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비
흙먼지가 대초원 위로 폴폴 날립니다.
먼지가 걷히면 다시 새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싱그러운 초록을 기본으로 마치 ‘토핑’처럼 대초원 위를 장식하는 까만 점같이 박혀있는 야크떼, 초원 위의 구름이 펼쳐진 착각이 드는 하얀 양떼들, 샛노란 들꽃과 보라색 야생화, 하얀색의 이름모를 그 꽃들이 5분이 멀다하고 반복적으로 펼쳐집니다.적갈색 승려복을 입은 라마승이 사색에 잠겨 야트막한 언덕 위에 앉아 있네요. 저 멀리 목동을 향해 손을 흔들어 봅니다. 이 사람들, 무뚝뚝하고 무표정한 줄로만 알았는데 눈이 마주치니 맑은 눈망울로 활짝 웃어 주네요. 서로의 ‘무장 해제’를 확인하는 친근한 느낌에 찰나의 그 눈인사가 몹시 아쉽기만 합니다.
ⓒ트래비
1. 태양열 전지를 이용하는 유목민의 집
2. 천진난만한 맑은 눈을 반짝이는 초원의 소녀
3. 달리는 오토바이에서 손을 흔들어 주던 라마승
4. 야크의 젖을 짜는 아낙네
3,500m 높이 고원에 있는 광활한 초원의 얼굴은 하나가 아니었다. 비가 오고, 안개가 끼고, 햇볕이 ‘쨍’ 할때마다 각기 다른 표정을 연출했다. 풀냄새, 흙냄새, 야크떼와 양떼 등 가축들이 만들어 내는 자연의 향기에 취했고, 얼굴을 기분 좋게 간질이는 바람의 촉감에 반했다. 햇살에 반짝거리는 물웅덩이 속에 그대로 투영되던 하늘과 게르와 색색의 룽바들까지. 그 광경의 감동은 말로, 글로, 사진으로는 다 설명할 수가 없다.
중국 서부에서 유일한 수초지역인 루얼까이. 저 하늘 끝까지 초원이 펼쳐져 있어 마치 수평선처럼 하늘과 맞닿은듯한 대초원을 달리는 버스 안은 탄성과 환호의 도가니였다. 루얼까이 대초원은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사천성, 감숙성, 청해성까지 3성의 접경 지역을 아우르는 거대한 지역이다. 웹기자단의 취재 욕구를 간파한 인솔자가 달리던 버스를 세워 주었다. 초원을 서성이던 일행을 보고 ‘부타다다다다다다다’소리가 나는 구형 오토바이를 끌고 지나가던 소년에게 말을 건넨다. 벌떼처럼 소년에게 몰려든 웹기자단에 얼굴을 붉히던 소년은 초원에서 또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 주던 그의 집을 구경할 수 있게 안내해 줬다.
한 마리의 용맹스러운 사냥개는 목청이 터지도록 짖어댔고 야크의 젖을 짜던 소년의 어머니가 일행을 향해 싱긋 웃어 주었다. 총 열 가구도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마을(?)의 꼬마들이 몰려와 이방인을 먼발치에서 구경한다.
“내 평생의 컴퓨터 바탕화면 사진을 찍어야겠다”, “어디를 찍어도 다 달력 그림이다”라는 행복한 비명들이 터져 나오고 초원의 꼬마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낸 뒤 다시 아쉽게 버스에 올라타야만 했다.
너른 초원에서는 ‘행복감’에 흠뻑 젖을 수 있었다. 거기에는 모든 게 ‘진짜’였다. 하얀 구름을 품은 파란 하늘도, 물 냄새와 흙 냄새 그리고 야크의 배설물 냄새까지도. 야크의 울음소리, 따사로운 햇살의 느낌과 보드라운 바람의 촉감까지도 그 옛날부터 지구에 살았던 사람들처럼 모든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트래비
1. 드라이브 길, 우연히 야크떼 무리와 조우하다
2. 초원에서 웹기자단을 보고 달려와줬던 소년
3. 루얼까이의 명소인 화호의 입구
4. 황하구곡 제일만.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
★ 루얼까이 대초원에서 함께 들르기 좋은 곳 하나, 꽃으로 가득 찬 호수 둘, 황하구곡 제일만 |
-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 저작권자 ⓒ트래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