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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 ① 아소에 서면 옛날 이야기가 들린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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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에 서면 옛날 이야기가 들린다 

일본의 4개의 큰 섬 중 가장 남쪽에 있는 규슈는 일본의 현대와 과거, 화려한 자연환경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곳이다. 그곳 규슈의 중부에는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칼데라를 자랑하는 활화산, 아소가 있다. 원래 상태로 되돌리다, 소생하다, 부활하다 라는 뜻의 ‘아소‘. 신비한 자연과 함께하는 휴양 여행을 원한다면 그곳으로 떠나 보자. 

글·사진  심혜원 기자

취재협조   : 큐슈로
www.kyusuro.com
                 아소 디자인 센터 Aso D.C www.asodc.or.jp
                 Kyuden Infocom company.Inc. 
www.qic.co.jp


“옛날 옛적에 아소 대명신이 아소에 닿아 물이 가득 차 있던 분화구 한쪽을 발로 차 부숴 버렸단다. 그곳에서 흐른 물은 산 아래로 굽이쳐 농경지를 만들고 나라를 세웠다지. 그리고 신무천황의 명을 받아 원래 이 마을에 살고 있던 쿠사카베 요시미신의 딸과 결혼한 후 명성도 얻고 세력도 확장했다는구나.”

5개의 봉우리가 모여 모여
아소 열반상과 쿠사센리 


ⓒ트래비

1. 아소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버스는 앞자리에 앉아 경관을 감상하는 것이 좋다
2. 굽이굽이 길을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앞이 확 트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3. 부는 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관광객들


이른바 규슈의 배꼽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아소산. 헤아리기도 버거우리만치 오랜 옛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그곳이다. 많은 이들이 아소산을 찾지만 모두가 용암이 끓고 있는 분화구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날씨가 흐리거나 바람이 북동풍일 때, 화산이 불안정할 때는 제1 화구인 나카다케 트레킹이 금지되는 탓이다. 따라서 먼 길을 온 여행객들에게 부글부글 끓는 화산과 분화구에 고인 비취색 물을 구경시켜 주는 것은 아소산 마음이다. 

아소역에서 버스를 기다릴 때는 맑은 공기를 호흡하며 멀찌감치 보이는 아소산을 바라보자. 5개의 커다란 봉우리가 마치 부처의 누운 모습을 형상화했다 하여 아소 열반상이라 불린다. 버스를 탈 때는 맨 앞자리에 앉아 점점 가까워지는 아소산을 감상하는 것이 좋다. 나무들이 양 옆에 늘어선 길을 굽이굽이 오르다 보면 어느새 탁 트인 벌판이 나타난다. 이곳이 바로 쿠사센리. 천리에 걸쳐 펼쳐진 고원이라는 이름의 쿠사센리는 추운 겨울을 제외하고는 늘 말과 소가 뛰놀고, 또 실제로 타볼 수 있기도 하다. 제주도와 비슷하지만 스케일이 좀더 크다. 

발을 딛고 있는 곳은 초원이지만 고개를 들면 펄펄 끓는 분화구의 연기와 화산 폭발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갈색의 산등성이가 보인다. 신비롭기 그지없다. 

쿠사센리에서 체험해 볼 수 있는 어트랙션으로는 패러글라이딩, 승마, 열기구 등이 있다. 등산버스 요금은 540엔, 아소역에서 탑승할 수 있으며 버스는 40분 간격으로 있다. 오전 8시37분이 첫차, 오후 3시20분이 막차다. 내려올 때는 오후 5시가 막차. SunQ 패스 이용이 가능하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는 황폐한 대지 
로프웨이 케이블카 


ⓒ트래비

1. 나카다케 제1 분화구. 곳곳에 대피소가 설치돼있으며 분화구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 로프웨이 역
3. 로프웨이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황폐한 대지를 볼 수 있다.


아소산의 분화구로 향하는 길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차를 렌트하지 않은 자유여행객이라면 아소산 니시에서 로프웨이를 타거나 걸어 올라갈 수 있다. 그중에서도 올라갈 때는 로프웨이를, 내려올 때는 걸어오는 것이 두루두루 아소산의 모습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로프웨이는 아소산 니시 로프웨이 스테이션에서 탑승할 수 있으며 탑승 시간은 약 4분 가량이다. 로프웨이 밑으로 보이는 풍경들을 보기 위해서는 최대한 창가 쪽에 붙어  화산 폭발의 흔적들을 생생하게 느껴 보자. 케이블카 안에서 비로소 활화산의 정체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몸으로는 센 바람에 조금씩 흔들리는 케이블카의 진동을 느끼고 눈으로는 시뻘건 마그마가 갈퀴를 휘둘러 황폐해진 대지를 본다. 이렇게 만들어진 동서 18km, 남북 24km의 칼데라와 그 칼데라에 7개의 마을이 만들어져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은 실로 경외롭기만 하다.
케이블카 요금 410엔(편도). 

유황냄새와 거친 바람에 몸을 실어라
나카다케 제1분화구

케이블카에서 내리자마자 알싸하게 다가오는 유황냄새는 화산의 실체를 실감하게 한다. 연중 평균 10도를 넘지 않는 이곳의 온도와 뺨을 얻어맞는 것 같은 바람은 분화구를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의 강도만 상승시킨다. 예측할 수 없던 화산 폭발로 여태껏 많은 관광객들이 피해를 입어 곳곳에 콘크리트 대피소가 설치돼 있다. 대피소 너머로 뭉게뭉게 뿜어져 나오는 그 연기만 바라보며 저만큼에 둘레 4km, 깊이 100m의 분화구가 있겠구나 하고 짐작만 해본다. ‘Keep out’이라는 붉은 색 간판에 얄미운 눈길만 던지고 뒤돌아선다. 다 내 안전을 위해서라니 얌전히 물러나지만 내 다음엔 꼭 보고 말겠다는 각오를 묻어둔다.  

날씨가 좋다면 중앙 화구 서쪽에서 동쪽으로 트레킹이 가능하다. 약 20분 정도 소요되며 트레킹을 마치고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이들도 많다. 알싸한 유황냄새를 맡으며 먹는 도시락도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다.

아소의 탄생 사연을 읽는다
화산 박물관 


ⓒ트래비

1. 화산 박물관에서는 분화구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다.
2. 화산 박물관 전경
3. 화산박물관에서는 화산의 생성 모습을 시물레이션으로 볼 수 있다.
4. 화산 박물관 1층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본 와인과 전통주들
5. JR을 타고 아소에 도착하면 기차 안에서만 판매하는 도시락, 에끼벤을 먹을 수 있다.
6. 화산 박물관 극장에서는 한국어 안내 헤드셋을 대여해준다.

바람이 많이 불고 안개가 짙어 분화구 관람이 금지됐을 때 여행객들의 마음을 그나마 위로해 주는 곳이 바로 화산 박물관이다. 화산 박물관에는 아소산의 탄생부터 지금까지의 화산 활동 모습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볼 수 있고 각종 그림자료, 지질학 연구상 필요한 암질 등도 관찰할 수 있다. 대부분 일본어로 설명되어 있긴 하지만 한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배려가 눈에 띈다. 곳곳에 보이는 한국어 안내판은 물론, 170도 초광각 멀티 스크린을 통해 아소산에 대한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에서는 한국어 헤드폰 안내기를 무료로 대여해 주고 있다. 총 140명이 입장할 수 있는 이 극장에서는 아소산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은 물론 활화산의 웅장함과 위용을 강렬하게 느낄 수 있다. 

박물관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또 한 가지는 직접 스틱 조종간을 움직이며 관찰할 수 있는 나카다케 제1화구의 모습이다. 화구 안벽에 설치되어 있는 카메라를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분화구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볼 수 있다. 화구의 표면 온도는 100도, 내부 온도는 1,000도에 이르는 분화구의 모습을 안전하고 자세하게 볼 수 있어 매력적이다.

화산 박물관 1층에는 레스토랑과 기념품 가게가 있다. 기념품 가게라고는 하지만 규슈의 유명한 소주와 와인, 이 지역의 특산품인 신선한 우유로 만든 각종 과자와 치즈 케익 등을 판매한다. 또한 오르골 박물관에서는 아름다운 일본의 오르골과 세계 각국의 오르골을 구경할 수 있고 구입도 가능하다. 

※ 화산 박물관 입장료는 대인 840엔, 소인(6~12세) 420엔이며 25인 이상의 단체는 10% 할인된다. 개장 시간은 9:00~17:00이고 관람하는 데 약 50분 정도 소요된다. http://www.asomuse.jp  0967-34-2111

★ 아소산을 제대로 즐기려면 차를 렌트하거나 전세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아소에서 구로카와 온천지역으로 가는 중간에는 전망대도 있어 멀리서 아소의 오악을 관찰할 수 있다. 국제운전면허증만 있으면 렌트가 가능하며 핸들이 오른쪽에 있지만 크게 다르지는 않다. 렌터카와 전세 택시 예약은 일본 현지 렌터카 홈페이지나 큐슈로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www.kyusu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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