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제주도 ① 길 위에서 맛보는 자유 ‘제주도’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9.1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채꽃과 푸른 바다로도 모자라 단풍과 눈 덮인 한라산으로 사계절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제주도 앞에 어떤 수식어를 달아야 할지 난감하다. 고민은 발상의 전이를 낳았고, 그러다 떠오른 우발적 상상은 자동차 이외의 ’교통수단’에 집착하는 데 이른다.국내 무수한 잡지들이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예찬했다면, 트래비는 ‘탈 것’으로 눈을 돌려 본다. 新 제주 여행의 키워드 ‘클래식 스쿠터’에서부터 여행자를 맞는 ‘시티투어버스’까지. 앞으로 맞이할 제주도에서만큼은 새로운 이동수단을 누려 보는 게 어떨까. 

글·사진 박나리 기자, Travie writer 류진   에디터 박나리 기자


    Tip 1          Check Point 

■ 운전 면허증. 미소지자에겐 대여가 불가능하다.
■ 편안한 옷차림. 우비, 우산, 선글라스, 선크림 등은 날씨에 따라 선택사항.
■ 디지털카메라와 MP3. 성시경의 ‘제주도의 푸른 밤’은 기본, 제주소년과 루시드폴 등 서정적인 음악을 듣다 보면 한결 낭만적인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너무 크게 듣지 않는다는 것!

    Tip 2         Notice!

■ 안전운전을 위해 헬멧은 반드시 착용한다.
■ 시동을 건 뒤 약 1분간 예열 후 출발한다.
■ 속도는 50km 한도에서 안전 운전하도록 한다.
■ 일몰 후 사위가 어두워지면 가급적 운행을 금하는 것이 좋다.
■ 50분 주행 후 10여 분 휴식을 원칙으로 한다.
■ 주, 정차시에는 핸들 잠금장치를 반드시 확인한다.

" 혼자 스쿠터를 빌려 가는 여성들이 많아요. 바닷가를 달리다 해 저물면 찜질방에서 눈을 붙이고, 그러다 또 달리고는 하는 거죠. 아! 우리나라도 이젠 여행 패턴이 변했구나. 저도 요새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여행자의 로망을 자극하는 몇 가지 영화들이 있다. 예컨대, 기차 안에서의 로맨스를 다룬 <비포 선라이즈>, 푸른 바다 밑 세계를 담은 <그랑 블루>가 그러했다. 여행자들은 그 배경을 찾아 여정을 떠났고, 영화와 같은 심상을 즐기거나 기대와 다른 실망감에 주저앉기를 반복했다. 그 지점에서   <로마의 휴일>은 좀 달랐다. 그것은 오드리 헵번의 뱅 스타일을 유행시켰고, 스페인 광장 아이스크림 판매율에 공헌했으며, 동시에 클래식 스쿠터 ‘베스파(Vespa)’의 갈증을 양산했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연분홍빛 스쿠터의 열망은 제주도의 해안도로에서 고스란히 재현할 수 있다. 단언컨대, 국내에서 가장 안전하면서도 낭만적인 하이킹이 연출되는 곳은 제주도이지 싶다. 그만큼 바닷가와 가장 내밀하고 가까운 곳에 난 해안도로는 안전하고 아름다워 그저 달리는 것만으로도 자연의 일부가 된다.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타는 재미를 더하니 온몸 구석구석의 세포들이 충만한 바닷바람에 숨을 틔운다.

자전거가 주구장창 두 다리를 움직여야 하는 데 반해, 스쿠터는 보다 편리하다. 평균 시속 20~30km, 속도감을 원한다면 50km 정도까지도 내달릴 수 있다. 차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심과 달리 느린 스쿠터를 배려하는 ‘제주도의 차심(車心)’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스쿠터 여정은 공항 근처에서 시작한다. 작은 배낭 정도는 스쿠터 수납공간에 넣을 수 있으며, 트렁크 가방은 스쿠터 대여업소에서도 보관 가능하니 굳이 동선을 고려할 걱정이 없다. 

스쿠터 초보자들은 근처 공터에서 30분 정도의 시범연습을 거쳐야 하는데, 웬만한 몸치가 아니고서는 금세 기계와 친숙해진다. 자전거를 탈 줄 아는 이라면 기본적으로 중심 잡기가 쉬우며, 속력을 높이기 위해 과도한 핸들링으로 ‘급발진’하는 경우만 제하고는 큰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의상은 넘어질 때를 대비해 가급적 긴 바지와 티셔츠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공항 근처를 빠져나가면 곧바로 용두암 해안도로와 만나는데, 이때부터 신나는 스쿠터 여정이 시작된다. 기본 대여는 12시간 기준으로 보통 48시간 정도면 제주도 한 바퀴를 무리 없이 일주할 수 있다. 스피드를 즐기는 남성의 경우는 하루 만에도 가능하다. 

용담~이호해안도로는 하귀~애월해안도로와 만나고, 다시 곽지~한림해안도로 등과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이어진다. 이 각각의 도로들은 ‘1132번 해안도로’와 거의 일치하는 동선으로, 기분과 경치 따라 원하는 풍경대로 방향을 틀거나 멈출 수 있다. 출출하면 허름한 식당에서 전복죽 한 그릇을 해치워도 좋고, 바지춤을 걷어 올리고 바닷물에 발을 담가 보는 것도 자유여행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그중 ‘세화~성산 해안도로’는 가장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니, 바쁜 일정이라면 이곳만 훑어보는 것도 좋다.

<론니 플래닛>의 깨알 같은 글씨를 들여다볼 일도, 도통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지도를 해석할 필요도 없이 제주도 하이킹은 그저 바다가 펼쳐 주는 풍경을 감상하는 걸로 족하다. 세상에 이렇게 쉽고 간결한 여행루트가 있을까. 해안도로를 따라 스쿠터를 몰기만 하면 그뿐, 몇 블록 직진 뒤 좌회전과 우회전을 머리 아프게 외워야 했던 그간의 여정들은 잊도록 하자.

제주도 일주가 목적이 아니라면, 하루 정도 해안도로를 누빈 뒤 다음 날은 숲길을 달려 보는 것도 좋다. 내륙 코스는 해가 따갑지 않은 가을날이 제격으로 억새풀 휘날리는 황금들판이 근사하다. 한라산을 가로지르는 1100도로와 5·16도로는 경사가 심해 추천하진 않지만, 한림해수욕장 근처 1136번 도로나 1112번 도로의 비자림로는 차량도 거의 없고 경사도 완만해 멋진 풍경을 즐길 수 있다.

" 스쿠터에 올라타면 그때야 진심으로 여행을 떠난 것 같아요. 네비게이터의 기계적인 음성에서 벗어나, 시간에 쫓길 필요도 없고… 그냥 내 느낌 따라 달릴 땐, 제3세계 같달까


    Tip 3      믿을 수 있는 스쿠터 대여점 ㅣ 제주스쿠터여행

올 3월 오픈한 스쿠터 전문 대여점으로 실내 가득 35개의 스쿠터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대만, 중국산 스쿠터가 주를 이루며 가장 인기 있는 모델로는 여성들이 선호하는 ‘비너스(Venus)’와 ‘베스비(Besbi)’. 성수기만 아니면 저렴한 가격에 대여 가능하다. 제주 여행 안내지도와 헬멧이 제공되며 우천시 우의를 제공한다. 사전 예약시 공항과 부두로 무료 픽업 서비스가 가능하며, 매장 내 모든 스쿠터에는 책임보험이 가입돼, 믿고 탑승할 수 있다. 

■ 대여료 50cc 기준, 12시간 2만원, 24시간 2만5,000원, 48시간 5만원, 72시간 7만원
■ 오픈시간 평일/ 오전 8시30분~오후 7시30분, 휴일/ 오전 9시~오후 5시
■ 문의 064-722-3700, www.jejuscooter.co.kr


-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 저작권자 ⓒ트래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