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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투어 4탄 ① 보령 - 보령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7.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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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뚜벅이 여행자’의 믿음직한 두 발이 돼 주는 시티버스가 각 고장의 산과 유적지만 편애하는 건 아닙니다. 어디든 각 도시의 아름다운 코스를 연계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답게 이번에는 바다를 품은 도시들로 떠나 봤습니다. 사시사철 그 매력을 발산하는 불야성의 부산 해운대, 유쾌한 머드축제가 열리는 보령, 그리고 인간 이순신이 사랑한 통영 앞바다까지. 지리한 교통체증과 북적이는 인파에 머리가 어지러웠다면 주저 말고 기차표를 끊으세요. 차도, 지도도, 사전조사도 필요 없는 가뿐한 바다 여행! 시티버스는 언제고 우리를, 바다로 실어 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에디터  

박나리 기자

*‘시티투어 고고’ 기획 연재 시리즈는 2007년 6월부터 11월까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합니다.

 


보령에는 대천해수욕장이 있다. 또 머드팩 축제도 있다. 사실 이 두 가지 때문에 많은 이들이 보령을 찾는다. 다만, 바닷가를 조금이라도 벗어나 몇 발자국을 떼면 그곳은 어느새 아늑한 산세와 논과 밭이 어우러진 푸른 농촌 풍경이 펼쳐져 있다. 그리하여 여름철 피서지다워 좋기도 하지만, 잠시 떠들썩하고 북적거리는 해변에서 벗어나고픈 변덕이  생겼다면 보령 시티투어 버스가 당신을 색다른 보령으로 안내한다. 

글·사진  이지혜 기자

10 : 00 사장님, 기사님, 가이드님 1인 다역 대천해수욕장 

ⓒ트래비

보령 시티투어가 출발하는 집결지 대천해수욕장으로 참가자들이 모여 들었다. 온통 낯선 사람들 인데 그 와중에 보령 시티투어를 운영하고 있는 천일관광 사장님이 사람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며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행사 하나하나 신경쓰는 타입인가 보다 했는데, 잠시 후 사람들이 하나둘 버스에 탑승하고 이종설 사장이 자연스레 버스 운전석에 자리를 잡는다. 게다가 잠시 후 헤드셋을 착용하더니 가이드 안내방송까지 시작한다. 사람들이 농담스레 말을 건넨다. “사장님 돈 많이 버시겠어요” 이종설 사장이 웃으며 말한다. “기사 쓰고 가이드 쓰다가는 진작에 시티투어버스 망했습니다”

10 : 30  모세의 기적 바다가 열린다 무창포해수욕장



바다가 갈라지는 기적은 전남 진도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무창포에서는 썰물 시간만 잘 맞추면 한 달에 네다섯 번은 모세의 기적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무창포 해수욕장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면 정면에 숲이 우거진 섬, 석대도가 보인다. 바로 이곳까지 약 1.5km의 바닷길이 열린다. 밀물과 썰물은 매일 1시간씩 그 시간을 달리하기 때문에 날짜를 잘 맞춰야 한다.

밀물 때의 무창포는 여느 서해안 해수욕장과 다를 바 없었다. 바다를 찾은 사람들은 한가로이 일광욕을 즐기거나, 이 쪽 끝에서 저 쪽 끝까지 거닐기도 한다. 또 하나 이색적인 볼거리로 돌살을 꼽을 수 있다. 돌살은 조수간만의 차가 있는 해안가에서 널리 이용되는 전통적인 어로 방법이다. 육지를 향해 V자 모양으로 둑을 쌓으면, 썰물 때가 되면 물고기들이 바닷물과 함께 갇히게 된다. www.muchangpo.or.kr

11 : 15  새들은 여전히 옛사람을 기억할까 보령댐

ⓒ트래비

이제 버스는 시가지를 벗어나 본격적으로 보령의 전원풍경을 달린다. 시티투어버스라는 명칭 자체가 도심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렇게 시골길을 달리고 있으니 답사라도 나선 듯하다. 서천, 보령, 홍성, 예산, 당진, 서산, 태안 등 2개 시 5개 군에 매일 1만톤씩 물을 공급한다는 보령댐으로 가는 길에 문득 조각상들이 가득한 마을을 지나치게 됐다. 예로부터 보령은 석공예 장인들로 유명해서, 전국 어디서든 석공장을 만나면 보령 출신이냐고 물으면 열 중 아홉은 그렇다고. 보령호를 찾는 이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통나무집 휴게소(041-931- 1273)에서 민트차를 마시는 여유도 즐겨 볼 수 있다. 웅천천을 막아 건설한 보령댐에는 본래 경주 이씨들이 많이 살았었다고 한다. 미도리가 썼던 여행 글처럼 이곳의 새들은 여전히 옛 사람들을 기억할까. 

12 : 10 이웃 부여 땅에 잠시 들르다 무량사 



보령호수 주변을 따라 신작로가 놓여 있는데, 경치도 좋고 제법 경사가 느껴진다. 이 길은 세계적인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연습했던 코스로도 유명하다. 바로 가까이에 부여의 무량사가 위치한다. 무량사는 역사적으로도 사찰로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지만, 역시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무척 예쁘다는 것이다. 만수산 무량사라고 씌어져 있는 글씨체조차 기개보다는 예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경내에 들어서면 가자 눈에 띄는 극락전은 그 색감과 단아한 모습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아미타 기도도량으로 신라시대에  창건된 이래 고려 시대 중흥기를 거쳐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다시 중창됐다. 석탑, 석등, 불화 등의 보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또 조선 세조 때 생육신으로 꼽히는 김시습의 초당도 있다. 041-836-5066 www.muryangsa.or.kr

13 : 00 점심은 특식으로 보양하기  오향오리전골 & 오향오리수육

야외로 나가면 무엇인들 안 맛있겠냐만, 시티투어에서 보양하게 될 줄 누가 상상했겠는가. 다소 ‘쎄다’고 느꼈던 2만5,000원이 아깝지 않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목이, 송이, 표고, 느타리 등 버섯으로 가득한 오향오리전골은 향이 그만이다. 또 기름 쏙 빼서 담백한 오리수육도 별미다. 

:: 청산수라장 041-933-4141

 13 : 40  예술, 연꽃 그리고 비단잉어들 개화예술공원

조각공원과 모산미술관, 허브랜드 등으로 이뤄진 개화예술공원은 이것저것 구경할 것이 많다.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은 물론 기획전이 연중 계속되고 있는데, 야외에 전시돼 있는 조각들과 모산미술관 내 전시돼 있는 회화들 모두 문화 충전의 기회를 마련해 준다. 또 인기 있는 것이 알록달록 색색의 물고기들이 어우러진 연못과 지금 한창인 연꽃도 눈길을 끈다. 허브랜드 안에도 역시 다른 허브농장과 달리 비단 잉어들이 아름답게 유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엔젤트럼펫 등이 인기가 높다. 최근 화제의 드라마 <쩐의 전쟁>이 촬영되기도 했다. 041-931-6789

ⓒ트래비

14 : 15 옛 절터에 서면 늘 그렇듯… 성주사지
전란을 겪으며, 혹은 세월이 흘러 강산이 변한 탓에 이제는 절터만 남은 곳들이 있다. 성주사지 역시 그 중 하나로, 불과 3개의 탑, 불상을 위한 연꽃 모양의 받침돌과 비석, 그리고 석불입상이 하나 있을 뿐이지만 실로 수많은 이야기가 이곳에 담겨 있다. 백제 때 오합사였던 이곳은 통일신라 말에 유행했던 선종의 대표격인 고승 무염국사에 의해 번창하게 된다. 이에 진성여왕 2년에는 입적한 무염국사를 위해 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를 세웠다. 단단한 성주산 남포오석에 새긴 이 비석은 당대 최고 문장가 최치원의 글을 오늘까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또 정겹게 서 있는 3개의 탑과 불상들 사이로 잔디마냥 풀이 나 있고 그 위로 여치들이 뛰어다닌다. 쟁쟁한 역사를 간직한 곳임에 분명하지만, 또 다른 한 편으로 굳이 옛 영광을 떠올리지 않아도 푸근한 마음이 드는 곳이다.

14 : 45 그땐 그랬지 석탄박물관



보통 탄광하면 강원도를 떠올리게 마련인데, 이곳 보령에서 전 지역에 걸쳐 석탄이 채굴되던 시절이 불과 얼마 전이다. 지금이야 원자력과 태양력을 논하는 시대이지만, 알다시피 석탄은 근대산업화의 초석이었다. 석탄박물관에서는 과거 탄광이 번성하던 시대의 보령을 만날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코너는 지하 400m 채굴지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체험과 지하 굉도를 거닐어 보는 코너다. 

★ 041-930-3566/ www.1stcoal.go.kr

시티투어버스 Tip

★운행 정보   보령 시티투어 버스는 연중 운행 된다. 다만 시나 도의 금전적 지원 없이 지역 여행사인 천일관광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최소 출발 인원 15명을 기준으로 행사가 가능하다. 하지만 천일관광 이종설 대표가 차량 운전에 가이드까지 자청하며 애향심으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이어서, 막상 또 전화문의를 하면 2명이라도 소규모 차량으로 진행하기도 한다고. 유료 관광지 입장료와 점심식사 등을 모두 포함한 가격은 2만5,000원이다. 041-934-1001/ www.cheon-i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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