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① 잠보 아프리카! 잠보 케냐!

2007-11-26     트래비


ⓒ트래비

아프리카 여행은 여행자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함께 꿈꾸게 한다. “이번 출장은 어디로 가요?” “네, 동물의 왕국 찍은 데 보러 가요, 아프리카요.” 이쯤 되면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우와, 아프리카라고? 부러워. 나도 아프리카에 가볼 수 있을까” 하며 으레 알고 있던 아프리카에 대한 환상을 한바탕 풀어내곤 한다. 세상에 수많은 여행지가 있지만, ‘아프리카’처럼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이처럼 사람들을 설레게 하는 곳이 또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땅, 아프리카로 떠난다.  

에디터 오경연 기자   글 방금숙 기자   
사진 방금숙 기자, 코오롱세계일주 최지원 팀장  
취재협조 남아프리카항공 www.flysaa.com, 아프릭코리아 02-733-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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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서 독립한 기독교국가‘케냐’ 

동아프리카 허브인 케냐는 면적이 56만9,259km2로 한반도의 약 2.6배 크기다. 인구는 3,471만 명이고 주요 도시로는 수도 나이로비(인구 135만명)와 몸바사(47만명) 등이 대표적이다. 키쿠유족(446만 명), 루히야족(308만 명), 루오족(265만 명), 캄바족(245만 명) 등 43개 부족이 있으며 용맹스러운 마사이족도 한국에서 이름나있다. 1963년 12월12일 영국에서 독립한 케냐는 영어가 공용어이며 스와힐리어를 통용어로 쓴다. 특히 총 인구의 70%가 기독교(가톨릭 30% 포함)를 믿는 나라로, 이슬람교 신자는 6% 정도이며 소수의 힌두교 신자도 있다. 정부는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지난 2002년 12월 취임한 키바키 대통령의 임기가 올해 말에 끝나 우리나라처럼 현재 대통령 선거 열기가 뜨겁다.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의 설렘처럼…

요하네스버그를 출발한 비행기가 케냐를 향하던 중이었다. 갑자기 비행기 뒷자리에서 ‘우와~’하는 탄성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무슨 일일까. 창밖으로 눈을 돌리는 순간, 만년설을 하얗게 뒤집어쓴 산이 아프리카 중심에 우뚝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시선을 압도하는 그 웅장함과 놀라움이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지나는 승무원에게 묻는다. “저게 뭐죠?” “킬리만자로산예요. 관광 비행을 하니 내릴 때 팁 챙기세요.(웃음)” 비행기는 경비행기도 아닌데 다시 한번 선회하며 킬리만자로를 두 번 만나게 해준다.

광활한 검은 대륙에서 만난 아프리카의 최고봉 ‘킬리만자로(5,895m)’는 아프리카 여행이 얼마나 가슴 벅찬 감동의 순간이 될지를 알려주는 암시처럼 다가온다. 정말 아프리카에는 조용필의 노래 가사에서 듣던 킬리만자로가 우뚝 솟아 있다!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킬리만자로/ 오늘도 나는 가리, 배낭을 메고/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 된들 또 어떠리’

About 케냐

★케냐는 1963년 독립 이후 현재까지 주변국과 전쟁을 하지 않았고, 큰 내란 또는 내전도 없었다. 또한 건기와 우기에 가끔 홍수와 한발의 피해는 있었으나 세계 역사에 기록될 만한 큰 피해는 아니었으며 지진, 화산폭발 등의 커다란 자연재해는 없었다. -외교통상부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는 마사이어로 ‘맛있는 물, 차가운 물’이라는 뜻. 케냐 중남부의 해발고도 1,676m 고원에 자리하고 있다. 적도에서 남쪽으로 15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까닭에 연평균 기온은 17.9도이며 3~5월이 우기다. -네이버 국가정보

★케냐는 스와힐리어, 영어, 부족어 등 3개 언어를 쓴다. 언어적 감각이 뛰어난 케냐인은 반면 계산 능력이 떨어진다. ‘움직이는 병아리 10마리도 못 헤아린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물건을 살 때, 바로바로 계산부터 하도록 하자. -사랑 아프리카 김충학 사장

나이로비 공항에서 ‘청혼’을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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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나이로비공항에 사뿐히 비행기가 내린다. 한국에서 아프리카까지 홍콩과 요하네스버그를 경유해 20여 시간을 쉬지 않고 날아왔더니 비행 끝의 안착이 그리도 반가울 수가 없다.

동아프리카 최대 관문도시인 케냐. 비행기를 나서는 순간 ‘Smile, Because You’re in Kenya’라는 문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공항 밖 아프리카의 하늘이 보고 싶어 발걸음을 재촉한다. 상상했던 그대로 하늘이 파랗고 뭉게구름이 둥둥 떠다닌다. 아프리카 하면 으레 더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해발 1,700m 케냐고원의 바람은 꽤 상쾌하다.

일행이 짐을 찾는 동안 나이로비공항의 한 직원은 황당한 ‘청혼’을 해왔다. 노란색 공항 유니폼을 입은 흑인 청년은 “아프리카에는 처음 온 건 가요?”하고 말을 걸었다. “미혼이면 아프리카 남자는 어때요, 혹시 아프리카 사람과 결혼하고 싶나요? 나는 동양에 가서 살고 싶어요. 연락처를 줄래요? 오늘 어디서 묵지요?”라며 물어 온다.  

알고 보니 요즘 일본인 여행객이 늘면서 케냐의 젊은 청년들과 결혼을 하는 일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단다. 일본 여자와 결혼을 하면 일종의 신분상승이 가능해지는 셈이라나. 그러나 가난의 탈출구가 동양여자와 결혼하는 것이라니, 젊은 청년의 진지한 농담이 아프리카의 현실을 전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앞선다.

‘빨리 빨리에는 행운이 깃들지 않는다’

아프리카는 여행은 처음부터 호락호락하지 않다. 모두 10명인 우리 일행 중 3명이나 짐이 도착하지 않은 것이다. 아프리카 여행에서 짐을 잃어버리는 일은 종종 발생한다. 출발 전에 2, 3일분 속옷과 갈아입을 옷, 양말과 간단한 세면도구 등은 손가방에 따로 챙기는 것이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행방불명된 트렁크들은 다행히 3일째 밤 주인 품으로 무사 귀환했다) .

공항에서 15km 떨어진 나이로비 시내로 향한다. 안내를 맡은 ‘사랑아프리카’의 김충학 사장이 케냐여행시 주의해야 할 점을 전한다. 

“나이로비는 ‘차가운 물’이란 뜻이지만 그와 달리 수돗물 관리가 안 돼 그냥 마시면 배탈이 날 위험이 있습니다. 여행 중에는 가능한 생수를 마시는 게 좋습니다. 못살고 가난한 나라다 보니 손을 타는 경우도 있어 개인 소지품은 각별히 주의하세요. 참, 말라리아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모기를 통해 말라리아가 전염되는데 고지대라 일정 중 모기를 볼 일도 거의 없을 겁니다.” 케냐여행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있다면 ‘인내’다. “세상에 바쁠 게 없는 이 나라 사람들 사이에서는 ‘하라까 하라까 하이나 바라까(Haraka haraka haina baraka, 빨리 빨리에는 행운이 깃들지 않는다)’라는 말도 있습니다”라며, 빠른 것이 미덕인 한국에서 날아온 우리에게 조급함을 잊어야만 진정한 아프리카를 만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숲과 빌딩에 둘러싸인 나이로비

나이로비는 생각보다 현대적인 모습의 도시다. 큰 빌딩이 즐비한 나이로비 중심가는 인근 공원들과 어우러져 있다. 가끔 현대자동차, LG와 같은 한국기업 간판도 보인다. 또 케냐의 국화인 보랏빛 자카란다 꽃이, 질 때를 잊고 이방인을 반기고 나무 위에 까맣게 내려앉은 거지새들은 왠지 을씨년스럽기도 하다.

매연이 심한 시내 중심가에 들어선다. 커다란 가로수와 공원들 사이로 높은 빌딩들이 솟아 있다. 세계적인 체인호텔들과 대통령궁, 국회의사당, 시청, 경찰청 등 주요 기관 건물들이 한자리에 자리했다. 이 중 독특하게 생긴 국제회의센터는 나이로비에서 상징적인 건물 중 하나. 치안이 좋지 않은 나이로비에서는 무장한 경찰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보완 문제 때문에 사진을 찍다 걸리면 경찰들의 저지를 받는다. 우리가 도착한 다음날, 나이로비에서는 국제마라톤대회가 열릴 참이어서 도시가 분주하다. 케냐 선수들은 신체조건이 뛰어난 데다 해발 2,000m 고지에서 훈련을 해 폐활량부터가 다르다. 그보다도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 현실이 이들을 죽기 살기로 달리게 한단다. 한국에서 ‘축구’가 국민 스포츠라면 케냐에서는 ‘마라톤’에 전 국민이 울고 웃는 셈이다. ‘케냐 1등이 세계 1등’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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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메뉴는 ‘타조, 얼룩말, 악어’

아프리카에서의 첫 숙소는 한국 파라다이스그룹이 운영하는 ‘사파리파크호텔’. 나지막한 별장처럼 지어진 이곳은 호텔이라기보다 정원이 아름다운 공원 같다. 한국 기업이 운영하다 보니 한국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서 풍겨난다. 특히 서양식 뷔페 사이에 자리한 김치가 반갑다. 아프리카에 와서 아침으로 미역국에 김치를 먹을 줄이야….

반면 저녁 메뉴로 나온 야생고기 바비큐 ‘야마초마’는 그야말로 아프리카다운 요리다. 직원들이 직접 꼬챙이를 들고 다니면서 달궈진 쇠판에 고기를 얇게 썰어 주는데,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는 물론 타조, 얼룩말, 악어처럼 익숙하지 않은 야생동물의 살점들도 음미해 볼 수 있다. 바싹 익은 고기가 텁텁하니 가지각색의 소스를 얹어 먹거나 이 지역 명물인 투스카(맥주)를 곁들이면 그 맛이 더욱 좋다.

오후 9시부터 식당에서 펼쳐지는 ‘사파리 파크 캣츠’ 공연도 볼 만하다. 늘씬한 아프리카 미남미녀들이 케냐 전통 춤과 현대식 춤을 절묘하게 조합시킨 춤과 멋진 곡예 솜씨로 여행객의 엉덩이를 들썩이게 한다. 

그들이 ‘스타일리시’한 이유   나이로비 시내, 유난히 멋지게 차려입은 케냐 사람들의 옷차림이 시선을 끄는데, 이들이 입은 옷 상당수가 유럽에서 건너온 베르사체, 샤넬과 같은 중고 명품이라고. 또 머리카락이 살을 파고 들어가는 흑인들의 특성상 길게 땋은 머리는 100% 가발이다. 그중에는 스타일 완성을 위해 이틀 동안 머리를 땋기도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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