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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② 알아보자! 뜯어보자! 몽골의 ‘요모조모’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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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몽골에서 초원과 사막을 봤다고 만족한다면, 몽골의 오른쪽 얼굴만 보고 사랑에 빠진 셈이다. 찬찬히 뜯어보면 몽골에는 각종 박물관과 불교사원, 전통 공연 등으로 볼거리가 무척 많은 편이다. 이제 몽골이 고개를 돌려 아름다운 왼쪽 얼굴을 내보인다.

몽골에서 이동하기

몽골에서는 대중교통이 저렴한 편이다. 울란바토르 시내 대로에는 버스와 ‘타를레부스’라는 전차가 있는데,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20분에 한 번꼴로 운행하며 가격도 200투그릭(Tugrik, 1Tg=1.2원)으로 저렴하다. 반면 택시는 가격이 조금 비싼 편으로 한국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보면 맞다. 

대로 가까이에 있는 박물관이나 전시관 등을 찾을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대로에서 떨어진 자이승전승탑이나 각종 사원에 갈 때는 관광지와 연결된 대중교통이 드물기 때문에 여럿이서 지프를 이용하거나, 여행사를 통하는 편이 편리하다.

몽골은 러시아의 영향으로 키릴문자를 사용한다. 그래서인지 거리를 걷다 보면 아시아 국가라는 생각보다 러시아의 한 지역을 걷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이곳에서 아주 낯익은 풍경이 스쳐 지나간다. 버스 뒤꽁무니에 한국 번호판을 달고 운행되는 버스부터, 땡땡 운전학원 차까지. 한국에서 중고 버스를 들여 와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버스 정류장을 보면 마치 한국의 어느 시골 정류장에 서 있는 듯하다.

하늘과 맞닿은 그곳 자이승전승탑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차로 15분 정도 가면, 몽골 복산의 여러 계곡 중 하나인 ‘자이승산’이 보인다. 이곳 뷰포인트는 울란바토르가 동서로 한눈에 들어오는 곳으로, 바로 옆에 있는 농업대학교 등 현지 학생들에게 데이트 장소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자이승전승탑은 여러 계단을 올라 하늘과 맞닿은 곳에 세워졌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러시아와 연합으로 일본의 침공을 막은 후, 승리를 기념하고 죽은 이를 기리기 위해 세운 탑으로, 계단을 오르면 높은 탑과 당시의 그림이 그려진 돌 장식을 볼 수 있다.

탑의 뒤로 돌아가면 돌무덤과 푸른색 깃발이 주렁주렁 달린 기둥이 보이는데, ‘어버’라고 하는 돌무덤은 한국의 성황당쯤으로 볼 수 있겠다. 몽골 사람들은 산신이 산다고 믿기 때문에 돌을 세 번 던지고, 돌무덤을 세 번 돌면서 산신에게 소원을 빈다. 몽골제국 시절부터 전쟁을 할 때도 무당에게 자문을 구할 정도로 막강했다는 샤머니즘은 아직도 몽골인들의 생활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기둥에 달린 깃발은 ‘다르초’라고 하는데, 티벳 경문이 적힌 이 깃발들이 바람에 한 번 날릴 때마다 경문을 한 번 읽는 것과 같아서 복이 쌓인다고 믿는다. 

운이 좋다면 전승탑에서 몽골의 전통의상인 ‘델(Del)’을 입은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다. 얼핏 보면 우리나라 두루마기 같은 느낌을 주는 몽골의 전통 의상은 거친 모래바람에도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말가이(Malgai)라는 모자와 장화처럼 생긴 구탈(Gutal)이 제짝이다.

전승탑을 마주보는 곳에는 몽골의 허준이라 불리던 이태준 열사의 묘와 부처님공원이 있어 둘러보기에 좋다. 이태준 열사의 묘 앞에는 올해 기념관이 완공돼 곧 오픈할 예정이다.

마지막 왕의 거처 복드칸 궁전

초원을 호령하던 왕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몽골의 마지막 복드칸인 후타크 8세가 머물렀던 ‘복드칸 궁전(The Bogd Khaan Palace Museum)’을 둘러보자.

복드칸 궁전은 왕의 거처와 7개의 사원으로 구성됐는데, 복드칸의 유품이나 진기한 수공예품, 각종 왕실 물품들을 볼 수 있도록 왕궁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실 궁전이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생각보다 작은데, 이전에는 큰 사원을 중심으로 주변에 화려한 게르를 세워서 그곳을 왕실로 사용했고, 추운 겨울에만 이곳을 겨울 궁전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박물관 안에는 지역 군주들과 이웃나라의 왕들이 복드칸에게 선물한 희귀한 동물 박제들이 가득하고, 7채의 불당 안에는 탱화들이 벽을 메우고 있다. 라마불교를 믿는 국민이 90%를 넘는 몽골이다 보니, 라마교만의 독특한 특징들이 잘 살아 있다. 입장료는 2,500투그릭이고, 가이드(영어)가 필요하다면 매표하는 곳에서 미리 말하면 된다.


ⓒ트래비

1. 왕궁박물관에서는 다양한 불교 예술품들을 관람할 수 있다
2. 복드칸 궁전 앞에서 마지막 왕과 왕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3. 화려한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모습
4. 복드칸 궁전 내 사원 입구

바위산 위의 만취르

울란바토르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인 ‘아이막’에서 5km를 더 들어가면 저 멀리 바위산 꼭대기에 자그마한 사원이 눈에 들어온다. 바위 암벽과 나무들 사이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거칠어 순식간에 머리를 흐트러뜨리지만 꼭 한번 가볼 만한 곳이다.

사원으로 오르는 길에는 ‘훈초토’라고 불리는 사람 모양의 돌조각이 있는데, 기원전 4~7세기경 이곳 사람들이 만든 것이라고 한다. 훈초토의 목에 걸린 푸른색 천 ‘하뜨끄’는 하늘과 신을 상징하며, 존경하는 사람에게도 바쳐진다.

이곳에는 자연사박물관인 ‘만취르 박물관’이 있는데 박제, 나무조각, 미술 분야 3명의 예술인들이 72년에 세운 것으로 곰, 산양, 독수리 등 각종 동물의 박제와 예술품 등이 전시돼 있다. 우리 단군신화처럼 몽골에도 푸른늑대와 흰사슴이 등장하는 건국신화가 있는데, 푸른늑대 ‘버르테 치노’와 흰사슴 ‘코아이 마랄’ 사이에서 난 ‘바타치칸’이 몽골의 시조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몽골의 조각품이나 그림에서는 늑대가 자주 등장한다.

바위산을 오르면 300년 된 몽골 예술가의 벽화부터 돌무덤에 하뜨끄를 걸어 놓은 사당 등 볼거리가 많다. 산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대지와 숲도 볼거리다. 산꼭대기에는 몽골 불교의 산실이라고 불리는 ‘만취르 사원’이 있어, 바위틈에서 헉헉 거리면서도 끝까지 올라가 볼 수밖에 없게 한다. 박물관 입장료는 2,000투그릭, 사원 입장료는 3,000투그릭이다.


몽골 대표 라마불교 사원 간등사

울란바토르 시내 높은 곳에서 창밖을 내다보면 중앙 지점에 몽골의 대표적인 라마불교 사원인 ‘간등사(Gandan) ’를 볼 수 있다. 울란바토르의 옛 이름을 ‘이흐 후레’라고 했는데, 사람들이 간등사를 중심으로 모여 살게 되면서 큰 울타리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간등사에는 ‘맥쯧 장그라슷’이라는 불상이 있는데, 높이가 26m에 달해 사원의 높이와 같다. 사원 내부에 들어서면 불상이 사원을 가득 채우고 있고, 불상 뒤편에는 작은 불상들이 세로로 쌓여 있는데, 언뜻 봐도 천여 개를 훌쩍 넘는 숫자다. 이 불상들은 ‘아유시’라고 하며 맥쯧 장그라슷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1만개의 아유시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이 불상은 제1대 벅트칸의 눈이 나빠져서 지은 것으로, 네 개의 팔로 한 손에는 찻잔, 또 한 손에는 주전자를 들고, 나머지 팔에는 신이 준 물 한방울과 거울을 들고 있다. 거울로 모든 것을 살피고, 둥글게 말아 쥔 손을 펴 물방울을 튕겨내면 모든 것을 좋게 해준다고 믿어진다. ‘맥쯧’은 물의 높임말, ‘장그라슷’은 신의 이름이다.

간등사에는 10개의 종교학교가 있는데, 종교 대학부터 동자승 학교까지 있어 경전을 읽기 위한 티벳어와 각종 교육이 이뤄진다. 몽골에서는 학교 졸업식이 있으면 자이승전승기념탑과 간등사를 주로 찾는다. 5월이나 6월 몽골의 졸업시즌이 다가오면 이곳에서 전통의상을 입고 졸업사진을 찍는 학생들을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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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등사 앞에서는 라마불교 스님들을 만나 볼 수 있다.
2. 츠키하우스에서 몽골의 전통 노래를 부르고 있다
3. 전통의산델을 입고 간등사를 찾은 할머니

전통과 만나다 츠키하우스

울란바트로에 위치한 ‘츠키하우스(Tsuki House)’에서는 한 시간 정도의 공연 속에서 몽골의 전통의상, 춤, 노래 등 다양한 문화를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몽골의 샤머니즘에 관한 공연이 추가돼 볼거리가 한층 풍성해졌다.

무엇보다 몽골의 소리라 할 수 있는 ‘흐미(Hoomi)’는 몽골인 중에서도 1,000명 중 한 명만이 발성이 가능하다고 해 빼놓지 말고 보고 듣고 와야 할 공연 중 하나다. 공연이 시작되면, 너나할 것 없이 귀를 쫑긋 세우게 된다. 분명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한 명인데, 묘한 배경음 속에서 다른 멜로디를 하나 더 찾을 수 있다. 목의 성대와 가성대를 이용해 저음을 내면서도 동시에 고음을 낼 수 있다고 하는데, 들을수록 묘한 음색이다. 흐미는 인간이 산속에서 강과 메아리 소리를 흉내 낸 첫 멜로디라고 전해지는데, 언뜻 듣기에도 강바닥과 계곡을 휘몰아치는 바람과 같은 소리다. 츠키하우스의 입장료는 6달러로, 지정 좌석에 음료와 스낵이 포함돼 있다.


ⓒ트래비

5. 츠키하우스의 전통공연
6. 몽골의 별장촌 '한드가이트'
7. 몽골의 기예와 춤이 섞인 공연
8. 몽골의 전통악기 마두금을 연주하며 흐미를 부르는 공연단의 모습


여름에 떠나요~ 여름별장 ‘한드가이트’

몽골 사람이라면 대부분이 각자의 별장을 가지고 있다. 부유층뿐만 아니라 서민층까지 별장을 가지고 있다니 부럽기만 하다. 우리 말로 하면 조금은 사치스러워 보이는 ‘별장’이지만, 쉽게 말해 ‘여름 집’정도의 의미다. 물론 우리가 생각하는 화려하기만 한 별장은 더더욱 아니다.

한드가이트에 가면 오밀조밀한 별장들이 모여 있는데, 여름에 더위를 피하기 위해 온 가족이 피서를 와서 이곳에서 생활한다. 각기 다른 모양과 크기, 색깔, 하얀 게르부터 색색의 판자를 덧대 만든 나무집, 꽤 공을 들인 듯한 2층집까지, 나름의 멋을 풍긴다. 완벽하진 않아도 공들인 흔적만으로도 충분히 예쁘고 아름답다. 

몽골에서는 박물관이나 전시관, 사원, 공연장 등에서 입장료 이외에 사진 촬영비를 별도로 받는다. 사진 촬영비는 적게는 500투그릭에서 5,000투그릭까지 다양하지만, 보통 대부분의 관광지에서는 5,000투그릭을 받는다. 사진 촬영과 동영상 촬영의 가격도 다르기 때문에 미리 확인하고 촬영해야 한다.

몽골 음식의 多色多味 >>>

ⓒ트래비


“맛있게 먹겠습니다. 베르싸(감사합니다).” 몽골 음식에 허르헉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부터 몽골의 다양한 맛을 소개한다. 먼저 소개할 음식은 ‘수테차이’로 홍차와 우유를 혼합한 몽골 전통 밀크티다. 짭조름한 우유의 맛이 식욕을 돋운다. 가격은 100~300투그릭. (사진 1)

‘반시텔체’는 우유만두로, 수테차이보다 조금 진한 맛의 국물에 고기를 크게 썰어 빚은 만두를 넣은 만두국이다. 우유로 만든 국물이라는 것이 생소하지만,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가격은 1,500투그릭. 만두를 하나 더 소개하자면 ‘호쇼르’라는 음식이 있는데, 한국의 튀김만두를 크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몽골의 만두는 특이한 점이 우리처럼 고기를 잘게 다지지 않고 크게 썰어 넣는다. 만두 하나만 먹어도 뱃속이 든든하다. 가격은 3,800투그릭. (사진 2)

‘홉떼’는 칭기즈칸 때 있던 강의 이름을 딴 음식으로, 우리가 설날에 먹는 부침개와 맛이 거의 흡사하다. 역시 고기를 크게 썰어 넣고, 각종 야채와 버무려 계란을 입힌 후 구워낸다. 크기 손바닥만한 크기로, 가격은 4,000투그릭. (사진 3)
현지인들이 자주 먹는 음식으로는 반시텔체와 ‘고르쉴타슈스’라는 고기국수가 있는데, 일반적인 면과는 달리 짧은 면으로 국수를 만든다. 가격은 1,500투그릭이며, 관광객이 자주 찾는 레스토랑 기준으로 일반 현지 식당에서는 더욱 저렴한 편이다. (사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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