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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② 산 따라, 물 따라, 바람 따라 - 타이완 생태여행 "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4.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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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1.아리산 삼림유락구
2. 천년 이상된 아리산의 히노끼 나무
3. 아리산 일출
4. 해양생물박물관의 해저터널

타이완 생태여행 

산과 물을 따라 여행하자면 여행 기간을 얼마나 잡아야 할지 그것부터 고민해야 할 정도로 생태자원이 그득한 곳이 바로 타이완이다. 특히 북에서 남으로 내려가면서 아열대에서 열대의 생태까지 한번에 볼 수 있으니 일석이조. 화려한 등불축제로 가슴이 설레였다면, 이번에는 산과 물을 따라 타이완의 자연을 찾을 차례다.

고산열차 타고 운해의 장관 속으로

ⓒ트래비

아리산(阿里山) 고산열차는 인도의 따지링 히말라야 등산철도, 페루의 안데스산 철도와 더불어 세계 3대 등산철도로 손꼽힌다. 고산열차를 타고 아리산으로 들어가는 길은 햇살이 약해지는 이른 오후부터 운무로 둘러싸여 장관을 이룬다. 산을 오르는 객차 안에서는 열대에서 아열대로, 그리고 아열대에서 온대로 이어지는 해발 2,274m에 이르는 아리산의 삼림경관을 볼 수 있다. 구름 위에 걸린 야자수를 보는 묘미에 그저 탄성만을 연발하는 관광객에게 “타이완에는 워낙 높은 산들이 많아 2,000m는 산도 아니다”라는 현지인의 너스레 웃음이 터져 나온다. 타이완에는 해발 3,000m를 넘는 산이 무려 240여 개나 된다고 하니 그도 그럴 법하다. 

대나무 숲을 지나니 열대우림이, 수십 미터는 족히 될 골짜기를 지나니 또다시 빼곡한 수풀이 나온다. 창밖으로 이어지는 풍경의 변화만 보고 있어도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고산열차다 보니 산을 오르는 길에 급경사가 있으면 지그재그로 운행을 하는데, 이것 또한 열차 여행의 묘미를 더한다. 아리산에 오르는 중간중간 간이역에서 사람들을 태우는 모습도 정겹기만 하다. 아리산 고산열차는 지아이역을 출발점으로 아리산 종착역까지 운행되는데, 철로 길이가 71.9km로 총 3시간30분 정도가 소요된다. 평일에는 1회, 주말에는 2회 운항하며, 운임은 왕복 690타이완달러다. 

걸으면서 즐기는 삼림여행


타이완은 전 국토의 2/3가 산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삼림여행의 테마가 다양한 편이다. 고산열차를 타고 도착한 아리산의 삼림 유락구는 왕복 `1시간여의 거리를 걸으면서 산과 바람과 소통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1,000년 이상 돼 신목으로 불리는 나무들이 많아 지역민들에게 인기가 높은데, 얼마 전 인터넷 투표로 당당히 인기순위 1위에 뽑힌 2,300살 난(?) 히노끼 나무는 15명이 안아도 모자랄 정도로 커다란 몸체를 자랑한다.

아리산 삼림유락구에는 전설이 깃들어 있는 구역이 많은데, 한 남자를 사랑했던 자매의 슬픈 이야기가 서린 지에메이탄(姉妹潭)부터 수령이 1만년을 넘어 3대에 걸쳐 자라난 삼대목(三代木),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사랑나무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타이완 남부의 컨딩 삼림유락구는 해안지역이기에 산호초와 해저지질이 솟은 종유동굴 등의 볼거리가 추가된다. 특히 이 지역은 산호초와 고운 백사장으로 유명해 수영, 서핑, 다이빙 등의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마니아들에게 사랑받는 장소이며, 현지인들도 신혼여행지로 손꼽는 곳이다.

타이완의 니모를 찾아서

타이완 남부 핀동(屛東)현에 위치한 해양생물박물관은 아시아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과 희귀종 흰 돌고래로 유명한 곳이다. 1년에 20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이곳은 전세계 40%의 산호를 보유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박물관 내부를 바다에 가라앉은 함선처럼 디자인해 각종 테마 모험을 가능토록 했다. 해저터널 부근에는 아이들이 자면서 야간 박물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입장료는 성인 350타이완달러, 어린이 250타이완달러다. http://www.nmmba.gov.tw

진흙 온천으로 여행 피로를 말끔히



남부 타이난의 관즈링(關子嶺) 지역은 타이완에서도 진흙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다. 한 해에 12만명 정도가 이용한다는 관즈링의 온천은 지하 400m에서 진흙과 함께 용출되는 온천으로 희귀 온천에 속한다. 온천의 용출 온도는 98℃이며, 온천장의 온도는 42℃를 유지한다. 

진흙 온천은 미리 몸에 바르고 밖에서 말린 후 탕에 들어갔을 때 효과가 가장 좋다. 관즈링 온천은 관절염과 피부 노화 방지, 피부 과민증에 효능이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이곳 진흙은 몸에 발랐을 때 부드럽게 피부에 밀착돼 움직이거나 몸을 굽혀도 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어린이들이 좋아해 가족여행객에게 추천할 만한 장소다. 관즈링에는 30여 곳의 온천호텔이 들어서 있으며 이용 요금은 평균 평일 300타이완달러, 주말 400타이완달러다.

붉게 물든 타이완의 하늘 

아리산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자오핑(沼平)역 인근에서 숙박을 하고 아침 일찍 일출열차를 타고 쭈산(祝山)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국립공원인 이곳에 숙박을 하기 위해서는 타고 온 차량을 산 입구에 두고 이곳에서만 이용하는 차량을 통해 이동해야 한다. 자연경관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대단하다. 일출열차는 매일 일출시간에 따라 출발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숙소에서 미리 출발시간을 알아둬야 착오가 없다. 

일출열차를 타고 아리산에 올라가는 길. 열차 내 관광객들이 창밖을 보며 웅성거려 밖을 내다보니 이미 해가 떠 하늘이 붉게 물들어 버렸다. 어찌된 일인가 싶어 열차에서 내려 가쁜 숨을 쉬며 아리산에 올랐다. 일출을 놓쳤다는 아쉬움이 밀려오고 숙소 아주머니가 일출시간을 잘못 알려준 게 아닐까 살짝 원망도 해본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종종거릴 무렵, 마을 촌장쯤 되는 한 남자가 스피커를 들고 설명을 시작했다. 동부대산쪽에서 일출이 시작될 것이라는 그의 말에 사람들이 모두 한 방향으로 몰려들었다. 산이 높은 탓에 아직 산 위에서는 해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잠시 후 한쪽에서 마치 레이저처럼 강하게 터져 나오는 햇살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아리산의 특별한 일출이다. 은은하게 하늘이 물들면서 떠오르는 일출을 기대했다면 자칫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높은 산봉우리에서 비추는 하얀 빛은 색다른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빛이 강하다 보니 산 정상 한 편에서는 놀이동산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빨간색 셀로판지 안경도 판매하고 있다. 눈이 부셔서 바로 쳐다보지 못할 정도로 강한 햇살이 비추면서 새벽 추위에 얼었던 몸을 녹여 준다.

새벽부터 산에 오르면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아리산 정상에는 따끈한 어묵국물을 파는 상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아리산에서 유명한 우롱차로 끓인 7타이완달러짜리 ‘차엽단’이라는 계란도 아침 시장기를 달래 주기에 그만이다.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돌아가는 일출열차를 타야 하는데 내려가는 차가 2대밖에 없으므로 시간을 잘 맞춰야 걸어가는 고생을 덜 수 있다. 일출열차는 왕복 150타이완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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