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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군위 - 삼국유사의 본고장 ‘군위에서 여름나기’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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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군위가 어디일까. 일단 지도부터 펴 보자. 지리상으로 대구, 구미, 영천, 의성과 접경을 이루고 팔공산 자락을 휘둘러 경상북도의 딱 중앙에 위치한 ‘군위(軍威)’. 이 고장은 알수록 속정 깊은 경상도 사나이를 꼭 닮았다. 무뚝뚝하게 감추어 두었던 자존심 보따리를 슬슬 풀어내니 군위 자랑도 꽤 해볼 만했다.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군위군청 054-380-6063~6/ www.gunwi.go.kr


 ⓒ트래비

1. 인각사 국사전. 일연스님의 영정이 모셔져있다. 
2. 한밤마을의 구불구불 정겨운 돌담길
3. 한밤마을 사매댁의 고풍스러운 쌍백당
4. 6월 20일부터 1년간 진행되는 삼국유사 특별전시

일연선사의 혼이 깃든 ‘아! 인각사여!’

아름다운 천연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진 ‘학소대’를 마주하고 선 인각사(鱗角寺). <삼국유사>가 이곳에서 쓰여졌다고 하면 그제서야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신라 선덕여왕 11년(642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일연(一然 1206~1289)스님이 고려 충렬왕 10년(1284년)부터 입적 때까지 5년 동안    <삼국유사>를 비롯한 100여 권의 불교 서적을 집필한 뜻 깊은 사찰이다. 

“우리 역사는 <삼국유사>에 의해 탄생했습니다. <삼국유사>가 없었다면 어떤 문헌사에서도 상고시대의 단군을 거론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군위는 바로 역사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곳이지요.” 주지 상인스님의 말씀이다. 그러나 인각사가 제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전. 현재는 극락전, 명부전, 강설루와 국사전만이 모습을 갖추고 있고, 이제 체계적인 발굴을 해나가는 실정이다. 

스님을 따라 나선 뒤뜰에는 일연스님의 행적을 기록한 ‘보각국사비(보물 428호)’가 의연했다. 충렬왕 21년에 일연스님의 불제자인 ‘법진’에 의해 세워진 것인데, 당대의 문장가인 민지(閔漬)가 지은 것을 왕희지체로 집자하여 만든 것이다. 지난해 11월 새로 만들어진 비가 현재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경내에는 일연삼국유사문화제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된 삼국유사특별전시실(6월20일부터 1년간)도 있다. 유물 없는 이 전시는 <삼국유사>의 유래부터 단군신화, 주몽신화 등 9개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재미있게 구성하여 <삼국유사>의 의미를 되새기는 장이 되고 있다. 

고즈넉한 돌담 풍경 대율리 전통마을

군위군에서 가장 낭만적인 장소를 꼽으라면 단연 한밤마을이다. 대율리(大栗里)보다는 ‘한밤마을’이라는 정겨운 우리 이름으로 불리우는 이곳은 돌담으로 유명하다. 낭만적인 한밤마을 돌담의 시작은 아이러니하게도 홍수에서 시작된다.
경오년(1930년) 대홍수 때 떠 내려온 돌에 마을 전체가 휩쓸렸는데, 그 돌을 치우고 쌓아 올리면서 돌담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이곳 돌담은 여느 담장처럼 진흙과 돌을 섞어 쌓은 게 아닌 막돌을 그대로 얹은 담이다. 큰 돌을 켜켜이 쌓고 작은 돌로 구멍을 메우는 방식이다. 

제멋대로 칭얼대는 담쟁이를 업고 구불구불 이어진 돌담은 어느새 누군가의 집 마당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혹여 누구와 눈이라도 마주칠까 힐끗 담 너머를 곁눈질하게 된다. 세월을 가늠케 하는 이끼 낀 돌담을 따라 느릿느릿 종일 걷고 싶은 기분이다. 

한밤마을 중심에 자리한 ‘대청(大廳 경북유형문화재 262호)’은 커다란 은행나무와 어우러지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물이다. 조선조 선비들의 학사(學舍)로 건립된 것인데, 현재는 마을 경로당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대청의 담장을 잇대어 있는 ‘상매댁(上梅宅)’도 볼 만하다. 마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집이다. 250여 년 전에 부림 홍씨 우태선생의 살림집으로 건립된 것이라는데, 현재 자손들이 살고 있다. 잣나무 두 그루라는 뜻의 ‘쌍백당’이라는 현판이 풍취를 더하고 있다. 잘 가꾸어진 잔디 정원에 옹기종기 장독대, 땔감 한 무더기까지 이방인의 눈에는 하나같이 운치 있게 느껴진다.

“군위의 별미‘ 지눈이콩국수’ 먹어 봤능교?”

여름의 대표 별미로 빠지지 않는 콩국수. 콩국수도 이쯤 되면 예술이다. 검은‘지눈이콩’을 갈아서 살짝 녹빛이 감도는 진하고 고소한 국물, 게다가 콩가루를 알

맞게 혼합하여 뽑은 쫄깃한 면발. 이 식당의 모든 재료는 직접 재배한 100% 국산이다. 군위에서 지눈이 콩국수 한 그릇 먹고 온다면 이번 여름은 제대로 난 거다. 군위군 고로면 화수 1리 568-1 28번 국도변‘송도식당’054-383-1321, 지눈이콩국수 3,500원





천연석굴의 신비 군위삼존석굴

군위를 여행할 때 절대 빼놓아서는 안 되는 곳이 바로 여기다. 또한 석굴 지척에는 국호 ‘대한민국’의 ‘한(韓)’의 유래를 밝힌 ‘휘찬려사 목판’을 보관해 둔 양산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국보 109호로 지정된 군위삼존석굴을 들어서는 길은 영험한 기운마저 감도는 듯했다. 

삼존석굴은 경주의 석굴암보다 1세기나 앞서 만들어졌지만, 발견이 늦어 제2석굴암으로 불리운다. 우거진 송림을 앞으로 두고 저 멀리 깎아지른 바위산 절벽에 석굴이 있다. 천연 석굴 안에는 문무왕대의 원효대사에 의해 봉안된 아미타불과 대세지보살, 관음보살이 있다. 본래 이 석굴은 신라의 아도화상이 수도하던 곳이었는데 1927년, 한밤마을의 최두환씨에 의해 발견되었다고 한다. 

석굴 아래로는 석불교와 계단, 난간이 사바세계의 발걸음을 미타삼존의 극락세계로 인도하고 있었다. 눈앞에 드러난 삼존석굴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동굴 속 좌대에는 중앙의 아미타불이 자애로운 얼굴로 속인을 맞이한다. 아미타불 뒤로 조각된 화염문의 후광이 석굴의 신비를 한층 드러내고 있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좌우의 보살상에서는 섬세한 신라 조각예술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트래비

1. 천연절벽에 자리한 신비로운 군위삼존석불
2. 100% 국산재료를 사용, 전통방식 그대로 1년에 한번 만드는 된장
3. 석굴 안에는 미타삼존이 모셔져있다.
4. 군위의 자랑, 유기농 포도



정직한 먹거리 군위의 친환경농산물


공해를 안고 사는 도시민의 친환경 식품에 대한 관심이야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화학비료 및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재배하는 유기농 포도는 그 재배의 수고로움을 알고서는 맛보기도 죄송할 따름이다. 유기질 퇴비로 양분을 공급하고 천적을 이용해 포도를 재배하는 백경천씨는 “포도는 과일이 아이고 알칼리성 건강식품입니더”라고 말한다. 바보라는 소리를 들어 가며 시작한 유기농이 이제야 조금 결실을 보는 듯하지만, 소비자의 확고한 유기농 식품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부탁한다. 

부계면 대율리에서 유기농 된장마을은 한밤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중턱에 자리하고 있었다. 마당에 놓인 커다란 장독들이 이 댁의 자존심을 말하고 있다. 100% 국산 재료를 사용해서 전통방식 그대로 1년에 한번 제조하는 이 댁의 장맛은 가히 일품이다. 10월에 유기농 콩을 타작하여 11월에 구매해서 메주를 만들어 황토방에서 발효시킨 후에 2월이 되면 장을 담근다. 소금은 최소 2년을 저장하여 간수가 빠진 친환경 천일염을 사용하고 있다. 약 70일간 장독에서 발효시킨 장은 4월 말에서 5월 초에 떠서 1년 이상 숙성시켜 깊은 맛을 낸다. 장맛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었다.

유기농 꼬마 오이는 군위에서만 볼 수 있는 또 다른 특산품이다. 찾아간 오이하우스 안에는 한창 오이줄을 매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이스라엘에서 가져온 종자를 재배한 오이는 작고 표면이 매끈하여 먹기에 좋다. 한입 베어 무니 일반 오이보다 훨씬 아삭하며 물이 많고 단맛이 돈다. 땅은 정직하다는 말, 군위에서 참 새삼스럽다.     

군위군 친환경 농산물 주문 연락처 가나안포도원 054-382-8799/ www.100podo.com, 참농부식품 054-382-0045/ www.truefarmer.net, 은하수농장 011-526-5289


詩가 있는 간이역 화본역

화본역은 군위군 산성면 화본1리에 자리한 간이역이다. 1938년 개시한 이래, 지금도 하루 몇 차례 기차가 오간다. 이곳에는 얼마 전 경부선 철도 개통 100주년과 현대시 도입 100주년을 맞아 대구 경북 지역의 간이역에 세우는 시비 가운데 열 번째 비가 조성되었다. 박해수 시인의 글을 서예가 류영희씨가 쓰고, 석공예장 윤만걸씨가 제작한 것이다. 세월의 끝자락에 선 화본역, 잠시 시심을 머물게 한다.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군위 체험 여행


 ⓒ트래비

신나는 동물공연 팔공산 원숭이군단

제2석굴암 온천관광호텔에는 일면 팔공산 원숭이군단으로 불리우는 동물공연장이 있다. 여섯 마리의 새끼 원숭이들과 개, 오랑우탄이 펼치는 갖가지 진기한 공연이 동심의 세계로 안내한다. 공연단의 최고 마스코트는 네 살짜리 오랑우탄 복돌이. 어린이들은 동물들을 직접 안아 보고, 먹이도 줄 수 있어 동물 사랑의 체험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053/054-383-0002/www.animalstar.co.kr

흥겨운 전통문화체험 초암전통문화학교

폐교된 의흥 동부초등학교 자리에 설립된 초암전통문화학교는 사라져 가는 전통을 체험하는 공간이다. 다도, 예절, 도예, 국악, 탈춤, 승마, 두부 만들기, 천연 염색, 찰떡 만들기, 미꾸라지 잡기, 그 외의 다양한 현장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충효와 예, 자연의 소중함과 협동심을 기르는 인성교육의 현장이자 가족 휴식처이다. 프로그램은 어린이집 유치원생부터 중학교 이상 일반인까지 체험 가능하며, 1일 5가지 프로그램에 10,000원을 기본으로 1박 2일, 2박 3일 프로그램이 있다.
053-421-8807, 054-383-6625/www.sangolschool.com 

군위 가는 길
 
★ 승용차     중부고속국도→호법분기점→영동고속국도(호법~만종)→중앙고속도로(만종~군위)→의성IC
★ 시외버스  동서울터미널에서 승차, 07:30-18:30, 배차 간격 2시간
★ 관광안내  군위군청 문화관광과 054-380-6062 / www.gunwi.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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