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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산청 - 진정한 웰빙을 꿈꾸는 그대 산청으로 떠나라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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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산(山)이 있어 맑은(淸) 땅, 산청. 우리나라의 하늘을 떠받히고 선 지리산 천왕봉에서부터 가야국의 마지막 왕의 보금자리가 되어 준 왕산, 천왕봉의 기운이 흘러 솟은 웅석봉, 철쭉이 화려한 황매산 등 높고 아름다운 봉우리가 산청을 에워싸고 있으니 그 땅이 맑지 아니할 수 없다. 이 땅에서 류의태와 허준이 기적 같은 의술을 펼쳤으며, 실학자 남명 조식은 제자들을 가르쳤고, 성철스님은 불교에 귀의했다. 산이 높고, 계곡이 깊으며, 물이 청아한, 이 맑은 고장에 한약재가 자라고, 왕산 자락에 터를 닦은 전통한방휴양지가 5월에 문을 연다. 지리산 청정 공기를 호흡하고, 건강한 먹거리가 기를 맑게 해주니 이 고장에서는 생활이 곧 웰빙이다. 그러니 참된 웰빙을 원한다면, 바로 이곳 산청으로 달려갈 일이다.  

글·사진  Travie writer 김숙현   
취재협조  진주시청, 산청군청

한방 치료와 휴양을 한자리에서


ⓒ트래비

1. 복원된 성철스님 생가 
2. 약재썰기 체험

류의태, 허준 등 명의를 배출한 산청은 동의보감의 고장이라는 별칭이 썩 잘 어울린다. 왕산과 필봉산 정상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산허리에 넓게 터를 다져 전통한방휴양관광지를 만들었다. 중심이 되는 것은 한의학 박물관. 건물은 이미 완공되었으며 실내 전시장과 인테리어 등 막바지 공사만이 남아 있다. 박물관 주변에 한방 진료와 치료를 할 수 있는 시설과 콘도와 유스호스텔 등 숙박시설, 교육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한약 탕제관도 대규모로 문을 열게 된다.  

휴양지 입구에는 허준 동상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나무를 깎아 만든 것처럼 나뭇결이 느껴지는데 실제로는 목재가 아니라 브론즈로 만든 것. 허준 동상 뒤쪽에는 시원스럽게 떨어져 내리는 인공폭포가 설치돼 있고 박물관 앞에는 류의태 동상이 자리하고 있다. 사후 자신의 시신을 해부하도록 당부했던 류의태의 해부 동굴도 근처에 재현해 놓았다. 

휴양지에서 왕산이나 필봉산으로 오르는 등산로에서는 울창한 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드로 온몸을 샤워할 수 있고, 약초 재배장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한약초를 만져 보고 향기를 맡아 볼 수 있다. 재배 단지는 사람 형상을 본떴는데 머리 부분에는 머리에 좋은 약재, 다리 부분에는 그에 해당하는 약재들을 심어 놓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했다. 자신의 체질이나 몸의 상태에 따라 처방을 받아 이곳에서 기른 한약재로 약을 짓고 휴양을 취하며 느긋하게 치료까지 할 수 있으니 한 곳에서 모든 게 해결되는 셈이다.

성철스님 생가와 겁외사

산청이 낳은 현대 인물로 성철스님이 있다. 원래 부유한 집안의 자제였으나 어느날 홀연히 집을 나서 불가에 귀의하였다. 그때 당시 처자식이 있던 몸이었는데 이후 딸과 부인도 출가했다. 생가는 대전통영고속도로 바로 아래쪽에 자리해 있는데 당시 집안이 부유했던 것을 고려해 기와집으로 안채와 사랑채를 만들었다고. 안채 옆에는 성철스님의 유품을 모아 놓은 유물전시관도 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절’이라는 의미를 가진 겁외사는 법당 규모는 작지만 사방이 온통 금빛으로 반짝인다. 생전 누더기 옷을 기워 입을 정도로 검소했던 성철스님의 면모를 떠올리면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 다만 마당 중심에 우뚝 선 성철스님 동상은 주변의 소음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살짝 미소를 머금은 평화로운 얼굴을 보여 준다.

전통 한옥의 멋스러움과 체험까지


ⓒ트래비

1.남사예담촌의 아름다운 뜰
2. 연일 정씨의 위패를 모신 사양정사


산청의 예스러움, 전통과 선비 정신을 느끼려면 남사마을이 제격이다. 마을 전체가 농촌 전통 테마마을로 지정되어 ‘남사예담촌’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수십 년 된 화려한 한옥에서부터 200년 역사를 지닌 고가에 이르기까지 마을 전체에 세월의 흔적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남사마을의 첫인상은 높다란 토담이 길게 이어진 골목길에서 시작된다. 집 안을 보여 주지 않기 위해 높이 쌓아 올린 토담 위에 기와가 살포시 앉아 있고, 그 위로 팔을 뻗은 활짝 핀 매화가지가 한국의 미를 한 폭의 그림으로 보여 주는 듯하다. 

마을에서 꼭 들러 봐야 할 곳은 최씨 고가와 이씨 고가, 사양정사 등이다. 최씨 고가는 마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집으로 1920년에 지은 것이라고. 당시 큰 부자였던 최씨가 말을 타고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높은 대문과 화려하고 큰 한옥을 지은 것이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 사랑채 앞마당에는 매화 고목이 한 그루 있는데 죽은 가지도 있지만 여전히 탐스러운 꽃을 피워낸다. 

이씨 고가는 가장 오래된 한옥으로 안채의 역사는 장장 200년에 이른다. 안채, 사랑채, 익랑채, 곳간채가 ㅁ자로 배치되어 있다. 이씨 고가의 매력은 예스러운 건물보다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길에 X자로 얽힌 두 그루의 회화나무에 있다. 이 밖에 사양정자, 이사재, 초포정사, 내현재, 삼백헌, 망추정, 사효재 등 옛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다. 마을의 역사를 보여 주는 것은 건축물만이 아니다. 700년 된 매화나무, 600년 된 감나무 등 고목들도 숱하다. 고건축, 고목 감상과 함께 농사 체험, 전통놀이 체험 등도 즐길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찾기에 딱이다. 

가야국 마지막 왕의 무덤 ‘구형왕릉’


ⓒ트래비

1. 남사마을의 최씨매
2. 피라미드처럼 쌓아 올려진 구형왕릉
3. 나사마을의 흙담길

산청의 숨은 볼거리 가운데 가장 특이하다고 손꼽을 만한 것이 구형왕릉이다. 구형왕은 가야국의 마지막 왕으로 신라에 투항한 후 이곳에 은거해 남은 생을 마쳤다고 전해진다. 왕릉은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한 피라미드식 돌무덤이다. 비탈진 산자락에 잡석을 층층이 쌓아 올렸는데 정면에서 보면 모두 7층이다. 하지만 뒷면은 경사면을 그대로 이용했기 때문에 이집트의 피라미드와는 큰 차이가 있다. 맨 위는 일반적인 봉분처럼 둥그스름하게 마무리해 놓아 마치 계단식으로 돌을 쌓고 그 위에 봉분을 올린 것 같아 보인다. 

능 주변으로 야트막한 돌담을 쌓고, 무덤 앞에는 문인석, 무인석을 좌우에 한 쌍씩 세워 두었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왕릉에는 낙엽도 떨어지지 않고, 새도 그 위를 날아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따로 청소를 하지 않아도 낙엽이 쌓이는 일이 없고, 문·무인석을 비롯한 석물들이 늘 깨끗하다고. 근처에 류의태 약수터가 있는데 실제로 탕약을 끓일 때면 좋은 물을 긷기 위해 먼 길을 마다 않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이 약수를 오랫동안 꾸준히 마시면 속병을 치유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산청 200%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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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크공예체험
2. 황매산 철쭉 
3. 진주 야경

제7회 산청한방약초축제 - 2007년 5월4~9일

‘보고, 느끼고, 맛보고 산청에서의 건강웰빙축제’ 산청이 올해부터 지리산 한방 약초 축제를 산청 한방 약초 축제라고 개칭하고 내건 슬로건이다. 약초가 많이 나는 고장이자 류의태, 허준이 의술을 펼쳤던 산청이기에 더욱 어울리는 축제다. 올해는 산음 한약방을 재현해 약장과 약봉지, 한약 기구를 전시하고 한방 무료 진료, 사상체질 감별, 한방약 처방을 하는 산음 혜민서를 운영한다. 지리산한방약초전시관에서는 온갖 약초 화분과 한약재 건표본, 약초술, 석부작, 한방·향토 음식도 전시한다. 산음골 장터에서는 지리산 자생약초와 한약재를 판매하는가 하면, 농·특산물과 공예품도 판매한다. 축제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푸짐하다. 해부 동굴 체험, 어의·의녀복 입고 사진 찍기, 한방약초·약술·음식 시음 및 한방약떡 떡메치기, 약초 압화 공예체험, 건강 소망기 달기, 봉침·약쑥뜸, 황토 원적외선 무료 체험 등이 기다린다. 축제장은 산청 공설운동장과 전통한방휴양관광지 일원. www.jirisanherbfestival.or.kr

붉게 물든 황매산 철쭉

산청 제일의 명산은 지리산이지만 봄철에는 황매산(1,108m)의 아름다움을 따라올 수 없다. 온 산을 붉게 수놓는 철쭉 때문이다. 푸른 산에 붉은 치마를 두른 것 같은 철쭉 군락지는 정상 아래 완만한 능선을 따라 넓게 자리잡고 있다. 철쭉 군락지 근처까지 차량이 진입할 수 있어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나 아이들을 동반한 철쭉 산행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정상으로 다가갈수록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기암괴석들의 향연 또한 볼 만하다. 황매봉을 중심으로 박쥐골, 노루바위, 국사봉, 효렴봉, 흔들바위, 장군바위, 촛대바위, 거북바위, 신선바위, 망건바위 등이 흩뿌려져 있어 산행의 재미를 더한다. 또, 철쭉 군락지로 오르는 길에 위치한 황매산영화주제공원은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영화 <단적비연수>를 촬영할 때 마련한 세트장인데 이후 드라마 <주몽>도 일부 이곳에서 촬영했다. 배용준 주연의 <태왕사신기>도 이곳에서 촬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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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 황매산 영화주제공원
(오) 진주성 촉석루

산청+진주 1박2일에 즐기기

산청과 진주를 엮어 주말여행을 꾸리면 어떨까? 산청에서 서너 군데 정도 둘러본 다음 해질녘 진주로 이동한다. 진주비빔밥이나 한정식으로 저녁식사를 마친 뒤 진주의 새로운 매력으로 떠오르는 야경 투어에 나선다. 진주 야경 투어 때는 진주성과 남강 위에 걸린 다리들, 그리고 음악 분수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진주교에서 천수교에 이르는 구간을 따라 조명이 설치된 다리와 진주성의 환상적인 야경이 펼쳐진다. 봄 밤의 낭만을 느끼며 산책하기에 적당하다. 음악 분수는 음악에 맞춰 춤추는 물줄기와 빛의 향연이 눈부시다.

다음날 아침에는 진주성의 촉석루와 의암, 의기사, 진주박물관 등을 둘러보고, 전국 실크 생산의 80%를 차지하는 진주의 실크를 직접 체험해 보는 것으로 여행을 마무리하면 된다. 비단 조각으로 손수 바느질을 해서 휴대폰 걸이를 만드는데 남성이나 학생들도 어렵잖게 따라할 수 있다. 시간이 남는다면 진양호 드라이브, 실크 백화점 실키안 쇼핑까지 곁들일 수 있다. 

진주시 문화관광과 055-749-5086  tour.jinju.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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