프도 운영하고 있다. 모글을 연습하는 선수들을 만나 볼 수 있는데 한국인 선수들도 몇몇이 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조용하게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즐기기에 적합한 스키장이다. 5분 거리에 위치한 리조트호텔은 야외 풀장을 갖추고 있다. 한국인 아르바이트생들이 많이 근무한다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쿠누기다이라 온천호텔은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산성천’온천이다. 화상, 자상, 류마티스 신경통 등에 좋다고 한다. 노천탕이 있어서 눈을 맞으며 온천을 하는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다. 온천장의 백미 가이세키 요리도 잘 나오는 편이다. 그런데 스키를 타다가 다친 타박상이나 찰과상 같은 상처에 온천은 별로 좋지 않다는 게 이곳 사람들의 설명이다. 

※그란데코 스키장   0241-32-2530 www.grandeco.com, 11월 말~5월 초 개장, 코스 7개, 리프트 5기(쿼드 4기, 곤돌라 1기), 야간스키 없음.

※ 쿠누기다이라 온천마을   0243-24-2626 www.kunugi.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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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오니코위베 스키장 풍경
2.4. 도부로쿠 시음시 나오는 음식

일본 내에서도 유명한 에보시 스키장 왕 돈가스

후쿠시마와 이웃한 미야기현에는 유명한 스키장이 많다. 자오라는 전국적인 스타급 스키장도 이곳에 위치한다. 일본 삼경의 하나인 미쯔시마(松島)가 위치하고 있고 일본의 11대 도시 센다이가 중심도시로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에보시 스키장은 일본 내에서도 유명한 유수의 스키장이다. 자오 연봉과 태평양을 한눈에 굽어보면서 좋은 설질에서 타는 스키의 맛은 각별한 데가 있다. 초보자들도 맨 위에서 내려올 수 있도록 우회용 슬로프를 만들어 놓았다. 4km가 넘는 코스가 이어진다. 나무로 된 오래된 스키 보관대가 인상적인데 스키 학교가 2곳, 스노보드 학교가 한 곳이 있을 정도로 교육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리조트 내에 위치한 레스토랑은 스키 슬로프와 같은 높이에 위치해 있어 낭만적이다. 이곳에서는 라면이나 돈가스 등을 파는데 그 맛이 수준급이다. 카레와 돈가스를 함께 먹는 카츠카레(950엔)나 비프카레(700엔, 大 850엔)가 인기 메뉴이다. 돈가스는 우선 양이 대단하다. 오오모리(大자를 일컬는 일본 말)는 누가 먹을지 걱정일 정도로 보통의 양도 상당하다. 고기나 튀김의 정도도 괜찮은 편이어서 지친 보더들이나 스키어들의 속을 채우는 데 적합하다. www.eboshi.co.jp, 코스 11개, 리프트 10기(곤돌라 1기).

도부로쿠와 오니코우베 스키장 그리고 미야기의 술

오니코우베는 도깨비 머리라는 뜻이다. 옛날의 도깨비 같은 어느 도적의 머리를 잘라서 생긴 지명이다. 이곳에는 눈 오는 날 경치가 너무나 아름다운 오니코우베 스키장과 멋진 음식과 술들이 있다. 오니코우베 스키장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도부로쿠 시음장은 일대에서도 유명한 곳이다. 일본식 전통 음식점에 앉아 막걸리보다 훨씬 걸죽한 도부로크를 쯔케모노와 민물생선 튀김과 함께 먹는다. 일본에는 한국의 막걸리와 같은 니고리자케라는 탁주가 있다. 그런데 도부로크는 니고리자케 이전의 원주를 말한다. 발효가 진행 중인 술을 거르지 않고 내는 술이다. 그래서 술은 요구르트처럼 걸죽하고 실제로 식감도 요구르트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알코올이 배어 있다는 점이다. 알코올 도수도 그리 낮은 편이 아닌 12.8도의 발효 술이다. 이것을 신선하고 담백한 쯔케모노(절인 야채)와 함께 먹는다. 10일간 발효한 뒤 먹는 술인데 걸죽하게 발효된 쌀과 그 걸죽함 속에 숨어 있는 향이 입 안을 한순간 긴장시킨다. 상쾌하면서도 독함을 지닌 그런 향과 맛이다. 그 당혹감을 쯔케모노로 정리하면서 먹는 술이다. 어느 것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쌀과 효모의 발효체를 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처음 먹는 사람들에게 조금 버겁기도 하지만 마실수록 묘한 느낌이 드는 술이다. 

눈이 많은 지역이라서 당연히 물이 풍부하고 물이 좋은 편이라 술이 발달했다. 이곳 사람들은 이 지방 특산물로 지 비루인 야마부로 맥주를 자랑한다. 샴페인에 가까운 경쾌한 맛이 나는 맥주다. 

오니코우베 스키장은 다채로운 코스와 스노보드를 위한 스노파크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유럽풍의 아름다운 리조트와 맛있는 식당 등이 있어  각종 시설을 즐기는 체재형 스키장으로 유명하다. 1층의 유럽풍 바나 2층의 프랑스 요리를 하는 식당에서 보는 창밖의 풍경은 탄성을 자아낸다. 2층의 불란서 식당 ‘베르뷰’는 경관만 바라보고 있으면 유럽의 스키 리조트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1층의 바에서는 미야기현의 청주를 팔고 있다. 이치노구라, 우라가쓰미 등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최상급 청주를 이 지역 특산인 이와나(곤들메기)라는 민물 생선 구이와 함께 먹을 수 있다. 민물 생선은 장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요리의 관건인데 전통의 일본 된장을 생선에 두껍게 바르고 구워낸 음식이다. 민물 생선 특유의 비린 향이 된장과 함께 섞어서 고소한 향이 난다. 달고 포슬포슬한 맛이 청주와 잘 어울린다.

오니코우베 스키장은 소바 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소바의 명인과 함께 1시간 정도 소바를 만들고 그 소바를 먹을 수 있다. 소바의 면은 상당히 졸깃한 편이다. 다만 국물이 한국인이 먹기에 조금 짠 편인데 추운 지방의 특색이기도 하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산의 기운을 보며 타는 보드의 맛과 분위기가 음식과 잘 어울리는 곳이다. 0229-86-2111/ www.oniko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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