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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투어 9탄 ① 안동 - 모두가 인정하는 양반마을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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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하고 싶은 얘기들로 가득한 고장이 있습니다. 자고로 유구한 역사와 문화재를 품은 도시일수록 그 이야기보따리는 푸짐하겠지요. 시티투어버스 경북특집 2탄은, 그 가운데 역사와 전통 넘치는 세 도시를 선별했습니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양반의 고장 안동, 따뜻한 빛의 도시로 재조명 받는 밀양, 그리고  은밀한 우포늪을 간직한 창녕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기다릴까요. 책으로 치자면 묵직한 역사소설쯤 될 법한 이 세 도시들을 꺼내, 모처럼 온몸 가득 ‘가을 독서’를 즐겨 보시길 바랍니다.   

에디터  박나리 기자

*‘시티투어 고고’ 기획 연재 시리즈는 2007년 6월부터 11월까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합니다.

안동 l 모두가 인정하는 양반마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통’과 ‘유교문화’를 화두로 삼을 때마다 으레 떠올리게 되는 고장이 안동이다. 세월을 거스른 듯, 너무나도 예스러운 모습이 참으로 자연스러운 곳. 푸른 하늘을 이고 선 여느 솟을대문 너머로 갓 쓴 서생이 ‘에헴!’하며 불쑥 고개를 내밀 것 같다.   

글·사진  오경연 기자

>>> Today’s Course

도산서원-하회마을-중식-별신굿 관람-한지공장

구석구석 미친 퇴계의 손길 도산서원


ⓒ트래비


이른 아침 동대구역을 출발해 안동으로 떠나는 버스 안은 다소 소란스러웠다. 20대 초반의 앳되어 보이는 아가씨에서 예순을 훌쩍 넘긴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시티투어 참가자들이지만 ‘안동’이라는 공통 관심사로 묶여서인지 어색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드디어 첫 번째 목적지인 도산서원에 도착했다. 조선시대 유교문화를 집대성했다고 일컬어지는 퇴계 이황의 숨결이 스미고 쌓인 공간이기도 하다. 도산서원에서 제일 먼저 들른 곳은 퇴계 이황의 후학들이 머무르던 기숙사 ‘농운정사’. 논어를 통해 낯익은 어구인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또한 익히니 그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현판을 위시한 다양한 글귀가 눈에 띈다. 모두 퇴계선생의 친필을 새긴 것이라고.  도산서당에서는 예전 천원짜리 지폐 뒷면에 그려져 있어 낯익은 풍경이 반갑다. 퇴계가 무려 4년이라는 세월에 걸쳐서 지은, 이름 그대로 제자를 가르치는 서당으로 쓰인 건물이다. “조선시대 당시 ‘인재의 반은 영남에서 나오고, 또 영남 인재의 반은 안동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유교의 산실이었던 곳이 바로 안동입니다. 특히나 이곳 도산서원은 나라를 이끌어가는 지식인들을 대거 배출해 낸 공간이지요.” 찬찬히 서원 내부를 둘러보던 중, 어느 처마 밑에 나붙은 한시를 발견했다. 매년 10월 전교당에서 개최되는 ‘전국한시백일장’의 지난해 장원급제 시문이라고 한다. 500년 조선왕조의 ‘유교사랑’은, 적어도 도산서원에서만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다. 054-856-1073 

제사도 지내지 않은 젯밥, 헛제삿밥


안동을 대표하는 음식을 논할 때 헛제삿밥을 빼놓을 수 없다. 워낙에 많은 차례와 제사를 치르는 통에, 시시때때로 제삿밥을 찾는 타지 인을 대접하기 위해 만들게 된 것이 헛제삿밥의 유래라고 한다. 무를 넣어 국물이 시원한 탕국, 자극적인 양념을 넣지 않아 더욱 깊은 맛이 나는 나물비빔밥이 식욕을 절로 돋운다. 안동의 명물 간 고등어, 제사상에 빼놓지 않고 올렸다는 상어 적(돔배기 구이)이 올라가 있는 모듬전 접시도 별미이다.


기와 한 장, 짚 한줌에도 사연이 하회마을

‘하회탈’로 너무나 친숙한 하회마을. 무려 60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유교 및 민속마을을 대표하는 지역이라 할 수 있다. 하회마을 주변을 감싸듯이 흐르는 낙동강이 태극 모양으로 돌아 흐른다고 해서, 하회(河回)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안동 하회마을이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이곳이 ‘유적지’로 남은 것이 아니라, 여전히 사람들이 머물면서 생활하는 산 공간이라는 데 의의가 있을 것이다. 현재까지 약 120세대, 230여 명 안팎의 사람들이 하회마을에 살고 있으며, 이중 67%가 하회마을의 ‘터줏대감’인 풍산 유씨 집 안 사람들이란다. 그래서 국가에서 정해 놓은 지정문화재 이외의 가옥은 사유지로서 자유로운 출입이 불가한 곳도 적지 않다.

‘아흔 아홉 칸’의 위용을 떨치는 종갓집만이 모여 있으리라는 짐작은 입구에서부터 어긋났다. 슬슬 가을빛이 도는 논밭, 누런 짚을 인 초가집이 전형적인 시골 풍경을 자아낸다. 안으로 들어서면 역시나 ‘전형적인’ 양반가옥들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마지막 선비의 집’이라는 하동 고택을 위시해 양진당, 북촌댁, 작천 고택 등 옛날 사대부가의 위용을 감추지 않는 기와집들이 어깨를 나란히 한다. ‘가장 한국적인 고장’을 찾아,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하회마을을 찾은 것을 기념해 심었다는 구상나무도 눈길을 끈다. 054-854-3669

신명나는 놀이판 한번 놀아보세~ 별신굿

“오늘 운이 좋네요. 날씨가 좋아서 별신굿 공연을 볼 수 있겠습니다.” 인솔자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참가자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중요무형문화재 69호로 지정된 하회별신굿탈놀이는 하회마을 내의 야외무대에서 푸른 하늘을 지붕 삼아 신명나게 펼쳐졌다. ‘쇠불알’, ‘중의 연애놀음’ 등 조선시대 당시로서는 파격적일 법한 소재로 거침없이 풀어내는 놀이마당은, 공연자와 참가자의 호흡이 하나가 되는 마력의 시간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 공연 시각은 5~10월 매주 토·일요일 오후 3시~4시, 3, 4, 11월 매주 일요일 오후 3~4시이다. 동절기에는 휴관.


ⓒ트래비

나무껍질에서 종이까지 한지공장

벌써 안동 시티투어의 마지막 코스인 한지공장에 도착했다. 공장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친근하면서도 구수한 내음이 맡아진다. “한지의 원료는 뽕나무 껍질입니다. 흔히 ‘닥종이’로 부르는 종이가 한지와 같다고 보면 되지요.” 한지를 만드는 과정은 알고 보니 지극히 ‘노동 집약적’이다. 뽕나무 껍질을 삶아서 섬유질을 풀어내고, 이를 물에 개어 한발 한발 떠내는 과정마다 사람들의 손길이 필요하다. “한지의 ‘백지’라는 표현은 사실 ‘하얗다(白)’라는 의미가 아니라 ‘백번 손길이 닿았다(佰)’라는 뜻이라는 설도 있지요. 이렇게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지는 한지는 중요한 국가 기록을 보존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으로 두루 사용되었습니다.” 

세월이 흐른 지금, 우리의 한지는 퓨전 물결을 타고 스탠드에서부터 의복의 옷감까지 다양한 변신을 꾀하면서 그 명맥을 잇고 있다. 

시티투어버스 Tip

★운행 정보
     안동 시티투어는 대구시에서 운영하는 ‘대구근교권 투어’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매월 토·일요일 중 2회 가량 운영되며, 그 달의 운영 스케줄은 대구광역시관광협회 홈페이지(www.daegutravel.or.kr,
tour.daegu.go.kr
)에서 매월 초 업데이트된다. 안동시티투어버스 탑승 장소는 동대구역 앞의 근교투어승강장 앞.

★이용요금     성인 2만6,000원, 경로·초등 2만1,000원, 유아 1만1,000원, 15인 이상 단체 10% 할인. 이용요금에는 교통비, 관광지 입장료, 여행자보험이 포함되어 있으며, 중식비는 불포함된 가격이다. 인솔자 외에도 각 관광지마다 전문 문화해설사가 동행한다.

★예약문의     대구광역시 관광협회(053-746-6407, 053-939-0080)로 하면 된다. 투어코스가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사전에 예약 여부 및 출발 장소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투어 당일에도 예약 없이 바로 참여 가능하지만, 여행자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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