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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대하의 철이 도래했다. 9~10월경에 통통하게 살이 오른 커다란 새우는 미식가들을 서해로 불러 모은다. 대하가 유명한 항구는 홍성 남당항과 안면도 백사장항. 축제 시기에는 항구에 진입하는 데만 2~3시간이 걸릴 정도로 차량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이 시기에는 집집마다 수족관 가득 대하를 채워 놓는다. ‘서해까지 갔는데’ 하는 마음으로 자연산이냐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대체로 한결같다. 양식. 그나마 솔직한 대답이 만족스럽다. 성질 급한 대하는 육지로 나오면 금세 죽어버려 차라리 죽은 대하가 자연산일 확률이 높다. 실제 일반인들은 자연산과 양식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맛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한다.
조리법 또한 대체로 한결같다. 호일을 깐 냄비에 굵은 소금을 듬뿍 얹어 구워 먹는 소금구이거나 탕이다. 소금구이로 먹을 때에는 펄펄 뛰는 산 대하가 밖으로 튀어 나오기 일쑤라 넣는 즉시 뚜껑을 닫아 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조리법이 한결같듯 대하의 맛과 가격은 어느 집이나 비슷하다.
‘허리 굽은 대하가 노인의 굽은 허리를 펴 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하는 몸에 좋다. 정력에 좋다는 소문도 자자하다. 대하에 많은 타우린 성분은 해독 작용에도 효과 만점이라고 한다.
타우린 성분은 꽃게에도 많이 들어 있다. 꽃게는 한 해에 두 번 제철을 맞는다. 6월경은 암게 철이고, 지금은 수게 철이다. 안면도 백사장항과 태안 안흥항이 집산지로 알려져 있다. 신진도의 안흥수산물판매장에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세 시간 간격으로 경매가 열린다. 여행자들에게는 이색적인 볼거리가 될 만하다. 경매가 끝난 후 옆에 자리한 시장에서는 방금 경매된 꽃게를 싸게 살 수 있다. 가격은 매번 다르다.
★ 대하축제 백사장 대하축제 9월29일부터 10월21일까지 안면도 백사장항 일원에서 개최된다. 대하 외에도 백사장항에서는 꽃게 등 다양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 꽃게 맛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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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 ‘며느리 몰래 문 닫아 걸고 전어 먹는다’, ‘가을 전어 대가리에는 깨가 서 말’ 등 가을 전어에 관한 말은 참으로 많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 할 정도로 가을을 대표하는 생선, 전어. 너무나 흔해 천대받은 과거도 있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서민들에게는 싸서 더욱 맛있는 생선이 전어다.
전어가 가을을 대표하는 생선이 된 건 다름아닌 맛 때문이다. 봄에 산란을 한 후, 여름에 살을 찌운 전어는 겨울을 나기 위해 몸 속에 많은 영양소를 저장하게 된다. 하여 전어의 지방 함량이 높아지고 고소한 맛이 배가되는 것이다.
맛도 맛이지만 가을 전어는 영양도 으뜸이다. 전어의 잔뼈에 들어 있는 칼슘은 칼슘의 보고로 알려진 우유보다도 2배나 많다고 한다. 칼슘 섭취에 가장 좋은 방법은 뼈째 썰어 회로 먹는 것. 두뇌 발달에 좋은 DHA 성분도 불에 구우면 손상된다고 하니 회를 잘 먹지 못하는 이라면 무침으로 먹는 것도 방법이다.
전어는 서해와 남해에서라면 어디든 많이 잡힌다. 산지가 많아 어디에서라도 싱싱한 전어를 맛볼 수 있다. 서천의 홍원항은 오랜 기간 전어축제를 개최하며 유명세를 탄 곳이다. 가을이라면 홍원항 어디에서라도 2만5,000원 정도에 풀 코스 전어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전어를 날로 먹고, 구워 먹고, 무쳐 먹으면 어느덧 입 안에는 가을이 가득하다.
★ 전어축제 ★ 전어 맛집 |
밤바다에 점점이 박혀 하얗게 빛을 뿜어내는 오징어 배는 동해안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어른 얼굴만한 집어등이 만들어낸 빛의 줄기. 점점이 모인 그들은 하나의 선이 돼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새벽이면 빛에 유혹당한 오징어가 항구로 들어온다. 열다섯 마리에 만원도 하고, 세 마리에 만원도 한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은 매일매일 다르게 형성된다.
이런 오징어를 우리는 날로 먹고, 말려 먹고, 데쳐도 먹는다. 이것도 모자라 볶아 먹고, 순대도 만들어 먹는다. 이렇듯 다양한 오징어 조리법은 우리네의 오징어 사랑을 대변하고 있다. 실제 오징어에는 타우린 성분이 많아 원기를 회복하거나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등 건강에도 좋다.
오징어는 지금이 제철이다. 5~6월에는 총알 오징어로 불리는 크기가 작은 햇물 오징어가 주로 잡히지만 10~12월에는 살 오른 커다란 오징어가 잡힌다. 맛은 기본, 영양가도 높다. 많이 잡혀 가격도 싸니 일석삼조다.
강릉, 양양, 속초 등. 동해안이라면 어디서든 오징어가 잡힌다. 오징어 항구로는 특히 동해 묵호항과 강릉 주문진항이 유명하다. 오징어 난전이 형성되어 분주히 돌아간다. 한쪽에서는 산오징어를 팔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방금 죽은 오징어를 반값에 판다. 오징어를 전문적으로 써는 아주머니들도 있다. 놀라운 속도로 오징어의 껍질을 벗겨내고 썰어대는 아주머니들에게서는 장인정신마저 느껴진다.
★ 오징어축제 ★ 오징어 맛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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