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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세계의 추석 "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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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전세화 자유기고가 

전세계가 풍요로운 가을 한가위


예로부터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음력 8월15일 추석은 일년 중 가장 풍요롭고 여유로운 우리의 명절이다. 이 날은 농사일을 마무리하고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추수한 햇과일과 햇곡식으로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음식을 나누며 가족의 정을 나눠 왔다. 하면 우리나라에 추석이 있듯이 그에 버금가는 세계의 가을명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또 그들은 어떤 의식과 풍습으로 풍요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을까. 나라마다 시기나 음식, 의식은 차이가 있지만, 일년 중 가장 풍요로운 시기에 화합과 수확의 기쁨을 나누고 조상을 기억하는 마음만은 서로 다르지 않다.
     

 미국에는 그 유명한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이 있다. 17세기 신대륙에 어렵게 정착한 초기 이민자들이 신에게 감사를 드리기 시작한 것에서 유래되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11월 마지막 목요일부터 시작되는데 감사절 연휴기간 동안은 미국에서도 우리의 귀성인파를 방불케 하는 귀성객 행렬이 이어진다. 분가한 아들, 딸 그리고 대학을 다니는 자녀 등 흩어져 사는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칠면조 고기와 감자, 옥수수 빵, 호박파이 등을 함께 나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추수감사절은 연중 가장 풍족한 시절이며 그런 이유로 신께 특별히 감사할 시기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 명절 이름도 ‘감사절’이다. 음식은 뜨겁고 양이 넉넉해야 한다고.

11월8일 직전의 토요일인 ‘성 드미트리 토요일’은 러시아판 추석이다. 1380년 돈강 유역에서 몽골군을 무찌른 드미트리 돈스크공이 그 날의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모임을 가진 것이 그 시작이다. 그 후 추수감사제의 성격이 더해져 민족 명절이 되었다. 이 날은 일가친척들이 모여 햇곡식과 햇과일로 음식을 만들어 함께 나누며 조상의 묘를 찾는다.  묘지를 찾은 가족들이 햇곡식으로 빚은 보드카를 한잔씩 돌리며 조상의 공적을 기리고, 묘지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새들에게도 음식을 나눠 주는 것이 주요의식이다.

독일에서는 지역별로 포도, 감자, 밀, 맥주 등 지역마다 생산되는 특산품을 가지고 추수감사제를 지낸다. 일종의 ‘동네잔치’를 펼치는 것.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포도주나 맥주 축제가 많이 열린다. 10월에 열리는 뮌헨의 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도 추수감사제다. 또 포도 생산이 많은 라인강과 마인강, 모젤강 일대에서는 7월부터 10월 사이 각종 포도주 축제들이 열린다.

프랑스는 11월1일 가톨릭 축일인 ‘투생’이 대표적인 가을 명절이다. ‘모든 성인의 축일’인 투생 때는 특별히 가족 모임을 갖지는 않지만 공공기관은 문을 닫고 일반 직장인들은 근무를 쉬며, 학교는 투생을 전후로 약 2주간의 방학에 들어간다. 그래서인지 프랑스인들은 투생 때 주로 가을여행을 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 시기에 꼭 빼놓지 않고 하는 일이 있으니 지인의 무덤을 찾아가 헌화하는 일이다. 사람들은 파리의 공동묘지 페르 라셰즈, 몽마르트 그리고 몽파르나스 등을 찾아가 무덤에 꽃다발을 바치고 고인을 기린다.

중국은 우리의 추석처럼 음력 8월15일을 중추 명절로 정하고 있는데 둥근 모양의 ´월병´을 많이들 먹는다. 보름달도 둥글고 중추절 월병도 둥글고 이렇게 둥글둥글한 중추절날 중국인들은 가족들이 모두 모여 음식을 해먹으며 화기애애하게 보낸다. 친척들을 만나고 선물을 주고받기도 하지만 중국에서는 중추절이 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고향을 찾는 귀성 인파는 구경할 수 없다.

일본에는 7월13일부터 16일, 선조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가을 명절‘오봉’이 있다. 이때는 연휴 기간인데 우리처럼 귀성인파들이 고향을 찾는 때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부모 형제들과 선물을 나누며 일상의 고단함을 잊는 것은 우리와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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