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 배낭매고 떠난 라오스 6일 "왜 행복하냐고 묻지 마세요" 2"

2008-04-01     트래비



3rd day


“싸바이디, 루앙프라방!”


라오스 최초의 통일왕국 란쌍의 수도로 지정된 이래 1563년 위앙짠으로 수도를 옮기기까지 800여 년간 라오스 문화와 종교, 정치의 중심 도시 역할을 해온 루앙프라방(Luang Prabang).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세계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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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앙짠에서 루앙프라방까지 가는 9시간. 안락한 공간과 서비스를 자랑하는 VIP 버스를 타고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여행자와 얘기를 나누다, 자고 또 자도 시간은 정지한 듯 느리기만 하다. 그래도 쉬지 않고 달린 끝에 저녁 무렵 루앙프라방에 도착했다

“와이와이, 와이와이!” 

버리라고 했지만 입에서는와이와이가 떠나지 않는다. 루앙프라방이 사방으로 펼쳐지는 푸씨(Phu Si)에 올라 일몰을 감상하려면 서둘러야 한다. 이미 해는 산머리와 맞닿으려는 참이다. 게스트하우스에 배낭을 부리고 푸씨로 향한다. 푸씨 정상까지는 세 곳을 통해 오를 수 있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곳은 왕궁 박물관 맞은편에 자리한 왓 빠후악의 오른쪽 길로 328개의 계단을 오르면 정상이 나타난다.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구경을 마친 여행자들은 헉헉대며 오르는 우리를 향해 묘한 웃음을 던진다. 묘하게도 벌겋게 타 오르던 해도 구름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와이와이’를 외쳤건만 우리는 결국 푸씨의 일몰을 보지 못했다. 대신 발아래 빛나는 야시장의 불빛을 보았다. 라오스에서와이와이를 버려야 한다는 건 곧여유를 가지라는 뜻이다. 안 되는 것도 없고, 되는 것도 없는 마당에 조급한 일이 있을 리 없다. 어차피 되는 일은 되고, 안 되는 일은 안 된다

야시장의 흥정은 ‘싸바이디(안녕)’로 시작된다. 미소를 머금고 흥정하는 일은와이와이를 버리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돌아서면 잡으려나, 하지만 그 작전도 통하지 않는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라오스의 상인들은 돌아서는 손님을 잡지 않는다.

4th day

탁발과 시주는 그들의 일상

눈을 뜨자마자 게스트하우스를 나섰다. 루앙프라방의 아침을 여는 탁발 행렬을 보기 위해서다. 서늘한 새벽 기운도 아랑곳 않고 시주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다. 그들의 바구니에는 스님들에게 공양할 밥과 바나나 등 다양한 음식이 담겨 있다

메콩강과 칸강의 합류 지점에 자리한 루앙프라방은 온 동네가 절에 둘러싸여 있다. 절의 스님들은 동이 틀 무렵이면 거리로 나와 탁발에 나선다. 탁발은 수행자의 규율 중 하나라고 한다

기다림은 길지 않았다. 곧 주황색 가사를 걸친 스님 수백 명이 줄을 지어 걸어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줄은 중간중간 끊기는 듯했지만 끝이 나지 않을 듯 이어졌다

한 분의 스님에게 적당량의 먹거리를 덜어 고루 나눠주는 일은 무표정하고 기계적이다. 그저 매일매일의 일상인 듯. 그래서인지 시주들의 끝에 자리를 잡은 서양 여행자의 미소는 잊을 수가 없다. “싸바이디스님에게 합장을 하고 공양을 하는 그녀의 손놀림은 느리지만 아름다웠다.


5th & 6th day

왕위앙, 쏭강에서 보내는 하루


동굴 내에 4,000여 개의 불상이 안치된 빡우(Pak Ou Cave) 동굴과 라오스 전통 술 마을, 왓 씨앙통(Wat Xieng Thong), 꽝씨 폭포를 둘러본 후 다시 왕위앙으로 가는 승합차에 올랐다. 하루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루앙프라방의 단아한 기운을 느끼기에는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다시 6시간.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부리고 나선 왕위앙의 여행자 거리는 루앙프라방과는 사뭇 다르다. 짧게 형성된 여행자 거리에는 여태껏 라오스에서 들어보지 못했던 5~6년 전의 최신(?) 팝이 흘러 나왔다. 수많은 술집과 인터넷 카페를 채우는 서양 여행자들은 레스토랑의 해피 메뉴를 종종 즐긴다고 했다

왕위앙에는튜빙 투어라는 게 있다. 서양 여행자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튜빙 투어의 내용은, 건기에는 이렇다. 쏭강에서 튜브 끼고 놀기. 거창하지 않은, 따지고 보면 아무 내용도 없는 투어에는 술을 사 먹을 수 있는, 다이빙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옵션이 주어진다. 디스코 음악이 흐르는 술집에서 술을 먹은 여행자들은 매일 파티를 벌이고, 다이빙을 즐긴다. 쏭강을 유유히, 또는 미친 듯이 튜빙하며

우리는 카약을 택했다. 명암을 달리하며 한 폭의 수묵화를 펼쳐내는 왕위앙의 풍경을 즐기기에는 카약킹이 제격이라 했다. 투어 상품에는 동굴 투어와 몽족 마을과 라오깡 마을 방문, 점심식사, 카약이 포함된다. 튜브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동굴인 탐 남에서 이미 흠뻑 젖은 몸은 카약을 좀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카약에 올라탄 우리는 패들링이 익숙해지기가 무섭게 물놀이를 즐겼다. 상대에게 물을 끼얹고 깔깔대다가 다시 날아온 강물을 흠뻑 마시기도 했다. 쏭강은 흘러 메콩강과 합류하지만 메콩강과는 달리 바닥을 훤히 드러낼 정도로 맑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쏭강의 고요함을 즐겼다. 작은 계림이라고도 불리는 왕위앙의 풍경은 우리의 입을 다물게 하기에 충분했다

“컵 짜이”, “감사합니다” 

서양 여행자들이 들끓어대도 왕위앙은 분명 변하지 않은 무언가를 간직하고 있었다

clip

라오스 가는 길  한국에서 라오스까지 직항편은 없다. 베트남 하노이나 태국 방콕을 경유해 들어간다. 비행시간은 인천-하노이가 4시간30.
시차 및 기후 한국보다 2시간 늦다. 기후는 5~11월이 우기, 12~4월이 건기로 여행하기 좋은 때는 12~1월 사이.
통화 및 환율 ‘낍’을 사용하며, 태국바트화나 미국 달러도 통용된다. 원화와 비교해서 대략 10분의 1 정도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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