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서울의 공원 탐방 - 도심의 열기, 초록 바람으로 잠재우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안에 숨어있는 웰빙지대

도심의 열기, 초록 바람으로 잠재우다

뉴욕에 센트럴 파크가 있다면? 서울엔 서울 숲이 있다! 어디 서울 숲뿐이랴. 시원하게 펼쳐진 한강변 시민공원부터 산자락마다 조성된 도시자연공원, 지역별 근린공원 등 서울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의외로 녹음이 우거진 공간들을 꽤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도심 속으로 떠나는 늦여름 웰빙휴가. 서울의 대표적인 공원 3곳을 소개한다.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 - 서울 숲

지난 6월 문을 연 ‘서울 숲’은 성수동 일대 35만 평 규모에 조성된 서울 동북 지역의 허파. 문화예술공원, 생태숲, 자연 체험학습관, 습지 생태원, 한강수변공원 등 총 5개 테마로 구분돼 있다. 명확히 구획을 정해 놓았다기보다는 편의상 나눈 것이기 때문에 중앙에 위치한 문화예술공원을 중심으로 걸어다니다 보면 각각의 테마공원을 만날 수 있다.

서울 숲의 첫 느낌은 생동감이다. 옛 경마장을 기념해 입구에 세워진 ‘군마상’부터 공원 내 곳곳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환호성까지 서울 숲은 활기가 넘친다. 특히 가족 방문객을 위한 배려가 많은데 바닥분수는 아이들의 천국이다. 오전11시부터 13시, 15시, 17시 등 한시간씩 운영되는 분수는 간헐적으로 물을 뿜어내며 아이들을 열광케 한다. 아이들을 반기는 또 다른 시설은 숲속 놀이터와 사슴우리다. 놀이터는 놀이를 통해 자연과 친해질 수 있도록 자연 소재의 놀이시설이 설치되어 있으며, 사슴우리에는 꽃사슴이 풀을 뜯으며 방문객을 기다린다.

생태숲은 과거 한강물이 흘렀던 곳이다. 한강과 중랑천을 잇는 자연생태숲은 야생동물의 서식지로 꽃사슴과 고라니, 다람쥐, 다마사슴 등을 만날 수 있다. 자연을 만나되 훼손시키지 않도록 공원측은 야생동물 관찰 보행가교를 설치해 놓았다. 4만5,000평의 생태숲에서 야생동물을 만날 확률은 생각보다 높다. 천천히 다리를 건너다 보면 다리 너머에서 사람들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고라니나 사슴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보행가교는 ‘서울 숲 선착장’으로 연결된다. 여의도 선착장에서 서울숲을 거쳐 잠실과 뚝섬을 잇는 유람선은 공원과 더불어 색다른 일정을 선사한다. 생태숲 구간은 야생동물보호를 위해 밤11시부터 오전6시까지는 폐쇄된다.

이 외에도 서울 숲에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곤충 식물원, 나비온실, 생태연못 등 동식물이 살아 숨쉬는 공간이 곳곳에 숨어 있다. 특히 관엽식물 및 열대식물과 더불어 나비와 곤충류를 감상할 수 있는 곤충 식물원에는 표본전시실과 나비생태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오후 4시40분에 문을 닫으며 매20분마다 50명씩만 입장이 가능해 관람을 원한다면 서둘러야 한다. 시간적인 여유가 된다면 승마훈련원도 한번 들러 볼 만하다. 승마협회가 운영하는 훈련원은 울타리 안쪽에서 말을 타는 사람들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서울 숲 공원에서는 추천 산책코스를 마련해 놓고 있는데 어린이의 경우 중앙의 문화예술공원과 자연체험학습원이 있는 1.2km 구간이 인기. 관람을 포함해 80분 가량 소요된다. 일반인의 경우 문화예술공원에서 생태숲으로 연결되는 1.9km 구간이 적당하다. 소요시간은 60분이다. 물길을 따라 5지역을 다 둘러보는 서울 숲 탐방코스는 100분 가량이 소요된다.

자연생태에 보다 많은 관심이 있다면 공원에서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빼놓을 수 없다. 서울 숲에서는 날짜별로 공원 내 야외 무대에서 음악연주나 인형극, 애니메이션 등이 펼쳐지는가 하면 숲속 문화체험이나 서울 숲 동물친구들, 나무교실, 물길여행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대단히 많다. 문화와 생태로 나뉘는 프로그램들은 월별로 소개되며 선착순으로 마감된다.

교통편: 2호선 뚝섬역 8번 출구에서 도보로 10분 거리. 오는 10월 청계천 복원이 완료되면 그린웨이(Green-way)를 통해 자전거로도 연결 가능하다. 배로도 이용 가능한데 여의도 선착장에서 서울 숲 선착장까지 시간대별로 유람선을 운영 중이다. 요금은 6,000원. 서울 숲에서 잠실과 뚝섬까지는 3,000원, 서울 숲 회항은 9,000원이다.

체험 프로그램: 일주일에 1~2회씩 서울 숲 동물 친구들, 나무날 나무교실, 웰빙걷기 프로그램, 환경교실 등을 운영한다. 매월 조금씩 바뀌는 체험 프로그램은 종류가 다양해 인기가 매우 높다.

부대시설: 주차장은 공원 내 습지 생태원과 관리사무소, 지킴이숲 등지에 마련돼 있다. 요금은 소형의 경우 10분에 300원, 대형은 10분에 600원으로 159대까지 주차할 수 있다. 안내센터 옆에서 자전거와 유모차, 휠체어 등을 대여할 수 있다. 자전거는 시간당 3,000원(1인용)부터. 유모차는 시간당 2,000원, 휠체어는 시간당 1,000원이다.

척박한 농지에서 활주로, 광장, 공원까지 - 여의도 공원

여의도 공원은 어린 시절 향수를 진하게 불러일으킨다. ‘광장’이던 시절 누구나 한번은 연인 혹은 친구, 가족들과 함께 자전거나 롤러 스케이트를 타러 왔던 추억을 가슴 한켠에 간직하고 있지 않을까.

마포대교 남단부터 시작하는 여의도 공원은 영등포로 이어지는 길목까지 길게 조성돼 있다. 여의도역 쪽 입구가 주 출입구이지만 공원이 도로 한 가운데 들어서 있는 탓에 여러 방향에서 출입할 수 있도록 입구를 만들어 놨다. 공원 출입구는 마치 도시와 숲을 가로지르는 경계선 같다. 공원 쪽으로 한발 들여놓는 순간부터 도시 탈출은 시작된다. 귓속까지 짜르르하게 파고드는 매미 소리에 귀가 아플 정도지만 나무에 매달린 이 작은 곤충을 직접 마주치고 보니 왠지 모를 반가움에 나도 모르게 사진기에 손이 간다. 매미를 모델로 사진 한 장 찰칵. 공원 밖 거리에서 만나는 매미들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매미야, 반갑다!

여의도 공원은 크게 ‘한국 전통의 숲’과 ‘잔디마당’, ‘문화의 마당’, ‘자연생태의 숲’ 4가지 테마로 나뉘어져 있다. 먼저 한국 전통의 숲으로 가보자. 우뚝 솟아 있는 팔각정에 올라서면 공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아래쪽으로는 시냇물이 콸콸 소리를 내며 요란하게도 흐르고 있다. 더위가 한풀 가신다. 작은 연못으로 꾸며진 지당 옆 원두막에는 뜨거운 햇볕을 피해 온 이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그래, 그래. 더운 여름엔 그저 시원한 그늘이 최고지. 그 너머로 보이는 쌍둥이 빌딩은 그래도 이곳이 서울임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도시와 자연의 절묘한 앙상블.

잔디마당은 약간 과장해 푸른 초지가 펼쳐진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잔디밭에 심어 놓은 작은 소나무 그늘이 운치를 더한다. 벤치 하나를 차지하고 드러누워 버린 이들이 얄밉게 느껴지긴 하지만 한편으로 부럽다.

잔디마당 한 쪽에는 커다란 세종대왕 동상이 서 있다. 주변에 깔려 있는 지압보도는 그냥 지나치지 말 것! 올록볼록 튀어나온 돌멩이들이 발바닥을 자연스럽게 지압해 준다. 신발은 물론 벗어야 하지만 맨발로 걷기에는 조금 아프다. 지압보도는 원래 양말을 신고 걸어야 발바닥에 부담도 덜 주고 오래 걸을 수가 있다.

공원 외곽 산책 코스를 따라 주욱 올라가 보니 순식간에 시야가 밝아진다. 커다란 태극기가 게양되어 있는 이곳은 문화의 마당. 예전 여의도 광장만큼은 못해도 자전거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기에 좋다. 어린이들을 위한 범퍼카도 있다. 광장 양 편으로는 농구대가 설치돼 있어 길거리 농구를 하기에도 적합하다.

마지막 코스는 자연생태의 숲. 습지, 수변, 초지, 숲이 어우러져 도심 속에서 자연을 관찰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꾸며놨다. 아이들 자연학습 공간으로도 그만이다. 우거진 수풀 가운데 나무 데크로 길을 내 자연 속에 푹 파묻힌 느낌이 편안하기만 하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낮 더위에도 끄떡 없을 정도로 몇 분만 걸어도 시원한 기분이 절로 든다. 여의도 공원을 손쉽게 돌아보려면 자전거를 이용하는 하는 것이 좋다. 공원 외곽으로 2.4km에 걸쳐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하이킹에 나선 기분으로 즐길 수 있다. 공원에는 자전거와 인라인을 대여해 주는 곳들이 많다.

교통편: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여의도역이나 여의나루역에서 내려 걸어오면 된다. 공원 내 주차 시설이 없기 때문에 주변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공휴일이나 일요일에는 한강시민공원 내 공영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부대시설: 공원 내 스낵이나 음료 등을 판매하는 매점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농구공이나 휠체어는 공원안내소나 관리사무소에서 무료로 대여해 주며 자전거와 롤러스케이트는 유료 대여점에서 빌릴 수 있다. 시간당 3,000원이며 유아용 범퍼카는 1회 500원이다.

트래킹과 골라보는 재미가 탁월 - 남산공원

서울의 남쪽에 있다고 해 ‘남산’으로 이름 붙여진 남산공원은 산 자체가 하나의 공원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코스로 개발돼 있다. 각 지역마다의 색깔이 달라 보는 재미를 더하지만 하루에 다 보려고 욕심내다가는 한 곳도 제대로 보지 못하기 십상이다. 남산공원은 크게 5개의 구역으로 나뉜다.

남산 제일 꼭대기 팔각정과 봉수대, 서울타워 등이 자리하고 있는 ‘팔각정 주변’을 비롯해 남산도서관 및 안중근 의사 기념관, 백범광장 등이 있는 ‘회현지구’, 야외식물원과 야생화공원이 세워진 ‘한남지구’, 국립극장과 석호정, 수표교 등이 있는 ‘장충지구’, 남산골 한옥마을이 들어서 있는 ‘예장지구’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백범광장을 시작으로 식물원과 동물원을 거쳐 서울타워로 오르는 산책로를 오르기로 했다. 함께 간 조카에게 광복60주년과 더불어 안중근 의사와 백범 김구 선생에 대한 얘기를 해주고 싶었고, 식물원과 미니 동물원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도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팔각정까지를 연결하는 산책로는 도심 속 수풀림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그만이다.

백범 김구 선생과 성재 이시영 선생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 백범광장은 간이 운동장과 시민 휴식처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공간이다. 광장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어린이들로 언제나 북적인다. 나무 아래 벤치 옆으로는 다양한 스타일로 구성된 ‘지압보도’가 기다리고 있다. 108m에 달하는 지압로는 옥돌, 황토, 화강석, 나무 등을 이용해 둥글게 연결돼 있다. 보도 옆에는 발을 씻을 수 있는 수도가 마련돼 있어 편리하다.

횡단보도를 건너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있는 중앙광장으로 향했다. 이곳은 안 의사의 공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안중근 의사 기념관과 어록비, 동상 등이 잘 정리돼 있다. 특히 안 의사의 사상과 철학이 담긴 어록비는 몇 번을 읽어도 가슴이 묵직해지는 명문. 기념관에는 옥중 자서전과 서신, 사진 등이 전시돼 있고 일대기를 구성한 연보도 읽을 만하다. 미니 상영관에서는 당시의 상황을 정리한 기록영화가 상영되고 있어 이해를 돕는다. 기념관의 입장료는 어른 1,000원, 학생 700원. 여름에는 오후 6시까지, 겨울에는 오후 5시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기념관에서 오른쪽으로 분수를 끼고 돌면 식물원을 만난다. 입구에서 봤을 때는 다소 적어 보이지만 굽이굽이 아래층으로 연결되는 식물원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종류의 따라 공간을 구분해 놓아 이해하기 쉽다. 입장료는 어른 500원, 어린이 200원. 식물원을 나오면 바로 동물원과 연결된다. 천연 기념물인 수리부엉이와 검독수리를 비롯해 원숭이, 염소, 토끼, 너구리 등이 자리하고 있지만 ‘미니’인만큼 너무 기대하지 않고 보는 편이 좋다.

식물원에서 북쪽 산책로를 따라 정상으로 올랐다. 매미 소리가 귀청을 때리고 도심지의 열기를 초록바람으로 잠재운다. 산책로 중간에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는 ‘포토 아일랜드’다. 이름처럼 산책로 한켠을 쭉 밀고 나간 전망대가 마치 섬 같다. 이곳에서는 서울 4대문 안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계단 산책로의 끝인 팔각정은 1959년 이승만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건립됐다가 1960년 4.19 의거 때 철폐됐고 1968년 다시 건립됐다. 이 부근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명물은 봉수대다. 조선시대 통신수단이었던 봉수는 낮에는 연기, 밤에는 불로서 교류했는데 전국 어디에서라도 24시간 내 남산봉수대까지 연락이 닿았다 한다.

입체영상관과 회전식 레스토랑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서울타워는 현재 개보수 공사가 한창이다. 아쉽지만 재개장하는 12월1일을 기약할 수밖에. 하산 길은 최근 개통된 순환버스를 이용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전철역 등지까지 쉽게 내려올 수 있다.

교통편: 남산을 연결하는 대중 교통편은 코스에 따라 다양하나 1호선 서울역, 6호선 한강진역, 3호선 동대입구역, 충무로역, 4호선 명동역 등에서 버스로 연결된다. 남산공원은 5월1일부터 일반 차량을 통제하는 대신 충무로역에서 출발하는 남산 순환버스를 운영중이다. 요금은 500원으로 충무로역이나 동대입구역에서 전철로 환승하면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체험 프로그램: 월별로 시민과 함께하는 손수건 탁본, 식물인형 만들기, 역사문화교실, 자연학교 등이 마련돼 있다.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