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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열전 11 청계천 ① 청계천이 있는서울 풍경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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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청계천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서 삭막했던 서울 도심 풍경이 따뜻하고 행복해졌다. 삭막하던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청계천은 사람들의 쉼터가 되어 주고 놀이터가 되어 주고 있다. 출퇴근시 매일 같이 청계천 주변을 거닐면서, 청계천은 ‘좀’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제대로 청계천 안으로 들어가 보니 정말 청계천에 대해 ‘조금만’ 알고 있었다. 가면 갈수록, 보면 볼수록,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청계천을 트래비 서울열전과 함께 재조명해 본다.

글  김수진, 오경연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신성식

*시작하기 전에

서울열전 청계천 편에서는 청계광장에서 동대문에 위치한 오간수교까지의 코스를 다루며, 다리 순의 진행 대신 낮에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명소와 밤에 더욱 빛나는 명소들을 위주로 나누어 다뤄 봤다. 그와 함께 청계천 인근의 광장시장과 풍물시장, 청계광장 주변의 맛집들을 소개한다.


ⓒ트래비

청계천에 가봤다고 얘기하려면 적어도 두 번은 가봐야 한다. 낮에 한 번, 밤에 한 번. 그 이유는 밤과 낮의 청계천 풍경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어둠이 내려앉은 청계천에는 햇살 대신 조명과 달빛이 빛을 발하고, 낮 동안에는 몸을 숨기고 있던 녀석들이 빠끔히 얼굴을 내민다. 어둠이 찾아오는 밤이 되어야만 만나 볼 수 있는 청계천의 숨은 매력들, 하나하나 찾아나서 볼까.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스프링’

스프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묘한 재미가 느껴진다. 클래스 올덴버그와 쿠제 반 브르겐은 한국을 상징하는 빨강과 파랑색, 한국의 도자기를 상징하는 옅은 노란색의 조화로 스프링을 꾸미고, 한복 저고리의 고름과 보름달의 이미지를 형상화해 담았다고 밝혔다. 야간에 내부 조명을 밝힌 스프링 입구가 보름달을 형상화하는 것은 알겠는데, 한복 고름은 어디 있느냐고? 궁금하다면 스프링 내부를 들여다보라. DNA 나선형 구조와 자연과 인간의 결합을 상징한다는 빨강색과 파랑색의 끈이 바로 옷고름을 형상화한 것이다.

청계광장에 우뚝 솟은 ‘다슬기’의 정체는?

청계광장 입구에 우뚝 솟아 있는 조형물을 일컬어 누구는 ‘소라’, 또 누구는 ‘다슬기’라고 얘기한다. ‘소라 껍데기’ 혹은 ‘다슬기’라는 애칭에 익숙해져 이 녀석의 본명이 궁금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으나, 녀석의 본명을 밝히자면 ‘스프링(Spring)’이다. 

세계적인 팝아트 작가인 클래스 올덴버그(Claes Oldenberg)와 그의 부인 쿠제 반 브르겐(Coosje van Bruggen)이 공동 작가로 참여해 만들어진 스프링은 ‘외부는 탑처럼 위로 상승하는 나선형의 다슬기 모양으로 다이나믹하고 수직적인 느낌을 연출하여 복개된 청계천의 샘솟는 모양과 서울의 발전을 상징하며, 내부는 푸른색과 붉은색의 리본 형태로 DNA의 나선형 구조를 연상시키면서 자연과 인간의 결합을 상징하고 있다’고 한다. 

스프링은 밤이면 조형물 내부에 조명이 켜지면서 그 멋을 더하는데 멀리서 바라보면 조형물의 입구가 마치 보름달처럼 보인다. ‘스프링의 입구가 그 앞에 있는 연못에 비치면 보름달이 연상되도록 디자인했다’는 작가의 의도가 이 정도면 성공한 듯싶다.

이 조형물이 청계광장에 어울리는지, 제작 과정이 투명했는지 등을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프링은 지금 청계천의 상징이자 명물로 자리잡았고 매일 밤 ‘자기만의 보름달’로 청계천 입구를 비추고 있다.


ⓒ트래비

1. 조명으로 더욱 빛나는 청계천의 야경
2. 관수교 영화광장
3. 조명소
4. 삼각동 워터스크린

청계천으로 영화 보러 가자!

자연 정취가 좋아서, 좋은 공기 쐬며 산책하기 좋아서, 시원해서…. 따뜻한 봄밤, 뜨거운 여름밤, 선선한 가을밤, 사람들이 청계천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고도 많다. 하지만 이제 그 목록에 하나를 더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영화 보러 청계천으로 간다’라고.

아름다운 야경과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장소는 바로, 관수교 밑이다. 한국 영화의 메카인 충무로와, 극장이 모여 있는 종로3가가 만나는 자리에 위치해 있어 ‘영화의 다리’라고 불리는 관수교 밑이라…. 야외 영화관이 자리하기에 이만한 명당이 없지 싶다. 

청계천을 사이로 한쪽으로는 작은 스크린이, 한쪽으로는 작은 객석이 마련돼 있는 소규모 야외 영화관은, 서울 도심에서 맛볼 수 없는 아늑한 멋을 선사한다.

4월9일부터 시작해 오는 10월31일까지 ‘영화의 다리’ 청계천 관수교에서 청소년들이 만든 독특하고 아름다운 영화를 매달 테마별로 감상할 수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저녁 8시부터 30분간 상영되며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매달 네 번째 주 토요일에는 특별상영회가 열린다. 단, 우천시에는 영화 상영이 취소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www.siyff.com

푸른 물의 향연  삼각동 워터스크린

장통교와 삼일교 사이 벽면을 뒤덮은 ‘삼각동 워터스크린’은 그 존재 자체로 시원함이 느껴진다. 워터스크린의 운치야 ‘굳이’ 주야를 따질 필요가 어디 있겠냐마는, 청계천 바닥을 장식한 돌에서 배어 나오는 은은한 파란빛 조명과 어우러진 물의 향연은, ‘굳이’ 밤을 고집하게 만든다. 워터스크린을 따라, 계곡의 돌을 따라, 청계천으로 흐르는 물길은 ‘이곳이 정녕 서울 한복판’임을 잊어버리게 한다. 멋을 선사한다.

청계천 속 동화 읽기  아기자기한 조명 쇼

배오개다리와 세운교 사이를 지나다 보면 한쪽 벽면으로 거북이, 토끼, 코끼리, 치타 등 다양한 동물과 재미난 주인공들을 대거 만나 볼 수 있다. 어두운 벽을 무대로 펼쳐지는 조명 쇼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귀여운 동물들이 청계천 한쪽을 활보하는 모습은, 청계천의 밤이 선사하는 동화 같은 선물이다.

  청계8경과 야경

청계천에서 꼭 가봐야 할 ‘청계8경’을 소개하자면, 1경 청계광장, 2경 광통교, 3경 정조반차도, 4경 패션광장(문화의 벽), 5경 청계천 빨래터, 6경 소망의 벽, 7경 존치교각과 터널분수(하늘물터), 8경 버들습지이다. 이 중 1~4경까지가 청계광장-오간수교 안에 속해 있는데, 1경인 청계광장과 4경인 패션광장은 밤에 그 멋이 더한다.

1경   청계광장은 빛과 물의 만남을 통해 밤에 특히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도록 설계됐다는 의도대로 낮의 경치보다도 야경이 더 빛난다. 청계광장을 흐르는 ‘청계 미니어처’는 청계천을 60m로 축소한 천(川)으로, 밤이 되면 광섬유로 된 파란 불빛이 반짝반짝 빛나면서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더한다. 

2경   광통교를 지지하고 있는 돌들을 보면 역사의 흔적이 느껴진다. 돌에 새겨진 정교한 문양들이야 낮에 더 잘 보이겠지만, 밤에는 붉은 조명이 더해져 신비로운 분위기 속에서 돌의 문양들을 감상해 볼 수 있다.

4경   패션전문상가들이 즐비한 동대문 쪽에 위치한 패션광장의 패션분수는 밤이 되면 화려한 조명과 함께 멋진 경관을 만들어낸다.






청계천에 가로놓인 다리의 개수는 총 22개. 조선시대때부터 있어왔던 다리를 복원한 것도 있고, 새로워진 청계천의 풍경에 맞추어 새롭게 선보인 다리도 있다. 이 중에서 주위 전경과 어울리며 매력적인 자태를 ‘뽐내는’ 다리들을 골라 소개한다. 낮, 밤의 풍경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다리의 향연을 감상해 보자.

청계광장과 모전교     모전교는 혼자 놓고 얘기하기는 어딘가 아쉬움이 있다. 분명히 얘기하건데, 모전교 그 자체만으로는 여러 다리들과의 경쟁을 뚫고 ‘밤에 더욱 빛나는 다리들’ 명단에 오르지 못했을 확률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전교가 당당히 명함을 내밀 수 있었던 것은 청계광장과 함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전교만 청계광장의 덕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청계광장도 모전교가 있기에 그 아름다움을 십분 과시할 수 있다. 청계광장의 풍경을 ‘최대한 아름답게’ 한눈에 담아 보기에 모전교만한 장소가 없다. 

유래>> 길모퉁이에 자리하고 있는 과일 파는 과전을 ‘모전(毛廛)’이라 불렀는데, 그 모전 부근에 있었다 하여 모전 다리 즉 모전교라고 불리게 됐다. 

관수교     어둠이 내린 밤, 세운교 위에 서서 청계광장 방향을 바라보라. 푸른빛을 머금은 관수교와 청계천 밑에서 솟아오르는 분수가 어우러져 기가 막힌 풍광을 만들어낸다. 아래에서 봐도, 가까이서 봐도, 멀리서 봐도 아름답겠지만, 세운교 위야말로 관수교 최고의 전망을 즐길 수 있는 명당이 아닐까 싶다.

유래>> 현 관수동에 위치하고 있다. 예전에 이곳에 청계천 준설사업을 위한 준천사가 있었고 준천사에서 청계천 수위를 관측하였다 하여 ‘관수교’란 이름이 붙여졌다.

삼일교     철제를 이용, 근대 건축의 이미지가 반영된 삼일교는 주변의 고층건물들과 어우러진 풍경을 만들어 낸다. 삼일교는 타원형의 독특한 다리 모양으로 낮에도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끌지만 밤이 되면 조명과 함께 더욱 특별한 멋을 자랑한다. 

유래>> 1919년 3월1일 탑골공원에서 시작된 3·1독립만세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명명된 삼일로 인근에 위치하여 ‘삼일교’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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