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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투어 10탄 ① 고창&정읍 - 붉은 가을이 유혹하는 그곳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10.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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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물들고 선선한 바람이 불면, 더욱 그리워지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낭만과 서정, 멋과 맛이 있는 전라도입니다.
어느 한 곳 딱 뽑아 가기엔 아쉬움이 워낙 큰 곳인지라, 시티투어버스 타고 두루두루 전라도 땅을 즈려 밟고 왔습니다. 붉은 가을이 한창인 고창과 정읍 코스, 마이산의 신비와 논개 이야기가 숨어 있는 장수와 진안 코스, 역사와 낭만이 어우러져 있는 해남권 코스까지, 전라도 이야기를 구수하게 전하려 합니다. 떠나고 싶은 마음이 요동치는 이 가을, 전라도 여행기로 잠시나마 여행에 대한 허기를 달래 보시길.   

에디터  김수진 기자           

*‘시티투어 고고’ 기획 연재는 2007년 6월부터 11월까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서정을 좀 예찬해야겠다. 열병이 도지는 가을 무렵이면 여지없이 발길을 이끄는 곳이 있다. 올해도 그 절절한 ‘붉음’이 그리워 남보다 이른 걸음으로 대면하였다. 애절함이 복받치던 선운사의 꽃무릇에서 겨우 수줍게 미소 띠우던 내장산의 단풍까지 이 가을은 주책어린 여행객을 아련함으로 기어코 몰아넣고야 말았다.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Today’s Course
전주종합경기장 출발-익산역-군산월명경기장-고창 선운사-정읍 내장산(중식)-산외 한우마을-군산월명경기장-익산역-전주종합경기장 도착

10  30
아, 꽃무릇이여! 고창 선운사

이 노릇을 어쩌면 좋을까. 가늠하기 힘든 천오백년 세월을 간직한 고찰로 향하는 길목에 핀 붉디붉은 사랑이라니. 세속의 사랑조차 저렇게 붉은 열정이면 해탈의 길목까지 동행하게 되는 것일까. 선운사의 꽃무릇. 선운사라는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이곳에 지금 꽃무릇이 발길을 사로잡는다. 

흔히 ‘상사화’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꽃무릇(학명은 ‘석산’)은 사실 상사화와는 다른 꽃이다. ‘잎이 떨어지면 꽃이 피고, 꽃이 지면 잎이 난다’고 하여 서로 만나지 못하는 애절한 사랑을 비유해서 상사화라고 불리는데, 그런 의미에서는 꽃무릇도 상사화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동백’으로 해마다 선운사의 눈물을 흘리게 하던 이곳은 가을이면 꽃무릇의 진한 사랑으로 연인들의 가슴을 또 한번 울린다. 선운사 입구에서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는 도솔암까지 3km 구간의 오솔길을 따라 꽃무릇의 애절한 사연이 도솔천을 따라 굽이친다. 

마침, 비를 머금은 선운산의 안개가 고찰의 처마까지 내려앉은 터라, 선운사는 한층 진면목을 드러냈다. ‘구름 위에서 선의 경지에 이른다’는 선운사의 뜻이 이런 분위기에서는 가슴을 파고들고도 남는다. 녹차 한잔을 대접받고 대웅전의 염불소리를 듣고 있으니 꽃무릇과의 사랑이 어느새 찻잔 사이로 녹아들고 있었다.

13  00
가을 따라 단풍은 물들어 가고 정읍 내장산

선운사의 여운을 안고 버스는 내장산으로 향한다. 갈 길이 다소 멀지만, 또 다른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다들 벅찬 표정이다.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옆 사람과 담소를 나누고, 잠시 졸음이 엄습하는 사이 버스가 어느새 내장산 매표소를 통과하고 있었다.

정읍시과 순창군, 전남 장성군에 걸쳐서 단풍으로 유명한 국립공원 내장산은 사시사철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예부터 조선 8경의 하나라는 내장산 단풍을 보기에는 이른 도착이었지만, 절정을 준비하는 자연의 섭리를 대하는 기분도 꽤 괜찮았다. 내장사 입구까지 이어진 단풍나무의 아치는 이제 곧 그 붉은 자태를 교교히 뽐낼 것이다. 백제 무왕(636년)때 영은조사가 창건했다는 내장사까지 이어진 길목이 호젓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었다. 

한때 50여 동에 이르는 대가람이었던 이곳은 정유재란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모두 소실되고 그 이후에 중건된 것이다. 내장산의 수려한 봉우리들에 둘러싸여 깊이를 더하고 있는 가람은 단풍으로 물들 무렵이면 그 아름다움이 극에 달할 것이다. 내장사 대웅전에서 들리는 스님의 염불소리가 아직은 이른 내장사의 가을 속을 차츰 물들여 가고 있었다.

15  00
돼지고기 값으로 한우를 드세요~ 산외 한우마을



가을이 익어 가듯 몸도 마음도 붉게 물들어 가는 듯한 여행길, 마지막 코스가 사뭇 기대된다. 한우마을이란 어떤 곳일까. 아니, 그보다는 얼마나 질 좋은 한우를 얼마나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라 해야겠다. 이미 마을의 유명세 때문인지, 주차장마다 승용차와 버스가 가득 차 있었다. 100여 미터의 왕복 2차선 도로를 따라 한우를 판매하는 정육점들과 식당들이 갈 양쪽으로 줄지어 늘어서 있다.  

여행길에 동승했던 아주머니 한 분은 싱싱한 육회용 고기를 싸게 구입했다고 좋아한다. 이곳에서는 인근 생산농가와 업소 간에 직접 거래하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고기의 질도 좋고 가격도 싸다. 

구입한 한우를 바로 맛보기 위해서는 정육점에 딸려 있거나 별도의 식당으로 된 곳에 고기만 구입해서 가면 된다. 식당 앞에는 ‘고기만 사 가지고 오세요’라는 문구를 걸어 이곳만의 독특한 운영 방식으로 눈길을 끈다. 무조건 600g에 7,000원이면 사람 수에 상관없이 야채와 양념을 제공받는다. 소비자는 저렴하고 질 좋은 고기를 구입해서 좋고, 판매자는 이윤을 많이 남기는 기본적인 경제원리가 새삼 떠오르는 거리다. 수입쇠고기 여파에서도 함께 뭉쳐 자신감을 보이는 한우마을 주민들의 모습에 한결 마음이 놓이는 것은 비단 혼자만의 생각일까.

시티투어버스 Tip

★운행정보     전라북도관광협회에서 다양한 전라북도순환관광버스 코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코스는 계절별로 다소 변동이 있다. 매주 토, 일요일 운행되며 올해 운행기간은 11월18일까지. 고창 & 정읍 코스는 가을 신규 추가 운행 프로그램으로, 9월부터 11월까지 셋째 주 일요일에 이용 가능하다. 전주종합경기장, 익산역, 군산월명경기장에서 탑승 가능. 이용요금은 성인 9,000원, 학생 7,000원이며, 식대 및 입장료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예약문의
     전화 또는 인터넷으로 반드시 사전 예약해야 한다. 전라북도순환관광버스 홈페이지(
     전라북도관광협회에서 다양한 전라북도순환관광버스 코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코스는 계절별로 다소 변동이 있다. 매주 토, 일요일 운행되며 올해 운행기간은 11월18일까지. 고창 & 정읍 코스는 가을 신규 추가 운행 프로그램으로, 9월부터 11월까지 셋째 주 일요일에 이용 가능하다. 전주종합경기장, 익산역, 군산월명경기장에서 탑승 가능. 이용요금은 성인 9,000원, 학생 7,000원이며, 식대 및 입장료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전화 또는 인터넷으로 반드시 사전 예약해야 한다. 전라북도순환관광버스 홈페이지(www.jbtour.or.kr) 또는 동양해외관광(1544-6252), 종합관광안내소(063-287-0533)를 통해 예약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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