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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투어 6탄 ① 장성 - 종교적 신심과 자연미 가득한 땅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8.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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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투어 버스 타고 떠나는 전국 일주 프로젝트 6탄

-동학혁명 성지에서 천주교 메카까지
-우리네 믿음과 신명의 현장을 찾아서


 ⓒ트래비

내 나라 곳곳을 훑으며 지나가는 그 길은 풍요로운 내 고장의 자연과 맛난 먹거리를 만나 더욱 몸과 마음이 풍요로와지는 알찬 여정입니다. 이번 시티투어는 동학혁명 성지이자 백양사로 유명한 장성, 백제 불교의 도래지이자 영광 굴비와 불갑사가 유명한 영광 그리고 천주교 성지이자 남사당 놀이판이 흥겨운 안성을 돌아봅니다. 우리네 조상들이 겪어낸 지난한 세월 속에 어떤 믿음을 입고 하늘의 뜻을 읽어내며 살아 왔는지 그리고 그 두터운 정신의 아우라가 지금 우리에게 어떤 힘이 되어 주는지 한번쯤 되새기게 되는 여행 길입니다.   

에디터  박나리 기자

*‘시티투어 고고’ 기획 연재 시리즈는 2007년 6월부터 11월까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합니다.

장성
종교적 신심과 자연미 가득한 땅

백양사는 여러 차례 왔지만 장성 일대를 둘러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서원 중 하나인 필암서원과 동학혁명의 뜻이 드높은 황룡전적지까지…. 게다가 황토로 지은 한마음 자연학교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게 얼마나 멋진 일인가를 느끼게 해준다.   

글·사진  Travie writer 김숙현

 >>>Today’s Course
백양사-천진암-필암서원-황룡전적지

9  : 40
축생을 인도한 천년고찰 백양사

이번 장성 버스투어 참가자들은 장성 한마음 자연학교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기독교 모임의 세미나에 온 사람들이다. 세계 22개국에서 온 사람들과 한국인 참가자를 합해 모두 40명. 문화해설사와 필자까지 동승하니 버스가 꽉 찼다. 한국인 참가자의 말을 들으니 기독교 단체 중에서도 상당히 진보적인 단체라고 했는데, 버스투어 내내 그들의 타 종교나 낯선 문화에 대한 열린 마음과 존중하려는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백양사의 첫 인상은 시원하게 뻗은 단풍나무 숲길에서 시작된다. 애기단풍이라 불리는, 이파리가 작은 단풍나무가 길 위에 터널을 이루고 있다. 단풍이 붉게 물드는 가을이 가장 곱고 화려하지만 봄철 초록 새순이나, 한여름의 무성한 단풍그늘도 나름의 멋을 지니고 있다. 두 개의 계곡이 하나로 만나는 곳에 서 있는 쌍계루 마루에 올라서면 정면에 포은 정몽주 선생의 시가 적힌 판이 보인다. 선생의 시 왼편에 하서 김인후 선생의 시가 더해지고, 그 아래로 두 시에 대한 한두 줄짜리 댓글이 줄줄이 이어진 것이 재미있다. 

바위 봉우리인 백학봉을 배경으로 서 있는 대웅전, 경내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극락보전, 석가모니가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는 순간 내렸다는 꽃비에 착안해 이름을 붙인 우화루, 우화루 옆 300년 고목인 홍매화나무, 명부전, 칠성각과 진영각, 진신사리탑, 부도군 등 백양사 안에는 귀 기울여 설명을 들어야 할 곳이 숱하게 많다.

12 : 30
단아한 비구니 사찰 천진암



점심 공양을 마치고 백양사의 산 내 암자 가운데 하나인 천진암을 찾았다. 산길을 오를 자신이 없는 이들은 우화루에서 차를 마시겠다며 남았다. 

쌍계루와 부도군 사이의 길을 따라 약 500m 걸어 올라가면 천진암에 이른다. 하지만 천진암으로 향하는 특별한 길이 있으니 바로 자연관찰로다. 쌍계루 아래 작은 찻집 옆에서 시작되는데 국립공원에서 보호하고 있어 허가 없이 일반인이 드나들지는 못한다. 내장산국립공원에서 실시하는 국립공원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숲해설사와 동행해 이 길을 걸을 수 있다. 원시림 그대로 보존된 숲과 산책로 위로 우거진 풀꽃들을 따라 걷는 발걸음이 더없이 상쾌했다. 청량한 공기가 피부를 통과해 뇌와 폐, 심장까지 맑아지는 느낌이다.

관찰로가 끝나는 지점에 천진암으로 오르는 돌계단이 있다. 천진암은 역사가 꽤 오래된 암자라고 하나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고, 6·25 때 법당이 불타 없어지고 이곳에서 수행하던 비구니 스님 90여 명도 어느새 흩어지고 말았다고 한다. 지금은 법당, 요사채, 삼성각 등이 말끔히 중수되어 있고, 비구니 암자답게 안팎이 깔끔하고 예쁘다.

13 : 20
동학혁명의 성지 황룡전적지

다음으로 간 곳은 동학농민운동 당시 관군을 맞아 처음으로 승리를 거둔 황룡전적지다. 민중운동에 특히 관심이 많은 이번 버스투어 참가자들이 코스에 꼭 넣어 달라고 했다는 곳이라고. 그래서인지 일반 여행자들이라면 10여 분이면 다 둘러봤을 곳에서 30여 분 넘게 머물렀다. 

봉건적 사회질서를 타파하고 외세의 침략을 물리치기 위해 반봉건, 반외세의 기치 아래 시작됐던 동학농민운동. 황룡전적지는 1894년 전봉준 장군이 이끈 동학농민군이 고창, 영광, 함평을 차례로 점령한 후 전주성으로 향하는 길에 이학승이 이끄는 경군을 만나 크게 싸움을 벌였던 장소다. 당시 농민군은 대나무 창 등을 만들어, 조총 등 신식무기로 무장한 경군을 이겼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기념탑은 농민군의 대나무 창을 형상화한 것이다.

14 : 00
유교의 산실 필암서원



백양사에서 나와 필암서원으로 이동하는 중에 잠시 빗줄기가 지나갔다. 서원 앞에 내리니 먼저 홍살문과 확연루가 일행을 맞는다. 문이 세 개로 된 곳을 지날 때는 항상 오른쪽 문을 이용해야 한다는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따라 확연루의 오른쪽 문을 통과해 서원 안으로 들어갔다.

정면에 놓인 것은 청절당이라는 학당 건물. 가운데 넓은 마루가 있어 옛날에는 이곳에 앉아 글을 읽었다고 한다. 마침 원광대 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해 이곳에서 한문을 공부하고 있었다. 잠시 마루에 올라 서원을 지키는 선생님과 인사도 나누고 필암서원과 이곳에 모신 하서 김인후 선생에 대한 얘기도 들었다.

하서 선생은 조선 중종, 인종 때 벼슬에 올랐으며 퇴계 이황과 학문을 교류하던 유학자다. 선생을 주벽으로 모시고, 그의 제자인 양자징 공을 종향한 곳이 바로 필암서원이다. 고종 때 서원 철폐령에도 제외됐을 정도로 중요한 곳이이었다고. 인종이 하사한 묵죽도를 보관한 경장각에는 정조대왕의 어필 편액이 걸려 있으며, 확연루는 우암 송시열 선생의 글씨다.

16 : 00
더불어 살아가는 한마음 자연학교

한마음 자연학교는 원래 시티투어 코스에 포함되는 곳인데 이번 투어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며칠 동안 세미나를 열고 있기 때문에 코스에서 제외됐다. 외국인들이 재래시장을 보고 싶다 하여 버스는 광주 양동시장으로 향하고, 필자는 한마음 자연학교를 찾았다. 이곳에서 황토 염색 체험과 목판 탁본 체험을 하고 점심도 먹는 게 일반적인 버스투어의 코스다. 

한마음 자연학교는 남상도 목사를 주축으로 지역 농민들이 참여한 한마음공동체의 일부. 최근에는 일반인에게 개방해 여러 가지 체험도 하고, 하룻밤 묵어 갈 수도 있다. 황토 벽돌로 벽을 두껍게 쌓아 올리고, 지붕에는 너와를 얹거나 잔디를 심어 자연을 느끼게 해놓았다. 흙집 안에서 느끼는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 그리고 그 안에서 듣던 더없이 아름답던 오페라 선율은 다른 이들과도 공유하고 싶은 즐거움이다.   

시티투어버스 Tip

★운행 정보   4월부터 11월 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운행.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5시나 6시 정도에 끝난다. 버스는 장성읍이나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출발. 때에 따라 출발지가 바뀌므로 미리 확인해야 한다. 백양사, 축령산 휴양림, 홍길동생가, 필암서원, 황룡전적지, 문화예술공원 등의 관광지와 숲 체험, 황토 염색, 도자기 빚기, 삼림욕, 목판탁본, 홍길동 생애 체험 등 체험 프로그램을 시기에 따라 적절히 섞어 코스를 만든다. 

★이용요금   1인당 1만원. 

★예약문의   장성군청(061-390-7254)이나 한마음 자연학교(061-393-1925)에 전화로 예약하면 된다. 버스투어 홈페이지(bus.jangseong.go.kr)를 통해 예약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단체 예약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단체 예약이 잡힌 경우 일반인의 신청을 받지 않으므로 미리 연락해서 가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단체의 경우 원하는 여행지를 골라 코스를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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