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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풍경 - 아름다운 추억이 될 풍경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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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추억이 될 풍경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 한 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후회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풍경’을 아시나요? 혹여나 모른다고 대답하면 전지현이 출연했던 올림푸스 카메라 CF에 삽입되어 있던 노래를 흥얼거려 준다. 그제서야 “아하~!”하는 반응이 온다. 한때 국민적 발라드로 칭송받으며 큰 사랑을 받았던 노래. 휴대폰 컬러링과 벨소리 다운로드에서도 오랫동안 1위 자리를 놓지 않았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이 바로 ´풍경(본명 송봉주)´이 작사, 작곡하고 직접 부른 노래다.  

 사람의 선입견은 역시 믿을 게 못된다. ‘풍경’이란 이름이 주는 느낌 탓인지 왠지 부드럽고 조용한 분위기를 떠올렸는데, 웬걸 실제 만난 그들은 오히려 ‘개구쟁이’에 가까웠다. 천진난한만 아이들 같다고나 할까.

인터뷰 내내 왕성한 호기심을 자랑한 조정현씨는 이틀 전부터 가지고 다녔다는 스티커 사진기를 내보이며 도리어 기자와 사진기자에게 포즈를 주문했다. “이 사진기는요, 남 좋은 일만 시켜요, 정작 내 사진은 찍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만 찍어 주고 다 줘 버린다니까요.” 빡빡한 스케줄에도 쉴 새 없는 수다와 함박 웃음을 터뜨려대는 그들을 대하다 보니 무더위에 축 쳐졌던 마음이 덩달아 들뜬다. 노래만큼이나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그들이다. 

‘풍경’은 ‘자전거 탄 풍경’의 리더격이었던 송봉주씨가 이전 솔로 활동시부터 사용해 왔던 예명이다. ‘자전거 탄 풍경’ 시절에도 <너에게 난 나에게 넌>, <그렇게 너를 사랑해> 등 서정적인 노랫말과 감수성 깊은 멜로디를 선보여 온 송씨는 직접 작사, 작곡, 노래까지 3인 1역을 소화해내는 국내 몇 안 되는 싱어송 라이터 중 한 명이다.  지난해 말 ‘Dear 풍경’이란 앨범을 낸 후, ‘자탄풍’ 나머지 멤버들도 ‘나무 자전거’로 독립해 활동을 시작하면서 조정현씨를 새로 영입해 지금은 두 명이 한 팀이 됐다. 


 왜 본명을 놔두고 ‘풍경’이라 이름지었을까 궁금했다. “송봉주란 이름이 왠지 음악인 같지 않잖아요. 그래서 예명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던 참에, 한 지인이 제 앨범을 듣고 나서 ‘풍경’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어요. 제 노래를 들으면 풍경이 떠오른다구요. 듣고 보니 제 음악과 잘 어울리더라구요. 그때부터 주욱 ‘풍경’이 됐죠.” 누군지 작명 솜씨 한번 탁월하단 생각이 절로 든다. 벌써 10여 년 전 이야기지만 풍경이 들려 주는 아름다운 세상 풍경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풍경 노래를 듣다 보면 왠지 여행이 떠나고 싶어진다. 안그래도 그런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고. “사실 대부분 가사 작업을 이동하는 시간 짬짬이 하거든요. 차창 밖 풍경들을 보면서 가사를 쓰다 보니까 그런 느낌이 많이 스며드는 것 같아요”라며 송씨는 웃음 짓는다. 그러면서 “제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마치 여행을 다녀왔을 때 느끼는 위로 같은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바람을 덧붙인다. 그래서인지 풍경의 노래에는 ‘별’, ‘노을’, ‘추억’ 같은 여행과 어울리는 단어들이 유난히 눈에 띈다. 

여행 이야기가 나오니 두 사람들 입이 더욱 바빠진다. 조씨는 지금까지 가 본 곳 중 ‘남이섬’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슬쩍 눈치를 보니 헤어진 여자친구와의 추억이 가득한 곳인 것 같다. 송씨는 산세가 따스하게 느껴지던 전남 여수가 너무나 좋았단다. 일본 대마도 또한 멋있었다고 꼽는다.

아직 못 가본 곳도 많고, 가보고 싶은 곳도 많은 그들이다. “스위스도 가보고 싶구요, 동유럽도 한번 가보고 싶어요. 쿠바, 자메이카두요. 거기는 거리가 음악 천지라잖아요. 참 재밌을 거 같아요. 저 갔다 와서 사진 많이 찍어 올게요, 실어 주실 거죠?” 그러겠노라고 약속했으니, 어서 빨리 다녀오시길.

사실 여행을 무척 좋아하지만 공연 일정에 치여(?) 정작 구경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오는 그들이다. 최근 부산 공연을 다녀왔지만 바닷물에 발 한번 못 담궈 봤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바쁜 일정에 송 씨는 아직 허니문조차 다녀오지 못했다. “영화 <비치>에 나왔던 섬 있잖아요, 거기 가고 싶어요. 그리고 한 군데에만 안 있고, 여러 군데를 경유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녀보고 싶어요.” 3년 후엔 정말 멋진 곳으로 허니문을 가겠노라고 열심히 적금을 붓고 있단다.

아직 비행기를 한번도 타보지 못했다는 조씨는 국내 일주를 한번 해보고 싶단다. “내 발로 직접 걸어 다녀 보고 싶거든요. 짜여진 일정 대신 직접 계획하고 만들어 가는 여행을 좋아해요. 기회가 된다면 국토 대장정 같은 것도 한번 도전해 보고 싶어요.”, “아, 그거 좋겠다. 국토 대장정, 그거 진짜 의미 있는 여행이 될 거 같아요.”송씨가 옆에서 맞장구를 친다.

 


마음은 이미 여행길에 올라 있지만 당장 실현은 어려울 것 같다. 올 초부터 3개월마다 단독 콘서트를 열고 있는 풍경은 지난 7월 공연에 이어 10월경 또 다시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4월 콘서트 당시 포크 가수 최초로 노출 공연(?)을 펼쳐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던 풍경은 이번 콘서트에서도 깜짝 이벤트를 마련할 생각. 송씨는 “지난 번 콘서트는 영화 <풀 몬티> 컨셉을 차용했거든요.

공연 중간 시간에 전 출연진이 팬티만을 걸친 채 ‘깜짝 노출 쇼’를 펼쳤는데요, 쑥스럽긴 했지만 관객들이 너무 즐거워했어요. 이번에도 풍경만의 재밌는 이벤트를 준비할 계획입니다”고 귀뜸했다. “형이요, 힙합이랑 레게 음악 좋아하거든요. 어쿠스틱 악기로 힙합이나 랩 같은 거 하면 재밌을 거 같아요.” 조씨가 옆에서 살짝 거든다. 풍경 콘서트를 기다리는 이들이라면 기대해도 좋을 듯.

풍경이란 이름 안에 음악이 갇혀 버리는 것은 아닌지 요즘 조금 걱정스럽다는 그들이지만 그들을 사랑하는 팬들이 있는 한 그들의 음악도 계속되리란 건 확실하다. 풍경(風景)이란 말 속에 담긴 뜻 그대로, 언제나 ‘바람처럼 자유롭고, 햇빛처럼 따사로운’ 음악으로 우리 곁에 남아 주기를.

 

 
여행갈 때 가지고 가는 것

카메라와 여행용 기타, 그리고 녹음기. 직접 찍은 사진들은 앨범 자켓에 넣기도 한다고. 두 맨(man) 모두 일반적인 풍경 외에 재미있는 광경이나 모습들을 순간 포착한 사진들을 주로 찍는단다. 역시 음악인답게 어딜가나 악기는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녹음기는 언제 어디서든 악상이 떠오르면 바로 기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도구다.
 
여행갈 때 동행하고픈 이

송씨는 주저 없이 조씨를 꼽았다. “허니문 갈 때도 데리고 갈 건데요.” 조씨도 물론 “형이랑 같이 가야죠”라고 응수한다. 둘이 짠 마냥 어쩜 그리 대답이 똑같은지. 선?후배간 두터운 우애를 과시하는 그들은 최근 조씨가 송씨 집 옆으로 이사해 매일 여가 시간도 함께 보낸다. 그들의 여가는 자전거 타고 동네 한바퀴 돌기. 이것만큼 돈 안 들고 보람찬 여가가 또 있을까. 조만간 인라인 스케이트로 바꿔 볼 생각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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