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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투어 4탄 ③ 통영 - 이순신이 사랑한 바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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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미항들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아름다운 항구 도시 통영. 그곳엔 문명과 조화를 이룬 그림 같은 바다와 활기찬 사람들이 있다. 한산도와 세병관, 충렬사, 착량묘 등 숱한 역사 유적지의 중심에는 조선 수군 최고의 명장 이순신이 자리한다. 백성을 우선시 하는 장군에 효성스런 아들, 자식의 죽음에 목 놓아 울던 아버지이기도 했던 그를, 통영은 다시 한번 기억하라 말하고 있다.  

글·사진  Travie writer 김숙현




10 : 00
 학익진을 펼친 그곳 한산도 

ⓒ트래비
통영 시티투어에 참가하기 위해 강구안으로 향한다. 정류장에 갈매기, 이충무공, 거북선, 충무대교, 통영의 섬들이 멋지게 디자인된 투어버스가 도착하자 사람들이 속속 모여든다. 대개는 미리 예약을 한 사람들인데, 무작정 시간에 맞춰 나온 사람, 거북선을 보러 왔다 우연히 시티투어 버스를 보고 참가한 사람까지 다양했다. 

한산도 선착장에 도착해 해안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15분 정도 걸으면 제승당에 이른다. 대첩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오른쪽에 수루, 왼편에 제승당이 보인다. 수루는 한산도 앞바다를 굽어보는 곳에 있어 경치가 일품이다. “한산 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에 등장하는 수루가 바로 이곳. 일종의 망루로 이순신 장군도 자주 올라 왜적의 동태를 살피곤 했다. 

이 충무공이 삼도수군통제사를 제수받아 한산도에 본영을 설치했을 때, 장수들과 작전회의를 하던 운주당을 세우고 임진왜란 중 3년 8개월을 머물렀다고.

학익진 전법을 비롯해 임진왜란과 이 충무공에 대한 얘깃거리가 풍성한 곳이 바로 제승당이다. 시티투어 안내를 맡은 토영마실 길라잡이님의 해박한 지식과 입담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 한산도 유람선 어른 9,000원, 어린이 6,000원. 제승당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 어린이 300원. 한산도 제승당 055-642-8377

11 : 50 통영운하를 굽어보는 착량묘



한산도에서 나와 다시 버스에 오르자 얼마 지나지 않아 통영운하 바로 곁에 차를 세운다. 뒤를 돌아보니 충무대교와 통영대교가 나란히 운하 위에 구름다리처럼 걸려 있다. 가파른 계단을 걸어올라 이른 곳은 착량묘. 이순신을 기리는 사당이라고 하면 충렬사를 먼저 떠올리지만, 통영 사람들에게는 착량묘가 더 친숙하다. 충무공이 마지막 전투에서 숨진 후 통영 주민들이 직접 돈을 모아 통영운하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초가를 지어 봄·가을에 추모제와 제사를 지냈다고. 충렬사가 공의 사후 8년 뒤에 세워졌고, 여수 충민사도 사후 3년 뒤에 지은 것임을 볼 때 착량묘는 공을 그리는 백성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착량묘에서 내려오면 바로 옆에 해저터널이 시작된다. 1931년부터 32년까지 1년 4개월에 걸쳐 만든 것으로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이다. 해저터널이 놓인 통영운하는 원래 바다가 좁아 바닷물이 빠지면 갯벌이 드러나 섬과 육지가 연결되는 곳이었다. 한산대첩 당시 이순신 장군에게 쫓기던 왜선들이 이곳까지 흘러들어 왔다가 퇴로가 막히자 도망치기 위해 땅을 파헤치고 물길을 뚫었다고 한다. 터널로는 사람들이 다니고, 운하에는 배가 왕래하며, 그 위에 걸린 두 개의 다리로 차들이 오가는 3중 교통로. 게다가 일출, 일몰, 야경이 모두 멋스러운 곳이다.

13 : 45 한강에서 통영으로 옮긴 거북선

ⓒ트래비

강구안 근처에서 멍게유곽비빔밥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거북선 앞에 모였다. 강구안은 오목하게 생긴 항구 지역으로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를 지내던 시절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배가 드나들던 곳이다. 지금도 바다가 비좁도록 많은 배가 정박 중이다. 그 중심에 늠름하게 거북선이 서 있다. 오전에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둘러봤으나 역시 해설을 듣고 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거북선은 임진왜란 당시 공격선으로 지은 것으로 적을 방어하기 위해 지붕을 덮고 그 위에 쇠꼬챙이를 심어 적이 뛰어들지 못하게 했다. 한 척에 180여 명이 탑승했는데 그중 130여 명이 노꾼이었다고. 노 하나에 서너 명이 붙어 노를 저으니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으리라. 이곳에 있는 거북선은 한강에 있던 것인데 서울시에서 통영에 기증한 것이다. 하긴 한강에 거북선은 어울리지 않는다. 있어야 할 곳을 제대로 찾아온 셈이다.

14 : 15 삼도수군 통제영의 심장 세병관


통영이라는 지명은 조선시대 삼도수군 통제영이 이곳에 설치된 이후 통제영을 줄여 통영이라 부르던 데서 시작됐다. 전라좌·우수영, 경상좌·우수영, 충청수영까지 모두 5개의 수영을 거느린 곳이 삼도수군 통제영이었으니 규모가 실로 대단했을 것이다. 지금은 당시의 건물들이 모두 없어지고 선조 38년(1605년)에 세운 통제영의 객사 세병관만이 남아 있다. 

세병관은 정면 9칸, 측면 5칸의 팔작지붕으로 된 웅장한 건물이다. 모든 칸에 벽이나 문을 만들지 않고 기둥만 두어 개방된 형태다. 기둥 하나가 한 아름이 넘을 정도로 크고 웅장하다. 

세병관의 서쪽 맨 앞 기둥은 햇볕을 가장 많이 받는데 오랫동안 햇볕에 노출되어 나무에 금이 가고, 홈이 패여 마치 판화를 새겨 놓은 모습이다. 아이들은 그 속에서 새나 배 등 숨은그림찾기를 하기도 한다. 

세병관을 나오면 바로 맞은편에 향토역사관이 자리해 있다. 통영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전시하고 있는 곳으로 이 충무공이나 임진왜란 관련 자료도 있다. 그중 재미있는 것은 공이 자신의 일기장에 수결을 연습한 것을 보여 주는 전시물이다. 수결은 오늘날 사인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 충무공의 수결은 한때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적도 있었다. 요즘은 자신의 이름을 주로 사용하는데 당시에는 ‘一心’을 문서 말미에 적어 넣었다. 

임진왜란 전시실 외에도 삼도수군 통제영 전시실, 통제영 12공방 전시실, 선사시대 전시실, 고대·중세전시실 등이 있다. 삼도수군 통제영 전시실에는 약 300년 간 이어졌던 통제영에 관한 각종 문헌과 자료, 당시 통제영의 규모를 보여 주는 그림 등이 전시돼 있다.

15 : 15 산양일주도로 드라이브 & 수산과학관

시티투어의 마지막 코스는 통영 앞바다에 펼쳐진 섬들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 산양일주도로 드라이브다. 봉평동 해안에서 산양일주도로를 따라 천혜의 자연경관을 끼고 미륵도 일대를 돌아보는 통영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해안선이 구불구불한데 한 굽이를 돌 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도로변에 심어진 동백나무마다 열매가 맺혀 꽃이 필 때와는 또 다른 감흥을 준다. 

드라이브는 통영수산과학관에서 잠시 멈춘다. 과학관 내부에도 볼거리가 많겠지만 시간이 부족해 전망대에만 오른다. 길게 꼬리를 그리며 지나는 고깃배들이며 해무에 가려 아스라하게 보이는 섬 그림자가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풍광에 마냥 취해 있다 보니 어느새 돌아갈 시간. 아쉬움을 뒤로하고 버스에 오른다. 다음 기회에는 저 섬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리라 마음먹으며 여정을 마무리 짓는다.

시티투어버스 Tip


★운행 정보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시티투어가 진행된다. 단 한 명이라도 출발. 요금은 어른 1만5,000원, 어린이(만 4~12세) 만원. 단체(25인 이상) 1만3,000원. 유람선 탑승료, 제승당 입장료, 점심식사비는 개별 부담. 출발은 오전 9시30분에 강구안 시티투어 안내판 앞. 오후 4시30분에 강구안 도착. 

★예약 문의   통영 시티투어는 통영시청이 아니라 토영마실이라는 여행사에서 운영한다. 따라서 토영마실 홈페이지(www.tytourday.com)나 전화(055-645-8588)로 예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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