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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투어 3탄 ② 화순 - 산림과 온천을 즐기는 건강한 여정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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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의 동쪽 땅을 소유한 화순은 여전히 낯선 곳이다. 낯설다는 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닌 건강한 풍경들이 자리한다는 얘기. 내친김에 화순과 익숙해지기 위한 하루 반나절 여정을 떠났다. 한방비누를 만들고, 수제비를 빚어 먹고, 백아산휴양림에서는 피톤치드에 취하자니 어느새 화순온천에 이르러 익숙한 정서에 몸도 마음도 노곤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글/사진 Travi Writer 김숙현

10:40 약초와 들국화로 가득한 ‘수만리’

KTX를 이용하는 참가자들이 많아 화순의 버스투어는 광주 역에서 10시에 출발한다. 무등산 자락인 안양산의 중턱 해발 400m에 자리한 수만리. 지대가 가파르고 마을 내 도로가 넓지 않아 마을 입구 정류장에 내려 걸어 올라가야 한다. 약초를 많이 재배하고 가을이면 들국화가 환히 마을을 뒤덮어 흔히 ‘들국화마을’이라 부르는 곳이다. 

체험장은 마을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다. 체험장 마당에서 마을을 내려다보자, 버스를 타고 화순에서 넘어온 길이 한층 구불구불해 보인다. 전망하나는 일품이다. 마침 체험장 앞에 정자 지붕 올리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황토에 물을 축여 지붕에 올리고, 거기에 기와를 얹고 있었다. 얼마 뒤엔 정자의 시원한 그늘에 앉아 마을 전망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마을의 주 생산물인 약초를 이용해 한방비누를 만들고, 건강에 좋은 수제비를 만들어 먹는 것이 오늘의 체험프로그램. 비누는 베이스를 불에 녹인 다음 어성초, 당귀 뿌리, 당귀 잎 등 약초 가루 중 한가지와 에센셜 오일, 글리세린 등을 섞어 성형 틀에 부어 굳히기만 하면 된다. 어성초는 독소를 제거하며 당귀 뿌리는 미백, 당귀 잎은 피부를 맑게 하는 작용을 한다. 

성형 틀에 비누 액을 부어 놓고는 점심식사용 수제비 만들기를 한다. 뽕잎이나 당귀 잎 가루를 넣어 반죽한 다음, 팔팔 끓는 물에 떼어 넣는다. 까다로운 아이도 이때만큼은 양껏 먹게 된다. 계절에 따라 압화 만들기, 한방 떡메치기, 한방 두부 만들기 등 체험 내용이 달라진다. 

13:40 멀고 먼 산골짜기에 숨은 유마사  



수만리에서 유마사까지는 40여분 정도 걸린다. 식사 직후라 버스 안에는 짧은 낮잠에 빠져든 사람들이 많다. 규모가 작기도 하지만 화순 읍에서 워낙에 떨어진 곳에 자리한 터라 유마사는 적막에 휩싸인 듯 늘 조용하다. 하지만 올해 비구니 승가대학이 문을 열고, 유마사 앞에 생태공원이 조성되면 앞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이 호젓한 골짜기를 찾아들 것이다.

절 아래 주차장에 내려 피안교까지는 걸어서 7~8분 정도. 그다지 길지는 않지만 고목들이 많아 걷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키 큰 단풍나무들이 여러 그루 있어 가을에 더욱 아름답다’는 것이 최순희 문화해설사의 설명이다. 

유마사는 백제 무왕 28년(627년) 당나라에서 건너온 유마운이라는 사람이 창건한 곳으로 절이 깃든 모후산에선 고려 공민왕 10년에 홍건적을 비해 피난온 왕과 왕비가 1년 가까이 머물렀다고. 왕을 무사히 숨겨준 것에 대해 어머니 품 속 같은 산이라 하여 ‘모후산’이라 불린다고 한다. 절 입구의 해련선사 부도를 비롯한 부도들을 눈여겨보도록 하자. 승방 옆에 있는 작은 샘은 제월천이라 하는데 물 위에 뜬 달을 떴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전설속의 보안 낭자처럼 달이 뜨지는 못하지만 시원한 물맛만큼은 일품이다. 061-374-0050/ www.yumasa.com

14:20 인상주의 화풍을 개척한 오지호선생

동복면 독상리에 있는 오지호기념관은 우리나라에 인상주의 화풍을 개척한 화가 오지호선생의 작품이 전시된 곳이다. 그는 동복에서 태어났으며 일본 유학을 마친 인재로 나혜석의 화풍에 반해 인상주의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기념관에는 선생의 작품 30여 개가 전시중이다. 빛에 따라 사물이나 풍경에 대한 인상이 달라지는 인상주의 화풍이 강렬하게 와 닿는다. 선생은 동복에 머물면서 주변 풍경을 자주 화폭 위에 담곤 했는데, 원본은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해버려 여기 있는 것들은 모사품이라는 점이 아쉽다. 062-222-7160/ www.ohchiho.co.kr

15:20 피톤치드로 기분 Up! 백아산휴양림



숲에 들어서면 사람들은 대개 마음이 차분해지고 머릿속에 맑아지는 느낌을 받는다. 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 덕분이다. 나무가 해충이나 곰팡이를 없애려고 내뿜는 물질인데, 사람이 호흡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장과 심폐기능이 강화되며, 살균작용에도 도움이 된다. 

백아산휴양림은 빽빽한 숲과 너른 잔디밭, 통나무 산막, 현대적인 시설의 세미나실을 두루 갖추고 있다. 산책로를 따라 걷거나 산막 앞 벤치에 앉아 심호흡을 해본다. 폐 깊은 곳까지 상쾌한 공기로 샤워하는 느낌이다. 휴양림에서 머무는 시간이 20여분 정도로 짧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렇게 호젓하고 공기 좋은 곳에서는 하룻밤 묵어가는 것이 최상이거늘…. 여름 숲에는 모기가 많으므로 긴소매, 긴바지를 입는 게 좋다. 벌레 물린데 바르는 연고는 필수. 061-374-0001/ www.baegasan.com

16:10 깔끔한 마무리 화순온천

화순 버스투어는 온천욕으로 깨끗하게 마무리한다. 1코스에서는 화순온천을, 2코스에서는 도곡 온천이 일정에 포함된다. 요즘 같은 더운 날씨에 하루 종일 돌아다닌 버스투어 참가자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마지막 코스인 셈이다. 

화순온천은 유황, 아연 등 인체에 필요한 필수 5대 미네랄을 함유한 중탄산나트륨천. 탈모방지, 피부미용, 피부병, 무좀 등에 효능이 있다고 하는데, 이런 효능보다 당장 땀범벅인 몸을 깨끗이 씻어내고, 온종일 자외선에 지친 피부를 달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주어진 시간은 1시간10분으로 온천욕만 하고 나가야 하는 시간이다. 지난해 문을 연 아쿠아나의 다양한 시설들은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 없다. 노곤한 몸을 따뜻한 탕 속에 푹 담그고 있노라니 여행의 피로도 녹아내리는 듯하다. 

짧아서 아쉽기만 한 온천욕을 끝내고 버스에 오른다. 이제 광주 역으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늦은 오후의 투명한 햇살이 차창 안으로 스민다. 온천욕으로 나른해진 몸은 달콤한 잠을 넘나들다 광주역에 가 닿는다.

※ 화순 시티투어버스 이용 Tip

*운행정보 : 5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열차 이용자들이 많아 오전 10시 광주 역에서 출발해 오후 6시 광주 역에서 마친다. 이용요금은 1인당 13,000원(중식, 입장료, 온천욕, 체험비 포함). 온천욕 준비를 해오면 좋다.

매월 1/2주에는 제1코스(광주역-들국화마을-유마사-오지호기념관-백아산휴양림-온천욕 체험), 3/4주에는 제2코스(광주역-쌍봉사-조광조 유배지-고인돌유적지-운주사-온천욕 체험)를 여행하며, 8시간 정도 소요된다. 

*예약문의: 인터넷(http://bus.hwasun.go.kr)이나 전화(문화관광과 061-370-1224, 1227)로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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