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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열전 11 청계천 ② 청계천에도 봄바람이 부누나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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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굽이 물길 따라 봄내음이 물씬

4월도 어느덧 중순을 훌쩍 넘어선 이맘때, 청계천은 봄의 절정을 갓 넘어선 매초롬한 성숙미를 뽐낸다. 아쉽게도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등의 꽃들은 이미 자취를 감추었지만 이팝나무, 명자나무, 노랑꽃창포, 사과나무, 감나무 등이 봄꽃 만개를 맞이하였거나 눈앞에 두고 있다. ‘봄’이라는 명제에 맞춘 듯 노랑, 초록의 원색으로 앙증맞게 차려입은 아이들이 활짝 핀 봄꽃 주위로 옹기종기 몰려든다. 아이가 꽃인지, 꽃이 아이인지 미처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조화로운 풍경이다.
청계천을 조근조근, 살뜰히 훑어내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청계천 물길을 따라 걸어가는 도보관광이 제격. ‘1구역’으로 구분되는 청계광장에서부터 오간수교까지 약 2.7㎞, 만만치 않은 거리다. 하지만 급하게 서두를 것 없이, 쉬엄쉬엄 가는 것이 여행의 묘미 아니던가. 다리가 좀 지친다 싶으면 군데군데 마련된 벤치 혹은 계단에 앉아 쉬어 가면 되고, 눈으로는 다리 하나하나를 지나칠 때마다 다채롭게 변화하는 주위 경관을 좇노라면 어느새 피곤할 ‘틈’이 없는 것이 바로 청계천 도보관광의 매력이자 힘이다. 

청계천 투어의 ‘메인’인 청계천 길. 강북의 중심을 유유히 관통하는 이 내천은 시시각각 빛 따라 변화하는 풍광이 일품이다. 중간중간마다 ‘심심할 틈 없이’ 자리한 징검다리는 어릴 적 향수를, 또는 동심을 동하게 하는 듯 어른아이 할 것 없이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모습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그때마다 손놀림이 바빠지는 출사객들마저 이미 청계천에서는 익숙해진 풍경 중 하나다.

주말의 ‘ Fun Fun한 발견’Ⅰ 문화공연

청계천을 보다 ‘확실하게’느끼고 싶다면, 사람들이 몰려 다소 붐비더라도 역시 주말이 제격이다. 게다가 주말에만 선보이는 다양한 문화공연은 청계천 투어를 보다 풍성하고 알차게 만들어 준다. 특히 청계천이 시작되는 스프링 앞 청계광장은 각종 공연들이 산발적으로 열리는 ‘단골명소’. 이 밖에도 세운교, 오간수교 수변무대 등 조금이라도 공간이 허락되는 곳이면 어김없이 거리공연이 개최되어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공연의 장르는 국악에서부터 현악연주, 아카펠라, 태권쇼, 창극, 사물놀이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어 여러 가지를 한번에 구경해도 지루함이 없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공연에 따라 간단한 음료수가 제공되거나 노래자랑·게임 등 각종 체험행사에 참여시 상품을 탈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주말에는 차도로 걸어 보아요

청계천 진입로로 내려가 본격적으로 투어를 시작하기 전, 청계천 위로 뻗은 길을 따라가며 청계천의 풍광을 한눈에 가늠해 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시에서는 관광객 집중으로 인한 사고방지 및 편의개선을 위해 주말과 공휴일에 한해 청계천 일부 구간에 한해 ‘차없는 거리’ 제도를 실시한다. 청계광장에서부터 삼일교까지 약 0.88㎞ 구간의 양방향 차량통제를 제한하는 ‘차없는 거리’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일요일 오후 10시까지, 그리고 공휴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시행된다. 당연히 이맘때 이 구간에서는 차가 다닐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차도로 통행할 수 있다.

 이달의‘청계천 문화 페스티벌’

청계천의 주말 문화공연은 동절기를 제외한 4월부터 11월까지 계속된다. 시즌별로 테마를 달리하여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문화공연 위주로 구성된 ‘청계천 문화 페스티벌’의 구체적인 스케줄은 청계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단기간의 공연내용이 그때그때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되며, 우천시 취소될 수 있다.

추천! 포토샷  동화 속 마을로 놀러와~

청계광장을 지나 한국관광공사 옆 대우조선해양 건물 앞에는 얼핏 보기에 도심 풍경과는 이질적인,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의 작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원색의 대형 바람개비,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와 버섯의자, 왕궁마차 벤치는 이곳을 지나가는 이들의 쉼터가 되는 동시에 포토샷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는 장소이기도 하다. 동화 속에서 갓 뛰쳐나온 듯한 캐릭터와 화려하고 선명한 색감이 어울려‘사진발’이 잘 나오기 때문!



봄이 한창 무르익은 이즈음, 청계천길은 나들이를 나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환한 햇살 아래서 더욱 빛나는 청계천의 다리들과 그 주변풍경을 둘러보자.

광통교     모전교를 지나 바로 다음에 만나게 되는 광통교는 척 보기에도 단순하면서도 오밀조밀하게 조각된 석조다리와 그를 받치고 선 뭉툭하게 각진 돌기둥에서 예스러움이 물씬 묻어난다. 철저한 고증을 통해 복원된 만큼 다리 자체뿐만 아니라 다리 밑 청계천 내부에도 신장상을 거꾸로 돋을새김한 돌을 복개해 두고 있어 예스러움을 더한다.
유래 >> 대광통교, 또는 대광교로 불리우기도 했다. 조선왕조 초기 태조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태종)이 왕자의 난 이후 태조의 계비 강씨(신덕왕후)와의 원한관계로 인해 그녀의 무덤에서 돌을 가져다 신장석을 거꾸로 축조했다고 알려져 있다.

정조반차도     흔히 정조반차도로 불리우는 정조대왕 능행 반차도는 광교와 삼일교 사이의 구간 왼편에 자리잡은 벽화다. 조선시대 당시의 행렬을 묘사한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적 소재인 세라믹 자기타일이 무려 5,120장이 투입된 ‘퓨전’ 타입의 대작이다. 새하얀 바탕을 촘촘히 수놓은 그림들은 강렬한 색구성과 오밀조밀하게 묘사된 세밀화 기법으로 더욱 눈길을 끈다.

유래 >> 1795년, 정조 19년 당시 어머니 혜경궁과 아버지 사도세자의 회갑을 맞이하여 화성~현릉원에 다녀와서 제작한 8일간의 행차보고서. 김홍도, 김득신 등 당시의 이름난 화가들이 합작한 그림으로 높은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

수표교     종로 2가의 경계를 넘어서자마자 마주치게 되는 수표교는 우선 일반적으로 회색과 흰색이 일색인 다른 다리들과는 차별화된, 짙은 고동색의 빛깔로 우선 눈에 쏙 들어온다. 마치 오래된 나무다리를 복원한 듯, 언뜻 거칠어 보이는 나무의 질감이 투박하면서도 멋스럽다. 또한 수표교는 진입로와 연결되는 위치에 자리잡아 청계천으로의 진입이 용이하다.

유래 >> ‘진짜’ 수표교는 1420년 세워진 돌다리로서 원형은 현재 장충당공원에 있다. 다리가 세워질 당시에는 마전교라고 불리기도 했으며 이후 다리 옆에 개천의 수위를 측정하기 위한 수표석(水標石)을 세운 이래 수표교라고 불리웠다.

나래교     이제 발걸음을 조금 잦게 하여, 종로 5가를 건너 광장시장 초입까지 지나쳐 보자. 붉은 벽돌로 만들어져, 모던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마전교를 지나치면 몇 발자국을 떼지 않아 마치 ‘선’으로 3차원을 구현한 듯한 독특한 디자인의 다리를 조망하게 된다. 마치 날개를 하늘로 활짝 펼친 듯한 모양새의 나래교는 둥근 아치형태와 케이블선으로 이루어져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외관을 갖추고 있다.

패션광장·문화의 벽     드디어 1구역의 끝자락에 도달했다. 오간수교를 눈앞에 두고 왼쪽 벽을 가득 메운 미술작품들, 그리고 그 앞의 나무계단에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다. ‘문화의 벽’으로 불리우는 설치미술작품 바로 앞에는 하천분수와 수변무대가 어우러져, 이쯤 와서 지칠 법한 다리를 쉴 수 있는 아늑한 휴식공간을 조성한다.

주말의 ‘ Fun Fun한 발견’Ⅱ 거리의 아티스트

또한, 이미 주말의 청계천 풍경으로 익숙하게 자리잡아 버린 ‘거리의 아티스트전’ 역시 놓칠 수 없는 쏠쏠한 재미거리를 선사한다. 서울시문화재단에서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일정한 심사를 거친 후 청계천에서 예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한 것. 작년부터 시작된 거리의 아티스트전은 1기를 거쳐 올해 2기 멤버들이 활동 중이다. 자신의 스튜디오를 갖고 창작활동을 하는 짬짬이 비는 스케줄에 ‘과외활동’으로 청계천으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모든 전시 및 활동 관람은 무료지만, 전시된 작은 소품이나 예술작품을 기념품으로 가져가기를 원한다면 가격이 매겨지지 않은 ‘소정의 후원금’을 내기만 하면 된다. 

바구니, 반지 등의 소품 제작 시연으로 항상 사람이 끊이지 않던 와이어 공예장. 철사꼬기에 여념이 없던 ‘철사맨’은 “일요일 2~4시에만 나오는데, 사람들이 워낙 몰려서 제 시간에 마친 적이 한번도 없다”며 “멀리서는 광주에서까지 먼 걸음을 한 사람들이 부탁해 오는 터라 항상 늦게까지 작업을 하는 편”이라고 즐거운 푸념(?)을 늘어놓는다. 그 옆으로는 알록달록한 물감들을 늘어놓고 아이의 통통한 볼 위로 붓질하기에 여념이 없는 페이스 페인터가 자리잡고 있다. 토, 일요일 매 주말마다 청계천에 나온다는 김희연씨는 “아이들, 연인들이 주로 찾는 편”이라며 “키티, 동물 문양 등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20여 가지의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유인촌 vs 노홍철‘청계천 MP3 가이드투어’

청계천의 복원된 다리 하나하나, 설치물 하나하나에 대한 유래를 생생히 느끼고 싶다면,‘오디오’를 활용해 보자. 청계천의 다리 각각에 대한 역사 및 주변의 즐길거리 정보까지 세세히 안내해 주는 MP3 가이드는 청계천의 22개 다리 및 사이의 5개 구간별로 파일이 별도로 제작, 구분되어 있어 원하는 내용만을 골라서 청취할 수 있는 것이 장점. 또한 연예인 유인촌, 노홍철 두 사람의 목소리로 각기 녹음된 두 가지 버전이 있어 ‘진지’와 ‘유머’ 버전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도 덤으로 선사한다. 청계천 MP3 가이드 파일은 청계천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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