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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라비 ① 온몸으로 느끼는 안다만해의 정취 끄라비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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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느끼는 안다만해의 정취 끄라비

끄라비의 자연은 솔직하다. 검붉고 거칠게 솟은 석회암 절벽은 장엄하며 각별한 부드러움을 지닌 바다는 다정하다. 어느 누구라도 조용히 토해내는 끄라비의 그 고요한 웅변에는 매혹되지 않을 재간이 없다.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아일랜드마케팅 02-3276-2332
www.islandmarketing.co.kr

끄라비(Krabi). 방콕에서 남쪽으로 약 820km 거리에 있는 이 소읍은 태국의 휴양지 가운데 한 곳이 아닌 오직 ‘끄라비’만으로서의 독특한 매력을 슬며시 디민다. 내륙이지만 안다만해에 둘러싸여 섬의 이미지를 간직한 이곳은 아직 국내에는 그 이름이 생소하다. 수묵 담채화인 듯 기묘하고 내밀한 경치는 끄라비를 추억케 하는 첫 번째 요소로 꼽을 만하다. 여행객들은 깎아지른 암벽을 타고 오르며 등반이나 해양스포츠를 즐기고 비치파라솔조차 없는 해변을 가볍고도 고요하게 거닐기도 한다. 또 한편 아오낭(Aonang) 비치의 마음에 드는 카페에 앉아 저마다 경쾌한 어조로 정담을 주고받기도 한다. 그렇게 여행객의 들뜬 마음은 어느덧 끄라비의 보폭에 맞추어 느릿하게 흐른다.

대자연을 호흡하다
Islands Hopping Tour

ⓒ트래비

끄라비를 좀더 깊이 대면하고 싶다면 근해 섬으로의 호핑을 빼놓을 수 없다. 호핑 투어는 일반적으로 오전 10시경에 출발하여 탭 섬(Tap lsland)과 포다 섬(Poda Island), 치킨 섬(Chicken Island) 등을 경유하며 오후 4시경에 투어를 마친다. 

리조트에서의 나른했던 오전의 무기력을 깨고 남마오 비치에서부터 스피드보트가 물살을 가르기 시작한다. 보트의 선미가 포말을 일으키며 하얀 물길을 빠르게 만들어낸다. 따가운 햇살이 두렵지 않다면 뱃머리에서 바라보는 쾌감이 꽤 신선하다. 수면에 마찰되는 보트의 진동이 경쾌하고 짠 물보라가 볼을 적셔도 상쾌한 기분까지 적실 순 없다.

속도를 늦추며 보트가 정박한 곳은 탭 섬. 에메랄드빛의 바다라든가, 투명한 물속 따위의 표현은 이곳에서 너무 진부해진다. 탄성 혹은 깊은 한숨 한번에 저마다 한적한 자리 한 곳을 둥지 삼거나 서둘러 바다로 뛰어든다. 색색의 산호초가 잘 발달한 끄라비의 바닷속은 완전히 새로운 세계다. 

이제부터는 그저 숨쉬고, 느끼고, 즐기면 된다. 이 섬은 썰물 때 섬과 섬이 연결되는 모랫길을 드러내 걸어서 건널 수 있는데, 영화 <컷스로트 아일랜드>에 등장했던 장소로 흔히 설명된다. 모세의 기적이 아니라 탭 섬의 신비다. 

한적했던 탭 섬에 다른 배가 정박할 때쯤 우리의 스피드 보트는 포다 섬 쪽으로 뱃머리를 돌린다. 보트는 다시 물살을 가르며 ‘치킨 섬’ 옆을 스치듯 지나친다. 수면 위로 빵조각을 던지자 노랑과 검정 줄무늬의 타이거 피시 떼가 쏜살같이 몰려든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그 형상이 닭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 ‘치킨 섬’. 재미난 이름과는 달리 빼어난 절경을 뽐내며 보트의 경유를 허락한다.

 잠시 후, 저기쯤에 드러나는 하얀 모래사장에 눈이 시리다. 불현듯 솟아오른 듯 보이는 커다란 바위 섬 하나가 섬의 상징처럼 바다 위에 떠 있다. ‘포다 섬’이다. 물에서 한껏 힘을 뺐으니 점심이 기다려짐은 말할 것도 없다. 

나무 그늘에 자리를 깔고 리조트에서 준비한 식사가 근사하게 세팅된다. 그야말로 해변으로의 소풍이다. 어린애마냥 기분이 들뜬다. 먹는 즐거움보다는 바라보는 즐거움이 더한 곳이라 과일 한 조각을 먹어도 시선은 자꾸만 바다로, 하늘로 고정된다. 

1시. 하오의 하늘에서 나른함이 흘러내린다. 발가락 사이를 따끔하게 꼬집는 개미만 아니었어도 그대로 잠들어도 좋을 뻔했다. 수영을 즐기거나, 사진을 찍거나, 독서를 하거나, 빈둥거리며 방해받을 일 없는 낙관적인 행복을 누린다. 세상사에 아무런 관심도 없다. 하늘은 푸르고 바다는 눈앞에 있으니 그저 이 순간의 안락이 든든할 따름이다. 

끄라비의 호핑투어는 일반적으로 남마오 비치 또는 아오낭 비치에서 출발한다. 일반적으로 오전 9시경에 스피드 보트가 출발하여 탭 섬과 치킨 섬, 포다 섬 등을 거쳐 오후 4시경에 돌아오는 일일투어다. 맑고 아름다운 바다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풍광에서 스노클링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허니무너에게 대표적인 라야바디 리조트의 호핑투어는 숙련된 직원들이 동행하여 안전을 책임진다. 스노클링 장비 및 음료, 비치타월은 보트에 준비되며, 점심식사도 포함된다. 수영복과 선크림, 선글라스 등 귀중품을 제외한 개인용품을 준비하면 된다.  www.rayavadee.com

감성은 일몰에 물들고
Sunset Cruise


ⓒ트래비

끄라비의 일몰은 첫사랑처럼 여운이 짙다. 찰나마다 변모하는 하늘은 색감과 질감으로 동시에 황홀하다. 저녁 6시30분. 아직 어둠이 깔리기 전, 바다 위에서 일몰을 감상하기 위해 뱃길에 오른다. 꽤 운치 있는 전통 목선이 남마오 해변 저만치서 여행객을 맞이한다. 

마치 고고한 태국의 귀족이라도 된 양 뱃머리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이하다 보면 어느새 배는 서서히 물살을 가르고 있다. 파도를 맞받아치며 운항하는 배가 도도하게 전진하는 사이, 바다는 점차 낯빛을 바꾼다. 화이트 와인 한잔씩을 손에 받쳐 들고 배의 난간에 의지한 채 사람들은 저마다의 감흥을 드러내고 있다. 문득 상념에 잠기거나, 사진을 찍거나, 탄성을 지르거나.

배는 바다 위에 멈춘 채 천천히 그 자리를 회전하면서 온통 붉게 물들어 가는 바다를 한순간도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 어느덧 보랏빛의 강한 여운을 한순간 남기고 바다는 적막에 쌓인다. ‘사라지기에 아름답다’는 명제는 이 순간 끄라비에서 참이다. 뱃머리는 다시 물살을 헤치고 사람들은 말이 없다. 팍팍했던 감성에는 당분간 붉은 물기가 감돌 듯하다.

바다 위에서 끄라비의 멋진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선셋 크루즈는 전통 시암 정크선을 타고 치킨 섬과 포다 섬 일대를 항해하면서 저녁 6시30분부터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된다. 와인과 스낵, 음료가 제공되며 인원은 최소 8명에서 최대 35명까지 탑승한다. 유럽 허니무너들에게 인기 있는 상품이다. www.rayavadee.com

색다르게 감상하는 뭍의 절경
Elephant Trekking & Cave Sightseeing


ⓒ트래비

끄라비 내륙 투어가 아쉽다면 코끼리 트레킹을 해볼 만하다. 코끼리를 타 본다는 체험과 아울러 경관을 색다르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트레킹의 매력이다. ‘반창 탐스라께우(Banchang Thamsrakaew)’라는 지역에는 끄라비의 경관과 숲길을 감상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빽빽하고 푸른 트레킹 코스 주위로 석회암 종유석과 석순이 기괴한 풍광을 이루는 스라께우 동굴도 볼 수 있어서 더욱 흥미롭다. 

트레킹을 위해 이동하는 차창 너머의 전경들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들쭉날쭉 솟아오른 석회석 산들이 빚어내는 동양적인 경치는 무채색의 매력을 은근히 발산하고 있다. 끄라비가 유난히 외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광광지로 떠 오르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동하는 길목의 눈이 즐겁다면 그날 여행의 즐거움은 갑절이 되는 셈이다. 

목적지에 도착해 잠시 목을 축이는 동안, 저만치서 익숙한 몸놀림의 코끼리들이 긴 코를 휘두르며 능청스럽게 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의 코스는 잘 가꾸어진 정원 같은 숲길이 그늘막처럼 드리워져 있다. 코끼리의 커다란 몸짓에 따라 흔들거리며 숲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땀도 식고 중간중간 포진한 물웅덩이도 더위를 날려 준다. 기암절벽을 마주하고서 열대의 나무들과 새 소리, 이따금 말장난을 걸어 오는 조련사들의 농담에 40분 트레킹 시간도 짧게만 느껴진다. 

:: 코끼리 트레킹 정보 382/4 M.2 Ao Nang, Muang, Krabi 81000 Thailand, 075-695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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