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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투어 9탄 ③ 창녕 - 잊혀진 빛벌 가야와 우포 읖을 내달리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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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경상남도 답사 1번지’ 창녕을 아시는지. 대구에서 30분 달려 창녕읍에 닿으면 신석기, 청동기를 지나 조선시대의 역사적 현장들과 만나게 된다. 어쩌면 그리 많은 것을 간직했으면서 고요할 수 있을까. 창녕은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보물’ 같은 곳이었다.   

글·사진  방금숙 기자

>>> Today’s Course 

동대구역-창녕박물관-신라진흥왕척경비(만옥정공원)-관룡사-점심-우포늪

 10 : 00  
가야시대로 출발! 창녕박물관

ⓒ트래비

아침 9시, 동대구역 시티투어버스에 올랐다. 버스가 창녕읍을 지날 때쯤 저 멀리 푸르스름한 고분들이 하나둘 솟아 눈길을 사로잡는다. 창녕박물관 뒤쪽과 길 건너 널찍하게 자리한 비화가야 왕들의 무덤, 교동고분군이다. 가야시대부터 번창해 온 고대 부족국가의 하나인 비화가야의 옛터에 들어서니 어느새 가야시대로 시간여행을 온 기분이다. 창녕박물관에는 고분 등에서 출토된 가야시대 이전의 유물 총 240종 706점이 전시돼 있다. 입구를 지나 문화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잊혀진 가야문화의 실마리를 찾아가다 보면 자연스레 호기심이 발동한다. 여러 가야국이 낙동강 왼쪽에 자리한 데 비해 비화가야(옛 이름 빛벌가야)는 강 오른쪽에 위치해 가야국 중에서도 독특한 문화가 형성됐다고. 관내에서는 가야의 토기, 무기 등을 통해 그 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데, 접시받침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를 들을 때마다 섬세한 손길에 탄성이 인다. 

※ 입장료 어른 550원, 단체 440원/ 어린이 270원, 단체 220원

 10 : 30  
다양한 유물이 한자리에 만옥정 공원

창녕은 ‘경남의 경주’로 불릴 만큼 문화유적이 많다. 인구 6만5,000의 작은 고을에는 신라진흥왕척경비(국보 33호), 술정리 동3층석탑(국보 34호)과 송현동 석불좌상(보물 75호) 등 8개의 보물이 자리한다. 동선도 짧아 출발한 지 5분이면 “다 왔습니다”는 멘트가 어김없이 흘러나온다.

박물관을 지나 도착한 곳은 신라진흥왕비가 있는 만옥정 공원. 산책을 나온 주민들로 한적한 공원에는 척경비 외에도 창녕객사, 척화비, UN전적비, 지석묘(고인돌), 퇴천 3층석탑이 자리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삼국시대 신라 진흥왕이 세운 기념비 ‘신라진흥왕척경비(561년)’. 단단한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편평한 돌에는 왕이 새 점령지를 다스린다는 내용과 관련된 사람들이 열거돼 있다. 신라 쪽에서 볼 때는 성공을 담았다지만 가야 입장에서는 멸망의 비라는 문화해설사의 설명이 인상 깊다.

 11 : 00  
감상을 위한 특별한 시선 술정리 동3층석탑

ⓒ트래비

창녕 읍내 한복판 시장 부근에 술정리 동3층석탑이 서 있다. 요즘 유행어를 빌리자면 탑 중의 얼짱, 몸짱이랄까. 멀리서 봐도 퇴천3층석탑에 비해 규모가 크고 짜임새가 장중하다. 비록 윗부분은 소실되었지만, 5.75m의 훤칠한 키에서 안정된 기품이 느껴진다. 불국사의 석가탑과 비견된다는 문화해설사의 말이 이해가 된다. 8세기 중엽에 세워진 이 석탑은 통일신라시대 석탑의 전형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동탑이라 불리는 이유는 술정리에서 2km 떨어진 곳에 서탑3층석탑이 세워진 까닭이란다.

문화해설사는 탑을 정면에서만 봐 왔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선을 일러준다. 먼저 탑의 한쪽 끝을 응시하고 영화를 찍듯 그 주위를 천천히 돌아보라는 것인데, 두 바퀴 정도 돌다 보면 미처 발견하지 못한 탑의 또 다른 모습들과 만나게 된다. 탑은 밤에 봐야 제격이라는 한 스님은 매일 저녁 7시 탑돌이를 한다며 귀띔한다.

 12 : 20  
작지만 수많은 보물들의 집결지 관룡사 

ⓒ트래비

버스는 이제 관룡사를 향해 달린다. 30분 정도의 길지 않은 여정이지만, 굽이굽이 돌아가는 화왕산 자락에는 여문 곡식들과 시원스레 흐르는 계성천, 신돈의 탄생지 옥천사지와 적빛 배롱나무 등 볼거리가 즐비하다. 관룡사에 도착하니 삼삼오오 등산객들이 차분히 산을 오르고 있다. 버스를 타고 일주문 입구까지 올랐을까. 잠시 오르막 대숲 길을 걸으니 툭 불거진 눈과 주먹코가 친근한 석장승이 인사한다. 

원효대사가 창건한 관룡사는 신라시대 8대 사찰 중 하나로, 임진왜란 때 약사전만 남기고 다른 건물들은 모두 소실돼 새롭게 지어졌다. 작은 사찰이지만 관룡사 곳곳에는 약사전(보물 146호), 대웅전(보물 212호), 용선대석가여래좌상(보물 295호), 석조여래좌상(보물 519호)이 있어 웬만한 것들은 모두 ‘보물급’이다. 이 유명한 절에는 없는 것도 많아 일주문과 천왕문, 그리고 사천왕이 없다. 목어는 물론 바람에 몸을 흔드는 풍경도 없다. 보물과 함께 없는 것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관내 약사전은 사람들의 발길을 오래 잡아끄는데, 약사전에서 대웅전을 바라보는 풍경은 산과 사찰이 어우러져 사진 찍기에 좋다. 

절을 돌아보고 나오는 길. 유흥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나온 용선대석조석가여래좌상이 저 멀리서 보이기 시작했다. 높은 바위 위에 터를 잡고 통일신라시대부터 천년 세월을 묵묵히 이겨내고 있는 불상. 멀리서나마 영험한 불상에 절을 하는 신자를 바라보며 다음 목적지로 아쉬운 발걸음을 재촉했다.

 13 : 00  
화왕산도 식후경‘쓱싹’ 청국장 비빔밥

창녕은 우리나라 양파 시배지로 양파 고추장, 양파국수 등 독특한 요리가 유명하다. 손으로 빚은 메주를 띄워 담근 된장과 청국장, 송이버섯까지 건강식도 맛볼 수 있어 여행이 더욱 풍성해진다. 화왕산 자락 계성면의 ‘청국장 마을’은 청국장 비빔밥이 단연 맛있다. 보글보글 뚝배기에 끓여낸 청국장은 냄새도 없고 ‘쓱싹쓱싹’ 갖은 야채와 비벼 먹으면 별미 중의 별미. 이 지역에선 화왕산도 식후경(?)이라지 않던가. 055-521-3337, 3321

 15 : 00 
  
우리나라 최고의 원시 자연늪 우포늪


ⓒ트래비

맛있는 점심 식사를 끝내고, 창녕 시티투어의 마지막 코스에 닿는다. 일반적으로 우포늪은 우포, 목포, 사지포, 쪽지벌 네 개의 늪을 말하는데 세계적인 생태 박물관이자 거대한 자연 정수기로 알려져 있다. 차에서 내려 ‘뭍도 물도 아닌’ 늪을 향해 가는 길, 아카시아향이 솔솔 피어난다. 

70여 만평에 이르는 천연 늪지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하다. 늪에는 부들, 창포, 갈대, 줄, 올방개, 붕어마름, 벗풀, 가시연꽃 등이 무더기로 자라고 있어 풀 냄새가 진동을 한다. 늪에 반쯤 밑동을 담그고 있는 나무들에서는 한번쯤 상상했던 ‘원시적 분위기’가 물씬 난다. 참가자들은 처음 보는 원시적 풍경 그대로를 만끽하느라 눈을 반짝이고 아이들은 돌을 던지며 그 깊이를 가늠해 본다. 우포늪은 세계 165개국 2,000여 명의 습지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2008 람사 당사국 총회’를 앞두고 있다. 

※ 입장료 어른 1,000원, 학생·군인 600원, 어린이 200원

시티투어버스 Tip

★운행정보
     매주 토요일, 일요일 동대구역 근교권투어 승강장 앞에서 출발한다.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6시경에 끝마친다. 참가비는 교통비, 관광지 입장료, 여행자보험 등을 포함해 어른 2만6,000원, 경로 및 초등학생은 2만1,000원, 유아는 1만1,000원이며, 15인 이상 단체의 경우 10% 할인 혜택이 있다. 현지 사정에 의해 코스가 바뀔 수 있으니 사전 문의해야 한다. 

★예약문의     대구시관광협회 053-746-6407/ http://www.daegutravel.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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