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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북부탐험 홋카이도 ① 삿포로 - 그녀들,‘달콤*새콤한’ 홋카이도를 맛보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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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일본 북부탐험 시리즈 마지막 편, 상큼 발랄한 두 여자들과 함께 홋카이도로 특별한 여행을 다녀왔다. 수많은 응모자들을 물리치고 당첨의 행운을 거머쥔 이들은 대학 선·후배 사이인 이수현, 이승은씨. 듣기만 해도 침이 사르르 넘어가는 ‘스위트(Sweet) 투어’에 초대받은 두 여자들의 달콤한 유혹이 펼쳐진다. 케익, 쿠키라면 사죽을 못 쓴다는 승은씨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충만한 수현씨가 함께한 그녀들만의 ‘달콤 새콤한’ 홋카이도 이야기.

글·사진  정은주 기자   
취채협조  북도호쿠3현·홋카이도 서울사무소 02-771-6191/
www.beautifuljapan.or.kr 

*실제 여행은 3월8~11일까지 진행됐으며 글 진행상 존칭은 생략합니다.


ⓒ트래비

1. 뒤로 보이는 것이 삿포로 상징인 시계탑 토케이다이
2. 오도리 공원 입구에 있는 TV탑


‘삿포로’, 왠지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설렌다. “와, 하늘이 너무 파란데!”, “건물 지붕이 모두 뾰족하게 만들어졌네!” 신치토세공항에서 삿포로 시내까지 JR을 타고 가는 내내 수현과 승은이 입가에는 미소가 가실 줄 모른다.  

삿포로에 첫발을 내딛은 그녀들, 쾌적하고 활기가 넘쳐 흐르는 도시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눈치다. 현대적이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이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멋을 자아낸다. 홋카이도 중심 도시라고는 하나 도쿄나 오사카에 비하면 되려 ‘한산한’ 편, 일상 탈출을 꿈꾸던 여행자들에게 한 숨 돌릴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한다. 마침 수현과 승은이 도착한 것을 축하라도 하듯 맑게 개인 하늘에 갑작스레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한다. “어머, 왠 눈이야”하며 반가워하는 승은, 눈을 맞으며 잠시 걷는 사이 삿포로의 상징인 토케이다이(시계탑) 건물 앞에 다다랐다. 

대부분 시계탑 하면 웅장하고 중후한 건축물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삿포로의 토케이다이는  사실 이와는 정반대이다. 소박하게 지어진 2층짜리 목조 건물 지붕 한가운데 마치 굴뚝처럼 작달막하게 시계탑이 세워져 있다. 사람들이 모여 있지만 않았어도 그냥 지나쳐 버렸을 것만 같은 작고 아담한 건물. 그래뵈도 19세기 삿포로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역사적인 건축물이란 말씀. 더구나 130년 전 미국 보스턴에서 탄생된 진자식 시계는 지금까지 한 번도 시간을 어긴 적이 없다고 하니, 정확함 하나만큼은 명물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시계탑 건물을 둘러싼 낮은 돌담에 앉아 수현과 승은은 잠시 정담을 나눈다. 

시계탑 내부는 삿포로 역사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개관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관람료는 200엔이다. 부근에 가볼 만한 곳으로 구 홋카이도 정부청사가 있으며, 90m 높이 전망대를 갖춘 TV탑과 대규모 도심 공원인 오도리 공원도 가까이에 있다.


ⓒ트래비

삿포로역 내에 있는 와카사이모의 뽀뽀만쥬는 하루에 3,000개 이상 팔려 나가는 제품. 겉과 속이 온통 새까만 대나무 숯 만쥬도 많이 찾는 인기 제품이다.  




일본 전통 과자는 물론 케익, 쿠키 등 100종류가 넘는 다양한 제품들을 맛볼 수 있는 곳. 공장이 위치해 있는 토카치 지역은 과자와 케익 등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들의 원산지로 유명한 곳으로, 우유나 계란, 설탕, 대두 등 모든 원료들을 산지에서 바로 공급받아 만들기 때문에 맛은 물론 월등히 높은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제품은 장작개비 모양을 본뜬 독특한 빵. 겉 표면에 하얀 초콜릿이 마블링되어 있는 게 마치 자작나무 같은 느낌마저 자아낸다. 카토 유타카 매니저는 “장작 모양 케익은 류게쯔를 대표하는, 판매 1위를 자랑하는 인기 제품입니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낸다. 인기 제품답게 맛 또한 질리지 않은 부드러움이 일품이다. 초콜릿을 입히긴 했지만 단맛이 그다지 강하지 않은 뿐더러 살짝 담백하기까지 하다. 토카치에 있는 공장에서는 직접 과자를 만들어 보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 문 여는 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장작개비 모양 케익 1개 525엔. 011-785-1121/ www.ryugetsu.co.jp

삿포로에서 맛보는 ‘특별한 디너’


ⓒ트래비

1. 먹기는 뒷전,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승은.
2. 삿포로에서 맛보는 진짜배기 '삿포로 맥주'
3. 여기가 바야, 케이크 점이야?


삿포로에서 맞는 첫 번째 저녁. 수현과 승은을 위해 특별히 삿포로그랜드호텔에서 ‘디너’를 준비해 놓았다. 다양한 홋카이도 스타일의 음식들을 즐길 수 있는 ‘BIG JUG’는 삿포로그랜드호텔이 자랑하는 신개념 다이닝 레스토랑. 세련되고 우아한 레스토랑 분위기가 삿포로의 이국적인 정취를 그대로 담고 있는 듯하다.

다채로운 코스 요리들이 순서대로 나오고, 승은은 처음 맛보는 음식들을 보더니 ‘시식’보다 ‘사진 찍기’에 더 열중한다.
보기에도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임연수어와 새콤달콤한 맛이 자꾸 입맛을 당기게 하는 가자미 요리, ‘치직~’ 거리는 소리가 오감을 자극하는 즉석 돌판 쇠고이 구이 등 불러 오는 배를 주체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삿포로까지 와서 그 유명한 ‘삿포로 맥주’를 마셔보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 시원하게 맥주 한 모금 넘기고 나니 진짜 삿포로에 온 실감이 난다. 

코스 요리들도 예술이었지만, 이곳만의 특별한 비법으로 만든 비장의 요리가 또 하나 있었으니, 바로 ‘라면 사라다’이다. 쫄깃하게 익힌 라면 면발을 고소한 양념을 넣어 고루 무친 뒤 당근, 양배추, 토마토 등 각종 야채들에 새우까지, 몸에 좋다는 재료들을 한가득 넣어 만든 라면 사라다는 수현과 승은은 물론 기자 입맛까지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거 라면 맞나? 진짜 맛있어!”, “입맛에 너무 잘 맞는데. 야채도 많고, 다이어트식으로도 괜찮겠다!” 한참 칭찬을 늘어 놓는가 싶더니, 어느새 깨끗이 비워진 그릇. 이곳에서도 점심 시간만 되면 ‘라면 사라다’를 먹기 위해 찾아 드는 직장인 행렬이 줄을 잇는단다. 양도 푸짐한 게 한끼 식사로도 충분해 보인다. 삿포로에 오면 꼭 맛보고 가야한다. 라면의 또 다른 변신, ‘라면 사라다’를 말이다. 

삿포로그랜드호텔은 삿포로역에서 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고풍스러우면서도 현대적인 이미지를 가진 곳. BIG JUG 라면 사라다는 1인분 950엔. www.grand1934.com



겉보기엔 그저 평범한 케익점 같아 보이지만, 안에 들어서면 20년 전 디자인 그대로 운영하고 있다는 바(Bar) 타입 카페가 범상치 않은 곳임을 말해 주고 있다. 20년째 케익 전문점으로 자리를 지켜 오고 있는 키노토야는 이 지역의 터줏대감이나 다름없다. 주문하면 즉석에서 바로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큰 원칙. 지난 크리스마스에 판매된 케익만 2만5,000개 정도. 지역민들과 함께 동고동락해 온 곳인 만큼 단골들이 많은 곳이다. 

생크림이 올려진 스폰지 케익도 인기지만 뭐니 해도 이 집의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치즈 푸딩이다. 굉장히 농축된 맛을 내는 푸딩은 한 입 넣는 것만으로도 치즈에 담긴 영양분들이 듬뿍 녹아드는 기분이다. 그 맛이 마음에 들었는지 수현은 치즈 푸딩 하나를 냉큼 집어 든다. 바에 온 듯 세련된 인테리어와 예쁘게 장식된 케익들이 무척 잘 어울리는, 처음 온 이 누구라도 한 눈에 반할 만한 곳이다. 

※문 여는 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치즈 푸딩 1개 315엔. 조각 케익류 300~400엔.  011-813-6161/ www.kinotoy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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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로이고이비또를 만드는 아기자기한 초콜릿 공장
2. 인형박물관
3. 케이크 뷔페


둘째 날 아침, 수현과 승은이 나선 곳은 시로이 고이비또 파크. 홋카이도를 다녀온 여행자들이 꼭 선물로 사온다는 ‘시로이 고이비또’ 과자가 탄생되는 바로 그곳이다. 공장이라고 하지만 여느 곳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고풍스러운 건물 외관부터 수현과 승은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여기가 초콜릿 공장이 맞어?”하며 의아해하는 수현, 공장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테마파크에 가까운 느낌이다. 

건물 내에 있는 갤러리관에는 화려하면서도 작고 아담한 찻잔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다. “예전에는 초콜릿을 묽게 만들어 음료처럼 따라 마셨답니다. 여기 진열된 잔들이 그 같은 용도로 쓰였던 것들이지요.” 미치코 모리노 부관장이 설명해 준다. 저렇게 예쁜 잔에 담아서 먹는다면, 그 달콤함이 더 진할 것만 같다. 

맨 윗층에는 색다른 장식품들이 가지런하게 정돈되어 있다. 얼핏 보기엔 그다지 특별할 게 없어 보이지만, 장식품이 만들어진 비밀을 알게 된 수현과 승은이 깜짝 놀라하며 반문한다. “아니, 진짜 이게 다 설탕으로 만든 거라구요?” 알고 보니 이 모두가 바로 슈가 크래프트(설탕 공예품)인 것. 큰 충격이나 열만 가하지 않으면 영구적인 감상이 가능하다. 설탕의 변신이 이리 화려할 줄이야. 설탕, 너의 변신은 무죄란 말이지!

초콜릿 보다 더 달콤한 초콜릿 공장

본격적인 초콜릿 공장 탐험 시간. 복도 벽면을 따라 초콜릿의 유래와 생산 과정들이 재미나게 풀이되어 있다. 나무에 달려 있던 딱딱한 ‘카카오’ 열매가 부드럽고 달콤한 초콜릿으로 탄생되는 과정이 신기하기만 하다. 시로이 고이비또 파크의 대표작인 ‘시로이 고이비또’가 생산되는 과정 또한 오픈되어 있다. 모든 공정이 기계화되어 있긴 하지만 사람 손이 필요한 부분도 있기 마련. 마치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연상시키는 듯 공장 내부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 이곳이 진짜 공장인지 잠시 헷갈릴 정도다. 견학하는 이들도, 일하는 이들도 즐겁기만 한 이 공장에서는 보기와 달리 하루에 55만개의 ‘시로이 고이비또’ 과자를 생산해내고 있다고 한다. “진짜 대단한데요?” 수현도 승은도 놀라기는 마찬가지. ‘시로이 고이비또’, 진짜 ‘스고이(대단하다)’네요.

아기자기한 인형 박물관

배, 비행기 모형들을 비롯해 각종 피규어, 장난감들이 가득한 이색 박물관도 마련되어 있다. 작은 모형들이라 하지만 골동품 못지않은 값어치들을 자랑하는 것들이다. 이중에는 1906년에 고철로 만들어진 시가 500만엔 하는 진짜배기 골동품도 있다. 어디선가 자기 발보다 2배는 큰 신발을 발견하고 신어 본 수현은 “하하, 이 신발 진짜 크다. 이거 사람 신발 맞어?”하며 궁금해한다. 혹시 거인이 신던 신발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들지만, 맞다. 사람이 신었던 신발. 일본의 전설적인 레슬러인 자이언트 바바의 신발이다. 

박물관을 막 나서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종소리와 함께 음악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뭐야, 뭐야?” 하며 바깥으로 나가자 건물 외관을 장식하고 있던 인형들이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른다. 시로이 고이비또 파크가 자랑하는 쇼 타임이다. “어머, 여기서 돼지가 튀어나오는데!”하며 승은은 깜짝 놀라하고, “진짜 재밌다~”며 수현은 함박 웃음을 터뜨린다. 이곳, 초콜릿보다 더 달콤한 재미를 선사하는 꼭 가봐야 할 추천 명소이다.

개관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마지막 입장 시간은 5시20분) 입장료는 600엔. 비스킷 위에 화이트 초콜릿으로 글씨만 써 넣는 체험은 현장에서 즉석 신청할 수 있다. 1인(2장) 1,575엔. 비스킷을 만드는 과정부터 시작하고 싶다면 미리 예약해야 하며 가격은 1인 1,050엔이다. 1시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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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만드는  ‘시로이 고이비또’

이곳에서는 방문객들이 직접 ‘시로이 고이비또’ 과자를 만들어 보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현과 승은이 ‘나만의 시로이 고이비또’ 만들어 보겠다고 나섰다. 하얀 앞치마와 모자를 쓴 서로를 보고 한참을 깔깔대며 웃는 그녀들, “하하, 언니 진짜 잘 어울린다”, “어머, 너도 마찬가지야” 하며 한껏 포즈를 취한다. 

미리 만들어 놓은 체험용 하트 모양 과자를 받아 든 수현과 승은. 화이트 초콜릿이 든 조그만 튜브를 하나씩 받고 무엇을 써 넣을까 잠시 고민하다 이내 슥슥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다 써 넣은 과자를 냉장고에 넣은 후 초콜릿을 굳히면 끝. 15분 후 완성된 과자를 보더니 서로가 탄성을 지른다. 각자 만든 과자를 들고 기념 사진 한 장 찰칵! “2007년 언제나 HAPPY~”, “홋카이도 HAPPY DAY”라고 쓴 그녀들의 소망만큼이나 올해 이 초콜릿 과자처럼 달콤하고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길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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