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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홋카이도 ① 삿포로 & 후라노 - 봄마저 새하얀 눈의 나라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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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꽃피는 봄’이 성큼 다가온 이즈음, 홋카이도는 여전히 눈 속에 파묻혀 봄을 맞이할 채비를 서두르지 않는다. 사방 어디를 둘러보아도 온통 눈 천지. 온 세상의 더러움과 슬픔, 만사 복잡함까지 모두 덮어 버릴 듯 하얗고 두텁게 쌓인 눈(雪)더미는 어느새 눈(眼)을 가득 채우며 하얀 세계로의 초대장을 날린다. 

글·사진  오경연   취재협조 일본항공(JAL) 02-3788-5734



아사히카와와 함께 홋카이도의 양대 관문도시 중의 하나인 삿포로. 홋카이도 최대 규모의 도시답게
일반적으로 ‘홋카이도’하면 떠올리는 전원적인 풍경보다는 잘 정돈된 도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짜릿한 체험세계로의 초대  윈터스포츠 뮤지엄

ⓒ트래비

동계스포츠의 메카지로 삿포로가 이름난 것은 주지의 사실. 그 명성에 걸맞게 삿포로 마루야마 지역 외곽에는 ‘윈터스포츠 뮤지엄’이 있다. 

박물관 관람의 출발점은 2층의 동계올림픽 전시관. 1972년 동계올림픽은 물론 최근에는 올해 2월22일부터 3월4일까지 개최됐던 ‘2007 세계 노르딕 삿포로 챔피언십’까지, 삿포로에서 열린 다양한 윈터스포츠 대회 관련 자료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하지만 자칫 밋밋하기 쉬운 전시관보다는 1층의 스포츠 체험관이 더욱 역동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봅슬레이, 스피드 스케이팅, 바이애슬론 사격, 크로스컨트리 스키 등 평소 접하기 힘든 ‘전문적’인 종목들의 체험관들이 마련되어 있어 누구나 손쉽게 윈터스포츠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 특히 가상화면과 장비를 통해 스키경기를 직접 체험하는 점프 시뮬레이터가 압권. 

입장료는 성인 기준, 600엔이며 모든 체험시설은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

흔들흔들~리프트 타고 삿포로 전망 탐험  오쿠라야마 전망대



삿포로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오쿠라야마 전망대는 윈터스포츠 뮤지엄과 거의 붙어있다시피 지척에 있어, 박물관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거쳐 가는 ‘필수코스’다. 전망대는 1972년 삿포로 동계올림픽 개최시 이용되었던 점프 경기장 정상에 있기 때문에, 약 307m에 달하는 높이를 리프트로 올라가게 된다. 마치 스키장 정상을 올라가는 듯 리프트를 타고 꼭대기에 도착하면 탁 트인 유리 너머로 오도리 공원, 삿포로 돔 등 삿포로의 관광 명소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 입장료는 없으며 리프트 요금이 성인 기준, 왕복 500엔이다.

고즈넉한 전통과 자연의 조화  홋카이도진구

홋카이도진구(北海道神宮)는 19세기 메이지 왕조 시대에 지어졌으며, 당시 ‘에조’라고 불리우던 홋카이도 지역 개발의 시발점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역사적인 건물이다. 매년 새해맞이 행사 축제 때는 약 100만 명의 참배객이 몰릴 정도. 주위를 둘러봐도 일본 전통복을 입은 참배객을 흔히 볼 수 있어 ‘전통색’이 물씬 느껴진다. 오랜 역사를 차치하고서도 홋카이도진구는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 있어, 느긋이 산책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트래비

지리상으로 홋카이도의 중심에 위치, ‘배꼽의 마을’이라는 별칭이 따라다니는 후라노. 방위에 따라 크게 카미(上), 나카(中), 미나미(南)로 나뉘어지는 후라노는, 우선 무려 20여 년 동안 TV에서 방영되었던 드라마 <북쪽의 나라에서(北の國から)>의 로케지로 유명하며, 라벤더의 최대 산지로 매해 여름마다 수백만의 일본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 밖에 스키·골프 등 계절별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스포츠와 아름다운 전원 풍경, 건강하고 맛있는 먹거리 등은 여행지로서의 후라노를 빛나게 하는 다양한 요소 중의 일부분이다.

일본의 색채가 물씬  고토스미오 미술관

아사히카와 공항에서 자동차로 약 30여 분 거리에 위치한 카미 후라노의 명소, 고토스미오 미술관에서는 그야말로 가장 일본적인 전통미술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고토스미오 미술관은 일본 미술의 대가로 불리우는 화가 고토 스미오의 작품들을 모아놓은 갤러리로, 약 150여 점의 걸작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홋카이도를 위시한 일본 각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백미. 

고토 스미오의 작품 기법은 일본의 전통그림인 ‘니혼가(日本畵)’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니혼가의 특징은 모든 재료를 자연으로부터 얻는다는 점. 색료의 대부분이 자연의 돌에서 추출한 것이며, 심지어 값비싼 보석을 갈아서 색깔을 추출해 내기도 한다. 또한 그림의 밑바탕이라 할 수 있는 종이 역시 나무로 만들어지는 일본 전통지 ‘와시’를 사용한다.

총 6관으로 나뉘어진 전시관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선명하게 어우러지는 색채에 우선 강한 인상을 받는다. 일본의 절과 탑, 전통복색을 갖추어 입은 인물 등 다양한 소재의 그림을 만날 수 있다. 봄의 벚꽃 풍경, 가을의 단풍 등 일본의 자연을 사계(四季)에 따라 묘사한 그림들은 특히 관람객의 발걸음을 오래 붙든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000엔이다.

입에 쩍쩍 달라붙는 진한 풍미  후라노 치즈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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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에서 자란 젖소에서 나온 우유, 유제품 역시 후라노의 특산물. ‘후라노’라는 지역명을 브랜드로 출시한 우유가 있을 정도다. 적당한 농도의 우유는 신선하고 단 맛이 입 안을 가득 채운다. 자연스레 후라노산 우유를 재료로 만들어지는 치즈·버터 등도 높은 품질로 인정받고 있으며, 후라노 현지에서 공장 및 소규모의 공방을 통해 활발히 생산되고 있다. 

후라노시에 위치한 후라노 치즈공방은 생산 라인을 관광객에게 투어 일정으로 개방, 연간 36만 명 정도가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1층 견학관에서는 브리, 체다 등 이 공방의 주력 생산품인 치즈 5종을 만드는 공정과정을 관람할 수 있다. 이어서 2층에서는 이곳에서 만들어진 치즈, 버터, 아이스크림, 과자 등을 시식하고 마음에 드는 제품은 구매할 수도 있다. 특히 쫀득한 치즈의 맛은 일품. 오징어 먹물로 만든 까망베르 등 갖가지 종류의 치즈를 만날 수 있다.

이들 유제품들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공방은 특히 관람객에게 인기몰이 중인 코너다. 버터, 아이스크림, 치즈, 빵 등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으며, 관람객은 간단한 레시피(한국어 제공)를 받아들고 강사의 지시에 따라 직접 유제품을 손으로 만들게 된다. 만들어진 아이스크림은 각자 시식하고, 버터는 기념으로 갖고 가도록 해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단 치즈는 숙성기간을 거친 후 각자의 집으로 배달해 주기 때문에 해외배송 등 ‘사후 서비스’를 생각한다면 다른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것이 나을 듯. 

공방 입장은 무료며, 체험공방 강좌료는 630~850엔이다.

365일 여름과 조우하는 그곳   팜 토미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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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노의 ‘특산물’이라고 불리워도 손색없는 식물이 바로 라벤더다. 허브 재료로 널리 이용되는 라벤더는 일본에서 재스민과 함께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꽃 중 하나. 일본 내에서 가장 많이 라벤더를 생산하는 농원인 ‘팜 토미타’가 바로 아사히카와 공항에서 차로 약 50여 분 떨어진 나카 후라노에 있다. 

특히 라벤더가 한창인 7월 15일~20일 사이에는 하루에 버스 200대가 찾을 정도로 관광객이 몰려든다고. 여름 시즌에는 ‘라벤더 꽃밭역’이라는 임시 기차역이 운영될 정도다. 라벤더뿐만 아니라 사루비아·코스모스·튤립 등 계절마다 피는 색색의 꽃밭이 나지막한 농장 건물과 어우러진 모습은 홋카이도의 가장 아름다운 자연 모습을 가장 전원적인 형태로 보여준다. 또한 그린하우스에서는 라벤더를 위시한 다양한 꽃들의 향연을 1년 내내 감상할 수 있어 그야말로 ‘계절을 잊은’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팜 토미타의 명물, 라벤더 아이스크림은 시식으로라도 꼭 맛보기를 추천한다. 연한 보라색을 띄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에서는 라벤더 특유의 달콤한 향내가 풍기며, 평소에 먹기 힘든 라벤더의 맛이 생생히 느껴진다. 이 밖에도 생 라벤더꽃을 말려 만든 포푸리를 비롯해 라벤더 향수, 에센셜 오일 등 인기를 끌고 있는 ‘Made from Lavender’ 상품들을 기념품점에서 만날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

달콤 향긋한 향에 중독되다  후라노 와이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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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제작 과정을 보았으니 찰떡궁합(?)인 와인 생각이 절로 나지 아니한가. 산지에서 포도 재배부터 생산까지 한번에 완성되는 ‘후라노 와인’은 프랑스 와인제조 기법을 철저히 벤치마킹, 1977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중견 와인업체. 후라노시에 공장을 두고 매년 약 300만병 가량을 생산해 오고 있지만, 대부분 생산품이 홋카이도 내에서 소진될 만큼 사랑받고 있다. 

후라노 와인은 후라노에서 생산되는 포도를 원료로 만들어진다. 또한 철저하게 과학적인 생산 라인을 통해 탄생된다. 와인 제작·보관을 위한 최적 온도라는 12~15℃를 지키고 일정한 맛을 내기 위해 지하에 높은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대형 저장 창고가 있다. 또한 보다 깊은 향을 위해서 100% 프랑스에서 공수된 오크통에 와인을 보관하며, 최고의 숙성과정을 위해 화이트 와인은 땅 위에, 레드 와인은 땅 밑에 보관해 종류별로 보관법도 달리하는 등 보다 나은 와인을 얻기 위해 까다로운 공정을 거친다. 이렇게 만들어진 후라노 와인은 유리병에 들어간 이후에도 1년의 숙성기간을 거친 이후에야 소비자와 만나게 된다.

후라노 와인은 화이트·레드·로제 등 3가지 종류가 생산된다. 이 밖에도 100% 포도만으로 만든 과육 주스 역시 당도 높은 과육을 증명하는 듯, 깔끔하면서도 단 맛을 낸다. 


입장료는 무료. 와이너리 시찰 이후에 숍에서 와인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크기와 종류에 따라 다양하다.

‘Made of Snow’ 눈이 시린 눈예술의 향연

‘겨울의 끝을 잡고’ 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홋카이도에서, 끝나 가는 겨울의 정취를 막바지로 만끽해 보자. 눈이 그야말로 ‘산처럼’ 쌓인 홋카이도의 길거리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아이템이 바로 ‘스노우 아트’라 불리워도 손색이 없을 법한 눈사람과 이글루 등이다. 눈사람은 단순히 동그란 눈뭉치 두 개를 포개놓은 흔한 모습이 아닌 도라에몽, 고질라, 키티에서부터 스키 타는 눈사람까지 소재와 주제도 다양하며 이글루 역시 상점, 공장 등 다양한 업체별로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만들어져 구경하는 맛이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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