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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쇼도시마 골프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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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래비


그 무엇도 골프를 방해하지 않는다

바다, 산, 원숭이 그리고 골프

기나긴 54홀의 라운딩을 끝내고 나니 섬에 해가 지고 있다. 원숭이의 섬 쇼도시마의 산등성이는 모양도 엎드린 원숭이 모양이다. 섬 밖의 세계가 궁금한지 커다란 원숭이가 저 멀리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바깥 세상을 생각하지 않는다. 골프에만 빠져 지낼 수 있는 섬, 쇼도시마에서 몰입의 망중한을 즐길 뿐이다.

 쇼도시마의 올리베르 리조트의 가장 큰 장점은 아무런 방해 없이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 청정바다와 범상치 않은 산세가 빚어내는 절경 속에 자리잡은 이 리조트는 대자연의 고요함 속에서 어떠한 번잡함도 없이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간혹 라운딩을 방해하는 것은 산에서 내려와 호기심으로 골퍼들을 쳐다보는 원숭이나 무심하게 페어웨이를 가로질러 가는 커다란 사슴들뿐이다.

올리베르의 페어웨이나 그린의 상태는 한국 특급 골프장만큼 고급스런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골프장으로서 기본적인 예의는 지키고 있다. 고급스러움보다는 자연과 어우러진 코스설계가 더욱 돋보인다. 해무가 끼지만 않는다면 모든 홀에서 그림 같은 바다가 보여 나름대로 자부심 있는 전망을 자랑한다. 혹시 날씨가 좋지 않거나 새벽안개가 끼는 날이라도 산세가 독특해 운치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산과 바다를 느끼고 원숭이와 사슴을 만나는 자연 속 올리베르 코스의 또 다른 매력은 다양한 코스 설계다. 같은 18홀이지만 여러 번 라운딩을 해도 매번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심미안과 도전정신을 중요시 한 코스설계는 마운틴 코스의 긴장감, 링크스 코스의 거칠음, 씨사이드 코스의 심미성까지 살리려 노력했다. 리조트측은 “일본의 정원코스, 한국의 산악코스, 스코틀랜드 링크스코스의 장점을 골라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 트래비 

넓은 페어웨이가 장쾌한 샷을 유혹하는 1번홀을 지나면 언듀레이션이 심한 2번홀이 기다리고 있고, 3번홀에 가면 기암괴석과 계곡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골퍼의 마음을 뺏는다. 610야드에 가까운 8번홀은 그린도 2단이라서 쉽지 않은 핸디캡 1번. 드디어 9번홀에 가면 바다를 향해 시원한 샷을 올릴 수 있다. 80야드도 안 되는 12번홀은 내리막까지 있어 샌드웨지도 조심스럽게 컨트롤해야 한다. 16번홀에는 600야드의 롱홀을 또 만날 수 있다. 역시 핸디캡 2번. 마지막 18번홀은 페어웨이 가운데 섬이 있어 과감하면서도 전략적인 승부만이 투온을 가능하게 한다. 

올리베르에는 숙소와 식당 그리고 골프코스가 다 한곳에 모여 있다. 때문에 골프 이외의 시간 낭비가 없다. 캐디도 없어 원하는 시간에 마음대로 양껏 골프를 칠 수 있다. 깔끔한 숙소인 아넥스 호텔이 리조트 안에 자리하고 있어 새벽에 일찍 일어나면 준비된 전동카를 끌고 곧바로 코스로 나갈 수 있다. 18홀을 돌고 와서 클럽하우스에서 아침식사, 다시 18홀을 돌고 와서 점심, 그리고 마지막으로 18홀을 돌고 와서 저녁식사를 하면 해가 진다. 야간 조명시설도 없는 골프장에서 하루 54홀을 돌기는 처음이다.

클럽하우스에서는 아침엔 양식과 일본식, 점심엔 카레, 돈가스, 소바 등 간단한 식사를, 저녁엔 싱싱한 해산물로 요리한 전통 일식까지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신선한 나마비루(생맥주)와 전통 사케까지 곁들이면 제격이다. 혹시나 김치나 고추장 등을 준비해 갔다면 종업원들이 친절하게 상에 올려 준다. 흠이라면 종업원들의 퇴근시간이 있어 너무 늦은 밤까지 식도락을 즐기기는 어렵다. 저녁이 되면 리조트 안은 조용해지므로 알아서 즐기거나 아니면 해안가 동네로 출정(?)을 가야 한다. 일본 특유의 재미난 술집들이 몇 곳 있다.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놀러오면 리조트에서 10여 분 떨어진 바닷가의 타워콘도를 숙소로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에선 낚시와 요트를 즐길 수 있으며 싱싱한 해산물을 마음껏 맛볼 수 있다.  


■ 문학의 고장, 쇼도시마

쇼도시마는 인천공항에서 1시간30분 거리인 항구도시 다카마츠가 있는 세토내해 연안에 자리하고 있다. 때묻지 않은 풍광은 많은 문인들을 배출해냈다. 엄마 없는 아이와 아이 없는 엄마의 이야기로 일본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24개의 눈동자>의 작가 쓰보이 사카에도 이곳 출신이다. <24개의 눈동자> 영화 세트장, 아찔한 협곡 칸카게이, 올리브와 허브향이 멋들어진 올리브 공원, 죠스케이 계곡 원숭이 등이 유명하다. 세토내해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며 소두도(小豆島), 일명 ‘작은 콩 섬’으로 불려진다. 100년 전통의 마루킨 간장, 사누키 우동 등이 특산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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