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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탐험 18탄 케이프타운 ① I ♥ Cape Town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3.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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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아프리카’하면 머릿속에 어떤 그림이 그려지나요? 

‘파랗다’라는 설명만으로는 어쩐지 너무 밋밋한 것 같아 자신의 표현력의 한계를 한탄하게 만드는 예쁜 하늘을  ‘후경’으로, ‘전경’의 드넓은 평원에는 커다란 기린과 코끼리 떼, 임팔라 무리와 얼룩말 같은 커다란 눈망울을 꿈뻑이며 풀을 뜯는 초식동물이 있습니다. 

아, 물론 사자나 호랑이 같은 맹수도 어느 커다란 나무 뒤에 숨어 순진한 먹잇감들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겠죠. 한편으로, 누군가에게 아프리카는 김혜자씨 같은 의인들이 눈물을 글썽이며 돌봐 주고 자선봉사를 해줘야만 하는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는 불쌍한 사람들이 사는 대륙으로 여겨질지도 모르겠어요. 

거기에 더해 ‘인종차별’, ‘가난’, ‘AIDS’ 같은 무거운 단어들이 불현듯 떠오르신다고요? 아~참, 2010년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 개최 예정지라는 걸 빼먹었네요. 여러분이 상상하는 아프리카에 대한 수많은 환상들은 ‘진실’이며 또 동시에 ‘오해’입니다. 앞으로 2회에 걸쳐 트래비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세상의 여행자들이 꿈꾸는‘아프리카’에 대한 구체적이며 실용적인 독자의 여행기입니다.

막연한 ‘선망’인 동시에 또 막연한 ‘두려움’인 아프리카로 한 발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길 바라며 아프리카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자, 트래비와 함께 긴 여행을 떠날 준비가 되셨나요?  

글·사진  신중숙 기자  
취재협조  내일여행
www.naeiltour.co.kr
사우스아프리카항공 www.flysaa.com
잠보아프리카
www.jambo.co.kr

▒▒ 독자소개 이태영(24)   

“착하게 살면 다들 복 받을 거에요!” 

대학 신학과 4학년 이태영군. 남들은 인생의 ‘마지막 여행지’로 고이 아껴두는 아프리카 대륙을 생애 첫 여행지로, 그것도 공짜 여행으로 맞이한 행운의 남자. 조금은 싱겁고 조금은 썰렁하지만 그 남자의 따뜻하고 자상한 성품을 보며 “과연 저렇게 착하게 사니까 그런 행운을 거머쥐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던 호기심 왕성한 바른생활 사나이.


▒▒ 기사를 시작하기 전에    

1 2006년 11월4일 내일여행이 주관하고 사우스아프리카항공과 잠보아프리카가 후원한 아프리카 배낭여행 설명회에서 천운(天運)에 따라 최종 당첨된 두 명의 트래비 독자, 최유미양과 이태영군. 장장 26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아프리카 케이프타운에서 시작해 트럭을 타고 아프리카 속으로 거침없이 들어가 생생한 자연과 사람과 문화를 온몸으로 체험하고 돌아왔다. 유미양과 태영군의 여정 중 트래비 기자는 이태영군의 일정 중 4일은 케이프타운을 또 6일은 함께 트럭킹 배낭여행을 하며 약 10일간 동행 취재했다. 

2 실제 여행은 1월24일부터 2월18일까지 24박 26일 동안 진행됐으며, 당시 아프리카의 기후는 여름이었다. 

3 태영이의 실제 여행 루트는 케이프타운을 시작해, 본격적인 트럭킹으로 ‘케이프타운-나미비아-보츠와나-짐바브웨’를 여행했다. 트래비 기자는 그 중 케이프타운과 나미비아만 동행 취재했으며 그 이후의 사진은 이태영군이 직접 촬영했다. 

4 길고 긴 아프리카 여행 스토리는 ‘케이프타운’과 ‘트럭킹’으로 나누어 2회 연재될 예정이다. 

5 기사의 흐름상, 그리고 친근감을 배가시키기 위해 존칭을 생략하고 ‘태영’으로 호칭한다.
6 내일여행은 아프리카 배낭여행 상품을 199만원부터 판매하고 있다. 독자가 다녀온 26일 상품의 경우 289만원부터.



우리는 드디어 홍콩과 요하네스버그를 거쳐 장장 20시간의 비행 끝에 남아공의 역사가 시작된 ‘마더 시티(Mother City)’,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살며 만드는 다채로운 문화가 뒤섞인 ‘레인보우 컨트리(Rainbow Country)’의 진면목을 보여 주는 이 도시 케이프타운에 도착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수도는 행정, 사법, 입법의 3개로 구분돼 있다. 케이프타운(Cape Town)은 입법수도이고 행정수도는 프레토리아(Pretoria), 사법수도는 블룸폰테인(Bloemfontein)이다. 또 요하네스버그가 남아공의 ‘경제수도’라면 케이프타운은 ‘관광수도’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낙원’과 ‘저주받은 땅’의 전혀
상반된 이미지를 안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케이프타운’이라는 도시를 만난 느낌은 한 마디로 ‘데자부(Deja Vu)’. 발트빛 물색과 파아란 하늘, 장난감처럼 예쁘게 늘어서 있는 집들로 빼곡한 마을은 흡사 ‘지중해’의 어느 곳에 와 있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 시내 명소 둘러보기

첫 여행, 첫 비행. 올려다만 봤던 하늘과 구름을 난생 처음 내려보며 손톱만한 크기로 발아래에 펼쳐진 세상을 두리번거리느라 긴 비행 내내 눈을 붙일 겨를이 없었다. 목덜미를 툭툭 두드리며 “목이 아파 죽겠어요”라는 초보 여행자 태영의 머쓱한 한 마디에 ‘픽’하는 웃음이 절로 새 나왔다. 동남아의 기후를 ‘후텁지근하다’고 표현한다면 케이프타운에 내려 체감한 날씨는 ‘후끈하다’는 느낌. 온몸을 칭칭 감고 있던 두툼한 점퍼부터 벗었다.태영이를 안전하게 공항에서 숙소까지 데려다 주고 일정 중 케이프타운의 외곽 투어를 도와줄 내일여행 현지여행사의 가이드 이옥주씨를 만나 시내를 돌아다니며 조심할 점과 한국 유학생들, 케이프타운의 젊은이들이 좋아한다는 장소들을 추천받고 숙소 체크인.

아프리카산 토속 아이템 사세요~
Greenmarket Square 


ⓒ트래비

1. 풍물 장터인 그린마켓 전경 
2. 그린마켓에서 만난 귀여운 아가
 

시내의 중심부에는 그린마켓 스퀘어라고 일컬어지는 노천장터가 밀집돼있다. 이곳에서는 강렬한 원색의 액세서리는 물론이고 아프리카 전통 스타일의 조각품과 그림 및 각종 공예품을 다양하게 구경하고, 구입할 수 있다. 염두할 것은 ‘시장’이라는 특성. 현금만 통용되며 적정 수준의 가격으로 흥정을 할 것. ‘아프리카’라고 물가가 우리보다 쌀 줄 알고 맘에 드는 아이템의 가격을 덜컥 물어 보던 태영, 짐짓 당황한 눈빛이다. 작은 목각 조각품의 가격은 1만~1만5,000원 선이고 수공예 목걸이는 6,000원 이상이다. 물론 흥정하기 나름이다. 하지만 배낭여행 첫날부터 배낭을 부풀리고 또 주머니를 가볍게 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 하에, 기념품 쇼핑은 일단 미뤄두고 아이 쇼핑에 돌입! 

※ 찾아가기 Corner Shortmarket and Berg Streets, City Center 영업시간 월~토요일 09:00~16:00, 일요일은 휴무

즐거움은 멈출 수 없다!
Water Front 


ⓒ트래비

1. 케이프타운으로부터 세계 각국의 위치를 나타내는 이정표
2. 워터프론트 기념품숍. 얼룩말의 가죽을 그대로 말린(?) 제품
3. 워터프론트의 스타. 동전 없이는 꿈쩍도 하지 않는 신기한 인형 누나 
4. 남아공과 대한민국의 국기를 각각 들고 치~즈
5. 노천 레스토랑이 즐비한 워터 프론트


엄밀히 말하자면 워터프론트 지역은 고급 유람선들이 정박해 있는 고풍스러운 항구와 영국 빅토리아 여왕과 그 아들의 이름을 붙였다는 ‘빅토리아 & 알프레도 워터프론트(Victoria & Alfred Waterfront)’라는 대형 위락 단지를 모두 일컫는 표현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마치 코엑스(COEX)처럼 워터프론트 지역 안에는 고급 브랜드 상점과 기념품가게, 극장, 은행, 우체국, 대형슈퍼마켓, 레스토랑 등 ‘없는 게 없다.’

활기찬 항구의 모습, 여기저기 공연 판이 벌어진 떠들썩한 분위기에 태영의 마음이 들뜬다. ‘불 쇼’를 펼치는 거리 공연단을 더 가까이 보기 위해 바삐 걸음을 재촉하기도 하고, 천천히 속도를 늦추며 아프리칸 아티스트들의 독특한 예술적 감각에 푹 잠겨 소소한 기념품 쇼핑을 하기도 했다. 항구에서 뉘엿뉘엿 해가 지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은 참으로 낭만적인 경험이다. 아프리카의 바다를 앞에, 그리고 케이프타운의 상징인 테이블 마운틴을 뒤에 두고 맞이하는 첫 일몰(Sunset)의 장관을 바라보고 있자니 머릿속에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그려진다. 

워터프론트에서는 테이블 마운틴과 노을에 로맨틱한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는 일몰 무렵에 항구에 정박해 있는 선박과 여유만만 떠 있는 요트와 갈매기들, 흥겨운 아프리칸 공연 음악을 배경 삼아, 노천 레스토랑에 앉아 느긋하고 한가롭게 맥주를 들이키는 것도 좋겠다. 

찾아가기 시내에서 테이블베이 항구까지 차로 5~10분 거리, 기차역에서 쇼핑센터 앞까지 가는  골든 어로우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차역에서 씨포인트행 미니버스택시를 타면 워터프론트에서 가장 가까운 메인로드(그린포인트에서 씨포인트까지 뻗어 있는 대로)에 내려 준다. 메인로드를 건너 일링구아랭귀지스쿨이 있는 소방도로를 따라 계속 내려가면 마치 공장처럼 보이는 빅토리아 & 알프레도 쇼핑센터를 만난다. 참고! 영화관 매표소에 문의한 뒤 간단한 개인정보를 기재하면 멤버십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발급비는 R37이고 이 카드로 R35인 영화 한 편을 무료로 볼 수 있다. 화요일은 50% 할인. 고로 케이프타운 장기 체류자라면 멤버쉽 카드를 이용해 볼 것. 

021-408-7600 www.waterfront.co.za

★ 워터프론트에서 ‘한 잔’ 어때?

‘Den Anker’라는 벨기에 레스토랑 알콜도수 12도인 소주 같은 맥주를 맛볼 수 있고 8도인 ‘콱(Kwak)’이라는 맥주를 마실 때는 왼쪽 신발을 가게에 맡기고 마셔야 한다. 비싼 맥주잔에 술이 제공되기 때문에 도난방지를 위해 신발을 맡긴 데서 유래한 전통이라고 한다.  

※ 찾아가기 Pierhead, V&A Waterfront 가격대 음료를 포함해 R100~R200정도 021-419-0249 www.denanker.co.za

우리네와도 닮은 아프리카의 역사
Castle of Good Hope 

여행이란 예쁜 것, 좋은 것, 발전한 모습, 꾸며지고 포장된 모습만이 아닌 그 나라의 온전한 역사를 세계사 안에서 되돌아보고 우리와 비슷한 일면에 동질감을 느끼고 우리보다 뛰어난 점은 받아들이며 다른 문화와 내 문화 사이의 관계를 반성하고 더욱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미래를 모색하는 것이 아닐까. 케이프타운 그리고 남아공의 역사를 반추하기 위해 찾은 곳은 ‘희망의 성’이라는 이름의 ‘성곽’이자 ‘역사 박물관’.  

옛 영국 통치시대 총독의 관저를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지금은 당시 사용하던 대포며 물품들이 성 여기저기에 그대로 위치해 있다. 원래 가장 먼저 남아공을 발견하고 정복했던 네덜란드군이 훗날 영국군에게 항복한 일부터 1962년 넬슨 만델라를 체포하여 로빈섬(Robben Island)에 유배시킨 뒤 아파르트헤이트가 붕괴되고 현재 남아공의 세세한 역사를 꼼꼼히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역사는 실로 여러 열강의 침입으로 얼룩진 우리의 근대사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금 무거워지기도 했다. 성에는 희한하게도 6개의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이것은 네덜란드, 영국과 현재 정부의 깃발의 변천사인데 ‘아픈 기억일지라도 과거의 모든 역사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화해의 정신’을 표현한다고 한다. 

※ 찾아가기 Corner Buitenkant and Darling Streets 개장시간 09:00~16:00 입장료 성인 R20, 학생 및 12세 이하/ R10 021-787-1249 www.castleofgoodhope.co.za

‘길고 긴 밤’ ‘길고 긴 이야기’ 
Long Street 

어느 여행지에나 ‘여행자들이 모이는 거리’가 있기 마련이다. 케이프타운에는 바로 이곳 롱스트리트에 전세계의 배낭여행자들과 케이프타운의 젊은이들이 밤낮 없이 여유와 낭만을 찾으며 서로의 정보도 교환하는 곳이다. 

예쁜 파스텔톤으로 단장한 케이프타운의 여느 곳과는 달리 조금 낡은 느낌의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특색 있는 카페(Cafe), 바(Bar), 펍(Pub) 등이 늘어서 있어, 특히 밤에 그 열기가 더욱 활활 타오르는 멋진 공간이다. 레게, 힙합, 재즈, 블루스 등 아프리카산 다양한 음악을 라이브로 신나게 즐기자! 저녁 8시 이후에는 대개의 바나 펍 등은 입구에서 R10~20의 입장료를 받는다.

















롱스트리트 나이트라이프의 명소 

롱스트리트 구역을 걸으며 마음에 드는 분위기나 음악이 흐르는 곳을 선택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롱스트리트를 밤에 돌아다닐 때는 혼자 다니는 것은 금물. 여러 명이 무리지어 돌아다니고 소지품을 조심하도록 하자. 

♥ Mama Africa

이미 여행자에게는 무척이나 유명한 곳이다. 저녁 8시부터 마림바(Marimba) 연주단의 공연이 시작되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테이블에 앉기 위해서는 저녁식사를 주문해야 하고, 바에서는 간단한 음료나 맥주를 마실 수 있다. 맥주 한 병과 함께 아프리칸 스타일의 춤과 노래를 즐겨 보자. 저녁 8시 이후 입장료 R10.  

♥ Zula

입장료 없이 들어갈 수 있는 곳. 저녁 8시부터 라이브 모던락 밴드 공연이 있고 테이블 사이사이에서 춤을 즐길 수 있다. 현지 젊은이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테이블 마운틴에서 ‘근두운’을 타다
Table Mountain


ⓒ트래비

1. 구름보다 아래에서 케이프타운 시내를 굽어보는 관광객들의 모습
2. 높은 곳에서는 서로에게 의지하려는 마음이 생긴다니, 로맨틱 지수는 Up! 외로운 솔로들의 기분은 DOWN! 
3. 국제학생증은 필수품입니다! 경비를 줄일 수 있답니다
4. 손을 뻗어 태양에 닿아볼까, 테이블 마운틴에서의 힘찬 점프!


케이프타운을 찾는 여행자라면 누구나 찾는 테이블 마운틴(Table Mountain)은 실로 케이프타운 시내 관광의 백미로 손꼽힌다. 어디에서든 비교적 눈에 잘 띄는 테이블 마운틴은 해저 지층의 융기로 형성된 ‘산’이다. 그러나 통념에 비춰 보자면 산이라고 하기에는 좀 뭣하다. 윗부분이 싹둑 잘려 나간 듯한 모양새에 ‘우뚝 솟아 있다’거나 ‘하늘을 찌를 듯하다’는 등의 산을 수식하는 표현 따위는 절대 어울리지 않는 기묘한 ‘산’이기에 더욱 희소성이 있는가 보다. 

케이프타운에서 만난 유학생 이재혁군이 “이 산은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것보다는 위에서 내려다볼 때 더 멋지다”는 귀띔에 호기심 많은 태영이가 한 귀로 흘려 버릴 턱이 없었다. 커다란 산을 뱅그르르 돌며 오르내리는 케이블카 입장권을 구입하기 위해 기다리는 줄에 서서 무언가를 열심히 찾는 태영. 그것은 바로 국제학생증. R120에 해당하는 만만찮은 케이블카 왕복 티켓이 국제학생증을 이용했더니 R85로 할인됐다. 

“배낭여행의 핵심은 철저한 준비죠. 하하!” 

그간 이마에 ‘초보’를 대문짝만하게 붙이고 있던 어리버리했던 이미지를 순식간에 불식시키는 순간이었다. 

케이블카가 위로 점점 부양하면서 바다를 천천히 오르더니 시야에 케이프타운의 온 바다가 ‘확’ 들어오는 순간 ‘헉’하는 소리가 입에서 터져 나온다. 해안에서 1,087m 솟은 테이블 마운틴의 정상에서는 케이프타운 시내와 주변 자연경관의 360도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한 편에는 눈부신 태양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끝없는 수평선이 펼쳐진 대서양이다. 나머지 절반의 파노라마는 희망봉을 향해 줄달음질쳐 나간 산과 오밀조밀한 집들로 가득한 아기자기한 케이프타운의 시가지가 두 눈 가득 들어와 어느 곳에 눈을 둬야 할지 순간 ‘멈칫’하게 된다. 

“남아공 역사에도 관심이 많아서 로빈 아일랜드(Robben Island)도 가보고 싶었는데 이렇게나마 보게 되니 참 좋~다.”
테이블 마운틴의 정상은 ‘보는 즐거움’이 소록소록하다. 산책로를 따라서 정상을 가는 길, 저 멀리 바다 한가운데에는 남아공의 인종차별주의인 아파르트헤이트의 쇠사슬을 끊고 인권평등의 계기를 마련한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28년 수감생활 중 19년 동안 수감됐다는 로빈 섬이 유유자적 떠 있었다. 날이 좋을 때는 저멀리 희망봉까지도 시야에 담을 수 있다. 여행자들은 각 뷰 포인트마다 마련된 전망대에 서서 아프리카 최남단에서 보이는 색다른 풍경이 주는 감동에 흠뻑 젖는다. 

인도양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이 테이블 마운틴에 부딪혀 만드는 구름도 이곳을 더욱 신비롭게 만든다. 특히 맑은 날 테이블 마운틴 정상에서는 마치 드라이아이스 같은 선명한 구름을 볼 수 있다.

이곳의 날씨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비교적 날이 좋은 날에도 안개와 바람은 항시 테이블 마운틴에 머물기 때문에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케이프타운에 도착해 날씨가 좋으면 무조건 테이블 마운틴부터 올라가라”는 조언을 하곤 한다. 

“우린 지금 구름 속에 들어온 거야”라는 기자의 한 마디에 손오공처럼 근두운 타는 흉내를 내던 태영. 축축하고 시원한 구름 속의 산책, 테이블마운틴 꼭대기에서 맡았던 구름의 냄새는 앞으로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만 같다.  

케이프타운 사람들은 그들의 자랑거리인 테이블마운틴이 밤이 되면 행여나 어둠 속에 파 묻혀 보이지 않을까 걱정이 됐는지 은은한 조명을 비춰 이 산에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입혔다. 

밤의 케이프타운과 테이블 마운틴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시그널 힐(Signal Hill). 혹자는 세계의 3대 야경의 하나로 시그널 힐의 풍경을 꼽을 만큼 이곳의 야경은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멍하니 붉은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들, 캠핑카에서 간이 테이블을 펼치고 저녁식사를 즐기는 사람들, 그 사이에서 케이프타운의 멋진 밤풍경을 가슴 속에, 두 눈 속에 담는다. 

찾아가기 타운에서 캠프스 베이 방면으로 차로 15분 거리. 케이블카 이용 시간 08:30~18:00(날씨에 따라 변경) 이용요금(왕복/편도) 어른 R120.00/  R60.00, 18세 이하 어린이 R65.00/ R35.00, 학생 R85.00/ R45.00/ 021-424-8181 www.tablemount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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