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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자유여행 16탄 이탈리아 Ⅰ 로마 ② 거대한 로마 유적 한가운데에서 ‘영화 속 주인공’ 되어 보기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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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본격적으로 로마의 ‘본모습’이라 할 수 있는 역사와 문화의 공간들을 둘러볼 차례이다. “콜로세움은 지난번 여행 때도 오긴 했지만, 바깥에서만 보고 정작 안에 들어가 보진 않았어요”라는 오현과 보영, 드디어 숨겨진 안쪽의 모습을 본다는 기대감에 잔뜩 부풀었다. 



ⓒ트래비

1. 콜로세움 앞
2. "힘들지 오빠? 내가 안마해줄게" 콜로세움 안에서
3.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개선문

떼르미니 역에서 B라인 지하철을 타고 두 정거장 아래쪽에 있는 콜로세움(이탈리아어로 콜로세오) 역에 도착했다. 콜로세움은 지하철 입구를 벗어나자마자 바로 코앞에서 거대한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가장 로마다운, 로마스러운 상징물 위에 서다 콜로세움

어제 들었던 ‘로마의 얼굴’이라는 표현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것이, 로마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상징 건물이 바로 콜로세움이 아닌가. 세월의 흔적으로 약간 이지러지긴 했으나 그 오랜 세월을 ‘살아’ 왔다기에는 너무나도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는 원형경기장, 콜로세움. 기원전 후에 걸쳐 완성된 이 건축물은 당시 로마 시민들의 유흥을 위한 공간으로서 영화 <벤허>, <글래디에이터> 등의 명장면에서 묘사된 마차 경기 또는 검투사들간의 혈투가 벌어졌던 바로 그 무대이다.

오현과 보영, 복층인 데다가 내부도 만만치 않게 넓은 콜로세움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느라 연신 잰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초입에 전시 중인 ‘에로스 특별전시전’을 지나쳐 원형극장의 안을 바라다볼 수 있는 난관으로 나아가니,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건물이 그림엽서 속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보영아, 여기 난간에도 기대 서 보고, 저기에도 한번 앉아 보면 좋겠다~.” 평소 DSLR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아마추어 사진가’로서의 투지를 불태우던 오현, 콜로세움 전경에 ‘필’을 받았는지 보영을 모델 삼아 사진찍기에 바쁘다.  입장료 11유로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8시

낯익은 ‘원조’의 위용 콘스탄티누 개선문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콜로세움을 벗어나자마자 바로 왼쪽으로 흰 대리석의 거대한 석조문이 눈에 들어온다. 315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려 헌정된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이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아?” “파리에서 본 개선문이랑 닮았네 뭐.”라며 쑥덕대는 두 사람. 하지만 알고 봤더니, 그 유명한 파리의 개선문이 바로 이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을 원형으로 하여 본따 만들어진 것이란다. 가까이 가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치형의 문 옆쪽으로 크고 작은 조각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것이, 전문적인 예술적 안목이 없이도 빼어난 가치를 지닌 역사적 유물임을 짐작케 한다.

로마시대로 향하는 타임머신에 탑승하다 포로 로마노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을 지나쳐서 길 하나만 건너면 바로 접할 수 있는 포로 로마노. 로마제국 당시 상업, 정치, 종교 등등 가장 핵심적인 분야와 연관된 시설들이 밀집해 있어, 곳곳에 산재한 많은 유적지들 중에서도 ‘로마의 중심지’라고 지칭하기에 손색이 없는 부동의 위치를 자랑한다. 

어느새 두손을 꼭 맞잡은 오현과 보영, 포로 로마노의 중앙에 난 ‘성스러운 길(Via Sacra)’을  산책하듯 거닐며 포로 로마노 내의 모습들을 찬찬히 눈에 담는다. 또다른 개선문인 티투스 개선문(Arco di Tito)을 위시해 로마 정치의 최중심지였던 원로원, 신화 속 주인공이었던 베스타 등 신과 황제들의 신전 건물들은 대부분 무너졌으며 무너진 건축자재들 사이사이로 잡초가 무성해 ‘지나간 옛 영광의 흔적’을 당장에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켜켜히 역사가 쌓인 공간에 서서, 바로 이곳에서 몇천년 전에 있었던 일들을 돌이켜보며 가슴으로 느끼는 감동은 눈으로만 짐작할 수 있는 ‘겉모습’에 비할 바가 아니다. 


ⓒ트래비

1. 포로 로마노 전경
2. "보영아, 이번엔 내가 안마해줄께~"
3. 부부는 지금 가위바위보 중(?)

‘간발의 차’로 진실의 입을 놓치다

로마시대에서 갓 빠져나온 듯 ‘따끈따끈한’ 감동을 뒤로하고 ‘진실의 입’이 있다는 산타마리아 인 코스메딘 교회로 향했다. 거짓말쟁이가 강의 신의 얼굴을 본땄다는 조각의 입 안에 손을 집어넣으면 잘린다는 ‘무시무시한’ 에피소드로 유명한 진실의 입. “입에 손 넣고 사진 찍어야겠지~. 무서운 척 오들오들 떨고 있는 표정, 재미있겠지?”라며 나름 ‘창의적’ 포즈까지 연구하며 기념사진에 대한 의욕을 불태우던 보영. 하지만 그녀의 의욕을 확~꺾어 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해 버렸으니…. 오후 7시가 채 안 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찍 문을 닫는 유럽 관광지들답게 교회 자체가 문을 닫은 것. 굳게 닫힌 교회 앞에서 발만 동동 구르던 보영, 창살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어렵게 진실의 입 모습만을 카메라에 담는 데 만족해야 했다.

미켈란젤로의 숨결이 스민 ‘위풍당당’ 캄피돌리오 광장

산타마리아 인 코스메딘 교회에서 북쪽으로 10분이 채 안 되게 걸었을까, 웅장한 계단과 대리석 조각이 오현과 보영 커플을 맞이했다.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미켈란젤로가 직접 설계한 것으로 더욱 유명한 캄피돌리오 광장의 입구이다. 계단 하나하나를 올라 탁 트인 광장으로 올라서니, 바닥에 펼쳐진 기하학적 모자이크 무늬에서부터 눈길이 쏠린다. 둥근 광장을 마치 감싸는 듯 세워져 있는 화려한 세 개의 건물들은 중앙에서부터 로마신화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제우스신의 신전이, 오른쪽에는 콘세르바토리 궁전이 있으며 왼쪽으로는 카피톨리노 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광장에서 궁전 옆으로 난 계단을 오르다가 장난기가 발동한 오현과 보영, 어느새 ‘가위바위보’를 해서 계단 오르기 내기를 시작했다. 연속 이겨 승승장구 계단을 오르는 오현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던 보영, “어우 야~나도 좀 올라가자”며 유치한 애교작전(?) 공세에 바쁘다. 


ⓒ트래비

1. 캄피돌리오 광장 아래 계단에서 보영을 찍는 오현
2. 미켈란젤로의 숨결이 닿은 캄피돌리오 광장
3. 베네치아 광장


로마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쉼터 베네치아 광장


캄파돌리아 광장을 지나 바로 인접한 베네치아 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 돌아볼 코스의 종착지이다. 베네치아 광장 역시 과거 베네치아 대사관(고대 베네치아는 로마제국과 마찬가지로 독립국이었다)이 있었던 것에 유래해 이름이 붙여진 것이란다. 이탈리아의 초대 국왕이라는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을 중심으로 펼쳐진 광장 앞은 도로와 인접하여 있어 다소 혼잡한 편. “그동안 부지런히 다녔으니, 이제 좀 쉬어야지?”라며 베네치아 광장 계단에 털썩 주저앉아 시원한 음료수로 목을 축이는 두 사람. 주변으로는 그들과 비슷한 관광객들이 지친 다리를 쉬기도 하고, 현지 사람들이 소풍을 나온 듯 주변 잔디밭에 앉아 수다를 떠는 한가한 전경이 도로의 소음과 묘한 조화를 이루어 낸다. 





바티칸 광장에서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다 


지난번 이탈리아 방문 당시에도 스케줄 상 바티칸 시국 내로 들어가지 못했던 오현과 보영, 이번에도 예의 '시간의 압박' 탓에 바티칸 안으로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워낙에 넓고 볼거리가 많은 바티칸 시국의 경우, 최소 한나절에서 하루는 꼬박 시간을 내야 하는데 그럴 여력이 없었기 때문. 바티칸 안에 들어가 보는 대신, 오현과 보영은 가이드가 야경이 아름답다고 추천한 바티칸 시국 입구의 산 피에뜨로 광장과 로마를 가로지르는 떼베레 강 위의 산탄젤로 다리 위에서 밤 풍경을 만끽하는 '실속 있는' 스케줄을 택했다. "다음에는 꼭 들어가고야 말 거야!" 라는 예의 그 '치토스식' 멘트를 남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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