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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열전 11 청계천 ③ 광장시장 - 인심 가득, 맛 가득 "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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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남대문시장과 함께 우리나라 양대 재래시장으로 손꼽히는 광장시장. 서울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종로4가와 5가 사이에 자리한 광장시장은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상설 재래시장이라는 명성답게 광장시장에 들어서면 재래시장의 깊은 멋이 폭폭 풍겨난다.

한복과 원단 등으로 유명하다지만 일반인들의 눈길과 발길을 사정없이 끌어당기는 곳은 뭐니뭐니해도 광장시장 먹자골목이다. 지글지글 부침개 굽는 맛있는 냄새와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구수한 말소리가 시장 안을 가득 채우면 마치 잔치 집에라도 와 있는 듯한 기분이다. 그리고 어디 부침개뿐이랴. 순대, 매운탕, 순대국밥, 양푼 비빔밥, 떡, 죽, 회, 손만두 등 육해공 산해진미들이 모조리 모여 있고 낯선 이들끼리 좁은 의자에 엉덩이 맞닿은 채로 앉아서 함께 음식을 먹는다.

광장시장 명물 거리의 악사

시장 구경에 정신을 잃고 있는데, 어디선가 색소폰 소리가 들려온다. 모자에 턱시도까지 곱게 차려입은 할아버지는 자신을 ‘거리의 악사’라고 소개한다. 60~70년간 악사로 살아왔다는 할아버지는 광장시장 상인들과 단골들에게는 이미 친숙한 존재다. 

84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정한 모습으로 힘차게 색소폰 연주를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할아버지라는 이름보다는 ‘거리의 악사’로 불러주고 싶다. 그는 광장시장과 함께 호흡하며 광장시장 상인들과 광장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그의 색소폰 소리에 흥을 맞춘다. 

광장시장을 지나다가 검은 양복 곱게 차려입고 악기를 들고 신사답게 걸어 다니는 ‘거리의 악사’를 만나거든 따뜻한 인사 한 마디 건네 보시길.

직접 빚은 쫀득쫀득한 찹쌀떡

ⓒ트래비


광장시장 입구에 들어서 옷가게들을 지나는데 왼쪽 편으로 떡 노점이 보인다. 많은 떡가게 중 그 노점이 기자의 눈에 포착된 이유는 그릇에 가지런히 담겨 있는 동그란 단팥 소들 때문이다. 

김 기자 “이거 뭐에 쓰시는 거예요?”
아주머니 “뭐에 쓰긴. 찹쌀떡 만들 때 쓰지.”
김 기자 “찹쌀떡을 직접 손으로 만드신다고요?”
아주머니 “그럼. 따뜻하게 준비해 놓은 찹쌀과 직접 만든 단팥 소를 빚어서 만들지.”
김 기자 “만드는 모습 한번 보여 주실 수 있으세요?”
아주머니 “그래. 뭐 어려운 것도 아닌데.”

순식간에 찹쌀떡을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아주머니, 그 손길이 대단하다. 하나 먹어 보라며 아주머니가 건넨 찹쌀떡을 입에 덥석 베어 물었는데 여느 찹쌀떡과는 차원이 다르다. 쫀득함은 더하고 단맛은 줄어 몇 개 연달아 먹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이곳 찹쌀떡의 또 하나 특징은 겉에 밀가루를 묻히지 않는 대신 서로 달라붙지 말라고 하나하나 포장한다는 점. 밀가루를 묻히지 않아 찹쌀떡 본연의 맛을 더욱 제대로 느껴 볼 수 있다. 10개들이 1통 3,000원. 2통은 5,000원에 구매 가능.

손으로 만드는 정성 어린 폐백 음식

찹쌀떡 구경을 하고 길을 걷는데 오른쪽 편 가게에 손으로 조심스럽게 무언가를 만들어 가는 아저씨의 모습이 보인다. 궁금해서 가게 안으로 고개를 빠끔 내밀자 아저씨가 환하게 맞아 준다. 뭘 그리 정성스레 만드시나 했더니 ‘폐백 음식에 쓰일 육포에 마지막 장식을 하는 중’이란다.

잣과 해바라기씨 등을 이용해 꽃 장식을 만드는 손길이 정교하고도 조심스럽다. “요즈음 젊은 사람들은 폐백 음식에 대해 별 관심도 없고 귀하게 여기지도 않지만, 이 음식 하나하나에는 귀한 뜻과 정성이 담겨 있어요.” 2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는 이 집은 모든 음식을 하나하나 손으로 만들고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사람들의 일생에 중요한 순간에 쓰이는 음식인 만큼 정성에 또 정성을 더하고 있답니다“라는 주인아저씨의 말에서 장인의 정신이 느껴진다. www.forevermylove.co.kr

광장시장의 명물, 빈대떡을 소개합니다!

ⓒ트래비

광장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대표 음식 중 하나가 바로 빈대떡. 먹자골목 중심부를 장악하고 있는 빈대떡 가게들은 늘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지글지글’ 빈대떡 익는 소리와 ‘고소고소’한 빈대떡 냄새가 진동하면, 웬만한 사람들은 모두 가던 발길을 멈추고 “아줌마, 빈대떡 하나요!”를 외치게 되어 있다. 

인심 좋게 큼지막하게 썰어 놓은 맛보기 빈대떡을 한 입 가득 넣은 다음 쏜살 같이 자리를 탐색해 앉아야 한다. 한쪽에서는 자동 맷돌이 정신없이 녹두를 갈아대고 한쪽에서는 숙련가 아주머니들이 쉴 새 없이 빈대떡을 부쳐댄다. 그래도 쌓일 틈 없이 ‘날개 돋힌 듯’ 팔려 나가는 게 바로 광장시장 빈대떡이다. 큼지막한 빈대떡 한 장이 4,000원, 고기전은 2,000원이다. 두 명이서 빈대떡 한 장 먹고 나면 속이 든든하다.

광장시장표 순대

‘참 크다!’ 광장시장에 진열돼 있는 순대를 보면 절로 나오는 말이다. 일반 분식점에서 파는 순대랑은 비교 금물. 돼지 내장에 속을 꾹꾹 눌러 담은 순대는 먹음직스럽다 못해 탐스럽기까지 하다. 대부분 주인장들이 직접 손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크기도 다르고 모양도 약간은 삐뚤빼뚤하다. 그만큼 순대 속이 옹골지다는 증거다. 인심 좋은 아주머니가 내어주는 동치미 국물과 곁들여 먹으면 그 맛이 더 일품이다. 1인분에 5,000원.

ⓒ트래비

그 외 다양한 먹거리들

::손만두     주인아주머니가 직접 빚은 맛있는 만두. 만둣국, 찐만두 등 1인분 3,500원.
::매운탕     즉석에서 팔팔 끓여 먹는 대구 매운탕 맛은 광장시장의 별미 중 별미. 2인분 1만3,000원
::양푼비빔밥     양푼에 신선한 채소와 나물, 김치 등을 척척 넣어 ‘쓱쓱’ 비벼 먹는 비빔밥이 단돈 3,000원. 10가지도 훨씬 넘는 풍성한 야채가 ‘정말 3,000원?’이란 의심을 품게 한다. 쌀밥과 보리밥 중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
::수수부꾸미     빈대떡집들이 즐비한 먹자골목 광장 한쪽으로 노릇노릇 익어 가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 있었으니, 바로 수수부꾸미. 검은 팥이 든 수수부꾸미 외에도 흰팥이 들어간 찹쌀부꾸미도 있다. 1개 1,000원.
::죽     새알심이 동동 떠 있는 단팥죽, 노릇노릇한 호박죽, 고소한 깨죽 등 다양한 죽들도 맛볼 수 있다. 1그릇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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