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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 하루나절로 다녀오는 ‘안성’맞춤 나들이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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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햇빛 짱짱한 주말 아침,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시간이다.밀려드는 졸음과 게으름도 다 물리치고 집 밖으로 나선 당신. ‘어디로 갈까?’고민이 된다면 하루나절 나들이로 안성맞춤인 경기도 ‘안성’을 추천한다. 가까워서 좋고, 볼거리 많아 좋고, 먹거리 푸짐해 좋은 웰빙 여행지, 안성. 4월 마지막 주말, 한국관광공사 ‘구석구석 찾아가기’이벤트 참가자들과 함께 흥겨운 안성 나들이를 다녀왔다.   

글·사진 정은주 기자

Today’s travel course

안성맞춤박물관-안성시 태평무전수관- 미리내 성지-서일농원-안성 남사당전수관


ⓒ트래비

1,4,5. 매주 토요일마다 전통무용 상설무대가 펼쳐지는 태평무전수관. 태평무를 비롯해 검무, 무당춤, 장고춤 등 아름다운 무대가 선보여진다. 무료로 제공되는 공연이지만 제대로 된 알짜배기 공연이다
2,3. 안성의 과거와 현재를 한자리에 볼 수 있도록 역사적인 유물과 모형물들을 전시하고 있는 안성맞춤 박물관

안성 여행 첫걸음 안성맞춤박물관

안성이 처음인 이들이라면 안성맞춤박물관을 첫 코스로 잡는 게 좋다. 박물관에는 유기와 장터뿐 아니라 안성의 과거와 현재를 훑어볼 수 있는 역사적인 유물과 모형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안성과의 첫 만남 장소로 손색이 없다.‘첫 코스부터 웬 박물관이람’하며 지루한 표정을 짓던 참가자들도 막상 박물관에 들어서니 이것저것 호기심이 가득한 모습이다. 1층 유기 전시실부터 2층 농업 역사실과 향토사료실까지 꼼꼼히 둘러보면서 신기해하기도 하고, 때론 감탄사를 터뜨려 가며 안성과 좀더 친해진 듯하다. 관람객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건 역시 안성표 유기 명품들. 세월이 흘렀어도 변함없이 은은한 빛을 발하는 유기 명품들을 보니 ‘안성 유기’란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님을 새삼 느끼게 된다. 

안성맞춤박물관을 방문하면 반드시 2층까지 두루 둘러봐야 한다. 박물관 2층 전시실을 옛 장터처럼 재현해 놓아 좀더 생생하게 옛 역사를 체험해 볼 수 있다. 덤으로 처마 끝에 달린 채소 묶음이나 벽면에 그려진 장터 그림들이 좋은 포토존이 되어 준다.

※ 관람시간은 하절기(3~10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11~2월)는 오후 5시까지. 매주 월요일은 휴관(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날 휴관). 입장료는 어른 500원, 미성년자는 무료. 6월24일까지 특별전시관에서 ‘안성의 근·현대를 가다’특별전이 열린다. 031-676-4352~3

토요일마다 펼쳐지는 전통의 향연 태평무전수관

안성을 방문한 이날은 마침 전통무용 상설무대가 펼쳐지는 토요일. 안성시 태평무전수관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로 지정된 태평무를 비롯해 검무, 향발무, 무당춤, 장고춤, 북춤 등 한국 고전적인 미가 배어나는 아름다운 무대가 선보여진다. 거기에 공연 관람이 공짜니 놓치면 두고두고 아쉬운 무대다.  

공짜 공연이라고 허술하겠거니 생각한다면, 이는 큰 오산이다. 수백 회의 해외 공연을 통해 한국 춤을 널리 알리고 기량을 인정받아 온 강선영 무용단이 매주 무대에 올라 전통무용의 진수를 보여 준다. 더구나 무용단을 이끄는 강선영 단장은 민속무용의 대가인 한성준 선생에게 전수받은 태평무 보유자. 많은 사람들에게 태평무와 한국 춤을 알리고, 또 전통무용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고향인 안성에 이 같은 상설 무대를 마련했다.

이날 공연에는 태평무를 시작으로 향발무와 부채춤, 무당춤, 미얄할미, 북춤 등 다채로운 무대들이 펼쳐져 관람객들로부터 아낌없는 박수 갈채를 받았다. 화려한 의상 속에 숨겨진 섬세한 발짓과 우아한 자태, 긴장감 넘치는 춤사위에 모두들 흠뻑 빠져 버렸는지 간간이 넋을 잃은 표정이다. 처음에는 심드렁하던 아이들도 무대가 끝날 즈음이 되니 되려 아쉬워한다. 돈을 내고 봐도 전혀 아깝지 않을 멋진 무대에, 아마도 우리 전통무용이 이렇게 아름답고 볼 만하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는 값진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 토요상설무대 4~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무료 관람. 400명 가량 동시 관람이 가능하며 단체 관람이 경우에는 미리 예약을 받는다. 15인승 차량 제공도 가능하다. 031-676-0141, 02-747-0185

은하수만큼 아름다운 순교지 미리내 성지

조선시대 말기, 천주교가 처음 들어오면서 박해를 받았던 역사는 이미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당시 천주교 신자들이 탄압을 피해 숨어들어 살았던 곳이 바로 지금의 미리내(순 우리말로‘은하수’라는 뜻) 성지이다. 밤이면 산 속에 흩어져 숨은 이들의 불빛이 마치 은하수처럼 보인다고 해 이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고. 아이러니하게도 아름다운 이름 뒤에 아픈 역사가 숨겨져 있다.

우리 역사의 한 단면을 품고 있는 이곳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묘소와 경당이 자리해 있으며 천주교 103위의 성인 시성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웅장한 성당과 사제관, 수도원, 수녀원이 들어서 있다. 워낙 부지가 넓기 때문에 성지를 다 둘러보려면 한나절은 부지런히 돌아다녀야 한다. 성지라고 해서 특별히 위압적인 느낌을 주지도 않는다. 오히려 조용하면서도 그림처럼 아름다운 정경은 마음을 정갈하고 순하게 만든다. 

매년 10만여 명의 순례객이 찾아오는 한국 천주교의 대표적인 성지이지만 그렇다고 천주교인들만 드나들거나 찾을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예전 깊은 산골이었던 성지 주변은 지금도 딱따구리, 소쩍새, 반딧불이 등이 서식하는 청정 지역으로 가족이나 연인들의 가벼운 나들이 장소로 사랑을 받고 있다. 부근에 미산 저수지와 미리내 호수 등이 자리해 강태공들을 유혹하기도 하고, 성지 바로 아래에는 미리내 농촌 테마마을이 조성되어 하룻밤 묵어가기도 좋다.  

※ 특별히 관람료나 입장 제한은 없지만 성지 내에서는 가급적 예절에 위배되거나 소란스런 행위는 자제하도록 하자. 미사 시간은 평일 오전 11시30분, 공휴일은 오전 10시30분, 오후 2시. 031-674-1256~7/ www.미리내성지.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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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한국 천주교의 역사를 증언하고 있는 미리내 성지는 그 종교적인 숭고함과 더불어 청정 자연 환경으로도 방문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4,5,. 푸근한 고향집 같은 서일농원에는 그 특유의 느림의 미학이 있다. 정성스러운 마음과 느릿한 여유에 취해 웰빙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고향집 어머니의 장맛을 맛보는 서일농원


웰빙 여행지를 자처하는 안성의 대표적인 공간. 어머니의 손맛이 떠올리게 하는 푸근한 고향집 같은 곳이다. 입구에서부터 풍겨져 나오는 예스런 멋에 모두들 절로 여유로움에 취해 반 템포씩 걸음을 늦춘다. 

이곳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우리 장맛을 일구어내는 ‘느림의 미학’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살포시 기왓장이 얹어진 돌담장 안쪽에 이천 개가 넘는 옹기들이 나란히 줄을 맞춰 익어 가기를 기다리고, 다른 한 켠에는 하얗게 꽃을 피워낸 배꽃 나무가 열매를 맺기 위해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디선지 풍겨 나오는 구수하면서도 고소한 내음이 사람들 발걸음을 이끈다. 마침 배도 출출한 게 한 상 가득 차려 나오는 각종 나물들과 무침, 젓갈들이 산해진미 못지않게 푸짐하게만 보인다. 여기에 두툼하게 부쳐 나오는 녹두전까지. 청정 무공해 웰빙 식탁이 따로 없다. 정성스런 마음이 가득 배어 있는 장맛에 감동하고, 몸 속 깊이 스미는 여유로움에 두 배 감동하고…. 이곳에서는 시간도 구름마냥 천천히 흘러가는 것 같다. 쾌청한 하늘 아래 빨강, 노란, 연둣빛으로 물든 꽃밭은 사람들 발걸음을 이끌고, 재잘거리는 새들의 지저귐에 기분까지 환히 밝아진다.

※ 관람은 무료이며 전통음식점 솔리에서 서일농원에서 만든 제품들을 시식할 수 있으며 식사도 가능하다. 청국장 한정식, 된장찌개 한정식 1인 8,000원.  031-673-3171/ www.seoilf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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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푸근한 고향집 같은 서일농원에는 그 특유의 느림의 미학이 있다. 정성스러운 마음과 느릿한 여유에 취해 웰빙 여행을 즐길 수 있다.
8,9,10. 안성 여행의 대표 코스인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의 풍물놀이. 신명나는 장단에 맞춰 '얼쑤' 흥 풀이를 해보자

얼쑤! 어깨춤이 저절로 들썩인다 안성 남사당전수관

안성 나들이의 마지막 코스. 안성 여행 코스에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의 풍물놀이를 빼놓는다면‘앙꼬 없는 찐빵’이나 다름이 없다. 

남사당 풍물놀이는 안성 최고의 전통놀이로 최근 열풍을 불러일으킨 영화 <왕의 남자>의 줄타기 공연을 포함해 풍물놀이, 덧뵈기, 안성 박첨지 놀음 등 함께 즐길 수 있는 흥겨운 거리들이 풍부하다. 

안성 남사당전수관 야외공연장에서는 토요일마다 신명나는 난장 한판이 펼쳐지며 매회 좌석을 꽉꽉 채울 만큼 인기가 높다. 영화 <왕의 남자> 등에서 소개된 줄타기 공연은 관람객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받는 마당. 이제 막 중학생이 됐을까 싶은 꼬마 어름산이(줄타는 사람)가 3m 정도 높이 줄 위를 능숙하게 왔다갔다 한다. 때로는 뒤로 걷기도 하고, 앉았다 일어서기도하고, 무릎으로 기어가기도 하면서 기예를 선보일 때마다 관객석에서는 탄성과 박수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줄타는 이도, 장단을 맞추는 이도, 관객석에 있는 이들 모두 한마음이 되어 버린다. 

줄타기 공연이 끝나고 나면 “얼쑤!” 하는 장단에 맞춰 신명나는 풍물 놀이가 시작되고, 경쾌하면서도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정겨운 리듬에 어른도 아이도 모두 흥에 겨웠다.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남사당 놀이에 푹 빠진 이들. 어둠 속을 밝히는 건 공연장을 비추는 조명 불빛만이 아니다. 늦은 밤까지 자리를 뜰 줄 모르는 관객들의 눈빛도 반짝반짝, 초저녁 떠오른 초승달마저 달뜨게 만든다.   

※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6시30분 두 차례 펼쳐지며(6월16일~8월17일은 밤공연만 운영) 관람은 무료다. 오후 4시30분부터는 어린이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참가비는 1만2,000원. 031-678-2931/ www.남사당놀이.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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