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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호 칼럼 - 호박에 대한 잘못된 상식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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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박에 대한 잘못된 상식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출산을 앞두거나 이미 출산을 한 산모들을 더욱 많히 접하게 된다. 그런데 주변을 보면 어머니 세대들이 그랬듯이 출산 후에 부기를 빼기 위해서는 으레 호박을 먹어야 하는 줄 알고 있는 산모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상식이며 자칫 출산후유증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

임신 중 수분 증가는 정상적인 생리적 변화로 임신기의 수분 정체는 갈증과 혈장삼투압의 저하로 인한 세포외액의 증가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이다. 정상 임신기간 중 산모는 평균 12.5kg의 체중이 증가하며 이 가운데 태아, 양수, 증가된 자궁의 무게를 제외하면 모체에 6.5l의 수분이 남아 있게 된다.

그러므로 출산 후 생기는 부종은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한 병적인 증상이 아니며 부종이라는 표현보다는 부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 출산 후의 부기는 소변을 통해서가 아니라 땀을 통해 배출해야 하는 것으로 산후의 호박 복용은 출산 직후 생리적으로 기능이 활성화된 신장에 오히려 부담을 안겨 줄 수도 있다. 또한 호박을 복용하다가 중단할 경우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호박은 오히려 산모가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이다.

호박에 대해 살펴보자면, 한의학에서는 남과(南瓜)라고 하며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달고 두텁다. 소화흡수가 잘 되고 이뇨작용이 있어 큰 병을 앓고 난 환자나 위장이 약한 사람들에게 흔히 사용되고 인후통이나 기관지염, 신장성 부종에도 사용한다. 정확히 언제부터 산후 부기에 호박이 사용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위와 같은 호박의 효능을 확대 해석하여 산모에게 사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만이 가능하다.

<본초강목>에서 기체(氣滯)와 습저(濕阻)에 호박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기록이 있다. 기체는 우울증과 같은 증세이고 습저는 몸 속에 수분이 정체된 것을 뜻하므로 출산 직후의 산후우울증이나 세포외액의 증가로 인해 체표에 수분이 많은 산모에게 호박을 복용시키는 것은 오히려 증세를 악화시키고 산후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동의보감> 부인편에서 역시 해산 후의 부기는 기혈을 강하게 보하는 것을 위주로 하되 강한 이뇨제를 복용서는 안 된다고 언급하고 있다.

또한 한의학 고전에는 산후에 맛이 두터운 음식은 먹지 말아야 한다고 되어 있는데 호박은 맛이 두터운 음식으로 기혈의 순환을 방해하고 산모의 회복을 늦출 수 있어 산후 관절통, 고혈압 등의 출산후유증을 유발시킬 수 있다.

산모가 늙은 호박을 복용해도 되는 시점은 신체의 호르몬 변화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출산 한달 후가 적당하다. 특히 산후 한달이 지나서도 소변 장애가 있거나 다리 부종이 심한 경우에는 복용하는 것이 좋다. 출산 직후에는 호박중탕이 아닌 생화탕을 달여 먹어 어혈 생성을 예방하고 산후에 발생하는 여러 증상들을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는 산후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신세대 산모들이 알아두면 좋다.

※ 도용호 선생은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대한한방부인과학회, 대한한방자연요법학회 정회원이며 현재 정이찬한의원 원장으로 진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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