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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 반짝이는 말레이시아의 보석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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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정신없이 밀려드는 업무와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하루하루…. 상사 잔소리 들으랴, 후배 눈치 보랴,
일에 치이고 일상에 매몰된다고 느낄 때마다 내게 힘을 주었던 마법 같은 주문. “나는 떠난다! 코.타.키.나.발.루~!”

글·사진  Travie writer 김재은
사진·취재협조  수트라 하버 한국대표사무소 02-752-6262/
www.suteraharbour.co.kr

목요일 밤 비행기는 요술 양탄자처럼 하늘을 날아 5시간 반 만에 그 이름도 생소한 미지의 세계, 코타키나발루에 닿았다. 아랍어로 ‘바람 아래의 땅’이란 뜻의 보르네오 섬 북단 ‘사바’ 주(州)에 자리잡은 이곳은 푸른 남지나해를 바라보며 동남아시아 최고봉인 키나발루 산을 품고 있는 보석 같은 항구 도시이다.  

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 코타키나발루를 대표하는 최고급 휴양 단지 수트라 하버 리조트 내 숙소에 여정을 풀고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뜬 곳은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한 장의 그림 엽서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리조트의 스위트룸 안. 이번 여행의 컨셉은 한 마디로 ‘럭셔리’, 그동안 열심히 일한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철썩~ 쏴아~’ 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발코니의 문을 열고 나가자, 푸른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수평선 너머에서 불어오는 짭조름한 바람이 코 끝을 기분 좋게 간질였다. 

마누칸 섬 호핑 투어
‘니모’를 만나고 하늘을 날다 


ⓒ트래비

1. 패러 세일링
2. 마누칸 섬 해변에서 읽을 책을 들고 한가롭게 산책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
3. 마누캄 섬 해변에서 런치 바비큐를 즐기고 있는 한 관광객


수트라 하버 요트 정박장에서 고속 페리를 타면 15분 만에 마누칸 섬에 닿는다. 푸른 바닷물 가르며 시원하게 달리는 기분은 어떤 놀이 기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짜릿하고 상쾌하다. 마누칸 섬은 가야 섬, 사피 섬, 마무틱 섬, 술록 섬 등 5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툰쿠 압둘 라만 해양공원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넓고 하얀 백사장을 따라 해변을 걷다 보면 여유롭게 해수욕을 즐기거나 여기 저기 돗자리를 깔고 책을 읽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한가로워 보인다. 고속 페리는 하루 8회 운항하며 오전 10:00~15:30 매 시간 출발한다.   

보석처럼 반짝이는 에메랄드 빛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성에 안 찬다면, 해양 스포츠 데스크에서 장비를 빌려 스노클링에 도전해 보자. 수정처럼 맑은 청정 해역을 따라 수심이 얕은 해안선까지 잘 보존된 산호초가 환상적인 자태를 뽐낸다. “니모를 봤어요~” 바닷속의 물고기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한 스노클러의 흥분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마누칸 섬 인근 해안에는 다양한 열대 어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운이 좋으면 등껍질이 아름다운 바다 거북도 볼 수 있다. 마누칸 섬에서는 그 밖에도 제트 스키, 바나나 보트, 웨이크 보드, 윈드 서핑 등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바다 속보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바다가 궁금하다면 패러 세일링을 추천한다. 요트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로 나가 해풍을 받아 둥글게 부풀어 오른 낙하산에 매달리면 순식간에 하늘 높이 날아 오른다. 그 다음부터는 요트가 이끄는 대로 하늘을 날면서 ‘야호’를 외치면 그만이다. 혹은 평소 속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이름을 크게 불러봐도 좋다. “엄마~ 아빠~ OO야~!! 한국까지 내 목소리 들리니?”

물놀이 후에 슬슬 배가 고파질 즈음이면 해변에는 이미 수트라 하버 리조트의 셰프들이 준비한 바비큐 뷔페가 차려져 있다.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모래사장 위에 세팅된 라운드 테이블에 앉아 뷔페를 즐기다니! 감동 그 자체다. 특히 달콤한 소스를 덧바른 닭고기를 꼬치에 꿰어 구워낸 사테는 말 그대로 꿀맛이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슬람 문화권인 탓에 닭고기로 만든 햄버거를 내놓는데 꽤 맛이 좋다. 단,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왕새우 바비큐와 즉석 햄버거는 익기가 무섭게 동이 나기 때문에 줄을 서야 하는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키나발루 국립공원
아시아 최고봉과의 감동적인 조우


ⓒ트래비

1. 하늘을 향해 높이 솟은 키나발루 국립공원의 고목들
2. 국립공원 가는 도로변에선 채소 시장 너머로 고산족 마을이 보인다
3. 포링 핫 스프링 인근 산장에서 1박을 하는 것도 좋다


‘아시아의 지붕’, 키나발루 산에 오른다는 것 자체도 멋지지만, 산에 이르기까지 마주치는 아름다운 풍광 때문에라도 꼭 한번쯤 가볼 만하다고 추천하고 싶다. 시내를 빠져 나와 한 시간 정도 야자수가 이어진 해안 도로를 차로 달리다 보면, 창밖으로 쓰러질 듯 아슬아슬하게 밀집해 있는 수상 가옥의 모습이 이채롭다. 현지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원래 수상 가옥은 강이나 바닷가에서 물고기를 잡고 집단생활을 하던 말레이시아 원주민 바자오 족의 전통적인 주거 형태였지만, 최근에는 불법 이민자들이 빈민가를 형성해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고무, 주석, 펄프 등 천연 자원이 풍부한 말레이시아는 인근 국가들에 비해 물가가 높고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편이라고 한다.

시내에서 2시간 남짓 달려 어느덧 산길로 접어들면 구불구불한 도로 양 옆으로 울창한 열대 우림이 고개를 내민다. 해발 4,095m의 키나발루 산은 고랭지 농업이 발달해 사바 주에서 소비하는 대부분의 채소가 이곳에서 재배된다고 한다. 버스로 한참을 올라간 산 기슭 곳곳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고산족 마을의 흔적이 눈에 띄었다. 키나발루 국립공원으로 가는 도중 도로변에 세워진 노천 시장에는 갓 재배한 싱싱한 야채를 사고 팔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트럭으로 한꺼번에 싣고 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배추와 토마토, 고추 등 우리네 먹거리와 비슷한 채소를 파는 현지인들이 왠지 친근하다. 


ⓒ트래비

1. 포링 핫스프링에서 유황 온천을 즐기는 현지인 가족들
2. 수상가옥의 모습이 이채롭다
3. 키나발루 국립공원 내 산장들



지구상에서 가장 큰 꽃인 라플레시아(Rafflesia)와 식충식물(Nepenthes) 등 온갖 희귀 동식물군의 생태가 그대로 보존된 키나발루산. 살아있는 자연의 보물창고로 불리는 이곳은 지난 2000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해발 약 3,272m에 위치한 라반라타 산장은 등산 초보자와 애호가들 모두 등반을 시작하는 지점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거대한 산을 직접 눈앞에서 바라보며 ‘세상 꼭대기’에 온 듯한 흥분과 설레임을 느낄 수 있다. 1박2일 코스인 키나발루 산 등반을 위해서는 반드시 산장을 예약해야 입산이 허가되기 때문에 보통 석 달 가량 예약이 밀려 있을 정도로 인기라고 한다.

포링 핫 스프링
이보다 더 웰빙할 수 있을까! 


ⓒ트래비

천연 정글림 25m 상공에 와이어와 나무판만으로 만들어진 그물다리를 걷는 ‘캐노피 정글 워킹’은 첫 눈엔 시큰둥했지만, 직접 흔들거리는 다리 위를 걸어 보니 은근히 스릴이 넘쳤다. 아슬아슬한 캐노피 정글 워킹 후에 인근 포링 핫 스프링에서 족욕을 할 때의 개운함이란! 우리 같은 한국인 취향에는 안성맞춤 코스다. 함께 온 일행들과 마주 앉아 뜨끈한 온천 물에 무릎까지 담그고 족욕을 하며 수다 삼매경에 빠지니 어느덧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키나발루 국립공원에서 차로 40분 거리에 위치한 포링 핫 스프링은 피로해진 몸을 치료하는 효과가 탁월한 100% 유황 온천이다. 4채의 산장과 숙소는 물론 야외 캠핑 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1박을 하며 머물기에도 좋다. 노천 온천욕과 야외 온천 수영장에서 신나는 물놀이로 하루를 마무리하면 이보다 더 ‘웰빙’할 수 있을까. 포링 유황 온천 개장 시간은 7:00~18:30이며 입장 및 온천 비용은 무료.

::: 수트라 하버 리조트 :::


ⓒ트래비

눈부신 에메랄드 빛 바다와 희귀 동식물군의 생태계가 그대로 보존된 열대 원시림, 그리고 현대 문명이 공존하는 천혜의 휴양지 코타키나발루. 산호초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해안선과 키나발루 산의 순수하고 장엄한 경관 이면에는 역사적인 아픔도 서려 있다. 이곳은 19세기 후반 영국령 북보르네오 시절 말레이시아의 주요 자원인 목재와 고무가 해외로 반출된 거점이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주둔지로 호주군과의 격전에 휘말려 폐허가 되기도 했다.    

전후 말레이시아 정부와 민간 기업의 노력으로 바다를 매립하는 대 공사 끝에 오늘날 세계적인 휴양단지 코나키나발루로 거듭났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방대한 매립지 위에 세워진 수트라 하버 리조트다. 이곳은 말레이시아 연방 정부가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리조트상’을 수상하고, 리조트 내 두 곳의 레스토랑이 ‘말레이시아 최고의 레스토랑’에 4년 연속 선정되는 등 최고의 시설과 서비스를 자랑한다. 페르디난드 마젤란의 세계 일주 항해를 모티브로 꾸민 퍼시픽 수트라와 마젤란 수트라 두 개의 호텔이 요트 정박장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으며, 중간 지점에 각종 레크리에이션 시설을 갖춘 마리나 & 컨트리 클럽과 5개의 야외 풀장이 아름답게 연결되어 있다.

=> 골드카드 한 장이면 모든 것이 OK

리조트를 가장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골드 카드’ 소지가 필수다. 골드카드 한 장이면 리조트에 머무는 동안 따로 현금을 준비할 필요 없이 모든 레스토랑에서 48RM(링깃)의 요금 지원을 받아 다양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게다가 마리나 & 컨트리 클럽 내 극장에서의 영화 관람(한국어 지원), 볼링게임, 피트니스센터, 사우나, 키즈 클럽, 총 5개의 수영장, 테니스, 배드민턴, 당구, 탁구, 스쿼시 등을 모두 자유롭게 이용하다 보면 하루가 짧은 게 아쉬울 뿐이다. 사실 마누칸 섬 투어, 골프 클럽 드라이빙 레인지를 무료로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골드 카드 선택시 추가되는 비용을 거의 뽑는 셈이니 따져 볼수록 가장 실속 있는 혜택이 아닐까.

=> 만다라 스파 “공주가 따로 있나”

바로 이날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스파 받는 날. 마젤란 수트라와 퍼시픽 수트라에서 그 유명한 스파 체인 ‘만다라 스파’를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기본 점수는 후하다. 만다라 스파는 “단순한 마사지를 받는 게 아니라, 모든 감각이 동원되는 총체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아니나 다를까, 스파 입구에 들어선 순간부터 고대 동양의 어느 황실에 와 있는 듯 기품 있는 인테리어와 천연 아로마의 향기로움에 취해 마치 공주가 된 양 기분이 좋아졌다. 이어 안내 받은 프라이빗한 트리트먼트룸으로 들어가 마사지 오일을 선택할 때부터의 세심한 배려, 향기로운 티와 스파, 전신 마사지에 이은 얼굴 마사지까지…. 한 시간 반에 걸친 스파 체험은 내가 정말 특별하고 소중한 사람이라고 느껴지기에 충분했다. 공주가 따로 있나, 기분 전환용으로는 최고인 셈이다. 단, ‘두둑~ 두둑~’ 한국의 경략 마사지 같은 시원함을 기대하면 살짝 실망할 수도 있다. 일본, 태국, 하와이, 스웨덴, 발리 스타일의 마사지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가격은 3만원~10만원 대.

=> 수트라 하버 골프 클럽 어른들의 놀이 동산

내가 “골프를 칠 줄 알았으면 좋겠다”고 처음 느낀 건, 바다와 호수로 둘러싸인 수트라 하버 골프 클럽의 아름다운 골프 레인지를 카트를 타고 달리는 도중이었다. 세계적인 골프 디자이너 그라함 마쉬가 디자인한 27홀의 챔피언십 골프 코스는 단지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어른들의 놀이 동산’이었다. 버뮤다 잔디가 깔린 레이크 코스와 가든 코스, 헤리티지 코스를 각 9홀씩 3년에 걸쳐 완성했다는 이곳은 4홀을 제외한 23개 홀이 모두 아름다운 지형과 하얀 모래, 해안 또는 호수로 둘러싸여 있어 아마추어와 프로 골퍼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또한 코타키나발루에서 유일하게 밤 11시까지 야간 개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해가 뉘엇뉘엇 지는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롭고 환상적인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골프장을 즐겨 찾는 경우 수트라 하버 골프 클럽 멤버십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가족 회원의 경우 2,400만원으로 평생 회원권을 살 수 있으며, 10년 동안 매년 ‘퍼시픽 수트라’ 20박의 숙박이 제공된다. 11년째부터는 50% 할인 혜택과 함께 리조트의 모든 부대시설을 멤버십 특별가로 제공받을 수 있으며 양도도 가능하다.

=> 가야 7일장(Gaya Street Fair) 선데이 바자르

ⓒ트래비

매주 일요일 오전 코타키나발루 시내 가야 거리에서는 알록달록한 천막 아래 7일장이 선다. 과일이며 생선, 야채 같은 소박한 먹거리부터 골동품과 각종 수공예품, 자질구레한 부엌 용품까지 거리를 가득 메운다. 없는 것 빼곤 다 있다지만, 물건을 구입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북적거리고 흥정이 통하는 재래 시장의 활력을 느껴 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물론 조금만 품을 팔면 각종 열쇠고리나 마그네틱 등 질 좋은 선물용 기념품을 일반 가게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아침 식사를 현지인들과 함께 시장의 허름한 식당에서 먹어 보는 것도 좋다. 화교들이 운영하는 맛있고 저렴한 딤섬집을 이용해 볼 것. 아침 6시부터 상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며, 오후 1시에는 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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